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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Forgot About Dre? Forget About Dre.

title: [회원구입불가]Bluc2011.11.29 23:53추천수 1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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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ot About Dre? Forget About Dre.

 

시작하기 전에 먼저 닥터 드레(Dr. Dre)가 최근 만든 세 곡을 살펴보겠습니다.

 

1. Kush

Rap: 누가 썼냐 의견이 분분하지만 슬림 다 맙스터(Slim Da Mobster)로 거의 밝혀졌습니다.

Beat: 디제이 카릴(DJ Khalil)입니다.

Hook: 코비(Kobe, 농구선수 아님. 디제이 카릴의 파트너)가 쓰고 에이컨(Akon)이 불렀습니다.  

 

 

2. I Need A Doctor

Rap: 최근 공개한 노래 중 유일하게 가사를 직접 쓴 트랙입니다.

Beat: 알렉스 다 키드(Alex Da Kid)입니다.

Hook: 스카일라 그레이(Skylar Grey)입니다.

 

 

3. Drug Test

Rap: 참여진이 꽤 많습니다만,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와 제이콜(J. Cole)이 썼다고 합니다.

Beat: 디제이 카릴입니다.

Hook: 코비가 쓰고 슬라이(Sly)가 불렀습니다.

 

 

 

이처럼 최근에 공개된 닥터 드레의 작업물 중, 스스로 해낸 것은 없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언제 나올지 모르는 [Detox]의 트랙 대부분은 저스트 블레이즈(Just Blaze)가 프로듀싱 중이며 가사의 대부분은 슬림 다 맙스터가 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슬림 다 맙스터가 닥터 드레에게 사랑 받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지요.

 

고스트라이팅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릴 웨인(Lil Wayne) 역시 니키 미나즈(Nicki Minaj)와 드레이크(Drake)가 상당량의 가사를 써주고 있으며(가끔 직접 씁니다), 프레디 깁스(Freddie Gibbs)도 최근 꽤 유명한 거물급 랩퍼들의 고스트라이터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클라이언트를 쉽게 밝히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크레딧에서 그들의 본명을 발견한다면, 거의 100%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크레딧에조차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요즘은 최소한의 양심 때문인지 크레딧에도 그 이름이 올라가고는 합니다.

  

여하튼, 중요한 건, 닥터드레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요? 그를 옹호할 수 없는 건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물론 그의 장점은 있습니다. 바로 엔지니어링입니다. 만화 ‘목욕의 신’이나 ‘따끈따끈 베이커리’ 등을 보면 신의 손이라는 것이 나오지요. 닥터 드레가 바로 그 신의 손을 가진 주인공입니다. 그는 자신만의 믹싱과 마스터링 색채를 가지고 있으며, 그 손기술이야말로 장인의 기술이며 먹고 사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이지요. 단적인 예로 스눕 독(Snoop Dogg)의 <That’s That Shit>을 들어보면 닥터 드레의 스멜이 느껴지지만 그가 참여한 것은 믹싱과 마스터링 뿐입니다. 비트는 노츠(Nottz)가 제공했지요. 물론 초반에는 닥터드레가 그러한 작업만 했음에도 프로듀서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참여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곡의 색이 많이 바뀌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그의 믹싱 작업에서는 볼륨 조절 외에도 킥의 밑둥을 추가하거나 색을 바꾸는 것, 그리고 이펙트를 먹이는 등의 작업 역시 행해지기 때문에 그의 역할이 아무것도 없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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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러한 기여를 했다고 해서 그를 완전히 옹호하기에는 여전히 아쉬운 구석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헤드폰 사업(Beats By Dre)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올렸고, 그동안 아티스트로서의 입지 역시 확실히 다졌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비즈니스를 한다고 해서 작업하기가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제이지(Jay-Z)를 포함한 많은 아티스트들이 비즈니스와 음악을 병행하고 있으며, 그는 그만큼의 투자 여유 등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Detox]라는 앨범 자체가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더 오래 끄는 것은 그의 손해일 뿐입니다. 결정적으로 작년 4월 설레발을 쳤던, 제이지, 프로듀서 스캇 스토치(Scott Storch)와 함께 만든 <Under Pressure>는 이렇다할 반응이 없었고 싱글 <Die Hard>는 미적지근하게 끝났습니다. 처음 말을 꺼냈던 것이 2002년이고, 처음 메인 프로듀서로 제이알 로템(J.R.Rotem)을 섭외한 것이 2003년입니다. '만든다, 만든다'며 설레발을 치기 시작한 시점은 정확히 2008년부터입니다. 그 이전, 새 앨범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닥터 드레 스스로도 프로듀서로서 열심히 곡을 만들었고, 2007년을 즈음하여 그는 좀 더 완벽함을 기하기 위해 앨범 발표를 미루겠다고 했습니다. 2008년, 주위 뮤지션들을 포함한 몇몇은 드레의 새 앨범이 완성되어간다고 했고, 이미 시간은 저만치 흘렀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잠깐 싱글을 뿌리는 척 하더니 반응이 너무 좋지 않아 조용히 기어들어갔고, 올해 그는 싱글 두 곡을 발표했습니다. 자, 그렇다면 2010년에 한 곡, 2011년에 두 곡이니 내년에는 적어도 세 곡 정도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런 실망감들 때문에 드레를 비하하거나 비난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는 N.W.A. 때부터 힙합씬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고 그만큼 많은 것들을 해냈습니다. 지금은 우스워져버린 닥터 드레이지만 투팍(2Pac)과 함께 <California Love>를 부른 것도, 지금의 에미넴(Eminem)과 피프티 센트(50 Cent)를 만든 것도 닥터 드레입니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그를 가만히 놔두는 것 아닐까요. 비록 이미 세간의 관심이 되어버린 그의 마지막 앨범이지만, 여유롭게 즐길 만큼 즐기고 은퇴를 할 수 있게끔 그의 마지막 앨범에 대한 부담 만큼은 모든 관심들이 덜어줬으면 합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요. 그리고 그만큼 그가 대단한 존재라는 반증이기도 하구요.

 

 

<Dr. Dre (Feat. Snoop Dogg, Akon) - Kush>

 

다행인 건, 그리고 희망이 있는 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의 가사 내용은 그가 직접 결정한다는 것이고, 프로듀서로서 그의 수명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소리를 조율하고 음악을 만들어내는 감각은 여전히 탁월하며, 앞서 말했듯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행보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헤드폰 사업과 관련된 지나친 홍보를 제외하면 그는 여전히 실력있는 프로듀서이자 감각있는 아티스트입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Detox]의 발매를 기다리고, 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을 포함한 힙합 팬들의 태도는 가끔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 정도의 심한 비난을 퍼붓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닥터 드레의 앨범 외에도 좋은 앨범은 끊임없이 나오고 좋은 신인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믹스테입을 발표하며 거물급 아티스트들도 앨범을 내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Detox]가 얼마나 대단한 앨범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세상에 [Detox]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앨범을 뛰어넘은 작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기에 그가 부담을 느끼고 계속 수정하는 것일 수도 있구요. [Detox] 존재의 진위와 발매일을 운운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으므로 인내심을 가지고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드레의 행보와 [Detox]는 잠시라도 잊고 지내는 것이 서로를 위해 가장 좋은 마음가짐 아닐까요? Forgot About Dre? Forget About D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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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 12.1 06:44

    그래도 Dre님은 멋있어요

  • 12.1 09:08
    스틸드레의 전율이면 족하다. 드레는 나의 영원한 우상.
  • 12.1 13:28

    죄송하지만 작사부분은 태클을 걸 수 없는게 드레는 mc가 아니라 랩하는 프로듀서이죠. chronic부터 작사를 온전히 드레가 썼다고 들은적은 없습니다, 드레의 고스트라이팅은 비밀이 아닐뿐더러 아무 잘못이 아니죠. 또한 저기 저 곡들 또한 드레의 손이 거쳤을겁니다. 드레의 손이 거친 곡들은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할정도로 드레의 능력이 대단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 12.1 16:07

    아무리 드레가 퇴물이 된다고 해도 그가 남긴 역작들은 퇴물이 될수 없죠

     

    물론 지금도 퇴물이라는 말을 붙이기는 너무 성급하기도 하구요

     

    저는 그냥 편하게 기다릴렵니다 제가 죽기전엔 나오겠죠 ㅇㅇ

  • 12.1 19:01

    갑자기 저번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싱글 2개 연타로 나오길래 '오... 드디어 나오나' 했었는데 ㅋㅋ

     

    5월 쯤에 'Die Hard' 도 공개된다 마다 했었고, 50 Cent 참여곡도 싱글컷 한다마다 했었고...

     

    아무튼 갑자기 쉰다고 해서 좀 당황하기도 했는데 이왕 낼꺼면 제대로 내줬으면 좋겠네요 실망 안하게

     

    최소한 올해 싱글컷 해서 낸 곡들 퀄리티 만큼만 만들어 내도 저는 되게 만족할 듯

  • 12.1 19:32

    근데 드레 이제 쉴때 아닌가요 ㅜ 어후 뭐 거의 30년 가까이 씬에 있는거 같은데 ..

    사실 전 디톡스 포기한지 오래고 뭣보다 제가 느끼기엔 솔직히 굉장한 포부로 집중하는 앨범이 아닌거 같던데 ...가끔 팬서비스로 곡 내주고 ...

    드레 한물갔다는 소리가 왜 나오는지 전 좀 이해가 불가인게요 드레가 현역으로 활동하는 랩퍼도 아니고

    지금 거의 30년 가까이 힙합씬에 있었는데 뜰려고 앨범내는 입장도 아니고 

    존재 자체를 존중해주는 음악계의 거물 중 하나로서 평가가 될분인데 ㅠ

    이제 나이도 있는데 ㅠㅠ

    제이지보다 드레가 더 나이도 많고 ㅠ 그리고 드레는 이제 앨범보다 신인들 프로듀싱이랑 뭣보다 헤드폰 사업에 더 집중하는거 같애요 전 드레 당장 은퇴하고 헤드폰 사업만 해도 그러려니 할꺼같애요 ㅠㅠ

     

  • 12.1 19:45

    이제는 드레 형을 놓아줄 때가...(엇 이거 어감이-_-;)

     

  • 5.23 14:43
    @Mr. TExt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2.2 01:19

    마마 보고 쿠쉬 뮤비 다시 보니 겁나 머싯네예

  • Mad
    12.2 02:15

    그만큼 미국 힙합씬을 휘어잡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NWA부터 발굴한 스타들의 입김이 또 쎄서 판도가 많이 바뀌고 발전했죠

    그러니깐 얼른 New dre day가 찾아와서 또한번 바꿔놓길 바람...

    좋은글이에요 연표로 놔도 참 재미있을듯 

  • 12.4 08:02

    전 쿠시 듣고 그래도 역시 드레다 라고 느꼈는데.. 오래된 거물이건 신인이건 이런 스타일이 없다는게 더큰문제... 맘 놓고 편히 기다리면 언젠가 툭나올듯ㅋㅋ

  • 5.23 14:45

    지금이 5월달인데 DETOX 관련 소식은 전혀 없네요....

    싱글하나 내주지도 않고..

    야속한 드레아찌/...

    잘 만들으라고 강요 안할게요. 그냥 뭐든 좋으니 내주기만 하면 감사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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