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연재] Big K.R.I.T., 가장 이상적이면서 가장 현실적인

title: [회원구입불가]Bluc2011.11.07 02:19댓글 13

bigkrit_hiphople.JPG

 

[아티스트 열전] Big K.R.I.T., 가장 이상적이면서 가장 현실적인.

 

흔히들 남부 음악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단어 중 하나는 바로 “쌈마이”이다. 가장 단적으로 드러나는 곡이 있다면 영화 '허슬앤플로우'의 OST였던 <Whoop That Trick>이다. 그 특유의 느린 비피엠과 정겹게 반복되는 플로우는 남부 음악의 트레이드마크이다. 그러나 최근 나는 처음으로 남부 음악에서 동부의 느낌을 받았다. 쌈마이라는 느낌보다 진정성이라는 단어가 먼저 생각나는 남부 음악이 등장한 것이다. 물론 그 이전에 그런 아티스트가 없었던 건 아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말하려는 랩퍼가 그에 크게 벗어난 범주냐 하면, 그것 역시 아니다. 하지만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기에 더욱 멋진 랩퍼가 여기 있다. 바로 빅크릿(Big K.R.I.T.)이다.

 

남부 음악 정서의 기반은 바로 ‘컨츄리’이다. 우리로 치면 촌, 시골 정도가 되겠다. 남부는 상대적으로 촌에 가까운 도시이다. 엄밀히 말해 애틀랜타 등지가 처음부터 문화의 주류, 힙합의 주류는 아니었다. 넬리(Nelly)가 <Country Grammar>를 틀며 “Hot Shit”을 외칠 때도 그 모습은 컨츄리였고, 티아이(T.I.)와 루다크리스(Ludacris)가 처음 뮤직비디오를 찍은 모습, 그리고 그들이 보여준 모습 역시 남부 컨츄리 그대로였다. 특히 루다크리스는 쌈마이와 촌스러움, 동시에 흥겨움이 묻어난 것이 초기 성공 요인이었다. 물론 지금은 모두가 마찬가지로 비슷하게 변하였다. 남부 동네 전체가 시쳇말로 '쌔끈하게 바뀌어서' 돈과 여자를 논하지만 남부의 오래된 미덕은 바로 컨츄리에 있다. 이들과 조금은 동떨어져 보이는, 지금은 그렇지 않은 아웃캐스트(Outkast) 역시 그 시작은 컨츄리였다. 빅크릿은 최근 등장한 남부 신인들 중에서 유일하게 컨츄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랩퍼이다. 다른 친구들이 돈을 뿌리고 멋진 옷을 입고 춤을 출 때, 그는 특유의 목가적인 향취와 정직함을 보여주며 리스너들에게서 신뢰를 얻었다. 오죽하면 흥행 싱글 제목이 <Hometown Hero>, <Country Shit>일까. 여담이지만 루다크리스가 <Country Shit> 리믹스에 참여한 모습이 반가웠던 이유는 그도 그런 과거를 조금은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Big K.R.I.T. - Dreamin'

 

어릴 적 비디오 게임을 통해 비트 메이킹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 빅크릿은 랩, 프로듀싱에 모두 능하다. 그는 어릴 적(물론 지금도 어리다. 1989년생), 2005년에 두 장의 믹스테입을 발표한다. 그 즈음 그의 가능성을 알아본 것이 피프티 센트(50 Cent)의 오랜 매니저였던 샤 머니 엑셀(Sha Money XL)이다. 이후 약간의 지원을 받아가며 1년에 하나 정도의 믹스테입을 발표한다. 그러나 이 믹스테입이라는 것이 전곡을 직접 프로듀싱 했으므로 사실상 프리 앨범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그러다 2010년, 그의 믹스테입 [K.R.I.T. Wuz Here]이 예전보다 조금 더 알려지고 The Smoker’s Club Tour에 참여하게 되면서 그의 인지도는 조금씩 올라간다. 비슷한 시기의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와 굉장히 비슷한 행보를 걷게 되는데, 여기서 둘의 평행이론이 성립하는 것이 바로 두 번의 Cypher이다. 둘 다 XXL Freshmen Cypher에 참가하여 멋진 실력을 보여줬고, 2011 BET Cypher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였다. 어린 시절부터 꽤 오랜 시간 동안 칼을 갈아온 점까지 소름 돋는 평행이론이 성립하는 이 두 엠씨는, 서로 친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켄드릭 라마는 빅크릿의 빅팬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무튼 올 해 초 빅크릿은 [Return Of 4eva]라는 믹스테입을 발표하는데 이것이 큰 인기를 얻었다. 이외에도 그의 믹스테입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편이므로 들어보길 권한다.

 

그는 프로듀싱과 가사 등, 다재다능하다. 물론 그 역시 가사에서 돈 이야기를 아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도 남부인이고 돈을 벌고 싶어한다. 그래서인지 첫 정규 앨범 [Live From The Underground]의 첫 싱글은 <Money On The Floor>였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부분은 <Dreamin>이나 <Make My>에서의 가사들일 것이다. 그가 Cypher에서 들려준 가사 역시 마찬가지이다. 컨츄리 특유의 정서가 진하게 묻어나오는 만큼, 더욱 아티스트에게 신뢰를 주게끔 하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그는 가사만큼 좋은 곡을 만든다. 더욱이 남부 고유의 비트만 만드는 것도 아니다. 그것이 옐라울프(Yelawolf)부터 티아이까지 그와 친해지고 싶어하며 같이 작업하려고 하는 이유일 것이다(참고로 옐라울프는 빅크릿과 공동 작업물을 만드는 중이라고 한다).

  


Big K.R.I.T. (Feat. Bun B, Ludacris) - Country Shit (Remix)

 

빅크릿은 Smoker’s Club Tour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2년째 헤드라이너로 해오고 있다. 게다가 같이 뜬 신인들과도 골고루, 그것도 꽤 친분이 있다. 최근에는 더 루츠(The Roots)의 앨범에 유일하게 랩 피쳐링으로 참여를 했고 이런 점들이 호감으로 작용하여 더 많은 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비록 그가 시간이 지난 후 지금보다 더 세련되게 변한다 해도, 나는 그것 나름대로의 매력이 또 존재하리라 생각하며 적어도 그 시작이 뻔하지 않았던 만큼, 변화하는 과정 역시 남들과 다르지 않을까 기대한다. 지금은 그의 정체성 덕분에 주목하는 글을 썼지만, 몇 년 후에는 그의 실력과 커리어에 대해 글을 쓰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때까지 힙합엘이가 존재한다면 말이다.

 

 

* 아티스트 열전 다른 글 보러 가기

 


 

신고
댓글 13
  • 11.18 19:15

    잘 봤습니다. Big K.R.I.T. 는 왠지 호감이 가서 ㅋㅋㅋ

  • 11.18 23:24

    빅크릿 정말 좋죠...

    근데 남부인진 몰랐네요...

  • srg
    11.19 00:09

    컨츄릿씼...드림인...최고..

  • 11.19 00:15

    진짜 위즈칼리파 믹스테입에 실린곡으로 우연히 알게됐는데 한번에 듣자마자 꽂혀서

     

    찾아보다가 믹테한번듣고 뻑감... 그때부터 엄청좋아했는데

     

    진짜 잘되는거보니까 제가 다 기분이 좋네요!! 보석이 수면위로 떠오르는느낌

  • 11.19 00:20

    프롬더싸우쓰!!

  • 11.19 01:03

    평소 관심있게 보고 있었는데~글 잘봤습니다^^

  • 11.19 04:49
    오예~빅크릿!
  • 11.19 06:55
    제이콜이랑 닮은점이 많은거같아요 기대됩니다
  • 11.19 08:46
    @xtasy002

    저랑 생각이 같으시네요

    랩적인 부분도 부분인데 프로듀싱 능력은 제이콜보단 높은 점수를 주고싶네요

     

  • 11.21 00:00

    아오 쒿

  • 11.23 20:23
    좋다 좋아 잘되길!!
  • 11.24 08:55

    처음 나왔을때부터 유심히 봤는데 확실히 매력이 있더군요.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는 잘모르겠지만 꾸준히 오래할거 같습니다

  • 11.25 20:54
    빅크릿~~~~~~~~~~~~~~~~~~~~`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