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넥도트를 들을 때 슈프림팀 때 생각은 전혀 안나고 자꾸 믹스테잎 2개 내던 시절만 떠올라서 왜 이럴까 했는데
간만에 슈프림팀 미니앨범, 싱글, 정규 등등 들어보니까 이센스가 솔로로 낸 곡들에 비하면 영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못 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단순히 곡의 방향성만 그런게 아니라 이센스의 가사도 그 특유의 촌철살인이 상당히 많이 없어진 느낌.. 이센스 믹스테잎 곡들 들어보면 그 흔한 사랑노래에서도 본인의 냉소적인 감성은 쭉 유지해 왔는데 슈프림팀에서 쓴 가사들은 그 오리지널리티가 많이 빠진 느낌이네요
이게 슈프림팀으로서 받은 곡들의 감성에 영향을 크게 받아선지 오버그라운드 올라서면서 이센스가 써온 냉소적이고 쓸쓸한 리릭시즘을 좀 자제해달란 요구를 들은 건진 모르겠지만
슈프림팀 무너지고 본격 홀로서기를 하면서 하나하나씩 내온 곡들, 그리고 그 정점에 서있는 에넥도트를 들어보면 확실히 이센스가 잘하는 건 슈프림팀이 아닐 때 빛을 발하는 거 같아요
이센스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슈프림팀이랑은 너무 많이 다르고 사이먼디랑도 다른 거 같음
슈프림팀 시절이 그리운 건 추억 보정과 더불어 걍 이센스와 쌈디의 인간적인 케미가 잘 어울리는 게 제일 큰 이유같아요
그리고 언더그라운드 시절 슈프림팀 땐 오버 때 마냥 이센스(+쌈디)의 오리지널리티가 크게 훼손된 느낌까진 아니었으니..
아메바 컬쳐 입성 직후에 낸 Trust Me 들어도 둘의 개성을 팍 죽인 느낌은 아니었고.. 슈프림팀이 아메바 컬쳐 들어가고 오버에 데뷔 안하고 있을 때 개코가 둘이 팀웍 맞추는 작업 중이다란 얘길 했었는데 그 때 언더 때 색깔 싹 뺀 거 같기도 하고요
일단 슈프림팀의 비트초이스가 대부분 사이먼디에게 유리한 비트가 골라진거 같아요
실력으론 이센스가 사이먼디 보다 당연히 앞서지만
비트 때문에 슈프림팀 내에선 삼디랑 비슷비슷한거 같음
근데 웃긴 건 사이먼디도 언더 때 보여준 자신의 강점이 슈프림팀 오버로 올라서면서 확 죽어버렸죠 (뭐 믹스테잎 낼 때부터 그 때 포스 많이 죽어버리긴 했지만..) 그나마 작사에 있어선 말이 안되는 가사 막 써대던 언더 때에 비하면 오버 올라오면서 스펙트럼도 넓어지고 좀 유려해진 거 같긴 하지만
잘모르는사람이댓글보면삼디 얼굴빨인줄알듯;;
윗분말씀처럼 그냥 생각없이 많이 팔려고 하다보니까
스텝업같은 곡을 정규 타이틀로 선정하고 활동한거져
물론 이센스 특유의 스타일이랑은 안맞았을지는 모르지만
이센스가 대중적인 래핑도 충분히 할 수 있었다는 걸 보여줬던 듯.
글쎄 이센스가 슈프림팀에 안 어울린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 해봤네요 오히려 이센스가 여러가지 스타일을 소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게 더 컸음
딱 상업적인 음악 이쯤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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