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에 앞서 해당 리뷰는 그저 제 의견일뿐임을 먼저 밝힙니다. 패러렐님 EP 잘 들었습니다!
사실 싱랩과 멜로디랩의 경계선은 모호한편인데, 아마추어 씬에서나 메이저 씬에서 이 경계를 없애는 듯이 둘을 막 섞는 움직임은 요즘 뚜렷하게 들어나는 편이다. 물론 이에 대해선 호불호가 다소 걸릴 수도 있지만 필자는 딱히 이를 나쁘게 보지 않는다. 오히려 식케이가 오토튠과 코러스 효과가 듬뿍 올라간 곡들을 공장장 마냥 찍어낼때도 프로덕션이 잘 받쳐줬다고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에 잘 들었는데, 이와 달리 아마추어 작업물에선 프로덕션이 잘 받쳐주지 못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러한 작업물을 접할 땐 살짝 걱정을 먼저 하는 편이긴 하다.
패러렐의 <SATELLITE>는 그런면에서 안정적인 노선을 택했다. EP 제목과 커버에서부터 들어나는 앨범의 컨셉은 사운드에서 잘 묻어나는데, 팝 성향이 짙으면서도 때때론 몽환적인, 패드와 아르페지오 신스로 꽉 찬 사운드로 앨범 전체를 밀고나간다. 5곡이라는 비교적 길지 않은 러닝타임과 어우러져 본 앨범은 굉장히 유기적인 사운드를 구사하며, 이는 청자가 비교적 즐기기 쉬운 포맷이라는 인상이 든다. 이런 방식으로 앨범 프로덕션 전체에 참여한 프로듀서 Midas P는 이미 릴러말즈등과의 작업물에서 보여준 자신의 장기를 잘 보여주는데, 특히나 2번 트랙 <AURORA>는 창의적인 드럼도 인상적이지만 다음 트랙으로 넘어가는 부분도 (의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인상적이다. 혹자는 이미 이러한 스타일과 장르의 비트가 많이 연구되고 소모 되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앨범을 흥미롭게 풀어내는 프로듀서의 역량이 돋보이는 부분. 다만 믹스 자체에선 베이스가 아쉽고 랩을 살짝 낮게 믹스해 비트와 더 잘 묻게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Midas P와 달리 패러렐의 랩은 처음 접해보는데,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오는 싱랩/멜로디랩을 앨범 전체로 구사한다. 톤이 깔끔해서 담백하게 듣기에 편안하고, 앨범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게 강약 조절을 한다. 다만 패러렐의 벌스들이 인상 깊다고 하기엔 살짝 어렵다. 멜로디를 오르내리는 부분에 있어선 가끔 불안한 느낌이 들기도하며, 안정적인 구간에선 자주 타 아티스트들이 생각난다. 이는 결국 앨범 말미에 <REDSHIFT>와 같은 곡을 다소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앨범 전체적으로 패러렐은 남녀 관계를 우주선의 상황에 은유해서 나타나는데, 첫 트랙 <우주선>에선 우주 공간을 추억에 비유하는 등 꽤나 재치있는 가사 또한 풀어낸다. 이렇게 앨범 군데 군데 재밌는 표현을 찾아보는 재미는 다른 아마추어 뮤지션들에 비해 많은 편이지만, 반대로 좀 더 확연하게 들어나는 스토리가 있었으면 그 재미가 더욱 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사에 남녀 관계가 변화해감을 표현하는 장치가 있었다면 앨범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더 쉽고 인상 깊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SATELLITE>는 가볍게 즐기기 좋은 EP다. 프로덕션 또한 준수하고 패러렐의 가사 또한 짜임새가 좋다. 패러렐의 랩핑 또한 믹스와 어우러져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EP 자체를 즐기는 데에 있어 어려움은 없다. 첫 EP임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며, 이미 발매된 그의 다음 EP를 들어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고 또 소중한 피드백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하네요 ㅠㅠ
많이 배워가고 또 느끼고 갑니다!
오늘 하루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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