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히피는 집시였다 엘이 인터뷰 중 레퍼런스에 대한 부분인데,
많이들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LE: 사실 21세기에는 인터넷도 많이 발달하고 하다 보니까 소위 말하는 음악의 동시성이 많이 발달했잖아요. 예전 같았으면 약간의 시차를 두고서 다른 나라의 것, 혹은 주류의 트렌드가 전해졌다면, 지금은 어제 나왔던 어떤 음악 스타일을 베트남에서도 따라 할 수 있고, 한국에서도 따라 할 수도 있게 됐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어떻게 보면 두 분이 움직이는 방향이 되게 시대를 역행하는 듯한 느낌이기도 해요. 그럼에도 지금처럼 하려는 이유는, 남들이 하는 걸 그대로 하는 것만 같은 게 본인들의 성에 안 차서 그런 걸까요?
J: 요즘 레퍼런스가 문제가 많이 되죠. 레퍼런스를 할 거면 그대로 하려 하지 말고, 자기가 필요한 만큼만 갖고 와야 하는데요. 100% 다 그대로 흉내 내려 하니까 멋있지 않은 모습이 많이 나오는 거 같아요. 저도 흑인음악 쪽에 나오는 거 다 챙겨 듣는데요. 어떤 사람이 썼던 악기 소스라든지, 보컬의 느낌 같은 게 있으면, 저도 거기서 영향을 받겠죠. 제가 흑인음악 안에 들어가 있는 존재이니까 그 느낌은 저한테도 필요한 느낌이에요. 근데 그 영향 받은 걸 갖고 왔다고 치면, 그중에 진짜 필요한 부분 조금만 빼내는 거 같아요. 그 위에 제가 갖고 있는 색을 칠하는 거죠. 갖고 오더라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한데, 대개 그 자체가 되고 싶어 하잖아요. 자아가 부족하다고 해야 하나요? 음악관이 약한 걸 수도 있구요. 제 사운드클라우드 계정에 적어둔 말이 ‘No Philosophy, No Creative’라는 말인데, 그 말을 좋아해요. 자기 음악관이나 철학관이 뚜렷해야 레퍼런스 같은 거에 안 흔들리는 거 같아요.
LE: 그럼 히피는 집시였다는 레퍼런스가 전혀 없나요? 일단 시퀀서를 키니까?
J: 없죠. 저희는 완전 Empty Space에서 시작했어요. 시퀀서를 켜서 일단 드럼 찍고 (웃음), 샘플 컷팅하고, 뭐하고, 뭐하고, 제목도 정하고. 아, 샘플 컷팅한 걸 듣고 있으면 제가 무의식중에 흘려들었던 말들이 떠오르고, 그게 제목이 돼요. “어여가자”가 그랬는데, 저희 돌아가신 할머니가 옛날에 ‘어여가자’라는 말을 많이 하셨었어요. 근데 그 말이 뭔가 빨리 가자는 말은 아니에요.
LE: 약간 느긋한 느낌이 있죠.
J: 네, 맞아요. 그 곡이 그렇게 표현되면 멋있겠다 싶어서 제목을 붙인 거죠. (웃음) “한국화”는 뭐냐면, 제가 아까 잠깐 얘기 나눈 한국인의 정체성에 관해 많이 생각했었어요. 쉽게 말하면, 우리는 모두 한국에서 피어난 꽃인 거죠. 한때를 살다가 죽는 꽃인 건데, 한국 꽃답지 못하게 사는 거 같더라구요. 다 한국에 있는 꽃이니까 조금 더 한국적으로 살자, 그런 것도 나쁘지 않다 이런 생각을 제목에 담은 거 같아요.
LE: 가사나 보컬적으로 보았을 때는 어떨까요? 딱 봐도 레퍼런스가 없을 거 같긴 한데요.
S: 없긴 한데요. 제 생각에 사람은 다 용광로 같은 존재인 거 같아요. 자기가 받아들이는 것들이 다 녹여져서 그냥 그 사람 자체가 되는 거 같아요. 그게 뭐, 레퍼런스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건 그냥 듣는 사람들의 몫인 거 같아요. 사실 만드는 사람 중에 솔직히 이걸 따라 해야겠다고 해서 따라 해서 만드는 사람은 없을 거 같거든요. 아닌가?
J: 그렇지도 않은 게, 제가 진짜 예전에 거부감이 들었던 게요. 머니메이커즈(Money Makers)라는 팀을 할 때 어떤 비트메이커를 찾아갔는데, ‘레퍼런스 있어요?’라고 저한테 묻더라구요. 저는 그 사람이 찍은 비트가 좋아서 갔는데… 그때부터 레퍼런스에 대한 반감이 생긴 거 같아요. ‘와, 이게 무슨 X발 자기 음악 하는 음악가냐.’ 이 생각이 확 든 거예요. 영상 감독들도 똑같아요. 레퍼런스 있냐고 물어요. 왜? 자기 거가 없으니까. 자기 것이 있으면 그냥 자기 걸 만들면 되거든요. 아무튼, (레퍼런스부터 대뜸 묻는) 래퍼도 많고, 프로듀서도 많고, 많은 거 같아요. 안타까워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레퍼런스를 아예 안 받아요. 제가 최근에 만든 게 소마(SOMA)의 “pale blue”였는데요. 똘배 형이 저한테 ‘소마 꺼, 하나 찍어줘.’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일단 ‘어떻게 나올지는 모른다. 그냥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대로 만들겠다.’라고 말했었어요. 그러고 나서 한 부분만 만들어서 보내지 않고 무조건 완곡을 만들어서 보내요. 비트만으로도 완성도 있게.
S: 저희 앨범 작업도 그렇게 진행됐어요. 저한테 곡이 다 완성되어서 와요. 그 상태에서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입혀요.
J: 근데 비트메이커들이 한 파트만 따서 보내거든요. 그게 진짜 안 좋은 습관인 거 같아요. 미술가로 치면, 스케치만 하고 자기 작품이 없는 거죠. 스케치만 존나 많은 거예요. 그리고는 다른 아티스트가 들어와야 그림이 되는 거죠. 근데 전 그게 멋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림이 되어 있는 거에 그 아티스트가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미 완성되어 있는 그림에 조금 덧칠을 해준다고 생각해야 해요. 근데 그런 비트메이커가 거의 없어서 제가 해보려구요. 그런 친구들도 찾고. (웃음) 진짜, 자라나는 비트메이커들한테 누군가의 피처링 같은 거 없이 그냥 곡 자체로도 멋있는 거 만들라고 하고 싶어요.
지코는 몰라도 딘은 괜찮았는데 이번엔 조금 실망...
복붙 하니깐 문제
많이들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LE: 사실 21세기에는 인터넷도 많이 발달하고 하다 보니까 소위 말하는 음악의 동시성이 많이 발달했잖아요. 예전 같았으면 약간의 시차를 두고서 다른 나라의 것, 혹은 주류의 트렌드가 전해졌다면, 지금은 어제 나왔던 어떤 음악 스타일을 베트남에서도 따라 할 수 있고, 한국에서도 따라 할 수도 있게 됐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어떻게 보면 두 분이 움직이는 방향이 되게 시대를 역행하는 듯한 느낌이기도 해요. 그럼에도 지금처럼 하려는 이유는, 남들이 하는 걸 그대로 하는 것만 같은 게 본인들의 성에 안 차서 그런 걸까요?
J: 요즘 레퍼런스가 문제가 많이 되죠. 레퍼런스를 할 거면 그대로 하려 하지 말고, 자기가 필요한 만큼만 갖고 와야 하는데요. 100% 다 그대로 흉내 내려 하니까 멋있지 않은 모습이 많이 나오는 거 같아요. 저도 흑인음악 쪽에 나오는 거 다 챙겨 듣는데요. 어떤 사람이 썼던 악기 소스라든지, 보컬의 느낌 같은 게 있으면, 저도 거기서 영향을 받겠죠. 제가 흑인음악 안에 들어가 있는 존재이니까 그 느낌은 저한테도 필요한 느낌이에요. 근데 그 영향 받은 걸 갖고 왔다고 치면, 그중에 진짜 필요한 부분 조금만 빼내는 거 같아요. 그 위에 제가 갖고 있는 색을 칠하는 거죠. 갖고 오더라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한데, 대개 그 자체가 되고 싶어 하잖아요. 자아가 부족하다고 해야 하나요? 음악관이 약한 걸 수도 있구요. 제 사운드클라우드 계정에 적어둔 말이 ‘No Philosophy, No Creative’라는 말인데, 그 말을 좋아해요. 자기 음악관이나 철학관이 뚜렷해야 레퍼런스 같은 거에 안 흔들리는 거 같아요.
LE: 그럼 히피는 집시였다는 레퍼런스가 전혀 없나요? 일단 시퀀서를 키니까?
J: 없죠. 저희는 완전 Empty Space에서 시작했어요. 시퀀서를 켜서 일단 드럼 찍고 (웃음), 샘플 컷팅하고, 뭐하고, 뭐하고, 제목도 정하고. 아, 샘플 컷팅한 걸 듣고 있으면 제가 무의식중에 흘려들었던 말들이 떠오르고, 그게 제목이 돼요. “어여가자”가 그랬는데, 저희 돌아가신 할머니가 옛날에 ‘어여가자’라는 말을 많이 하셨었어요. 근데 그 말이 뭔가 빨리 가자는 말은 아니에요.
LE: 약간 느긋한 느낌이 있죠.
J: 네, 맞아요. 그 곡이 그렇게 표현되면 멋있겠다 싶어서 제목을 붙인 거죠. (웃음) “한국화”는 뭐냐면, 제가 아까 잠깐 얘기 나눈 한국인의 정체성에 관해 많이 생각했었어요. 쉽게 말하면, 우리는 모두 한국에서 피어난 꽃인 거죠. 한때를 살다가 죽는 꽃인 건데, 한국 꽃답지 못하게 사는 거 같더라구요. 다 한국에 있는 꽃이니까 조금 더 한국적으로 살자, 그런 것도 나쁘지 않다 이런 생각을 제목에 담은 거 같아요.
LE: 가사나 보컬적으로 보았을 때는 어떨까요? 딱 봐도 레퍼런스가 없을 거 같긴 한데요.
S: 없긴 한데요. 제 생각에 사람은 다 용광로 같은 존재인 거 같아요. 자기가 받아들이는 것들이 다 녹여져서 그냥 그 사람 자체가 되는 거 같아요. 그게 뭐, 레퍼런스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건 그냥 듣는 사람들의 몫인 거 같아요. 사실 만드는 사람 중에 솔직히 이걸 따라 해야겠다고 해서 따라 해서 만드는 사람은 없을 거 같거든요. 아닌가?
J: 그렇지도 않은 게, 제가 진짜 예전에 거부감이 들었던 게요. 머니메이커즈(Money Makers)라는 팀을 할 때 어떤 비트메이커를 찾아갔는데, ‘레퍼런스 있어요?’라고 저한테 묻더라구요. 저는 그 사람이 찍은 비트가 좋아서 갔는데… 그때부터 레퍼런스에 대한 반감이 생긴 거 같아요. ‘와, 이게 무슨 X발 자기 음악 하는 음악가냐.’ 이 생각이 확 든 거예요. 영상 감독들도 똑같아요. 레퍼런스 있냐고 물어요. 왜? 자기 거가 없으니까. 자기 것이 있으면 그냥 자기 걸 만들면 되거든요. 아무튼, (레퍼런스부터 대뜸 묻는) 래퍼도 많고, 프로듀서도 많고, 많은 거 같아요. 안타까워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레퍼런스를 아예 안 받아요. 제가 최근에 만든 게 소마(SOMA)의 “pale blue”였는데요. 똘배 형이 저한테 ‘소마 꺼, 하나 찍어줘.’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일단 ‘어떻게 나올지는 모른다. 그냥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대로 만들겠다.’라고 말했었어요. 그러고 나서 한 부분만 만들어서 보내지 않고 무조건 완곡을 만들어서 보내요. 비트만으로도 완성도 있게.
S: 저희 앨범 작업도 그렇게 진행됐어요. 저한테 곡이 다 완성되어서 와요. 그 상태에서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입혀요.
J: 근데 비트메이커들이 한 파트만 따서 보내거든요. 그게 진짜 안 좋은 습관인 거 같아요. 미술가로 치면, 스케치만 하고 자기 작품이 없는 거죠. 스케치만 존나 많은 거예요. 그리고는 다른 아티스트가 들어와야 그림이 되는 거죠. 근데 전 그게 멋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림이 되어 있는 거에 그 아티스트가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미 완성되어 있는 그림에 조금 덧칠을 해준다고 생각해야 해요. 근데 그런 비트메이커가 거의 없어서 제가 해보려구요. 그런 친구들도 찾고. (웃음) 진짜, 자라나는 비트메이커들한테 누군가의 피처링 같은 거 없이 그냥 곡 자체로도 멋있는 거 만들라고 하고 싶어요.
http://hiphople.com/interview/10450347
당장 지금 제일 잘 팔리는 드레이크도 대필, 표절 논란 있었는데(심지어 곡도 아니고 가사) 디스 몇 번 주고받다 마무리된 거 보면... 본토도 생각만큼 그런 옳고 그름에 엄격하지 않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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