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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 (ZICO)

title: [회원구입불가]snobbi2019.11.11 21:00조회 수 11793추천수 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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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 [THINKING]의 첫 트랙, 첫 마디에서 지코(Zico)는 “그래서 어떻게 됐긴, 어디도 안 가고 내가 차린 회사랑 도장 찍었지”라며 약 1년 간의 공백기를 축약했다. 육하원칙 중 ‘어떻게’가 그 어느 방식보다도 탁월하게 전달된 셈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직 답을 채워넣지 못한 빈 칸이 남아있다. 어느새 베테랑 뮤지션이 되어버린 그는 지금 ‘누구’인가? 그의 완전히 새로워진 마음가짐은 언제어디서부터 시작됐으며, KOZ는 무엇을 표방하는가? 그리고 지코는  전작들과 완전히 다른 결을 품은 앨범 [THINKING]을 빚어냈을까? 이 모든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힙합엘이가 지코의 새로워진 마음가짐과 내면에 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지코 인터뷰는 영상과 서면으로 둘 다 확인할 수 있습니다).







LE: 힙합엘이와의 인터뷰는 처음인 것 같아요. 먼저 힙합엘이 유저 및 힙합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Z: 힙합엘이 회원분들, 그리고 힙합 팬 여러분들 반갑습니다. 지코라고 합니다. 





LE: 최근 [THINKING Part.1] 앨범을 발표하기 전까지 일 년 동안은 비교적 조용한 시기를 보내셨던 것 같아요.

네, 맞아요. 그리고 앨범 발매를 기준으로 하면 공백기가 훨씬 더 길었어요. 





LE: 길다면 긴 공백기를 가지신 건데, 오랜만에 활발한 활동을 시작하신 소감이 어떤가요?

사실은, 지금까지 제가 앨범을 내도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편이 (애초에) 아니었잖아요. 매체에 자주 나오는 아티스트도 아니고… 친절하게 제 작품을 설명하는 그런 아티스트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 활동 자체가 저한테는 박진감 있는 활동인 거 같아요. 앨범의 결 자체는 굉장히 차분한데, 제가 보였던 활동은 (이전 활동들보다) 좀 다이나믹했던 거죠. 그래서 재미있었어요. 





LE: 정말로 생각해보니, 이렇게 공격적으로 여러 미디어에 등장하시는 건 거의 처음이지 않나요?

아무래도 회사를 설립했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활동하는 것보다는 많은 채널에서 제 모습을 노출하는 게, 회사의 큰 방향으로 봤을 때는 옳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LE: 실제로 이렇게 다양한 곳에 얼굴을 비추시니 어떠셨나요? 피곤하진 않으셨나요?

피곤했어요. (웃음) 원래 그렇게 활동하지 않았거든요. 저는 원래 앨범 내면 라이브 콘텐츠 몇 개 하고, 음악 방송 한 번 딱 나가서 하고... 그게 다였는데, 여기저기 나갔다가 유튜브 채널도 나가고.. 그렇게 왕성하게 활동을 해보니까 힘들더라고요. 약간 신인 때의 마음가짐을 되찾는 계기가 됐던 거 같아요. 





LE: 사실 아무리 다양한 매체에 나가도, 결국 하게 되는 말은 거의 비슷하잖아요. (웃음)

맞아요, 맞아요. 같은 말을 반복하는데 근데 또 제 성격상 이거를 똑같이 표현하기는 싫어서 토씨 한 자 정도만 좀 바꾸고, 그러면서 약간 멘붕이 올 때도 있어요. ‘아, 이거 어디 가서 얘기했던 건데... 또 얘기해야 하나?’. 근데 뭐… 어쩔 수 없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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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공백기 동안 엔터테인먼트 KOZ 설립으로 큰 이슈가 되기도 했어요. 현재 KOZ는 어떤 행보를 준비 중인가요?

괜찮은 신인 아티스트 분들을 끝없이 수소문하는 중이에요. 당연히 저의 취향도 있고, 대중과 코어 팬층의 니즈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을 만한 아티스트를 찾고 있어요. 





LE: 안 그래도 많은 분이 궁금해하는 게 있잖아요. KOZ는 힙합 회사를 표방하나요? 만약 아니라면, 정체성을 어떻게 설명해주고 싶으신가요?

어떻게 보면, 지코라는 아티스트를 딱 봤을 때도 저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잖아요. 아이돌 활동 이력도 있고, 언더에서 활동도 했었고, 프로듀서로도 활동했잖아요. 그런 저처럼 포지션의 제약이 없는 아티스트들이 모인 엔터테인먼트를 만들고 싶었어요. 뭐 힙합 레이블이다, 이렇게 규정이 되지 않고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종합적인 예술을 모두 포괄시킬 수 있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자 하고 있습니다. 





LE: 그런 다재다능한 인재를 발굴하려면 힘들 것 같기도 하네요.

맞아요. 그래서 제가 말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 사람을 찾는다기보다는, 이런저런 사람이 모여서 전체적인 집단의 모습을 봤을 때 다양한 분야에 능하다는 느낌을 주고 싶은 거죠. 모두가 저와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를 영입할 생각은 없어요. 좀 더 예술성에 집중하는 친구가 들어올 수도 있는 거고, 완전히 대중적으로 친근함을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가 들어올 수도 있는 거고, 보이밴드 그룹이 나올 수도 있는 거고… 그런 게 딱 정해져 있진 않아요. 





LE: 사실 국내 힙합 팬들은 일반적으로 KOZ가 힙합 회사일 것이라고 은연중에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회사 설립한 이후부터 각종 커뮤니티의 눈팅을 종종 하는데, 어떤 아티스트가 FA(Free Agent)에 나올 때마다 ‘KOZ에 가는 것이 아니냐’ 하는 루머들이 돌더라고요. 근데 그런 현상은 좋은 거 같아요. 어쨌든 기대를 하고, 관심을 주시는 거니까. 





LE: 스스로 엔터테인먼트의 사장이 되는 걸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은연중에 ‘계속 회사를 만들어야지’ 하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플레이어로서 활동도 잘하지만, 다른 아티스트들을 지원할 수 있는 거시적인 안목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예를 들어 어떤 친구를 봤을 때, ‘아, 이 친구는 저렇게 가는 것보다 이런 식으로 플랜을 짜서, 이런 장르를 해서 이런 식으로 마케팅을 하면 더 잘 될 것 같은데…’ 뭔가 이런 호기심들이 생겼거든요. 물론 회사 안에 귀속되어서 활동했을 때 느낀 갑갑함도 많았었고요. 활동 중에도 ‘나라면 이렇게 했었을 텐데’ 이런 생각도 많이 했어요. 물론 저라고 그걸 다 성공시키지 못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확인해보고 싶었어요. 어디까지 제가 할 수 있을지, 그리고 과연 그 벽을 제가 넘을 수 있을지. 그런 게 궁금했어요. 





LE: “천둥벌거숭이”의 가사 중에는 ‘법인 대표답게 영리해야만 해’ 이런 가사가 있었던 거 같은데, 지금까지는 영리하게 하고 계신 것 같나요?

주변인 분들 말로는 영리하게 한다, 똑똑하게 한다고는 해주시는데… 아직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신중하게 생각을 좀 많이 하면서 운영 중인 것 같아요. 





LE: 지금까지 KOZ를 운영하면서 느낀 부분들이나, 본인이 직접 회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생기는 메리트가 있을까요?

일단은 저는 지금도 ‘플레이어’잖아요. 제가 플레이어로써 활동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아티스트들의 입장을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치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다양한 필드에서 활동했던 이력들이 있기 때문에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제작 경험도 있고. 그런 부분들이 다른 거 같고요. 또 메이저, 마이너 이런 모든 감성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들어오든 그 아티스트에 대한 해석이 가능한 회사가 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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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이제 이번 앨범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우선 [THINKING]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어요. 앨범 소개에도 적혀 있긴 하지만, 다시 한번 타이틀의 의미를 소개해주시겠어요?

[THINKING]은 제목에서 딱 알 수 있듯이 제 모든 생각을 담은 앨범이에요. 원래는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꺼내놓기보다는, 앨범을 만들기 위해서 생각을 따로 하는 편이었어요. 근데 이번에는 그 순서를 좀 바꿔봤어요. 그냥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 또는 내가 생각하고 있지만 스스로 등한시하거나 받아들이기 싫었던 생각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음악으로 기록한 앨범인 거죠. 





LE: 음악을 만드는 접근 방법 자체가 좀 달라진 셈이네요. 그렇게 달라지면서 좀 불편한 점은 없었을까요?

네, 이번에는 완전히 달랐어요. 불편한 점이라면... 이번 앨범에서는 가사적인 과시라든지, 무언가 어필을 하려고 하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보니 만들면서 그렇게 재밌진 않았어요. 원래 저는 음악을 엄청 재밌게 만드는 타입이었는데, 올해 이번 앨범 작업을 할 땐 솔직히 그냥 무표정으로… (웃음) 





LE: 정말 담백하고 건조한 느낌으로 작업을 하셨나 보네요.

그렇죠. 거의 일기 쓰듯이 앨범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러다 보니 오히려 이전에 해왔던 저의 일반적인 작업 방식이 되려 어색해지더라고요. 억지로 신나는 척을 했던 것 같고, 억지로 재기발랄한 척했던 거 같고, 억지로 뭔가 어떤 비유를 찾아다니면서 애를 쓴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왜 그대로를 보여주지 않고,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려고 하고 있지?’ 이런 여러 가지 생각들이 막 교차하더라고요. 그래서 결심을 했죠. ‘아, 그냥 지금의 나를 보여주자’. 왜 계속 나를 꾸미려고 했던 건지 저도 이해가 안 가는 순간들이 오더라고요. 





LE: [THINKING]이란 타이틀은 언제 확정하게 됐나요? <Broken GPS>에서 했던 말 대로라면, 지난 8월까지도 타이틀이 완전히 정해지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THINKING]은 원래 제가 처음부터 생각해놓은 후보 중의 하나였는데, 발언했던 것처럼 그때까지도 고민하는 중이었어요. 되게 여러 가지 제목 후보들이 있었거든요. 





LE: 다른 타이틀 후보들은 어떤 게 있었나요?

'명암'이라는 가제도 있었어요. ‘흑과 백’이 될 수도 있었고... 여러 가지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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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커버 아트도 살펴보면, 확실히 [GALLERY], [TELEVISION]과 달리 담백한 느낌이 있어요. 커버 아트도 직접 기획을 하신 건가요?

네. 제가 대부분의 요소를 기획했고, 이번 앨범은 좀 덜어내는 데 치중했어요. ‘지코’ 하면 떠오르는 어떤 부수적인 이미지들이 너무 많다고 느껴졌거든요. 외관상으로도 그렇고, 음악에서 느껴지는 것들도 그렇고. 그래서 사람들이 집중해서, 제가 정말 전달하고자 하는 저의 이미지를 캐치하길 바랐어요. 그래서 스타일링도 좀 많이 덜어냈고, 뮤직비디오도 미니멀하게 만들려고 노력을 했죠. 





LE: 말씀하신 것처럼, ‘지코’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많잖아요. 스스로 생각하셨을 때 ‘지코’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요즘에 많이 바뀌고 있어요. 사람들이 저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계속 바뀌고 있잖아요. 그만큼 저도 저를 대하는 시선들이 매년 바뀌고 있거든요. 요즘의 제 이미지라고 치면 조금... 정돈된 느낌? 





LE: 실제로 [THINKING]을 들어보면 뭐랄까, 갑자기 어른이 된 느낌? 되게 성숙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사실 저는 옛날부터 좀... 보이는 것과 달리 엄청 진지하고, 좀 설명하는 걸 되게 좋아하는 사람이었거든요. 





LE: 예전부터 ‘진지충’이었다...?

그렇죠. ‘진지충’이라고 볼 수 있었는데, 그걸 가려온 거죠. (그런 이미지가) 전략적으로는 좋지 않으니까. 어쨌든 음악은 창작이기도 하지만 일종의 게임 같기도 하잖아요. 엔터테인먼트. 그렇게 봤을 때 제가 초반에 설정해놓은 (개구진) 캐릭터, 제 전반적인 실제 정서랑 조금 다른 부분들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그 캐릭터에 맞게 제 정서를 맞춰왔었죠. 그래서 더 강하게 얘기하고, 날이 선 음악들을 많이 하고, 펀치라인 막 늘어놓고...

근데 그게 좀 맞아떨어지면서 좋은 효과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아, 나는 이렇게 가야되는 거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었죠. 근데 점점 해를 거듭하면서 제가 그런 쪽으로만 가다 보니까, 어느새 뭔가 내가 나를 속이고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거예요. 나는 항상 찢어야 해. 강해야 해. 뭔가 신선해야 해. 이런 생각들만 가지고 있으니까, 그런 게 오히려 저를 고리타분하게 만드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를 받아들이는 길을 택했죠. 





LE: 본인의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피곤한 삶이었겠는데요.

그렇죠... (웃음) 





LE: 또, [THINGKING]은 각각 다섯 곡짜리 하프 앨범으로 총 두 차례에 걸쳐 발표되었는데요. 이렇게 파트를 구분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곡의 분위기, 무드의 차이점이라기보다는... 사실 요즘은 소비가 너무 빠르잖아요. 그래서 풀 렝스 앨범을 한 번에 받아들이기에는 제가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앨범을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메시지의 양도 너무 많고 형식도 되게 다양하잖아요. 대중, 리스너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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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말씀하신 것처럼 다양한 구성, 분위기가 한데 모여있어서 제작할 때 고민이 많으셨을 거 같아요.

원래는 앨범 자체가 더 어두웠거든요. 훨씬 어두웠는데, 그래도 그걸 다듬은 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나름대로 저의 분위기를 다시 잡아가고 있다고 해도, 그걸 100% 꺼내놓으면 (제 음악을 즐겨 듣던) 누군가는 공감을 안 할 수도 있잖아요. 저를 위해서 하는 음악도 있겠지만, 제 음악을 소비해주던 사람들의 니즈를 채울 수 있는 바이브의 음악도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앨범 작업) 후반에 좀 채워 넣으려고 했어요. 





LE: 사실 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시점에서 파트 1에 대한 피드백은 많이 확인하셨을 것 같은데, 만족해하시는 편인가요?

네, 너무 만족해요. 제 음악에 ‘공감’을 했다는 피드백을 처음 받아봤거든요. 원래 사람들이 제 음악의 메시지에 그렇게 공감을 하진 않았거든요. (예전의 제 음악은) 기분을 들뜨게 하는 역할을 해줬지, 위로된다, 공감한다 이런 반응을 끌어내진 못했거든요. 근데 이번 앨범을 통해서 그런 이야기들을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사적인 연락도 많이 받았고요. ‘너도 나랑 같은 생각인 걸 알았어’, 이런 반응을 제가 직접 느끼니까 너무 뿌듯했죠. 





LE: 실제로 들었던 바에 의하면, 기리보이 씨는 “사람”이란 곡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요. 제가 그래서 요즘 또 기리 형이랑 다시 연락하고 있습니다. 





LE: 이제 첫 번째 파트에 관한 이야기부터 나눠볼게요. 첫 파트의 첫 트랙인 “천둥벌거숭이”가 앨범 전체의 인트로 곡이 될 것 같은데, 앨범의 진중한 커버아트와 같이 봤을 땐 조금 튀는 듯한 느낌도 들었거든요. “천둥벌거숭이”가 앨범의 첫 트랙으로 선택된 이유가 있나요?

일단 안내를 좀 하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제가 평소에 입고 있던 스타일이 있잖아요. 스트릿만 입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정장을 딱 빼입고 오면 당황스러울 수 있잖아요. ‘어? 무슨 일 있어?’ ‘심경의 변화가 생긴 거야?’ 이러면서 조금 놀랄 수도 있으니까. 원래 제가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려서, 저의 근황을 얘기하면서 그다음 트랙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 거죠. 





LE: 어떻게 보면 교두보 역할을 한 거네요.

그렇죠. 그래서 그 트랙을 들어보면, 제가 근황을 얘기해요. “내가 차린 회사랑 도장 찍었지” 이러면서. 어쨌든 저의 음악을 1년 넘게 기다려준 분들이 들었을 때 반가운 음악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당황하지 마”, 그렇게 미리 안심시킨 다음에 다음 트랙으로 넘어가는 거죠. 





LE: 피쳐링진도 돋보인 트랙이었잖아요. 재키와이, 염따와 함께 조합을 선보이셨는데, 두 아티스트를 피쳐링 게스트로 초대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재키와이 님과는 옛날부터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일단 너무 잘하시고, 스타일이 워낙 독보적이잖아요. 그래서 꼭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는데. “천둥벌거숭이” 곡이 만들어지자마자 ‘아, 이거에 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연락을 드렸죠.

염따 형은 제가 ‘지코가 됐을 때부터’ 봤었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십 대 때. 물론 그때는 염따 형이 지금처럼은 막 대성하지 않았던 시절이었어요. 그 형이 이렇게 갑자기 막 잘 된 게 너무 신기한 거예요. 심지어 음악도 너무 좋고요. 그래서 아 ‘염따 형이랑 같이 해보고 싶다’, 그런 생각들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는데, 딱 그 두 분을 한 트랙에 초대할 수 있을 만한 그런 곡이 나온 거죠. 





LE: 그러면 염따 씨가 방송 활동을 하고 계셨을 때, 그즈음부터 계속 봐오신 거네요.

네, 맞아요. 딱 그런 활동을 하고 계실 때 제가 염따 형을 처음 봤던 것 같아요. 





LE: 또, 재키와이 씨가 최근에 인디고뮤직과 계약을 해지했잖아요. “천둥벌거숭이”에 피쳐링으로 참여하신 걸 근거로 “재키와이가 KOZ로 가는 게 아니냐” 이런 말도 있었어요.

네. 연관 검색어도 막 그렇게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뭐... 아니죠. 





LE: 혹시 앨범에 초대하고 싶었던 다른 래퍼는 없었나요? “천둥벌거숭이”를 빼고 보면, 이번 앨범에서 래퍼는 페노메코(PENOMECO) 씨와 식케이(Sik-K) 씨만 참여한 것 같아요.

제가 항상 느끼는 건데, 요즘은 다 너무 잘해서... 이걸 고르는 게 더 어려워요. 이 파트를 이분이 해도 괜찮을 것 같고, 이분이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이러면서 고민하다가, 고민하는 게 싫어서 그냥 제가 다 맡아버려요. 





LE: 그러면 이번 앨범의 피쳐링진은 정말 꼭 필요했던 아티스트로만 구성이 됐겠네요.

네. 그리고 또 원래 "another level"에 박재범(Jay Park) 형이 벌스를 하나 할 예정이었어요. 근데 그 형이 너무 바빠서… 아쉽지만, 나중에 다시 제대로 하기로 했죠. 





LE: 하긴, 곡 내용도 그렇고 되게 잘 어울렸을 것 같은 조합이네요.

그렇죠. 그래서 제가 1절에도 ‘텐션 오르면 상의 필요 없어 like Jay Park’ 이런 가사를 쓴 거거든요. 그래도 조만간 형이랑 되게 멋있는 거 같이 할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까 재범이 형이랑 같이 제대로 뭔가 해본 적이 없네요. 





LE: 조만간 꼭 찢어주시길(?) 기대합니다. (전원 웃음) 또, 파트 1의 두 번째 곡 “걘 아니야”는 <쇼미더머니 6>의 한 장면에서 흘러나오기도 했었는데요. 꽤 오랫동안 아껴 두신 곡인 것 같아요.

아껴뒀다가 묵혀진(?) 곡이죠. 그 곡의 작업 기간이 되게 길었어요. 너무 좋은 곡이라서, 뭔가 어중간하게 완성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기간을 맞추느라고 허겁지겁하기도 싫었고 여유롭게 작업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수정도 되게 많이 했고, 가사도 두세 번 갈아엎었어요. 





LE: 그렇게 아끼는 곡이시다 보니까, 싱글로 먼저 발표할 생각은 안 하셨던 건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맞아요. 실제로 페노메코가 “너 진짜 그거 타이틀로 안 하면 나 진짜 은퇴할 거다”, 이러면서 협박을 할 정도로 이 곡을 아꼈어요. 





LE: 그런데 결국 수록곡으로 남게 되었잖아요…?

네, 그래서 실제로 걔가 저한테 빡쳤어요. 완전 실제로 화냈어요. 너무 상처받았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러면서... 왜냐하면 자기는 진짜 진심으로  얘기를 한 건데, 뭔가 자기 말을 안 들어줬다고… 근데 진짜 화를 낸 게 저는 너무 신기했거든요. 나중에 한 번 페노메코 인터뷰할 일 있으면 이 일에 관해 한 번 물어봐 주세요. 너무 오버했던 거 아니냐 이러면서... 





LE: 곡을 들어보니 이야기가 굉장히 자연스럽기도 하고, 확실히 가사를 쓰는 깊이가 더더욱 깊어지신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가사적으로 노력을 많이 하신 거죠?

네, 좀 방식을 바꿨어요. 원래는 마디, 마디, 마디의 개념으로 갔어요. 각 마디마다 충격을 주고 싶었던 거죠. 이 마디에서 이 라인으로 한 번 먹이면(?), 그다음 다음 마디쯤 한 번 더 먹이고. 이렇게 기술적으로 생각했어요. 근데 이번 앨범 같은 경우는, 그냥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거죠. 큰 맥락으로. 





LE: 조금 허풍을 보태서 말해보자면, 옛날에는 멋 부린다는 느낌이 확 오는 라인이 많았는데 실제로 이번에는 많이 없어진 느낌이에요. 정말 많이 노력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네. 곡마다 정해놓은 분위기가 있고, 거기에 맞는 가사의 결이 있잖아요. 그걸 지키려고 노력을 되게 많이 했고, 그만큼 되게 많이 수정했어요. 사실 뭐 비트 만드는 거, 멜로디 구성하는 건 별로 안 걸렸거든요, 모든 곡이 금방 다 나왔어요. 근데 가사 정리하는 게 너무 오래 걸렸어요. 





LE: 가사를 쓰다가, 또 예전처럼 재치 넘치는 라인을 쓰고 싶은 욕심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있죠. 뭔가 때리는 펀치라인을 쓰고 싶은 욕구도 많았고요. 계속 스스로 자제했어요. “극”을 쓸 때가 특히 그랬어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고, 펀치라인들도 엄청 많이 생각나고. 근데 그걸 넣으면 곡의 의미가 퇴색되잖아요. 





LE: “극”이 언급된 김에 말을 나눠보자면, “아이돌과 래퍼의 사이를 오간다” 이런 가사가 담겨있어요. 그런 시선에 대한 스트레스를 아직 받으시는 건가요?

아뇨, 아뇨. ‘나를 아이돌 래퍼라는 편견을 갖고 보지 마’, 이런 이야기를 하고자 쓴 곡이 아니거든요. 그 라인은 항상 극과 극을 달리는 저에 대한 이미지를 설명하는 라인이고, “극” 자체가 사실 그런 시선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트랙은 아니에요. 





LE: 실제로 인터넷상의 지코를 향한 반응들도 많이 체크하시는 편인가요?

음… 체크는 안 해요. 그런데 체크를 안 해도 발견되잖아요. 뭐 예를 들어, ‘아이돌이냐 래퍼냐’ 이런 이야기들 있잖아요. 그런 이야기에 관한 스트레스는 전혀 없어요. 아예 그 주제에 관심이 없거든요. 





LE: 타이틀곡 중 하나인 “사람”에 관해서도 얘기해 볼게요.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파트 2까지 완전히 듣고 난 뒤에는 오히려 파트 2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곡인 것 같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거든요. 그런데도 파트 1으로 먼저 공개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THINKING]의 첫 파트 타이틀곡이라면, [THINKING]이라는 앨범의 전체를 관통할 만한 주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파트 1의 타이틀곡으로 낸 것 같아요.  





LE: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은 이번 앨범을 대표하는 트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 인간 우지호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한데, 인간 우지호의 요즘 최대 관심사나 고민은 무엇인가요?

저는 요즘 행복에 대해 탐구하고 있어요. 어떤 무언가를 해야지 행복해진다, 그건 답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거든요. ‘내가 언제쯤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을 한다는 게 아니에요. 그냥 궁금한 거죠. 과연 어떤 게 행복일까? 지금 이러고 있는 게 행복인가, 아니면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안정감을 느낄 때 그게 행복인가. 뭔가 물리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행복인가. 사실 그 기준은 누구도 정하지 않았거든요. 행복이라는 게 되게 추상적이잖아요. 그런데도 그걸 항상 직접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데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고요. 





LE: 엄청나게 심오한 주제에 관해 탐구하고 계시네요. 그래서일까요? “사람”에서는 어느 정도의 권태나 무력함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실제로 커리어 10년 차에 접어든 요즘 커리어에 대한 무의미함이 느껴지시는 건가요?

사실은 어린 시절이나 막 성인이 되었을 때, 그리고 이루고자 하는 것들이 넘쳐날 때는 앞밖에 안 보여요. 돌아볼 여유도 없고, 내가 지금 얼마나 위태로운지, 내가 누군가에게 어떤 상처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가질 여유가 없단 말이에요. 그냥 앞으로 나아가야 하니까. 그런 삶에 익숙해지다 보니까, 내가 어디에서 닳고 어느 부분에서 상처를 입었는지를 모르고 그냥 살아온 거예요. 

그런데 “사람”이란 곡을 작업하면서 저 자신을 한 번 돌아봤어요. 그랬더니, 내가 여러 가지 일을 벌이면서 그냥 쌓아만 두던 나의 무력감이 보였던 거죠. 그래서 그걸 한 번은 꺼내놓고자 하는 마음으로 (“사람”이라는 트랙이) 완성이 된 것 같아요. 이건 저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이 곡을 들으면서 한 번이라도 끄덕였던 사람들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LE: 실제로, 앞서 지코 씨가 받았다고 한 긍정적인 피드백의 주된 이유가 “사람”이라는 곡인 것 같아요. 그러면, 그 ‘무기력함’은 아티스트로서의 커리어에서 생겨난 건가요? 아니면 그저 한 명의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생겨난 건가요?

완전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면서요. 예전에는 목표를 이뤄내고, 무조건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들에 매진하고, 그걸 성취한 결과를 행복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점차 그런 것들이 나에게 중요해지지 않으면서 점점 내가 놓치고 살았던 것들이 다 외로움으로 다가온 거죠. 지금까지는 저를 지키기 위해서 그런 감정들을 무시했어요. 그런데 반대로, 저를 지키려면 그런 감정을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하거든요. 그런 과정에서 제가 “사람”이란 트랙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근데 그게 저뿐만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라면 다 느낄 수 있을 만한 감정이잖아요. 그래서 좋은 피드백을 받은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20대 후반, 30대 초반인 분들이 많이 공감하시더라고요. 왜냐하면, 조금 약해지잖아요.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단단해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렸을 땐 놀이공원에 가서 롤러코스터 타면 재밌게 타잖아요. 근데 지금 타 보면 좀 무서워요. 갑자기 떨어질 것 같고, 안전장치가 갑자기 벌어질 것 같고... 믿음이 점점 사라진다는 거죠.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나약한 부분도 다 드러나게 되는 것 같아요. 





LE: 파트 1의 마지막 트랙인 “One Man Show”라는 트랙에 관해서도 얘기해 볼게요. 들어보면 피비알앤비(PBR&B), 얼터너티브 알앤비 사운드가 묻어있는 트랙인데, 이런 사운드는 지금까지 잘 시도하지 않으셨잖아요. 갑자기 이런 사운드에 도전한 이유가 딱히 있나요?

“One Man Show” 같은 경우는 ‘이런 트랙을 만들어야겠다’ 하고 만든 트랙이 아니었어요. 그냥 비트를 만들다가 피비알앤비가 되어버렸던 거죠. 그 당시에 제가 피비알앤비를 많이 들었거든요. 파티넥스트도어(PARTYNEXTDOOR)도 듣고, 브라이슨 틸러(Bryson Tiller)도 듣고, 블랙(6LACK)도 듣고…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아서 나온 트랙인 것 같아요. 





LE: 피쳐링으로는 식케이(Sik-K)씨가 참여하셨는데, 특별한 의도가 있었나요? 아무래도 워낙 이런 스타일의 곡에 잘 어울리는 아티스트라서였을까요?

민식이가 그때 좀 폼이 많이 올랐을 때라서요. 당시에 걔가 저한테 [FLIP] 앨범을 발표하기 전에 저한테 미리 들려줬어요. 그때 되게 좋아서 “잘한다, 나중에 나랑도 같이 하자” 이러면서 얘기를 나누던 도중에 트랙이 나왔거든요. 그래서 바로 부른 거죠. 





LE: 식케이 씨랑도 이번 곡을 통해 처음으로 협업하셨잖아요. 생각해보면, 지코 씨가 여러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해온 듯하면서도 은근 협업한 아티스트가 적더라고요.

네. 제가 생각보다 (아티스트들과) 교류가 없었어요. 다 인간적으로는 알고 지내는 사이지만요. <쇼미더머니>를 제가 많이 했잖아요? 그러니까 뭔가 다 작업을 한 번씩 했던 느낌인데, 생각해보면 다 프로듀싱으로 참여했던 거고 직접 래퍼로서 같이한 트랙은 많이 없어요. 





LE: 현재 가장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는 누굴까요? 혹시 노리고 있는 사람이 있나요?

저는 이센스(E SENS) 형. (제 파트 랩을) 정말 잘해야겠죠. (웃음) 





LE: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정말 멋진 그림이 나올 것 같네요. (웃음) 이제 파트 2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갈 텐데요. 첫 번째 트랙이 트렌디한 사운드의 “another Level”이라는 트랙인데, 나머지 곡들과 묶어놓았을 땐 많이 튀는 느낌이더라고요. 아무래도 “천둥벌거숭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곡일까요?

맞아요. 같은 역할을 하는 곡이에요. “천둥벌거숭이”는 되게 캐주얼한 모습이고, “another Level”은 반대로 되게 직관적이고 날 선 느낌의 지코를 다시 한번 친절하게 설명하는 트랙이에요. 





LE: 앨범을 반으로 나누다 보니 짧은 구성인데도, 굉장히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는 게 느껴지네요. 또, “another Level”은 프로듀서 구스범스(GooseBumps) 씨와 함께한 트랙이잖아요. 구스범스 씨와는 첫 작업이죠?

네. 완전 최근에 만든 곡이고, 제가 직접 연락을 드렸어요. 그 당시에 나온 작업물 중에 제가 좋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다 구범이가 했더라고요. 같이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연락을 했고, 아마 연락 다음 날 바로 만났을 거예요. 





LE: 당시에 사이먼 도미닉(Simon Dominic) 씨의 [화기엄금] 같은 작업물들을 들으셨던 건가요?

네. 쌈디형 것도 듣고, 구스범스가 프로듀싱했던 다른 아티스트들 곡도 많이 들었어요. 





LE: 조금 전 래퍼분들과의 협업이 적었다고 언급했지만, 또 프로듀서분들과도 지금까지 교류가 적었던 것 같은데요. 

그렇죠. 아무래도 직접 곡을 만들다 보니까… 받아서 하는 게 좀 쉽지가 않더라고요. 왜냐하면 제가 원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소통해야 하는데, 그것만으로 복잡해지니까. 서로 쓰는 프로그램도 다를 수 있고요. 그래서 구스범스 같은 경우는 제 작업실로 불렀어요. 구범이가 만든 초안을 가지고 같이 비트를 만든 거죠. 되게 재밌게 작업했어요. 





LE: “another Level” 같은 사운드의 곡은 또 오랜만에 작업하셨을 것 같은데, 느낌이 어떠셨나요?

오랜만에 정말 때려 박는 비트를 작업해서 되게 재밌었어요. 신나게 작업하고 싶었거든요. 구스범스랑 같이 작업하면서 다시 그런 희열을 느낀 것 같아요. 





LE: 가사에서는 “한 번도 구경 못 해본 엔터테인먼트를 보여준다”, 이런 내용이 있었는데요. 단순한 포부를 드러내신 건가요? 아니면 정말로 차별화된 무언가를 준비 중이신가요?

준비하는 건 당연히 있죠. 이 가사를 읽으시는 순간 조만간 무언가가 공개된다고 생각하실 분들이 많을 테니까, 또 열심히 준비를 이어가야겠죠. 





LE: “another Level”을 제외하면, 파트 2는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의 곡들로 구성된 것 같아요. 일부러 이렇게 설계하신 건가요?

각 곡을 만들 때부터 이렇게 설계를 하진 않지만, 파트 1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하고, 파트 2에서는 조금 더 세밀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결국 그렇게 배치를 한 것 같아요. 





LE: 그중 타이틀곡 “남겨짐에 대해”는 굳이 따지자면, 발라드 혹은 발라드 랩의 문법을 따르는 트랙인 것 같아요.

발라드 요소가 충분히 있죠. 저는 발라드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발라드와 어반 알앤비의 적절한 매치를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곡을 만들면서 장르적으로 발라드를 의도하고 접근했다기보다는, 그냥 주제와 편곡을 맞추는 과정에서 그렇게 곡이 완성된 것 같아요. 





LE: 이번 곡에 참여한 다운(Dvwn) 씨에 관해 따로 소개해주고 싶은 정보가 있나요?

다운은 제가 옛날부터 눈여겨봤던 아티스트에요.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서 항상 음악을 찾아 듣곤 했는데, 이 친구의 장점은 어떤 한 장르에 국한되어있지 않아요. 알앤비만 하는 친구도 아니고, 그렇다고 포크, 발라드만 하는 친구도 아니에요. 저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친구고, 보이스 컬러도 굉장히 특색 있어요. 세계관이 확실한 친구라서, 이 친구가 앞으로 낼 음악이 씬에 좀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 같아요. 주목해도 될 만한 아티스트라고 생각합니다.





LE: 전체적으로 보면, 앨범 전체에서 지코 씨가 노래를 부르는 비중이 굉장히 늘은 것 같아요.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랩보다 노래가 더 탁월했기 때문일까요?

(노래가) 감정 전달이 더 잘 되는 것 같아요. 랩은 어쨌든 리듬을 두드러지게 하잖아요. 물론 싱잉 랩이 많이 대두되고 있긴 하지만, 정말 노래를 부르는 것과는 전달력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또, 제가 어쨌든 작곡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계속 멜로디를 자연스럽게 만들게 된 것 같아요. 





LE: 그러면, 이번 앨범을 위해서 노래 연습 같은 것도 따로 하셨나요?

어우, 그러진 않았고요. 다만 라이브 연습은 계속하고 있어요. 





LE: 다음으로 이어지는 트랙이 “Dystopia”인데요. 이 곡은 부정적인 에너지가 많이 표출된 트랙 같았거든요. 제목부터 조금 부정적인 단어이기도 한데, 지코 씨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곡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죠. 제 안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염세적인 철학을 펼쳐놓은 곡이에요. 제가 만든 암흑세계에 저를 빠뜨려놓은 상황을 표현한. 





LE: 사실, 사람들이 봤을 때 지코는 ‘디스토피아’보다는 ‘유토피아’에 살 것 같다고 생각할 거란 말이죠. 지코 씨를 그런 염세주의에 빠지게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 사람에게 긍정적으로 이 삶을 바라보는 시야도 있지만, 부정적으로 보는 시야도 당연히 있잖아요. 이 곡을 만들었을 때, 내가 가지고 있는 염세적인 면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면 생각지도 못한 곡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게다가 사운드도 뭔가 밝게 풀어낼 수 없는 바이브고, 당시 제가 듣던 음악도 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LE: 한 앨범 안에 정말 다양한 주제들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곡마다 다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수준인데, 그만큼 사운드나 가사의 성격마저 달라서 놀라웠어요.

사람이 사실은 그렇잖아요. “쟤는 성격이 저래”. “이 사람은 이런 성격이야”. 이렇게 단정 지을 수 없는 것 같아요. 한 사람을 구성하는 요소가 되게 다양하잖아요.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서 성격이 바뀌고요. 친구를 대하는 자신, 직장 동료를 대하는 자신, 가족을 대하는 자신 등이 다 조금씩 다르단 말이죠. 말투도 조금씩 바뀔 수 있고… 앨범 안에서 그런 모습이 드러난 것 같아요. 어떤 곡과 주제에 따라 제 성격이 조금씩 변하는. 





LE: 다만 그러다 보니, 각 수록곡 간의 유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

그럴 수 있죠. 맞아요. 충분히 그럴 수 있는데, 이게 어떻게 보면 저만의 유기성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어떤 한 톤을 유지하느라 제가 의도를 하는 순간부터 저의 유기성이 깨지는 것 같거든요. 





LE: 그런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어떻게 보면 가장 솔직한 앨범일 수도 있겠네요. 다음 트랙 “Balloon”은 또 되게 어쿠스틱한 사운드가 돋보이는 트랙이었는데, [Thinking]이라는 앨범을 구상할 당시부터 여러 사운드와 색깔을 보여줄 의도를 하셨던 건가요? 

욕심을 내서 했다기보다는, 그냥 생각이 너무 많았던 것 같아요. (LE: 태생부터 여러 가지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그런가? (웃음) 제가 일단은 좀 싫증이 금방 나는 편이라서, 같은 걸 못해요. 뻔하다고 느껴지는 걸 계속 피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LE: 마지막 “꽃말” 같은 경우에는 꼭 여쭤보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아무리 들어도 지코 씨의 목소리를 찾을 수가 없었거든요. 온전히 프로듀싱에만 집중한 트랙이란 건데, 이렇게까지 프로듀싱으로만 참여하면서 꼭 전달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던 건가요?

일단 제가 발라드곡을 완전히 부르기엔 하드웨어가 받쳐주질 않고요. 그리고 계속 제 목소리로 들려주는 것도, 물론 제 음악을 찾아 듣는 분들께는 그게 더 좋겠지만, 곡에 제가 등장하지 않고 가사와 편곡으로서만 존재하는 것도 저의 표현의 일부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예전에도 “사랑이었다”라는 트랙을 그렇게 만들었거든요. 





LE: 피쳐링으로 제휘 씨를 섭외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평소에 그분의 작업물을 되게 좋아했고요. 제가 한국 아티스트 중 곡 초반부터 ‘와, 노래를 너무 잘 부른다’ 하는 생각이 든 아티스트가 몇 명 없는데, 그중 한 명이었어요.





LE: 앨범 전체를 다시 돌아봤을 때, 지코 씨가 생각하는 앨범의 베스트 트랙은 어떤 곡이라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번 앨범의 모든 곡이 다 최애 트랙이라서… (웃음) 다 너무 정성 들여 만들었고, 하나도 버릴 게 없다고 생각해요. 버릴 곡들은 다 버려서 나온 거니까. 





LE: 그러면, 애초에 몇 곡 정도 작업이 완료된 상태였나요?

열일곱 곡 정도 작업했어요. 그중 일곱 곡 정도를 버린 거죠. 반 만들고 버린 곡도 있고, 가사까지 완전히 다 쓰고서 버린 곡도 있고… 이번 앨범에서 후회되는 트랙을 만들지 않으려고 애초에 다 걸렀죠. 





LE: 이전 앨범들을 만들면서도 다 그런 과정을 거치셨던 건가요?

네. 제 앨범의 트랙 수가 항상 많지 않은 이유도 그거에요. 저는 정말 자신 있는 곡만 내고 싶어서, 스스로도 의아한 작업물은 그냥 바로 삭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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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또, 은근히 이번 앨범에 팬시차일드(FANXY CHILD) 단체 곡이 한 곡쯤 실릴 곡으로 기대했던 분들도 계셨을 텐데요. 팬시차일드는 콘서트 이후로 딱히 정해진 행보가 없나요?

이제 콘서트가 끝나고부터는 개인 작업물을 각자 내려고 하는 상황이에요. 크러쉬(Crush)도 그렇고, 딘(DEAN)도 그렇고, 페노메코도 그렇고… 다 개인적으로 큰 단위 앨범을 준비 중이죠. 그래서 아직 다 같이 뭉치는 작업을 하지는 않고 있어요. 그래도 모르죠. 언제 뭐가 또 나올지. “Y”도 그렇고, 팬시차일드 콘서트도 그렇고 다 저희끼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에... 





LE: 이번 앨범 [THINKING]에 관한 이야기는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것 같고요, 앞으로의 지코 씨의 커리어에 관한 질문이 조금 남아있어요. 보통 아티스트가 앨범을 만들 때는 어떤 특정한 대상층을 정하고 작업하잖아요. 지코 씨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어떤 사람들을 타깃으로 설정했나요?

의도였든 아니든, 원래는 10대, 20대가 제 음악을 즐겨 들었잖아요? 그런데 이번 앨범에선 좀 다양한 연령층이 확보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아까 말씀드렸듯 많은 분들한테 피드백이 왔기 때문에, 그 바람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 같다고 느끼고 있어요. 





LE: 혹시 힙합 장르 팬분들의 인정을 받고 싶었던 마음도 조금은 있었나요?

그렇죠. 왜냐하면 저도 힙합 팬이니까. 그분들께 좋은 걸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죠. 





LE: 사실 K팝 씬의 팬덤과 힙합 씬의 팬덤 사이에는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잖아요. 두 영역에 모두 걸쳐있는 분이시다 보니, 더욱 고민할 거리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사실 팀(블락비)으로 활동할 때는 (음악적 방향에 대해) 고민이 많이 되기도 해요. 그런데 저는 완전히 팀 활동과 솔로 활동을 분리해서 음악을 만들었기 때문에, 사실 걱정이 많진 않았던 것 같아요. 





LE: 몇 달 전 <Broken GPS>에서 하셨던 말에 따르면, 최근 한국 힙합 씬에 많은 관심이 있다고 하셨어요. 요즘의 한국 힙합 씬에 대해서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계시나요?

잘하는 사람들은 너무 많아지고 있는데, 뭔가 리스너들과 아티스트들이 재밌게 여길 만한 동기가 안 생기고 있는 것 같아요. 약간 멈춰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 올해가 유독 그래요. 잘 가다가 멈춰서, ‘우리 이제 뭘 해야 하지?’ 이렇게 다들 고민하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디스 말고, 뭔가 재밌는 움직임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모두가 보면서, 다들 그 목표를 향해서 같이 달려갈 만한. 





LE: 사실 몇 년간은 <쇼미더머니>가 그 역할을 맡아줬던 것 같긴 해요.

네. 이제 정말 중요한 지점에 다다른 것 같아요. <쇼미더머니> 시대가 어떻게 보면 막을 내렸잖아요. 앞으로의 행보가 정말 저희 모두에게 숙제인 것 같아요. 앞으로 이 문화를 어떻게 지키고 보전할 것인지. 





LE: 그렇다면 그 답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건 이제 더콰이엇(The Quiett) 형이… (전원 웃음)





LE: 또 한 가지 궁금했던 게 있는데, 신인 시절 함께했던 래퍼 분들과 아직도 소통하고 계신가요? 벅와일즈(Buckwilds), 두메인(Doomain) 멤버분들 등이 있겠는데요.

아쉽게도 요즘엔 소통이 많지는 않고요. 그나마 같이했던 분 중엔 기리보이 형, 어글리덕(Ugly Duck) 형이랑 계속 연락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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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슬슬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인데요. 이번 앨범을 듣고 난 리스너분들께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성숙해졌다”라는 말을 듣고 싶죠. 사실 저희 세대, 저랑 비슷한 시기에 커리어를 시작했던 아티스트들은 이제 조금 ‘젊은이 세대’에서 넘어가는 시기잖아요. 자연스럽게 저희가 어떤 세대의 ‘윗세대’가 되어버렸고요. 그런 만큼 저희가 ‘젊은 음악’만을 할 수는 없잖아요. 트렌디한 음악만 계속 추구할 수는 없다는 거죠.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저는 그런 점을 많이 고려했어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저를 맞추고 싶은 생각을 점점 걷어내려 하는 중이거든요. 그래서 이번 앨범도 사실 트렌디한 소스는 많이 안 들어가 있어요. 나중에 제가 30대 중반, 후반이 됐을 때도, 그 나이대 사람들도 즐겨들을 수 있을 만한 결과물을 내고 싶어요. 





LE: 그렇다면 완전히 유행하는 사운드, 이를테면 아프로 팝 같은 음악에 도전할 생각은 아예 없으신가요?

흥미가 생기면 할 텐데, 지금은 듣기 편한 음악을 하고 싶거든요. 





LE: 사실 지코 씨의 커리어가 이제 꽤 오래됐잖아요. 당연히 중요한 선택의 순간도 많이 있었을 거고요. 조금 뜬금없는 질문일 수도 있지만, 혹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바꾸고 싶었던 선택이 있나요?

공식적인 제 행보에서 후회하고 있는 선택은 없어요. 다만 인간으로 살아오면서 했던 선택 중에 조금 고치고 싶었던 부분들은 당연히 있죠. 





LE: 또, 지코 씨는 음원 차트에서도 항상 좋은 성적을 거두는 아티스트잖아요. 이번 앨범의 차트 성적도 어느 정도 신경이 쓰이나요?

아예 안 쓰인다고 하면 사실이 아니죠. 어쨌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건 그만큼 많은 사람이 제 음악을 들어준다는 거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차트가 신경 쓰이는 건 있죠.  





LE: 음악 외의 다른 사업에도 도전하실 생각이 있나요?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어떻게 보면 아티스트의 일과 다른 영역이긴 한데, 의류 브랜드나 다른 여러 분야의 사업에 도전하는 동료 아티스트들이 많이 존재하잖아요.

음… 아직은 없는 것 같아요. (웃음) 





LE: 나중에라도 여러 분야에서 지코 씨의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지코 씨의 팬분들과 헤이터 분들께 각각 한 마디씩 부탁드릴게요.

색안경을 끼고 절 보셨던 분들은, 가능하면 계속 그렇게 해주세요. 계속 제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니까. 또,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과 리스너 분들은 앞으로도 제가 좋은 음악 들려드릴 수 있는 아티스트로 성장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THINKING] 많이 들어주세요. 





LE: 앞으로도 지코 씨와 KOZ의 멋진 행보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수고하셨습니다.



CREDIT

Editor

snobbi, Be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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