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열전] Kendrick Lamar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는 16살에 첫 믹스테입을 발표했다고 한다. 10대에 결과물을 내놓는 랩퍼들이 적은 건 아니지만, 어쨌든 꽤 이른 나이에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그에 비해 지금까지 온전한 자신의 결과물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가 인디펜던트에서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더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제이콜(J. Cole)과 함께 믹스테입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인지도에 비하면 많은 양의 음악을 발매한 것은 아니다. 그런 그가 2012년 10월, 정규 앨범 [good kid, m.A.A.d city]가 발매했다. 난 이 앨범을 열녀마냥 애절하게 기다려왔다. 그의 무엇 때문에 내가 이런 기다림을 참아야했는지, 그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고자 한다.
켄드릭 라마의 첫 a.k.a.는 지금의 본명이 아니었다('켄드릭 라마'는 본명이다). 그의 시작은 케이닷(K.Dot)이었고 실제로 케이닷이라는 이름으로 유투브에서 검색하면 블랙 히피(Black Hippy)가 그간 했던 노래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신기한 점이 있다면 케이닷일 때의 그는, 약간 높은 언성으로 마치 박자를 우습게 여기는 듯한, 몰아부치는 랩을 들려준다. 지금의 냉소적인 톤으로 타이트하게 밀어부치는 것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하지만 그의 가사는 변함이 없다. 세상에 대해 부정적이고 공격적이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켄드릭 라마를 포함한 그의 집단, 블랙 히피를 두고 새로운 갱스터 랩의 시대가 등장했다고도 말한다. 블랙 히피는 켄드릭 라마와 제이 락(Jay Rock), 앱-소울(Ab-Soul), 스쿨보이 큐(Schoolboy Q)로 이루어진 팀이자 그들이 추구하는 생각과 운동을 일컫는 말이다. 새로운 갱스터 랩이라는 호칭을 얻을 정도로 그들은 세상과 강하게 맞서고 랩 역시 거칠다. 특히 꽤 긴 시간 같이 해온 절친한 친구 제이 락은 상대적으로 더 활발하게 활동했고, 켄드릭 라마보다는 조금 더 많은 결과물을 가지고 있다. 제이 락은 첫 앨범 [Follow Me Home]을 통해 블랙 히피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들 넷 모두 탑 독(Top Dawg)이라는 인디펜던트 레이블에 들어가게 되었고, 활발한 결과물을 보여줬었다. 그렇게 쉬지않고 걸어오며 조금씩 나름의 입지를 쌓는 중이었다.
그렇게 2011년이 다가왔다. 그에게는 무척이나 특별한 해일 것이다. 시작부터 특별했다. XXL Freshmen에 뽑히며 보여줬던 사이퍼(Cypher)는 리스너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 충분했다. 아마 그가 시니컬한 랩을 들려준 것도 그때쯤일 것이다. 그리고 7월 2일, 그는 세상이 주목할 만한 앨범을 내놓는다. 바로 디지털 앨범 [Section80]이다. 그는 앨범에서 우리에게는 약간 생소한 이야기들부터 정말 깊이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까지 담는다. 비록 "Fuck Your Ethnicity"나 "Ronald Reagan Era"같은 건 미국 사회를 깊이 알지 못하니 와닿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의 가사는 그만큼 현실참여적이고 동시에 저항적이다. 반면 "No Make Up"이나 "Tammy’s Song" 등에서는 제이콜과 비슷한 성향의, 여자 이야기를 하면서 동시에 후드에 사는 여자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His/Her Vice, Evils, Pain'으로 표현하는 등의 컨셉도 보여줬으며 사운웨이브(Sounwave)를 비롯해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프로듀서진을 기용하여 본인만의 사운드를 충분히 뽑아내었다. "HiiiPower"의 경우 제이콜에게 비트를 받고 그 가사와 그의 운동을 담아 큰 주목을 받았다.
이게 끝이 아니다. 켄드릭 라마는 이후 BET 사이퍼(Cypher)에 두 차례나 모습을 보인다. 특유의 거친 모습, 서부를 대표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 그는 역시 많은 주목을 받았고, 게임(Game)의 "The City"라는 곡에 피쳐링하여 신경질적이면서도 비장한 랩을 들려주었다. 그외에도 테크 나인(Tech N9ne), 나인쓰 원더(9th Wonder)의 앨범에도 참여하는 등, 2011년 그는 왕성한 활동을 하였고, 그만큼 많은 주목과 대우를 받았다. 그리고 그는 닥터 드레(Dr. Dre)가 건넨 애프터매스(Aftermath)의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 드레가 키우는 슬림 다 맙스터(Slim The Mobster)와 함께 지원사격을 제대로 받고 있고, 그런 점을 떠나 어릴 적 그의 우상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더없이 기쁜 일이었을 것이다. 그 이후 드레이크(Drake)와 투어를 갖고, 피쳐링 등, 다양한 활동을 거쳐 드디어 [good kid, m.A.A.d city]를 들고 나왔다.
켄드릭 라마는 단순히 랩을 잘하는 랩퍼에서 그치지 않는다. 확고한 신념과 생각이 존재한다. 그의 학창 시절 성적은 정말 우수했다고 한다. 그만큼 스스로 공부하고 사고한 시간도 많았을 것이다. 게다가 그의 크루, 블랙 히피 전체가 하나의 운동을 하고 있고 사회 전체에 관심이 많다. 컴튼(Compton)이라는 뚜렷한 지역 색을 지닌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닥터 드레의 지원사격 덕분에 대중들에게 더 많이 알려진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설사 그런 부분이 없었을지라도 켄드릭 라마라는 아티스트는 분명 조명을 받았을 것이다. 감탄이 나올 정도로 다른 랩퍼들과 차별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세대를 갈아치울만한 스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의 색깔과 사고방식, 그리고 그것을 풀어내고 그릇에 담는 능력은 현재 이 씬의 그 어떤 신예보다 탁월하다. 여기서는 그의 간략한 이력과 느낌을 살피는 것으로 끝내고, 이제 막 발매된, 벌써부터 '올해의 앨범'으로 거론되고 있는 [good kid, m.A.A.d city]를 통해 켄드릭 라마의 진가를 직접 확인해보자.
글 | bluc
리릭시스트의 면모로써는 따라올 래퍼가 없을듯..
사,,,사.,,사 아니 좋아합니당^^ 켄드뤽롸마~~
인정하게되었고, 중독되었다.
켄드릭 덕분에 제이락도 버프 제대로 받을듯 ㅋ
제 생각에도 그런듯 ㅋㅋ 근데 신보에서 제이락도 존나 잘했음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