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LE 하반기 결산 : 베스트 앨범 10
상반기 결산은 결국 문제의 글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했고, 나 역시 리스트를 올리는 데 있어서 크게 자신이 없었다. 당시에는 몇 필진만이 중심이 되어 간단한 통계로 리스트를 작성했기 때문에 일부 취향이 크게 반영된 꽤 난해한 리스트가 된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준비를 달리하였다.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1, 2명을 제외하고는 전 필진이 리스트 작성 및 순위를 매기는 과정에 참가하였다. 이번 리스트는 힙합엘이 스태프 전체의 취향을 담은 결과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단한 건 아니고 저마다의 개인적 리스트를 합산한 것뿐이니 본인의 리스트와 비교해가며 재미있게 봤으면 한다.
※ 2013년 하반기에 발매된 '힙합 앨범'만을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10. Hopsin - Knock Madness
합신(Hopsin)이 자신의 레이블 펑크 볼륨(Funk Volume)을 통해 발표한 인디펜던트 앨범이 10위를 차지했다. 앨범의 랩뿐만 아니라 총괄 기획, 프로듀싱, 믹싱까지
혼자 다 해낸 그의 이번 앨범은 높은 완성도로 많은 이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다중인격이나 랩 스타일, 멜로디 훅, 비트까지 여러 부분들에서 에미넴(Eminem)이 연상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러면서도 본인만이 지니고 있는 독창성이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어필되고 있는 것은 신기한 지점이다. 더불어 단순히 '호러코어'라고만 장르를 규정짓기에는 넓은 스펙트럼을
담고 있는 앨범이다.
9. Talib Kweli - Gravitas
탈립 콸리(Talib Kweli)가 한 해에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게다가 상반기에 발표한 [Prisoner Of Conscious]와는 사뭇 대조되는 참여진과 가사로 구성되어 있다. 전자가 포장에
치중한 나머지 몇 부분들을 소홀히 한 결과라면 이번 앨범은 좀 더 본질적인 부분만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한다. 세월의
힘을 이기지 못해 플로우의 날이 무뎌지기는 했지만 그의 랩은 여전히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생각하게끔 해준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격적이고 비판적이기보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이 담겨 있지만 말이다.
8. Big Sean - Hall Of Fame
쏟아져 나오는 메인스트림 앨범들 가운데서도 순위에 뽑힌 앨범이다. 다들
세련된 이 시대에 잘하는 것만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는 가운데, 빅 션(Big Sean)은 자신의 위치에서
좀 더 고민한 흔적이, 그리고 그 끝에 좌절하지 않은 흔적이 보인다. 그는
앨범 내에 "Fire"나 "10 2 10" 같은 힙합 고유의
내용을 담은 트랙부터 "Beware" 같이 이성 간의 관계에 관한 내용을 담은 트랙까지 모두 전작에 비해
훨씬 일관된 색으로 담아내었다. 또한 랩스킬 면에서도 자신이 지닌 고유의 플로우를 지키면서도 변칙적으로 운용해가는 성장된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7. Childish Gambino - Because The Internet
차일디쉬 감비노(Childish Gambino)의 앨범은 늘 호평과
혹평을 동시에 받는다. 힙합엘이에서는 나름대로 호평을 얻은 셈이다. 이
앨범은 왜 그가 레이블로 글래스노트(Glassnote)를 택했는지, 그리고
왜 자신을 랩퍼라 부르지 말아달라고 말했는지를 보여준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그는 극작가이자 배우이다. 그는 그러한 스스로의 맥락과 정체성을 앨범에 고스란히 담았다. 음악적 설득력을
잃을 수 있음에도 그는 챕터를 잘게 쪼개거나 랩을 하다가 나레이션을 선보이는 등의 연출을 감행한다. 이 모든 것이 스스로가 메인스트림 아티스트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가능한
것들이다.
6. Eminem - The
1위는 아니지만 결국 순위에 올랐다.
평가가 어찌 되었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에미넴(Eminem)이니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Marshall Mathers LP'라는 이름을 다시 붙이고 나왔다. 과거로
회귀하는 지점들, 그리고 에미넴만이 선보일 수 있는 지점들을 분명히 선보였다. 길게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5. Juicy J - Stay Trippy
힙합엘이의 의외성은 이런 곳에서 나오는 듯싶다. 다수의 매체들을 돌아다니고
연말결산을 확인하였지만 주시 제이(Juicy J)의 이번 앨범을 순위 안에 꼽은 곳은 거의 없었다. 우리 매체 자체가 메인스트림을 많이 다루기도 하지만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올해 열심히 털넙(Turn Up)을 외치고 턱걸이를
해댄 결과이기도 하겠다. 그 중심에 선 것이 오랜 경력의 랩퍼라는 점이 또 흥미롭다. 화려한 피쳐링진과 프로듀서진, 그 가운데서도 빛을 발하는 주시 제이의
프로듀싱과 랩,.. 다 좋지만 우선 신 나지 아니한가!
4. JAY Z -
많은 화제를 낳았던 제이지(JAY Z)의 앨범 [Magna Carta… Holy Grail]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앨범 발매 직전부터 삼성과의 프로모션을 비롯해 팀버랜드(Timbaland), 퍼렐(Pharrell), 스위즈 비츠(Swizz Beatz), 릭 루빈(Rick Rubin)이 함께 등장하는 영상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화려하게 등장한 이 앨범에 사람들이 얼마나 만족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단시간 내에 플래티넘을 달성했고, "Picasso Baby" 비디오를 통해 또 한 번 멋진 실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3. Drake - Nothing Was The Same
드레이크(Drake)가 3위를
차지했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Started From The
Bottom"부터 "Hold On, We’re Going Home" 등 많은 싱글 컷들을
성공시키고 투어와 판매량 면에서 모두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전작과 달리 힙합적인 부분들을 많이 선보이면서
더욱 많은 이들의 인정과 사랑을 받았다. 영리하게 짠 전략이 아닌 당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줬기에 더욱 높이 평가받는 것이 아닌가 싶다.
2. Danny Brown - Old
힙합엘이에서 사정상 많이 다루지 못했던 앨범들이 공교롭게도 1, 2위를
차지했다. [Old]는 나이나 세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이 앨범에 실험을 담고자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에이트랙(A-Trak)이
총괄 기획을 맡았고 배드배드낫굿(BadBadNotGood)과 오 노(Oh
No)가 공존한다. 그는 그라임이나
EDM(Electronic Dance Music)은 물론 디트로이트와 뉴욕의 사운드 모두를 담고자 하였고, 전혀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성질들을 한 앨범 안에 유기적으로 담아 구성해냈다.
얼터너티브함과 먹통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1. Pusha T – My Name Is My Name
이 앨범이 좋은 앨범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압도적 표차로 1위를 할 줄은 전혀 몰랐다. 전면에 바코드가 올라가 있는 앨범 커버는
많은 매체들에게 최악의 커버 중 하나로 선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앨범 자체는 수많은 언론들의 호평을 얻었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푸샤 티(Pusha T)만이 선보일 수 있는 광기들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올해 왕성한 활동을 했음에도 힙합엘이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해 아쉬웠는데, 아마 이렇게나마 응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글 | Bluc
편집 | soulitude
2013년 결산도 나오죠...? 헤헤
제이지 이번 신보는 계속 들으면 들을수록 좋아지는듯...
커뮤도 좋아하고 30 rock도 좋아했느데 잘되는거같아서 기뻐요ㅠㅠ
베스트 트랙에 이어서 앨범도
제가 좋아하는 앨범들만 있네요!
(HOS만 빼면...)
스웩!
홀오브스웩이라고 써버렸네요ㅋㅋㅋ
콸리, 에미넴, 드리지 앨범 다 좋죠 !!!
푸샤티의 가사는 진짜 자신의 삶을 정말 잘 표현한 것 같고
말그대로 dope한 트랙이 많았던 것 같아요. Numbers on the board, Nostelgia, King push등등 리얼 스웩을 느낀 것 같아여
Mchg는 홀리그레일 먹먹한 피아노소리때문에 초장에 크게 실망했지만 역시 제이지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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