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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Drake - Nothing Was The Same

title: [회원구입불가]greenplaty2013.10.12 07:59추천수 15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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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ke - Nothing Was The Same


Standard Version

01. Tuscan Leather

02. Furthest Thing

03. Started From The Bottom

04. Wu-Tang Forever

05. Own It

06. Worst Behavior

07. From Time (Feat. Jhene Aiko)

08. Hold On, We're Going Home (Feat. Majid Jordon)

09. Connect

10. The Language

11. 305 To My City (Feat. Detail)

12. Too Much (Feat. Sampha)

13. Pound Cake / Paris Morton Music 2 (Feat. JAY Z)

Deluxe Edition

14. Come Thru

15. All Me (Feat. Big Sean & 2 Chainz)


드레이크(Drake)는 자신이 랩과 노래로 성공한 최초의 뮤지션이라 주장했다. 80년대의 그랜드마스터 플래시 앤 더 퓨리어스 파이브(Grandmaster Flash & the Furious Five)와 90년대의 로린 힐(Lauryn Hill)이라는 대선배 뮤지션들의 존재를 망각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선구자'라는 발언이 반작용으로 가져올 수도 있는 엄청난 비난들을 감수하면서까지 욕심낼 만큼 영예로운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의 발언에 큰 반감이 들지는 않는다(음악의 개척자들은 여지없이 천재로 칭송되었으며, 그들의 음악은 명곡, 음반은 명반의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드레이크는 잘못 짚었다.

 

드레이크는 노래와 랩이라는 두 가지 가창 양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피상적인 지점에서 선구자로서의 인정을 바랐는지 모르지만, 그 주장은 설득력을 지니지 못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는 자신이 의식하지 않았던 곳에서 그토록 바라던 영예를 안게 된다. 소포모어 앨범에서 몽환적이고 미니멀한 일렉트로닉 비트(이를테면 앰비언트 사운드)를 알앤비와 결합하면서, 정체성의 혼란으로 길을 잃은 알앤비에 방향을 제시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데뷔 앨범의 "The Resistance"와 "Shut It Down"에서도 감지할 수 있듯, 드레이크가 이런 스타일을 도입한 것은 그가 바라던 선구자적 지위를 얻기 위해 갑작스레 강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색을 확립해가는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만들어진 결과다. 이런 얼터너티브 알앤비 음악은 지난해, 프랭크 오션(Frank Ocean), 위켄드(The Weeknd) 등의 아티스트들의 물량 공세로 대중들의 가시권까지 진입했을 뿐만 아니라, 피비알앤비(PBR&B)라는 장르명을 획득하면서 대안적 알앤비라는 포괄적 범주에서 독립하여 독자적인 노선을 구축했다. 이 장르의 최고 수혜자는 미겔(Miguel), 프랭크 오션, 위켄드였지만, 이들은 피비알앤비의 선구자라기보다는 드레이크라는 개척자가 닦아놓은 노선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수용한 선구자'격' 음악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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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제안한 음악은 새로운 스타일의 탄생이라는 점에도 의미가 있지만, 흑인음악이 정체성을 잃고 대중음악이라는 커다란 틀에 희석되는 것을 막아냈다는 데에 더 큰 의의가 있다. 2000년대 힙합과 알앤비는 팝화되었고 그 이후에는 일렉트로닉화되었다. 장르 간의 성격이 공유되면서 새로운 소리를 창조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지만, 문제는 무분별하게 사용된 외부의 소리가 기존의 것을 상쇄시킨다는 데에 있었다. 비트는 전자 소리로 대체되었고 가수의 목소리와 랩은 전자 소리를 통한 카타르시스의 극대화를 위해 최대한 배제되었다. 이는 자신 고유의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의 절충에 실패한 흑인 뮤지션들의 탓이었다. 자고로 크로스오버는 양측의 특성을 이해한 상태에서 온전히 완성되는데, 그들은 그렇지는 못했던 셈이다. 그러나 드레이크는 음악의 특성을 완벽하게 이해했다. 미국인이지도 완벽한 흑인이지도 않은 그의 제 3자와 같은 배경이 그의 시각을 객관적으로 만든 것이다. 

 

이렇게 자신이 들려줄 소리가 명확했던 그는 이번 앨범에 앞서 두 장의 음반을 발표했고, 앨범을 내는 것이 무지로 인식되는 시대에 두 장 모두 더블 플래티넘을 달성했다. 이런 음악적 지향은 [Nothing Was The Same]에서 여실히 이어진다. 오히려 그 성격은 더욱 짙어진 느낌인데, 과거에 함께했던 칸예 웨스트(Kanye West), 노 아이디(No I.D.), 스위즈 비츠(Swizz Beatz), 팀발랜드(Timbaland), 티마이너스(T-Minus), 저스트 블레이즈(Just Blaze) 등의 거장급 프로듀서들의 자리를 자신의 레이블 OVO 사운드(OVO Sound) 소속 프로듀서들이 대체하며 과거의 "Fancy"나 "Lord Knows"와 같이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돌출되는 트랙들을 없애 자연스러운 유기성을 확보했다. 물론 이번 앨범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은 포티(Noah "40" Shebib)와 보이원더(Boi-1da)는 그가 데뷔 때부터 함께해온 동료들이라 앨범의 전반적이 분위기는 지난 작품들에서 갑작스레 바뀌진 않았다. 여전히 과하지 않은 앰비언트 비트를 사용하고 그 결과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몽환적이다.  

 



♪ Drake – Hold On We're Going Home / Started From The Bottom (Live @ 2013 VMA)

 

드레이크는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명곡 "I Have Nothing"를 샘플링한 "Tuscan Leather"로 앨범을 열며 굉장히 밝은 시작을 알린다. 그러나 곧 음침한 "Furthest Thing"이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이어지는 "Started From the Bottom"에서는 음산한 분위기가 도는 피비알앤비 비트에 잘게 쪼개진 하이햇을 더함으로써 힙합과 알앤비 양측의 최신 경향을 접목했고 그 결과는 굉장한 수작으로 귀결되었다. “Own It"에 들어서는 [Take Care] 때의 피비알앤비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우울한 감성이 감도는 앨범의 전반부는 즈네이 아이코(Jhene Aiko)가 포문을 여는 "From Time"에서 그대로 전이되지만, 아이코의 맑은 목소리와 피아노가 주도하는 청량한 연주 덕분에 우울하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바로 연결되는 "Hold On, We're Going Home"에서는 아예 신스팝을 도입하면서 앞선 곡에서 다소 말랑말랑해진 분위기를 달달하게 바꿔놓는다. 극적으로 밝아진 분위기지만, 이전까지 이어지던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크게 이탈하지는 않는다. 이 곡은 이번 앨범, 아니, 드레이크의 커리어를 통틀어서 가장 팝 지향적이고 대중 친화적인 트랙으로, 싱글 차트 4위에 올랐다. 제이지(JAY Z)가 객원으로 이름을 올린 "Pound Cake/Paris Morton Music 2"는 흥미로운 싱글이다. 제목과는 달리 우탱 클랜(Wu-Tang Clan)과는 별다른 연계성을 지니지 못해던 "Wu-Tang Forever"에서의 아쉬움은 우탱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C.R.E.A.M."을 샘플링한 이 곡으로 상당 부분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재즈 오르간 연주의 천재 지미 스미스(Jimmy Smith)의 "Jimmy Smith Rap"과 엘리 굴딩(Ellie Goulding)의 일렉트로팝 지향적 소리가 가득한 "Don't Say A Word" 또한 샘플링되었다. 드레이크는 이런 탄탄한 프로덕션 위에 견고한 랩을 얹으며 앨범을 안정적으로 마무리 짓는다.

 

이번 작품에서 무엇보다도 특기할 점은, 이제 더는 '누가' 이끄는 '어디' 소속 뮤지션이 아닌, 거장이 된 그의 태도다. 자신을 거세게 비난하는 이들에게는 자신의 성취를 내보이며 지적을 반박하고, 성공을 향해 끝없이 노력하는 이들에게는 응원과 덕담을 보낸다. 자신의 비난에 대한 역공은 자신의 위치를 입증하는 것이고, 응원의 메시지는 사실 현재의 위치까지 이른 자신에게 보내는 자축의 의미가 더 강하다. 그의 EP와 데뷔 앨범이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제시해 보인 작품들이었다면 [Take Care]는 어느 정도 다져놓은 자신의 입지 위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색을 드러낸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번 [Nothing Was The Same]은 이 모든 것의 정점에 선 스타 뮤지션으로서의 자부심을 내비친다. 릴 웨인(Lil Wayne)에게 인정받으며 메인스트림 음악 씬에 등장했던 캐나다 랩 유망주는 몇 년이 지나 슈퍼스타가 된 현재까지도 '난 나의 멘토(릴 웨인)만큼 유명하다(I'm just as famous as my mentor)'며 겸손한 자신감을 보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드레이크는 잘못 짚었다. 앞섰던 두 장의 수작과 이번 앨범 [Nothing Was The Same]을 발표하며 황홀한 순간을 만들어낸 현재의 드레이크는, 그 겸손함을 벗고 누구와 견주어도 떳떳할 만큼 훌륭한 젊은 거장이기 때문이다.



글│greenplaty

편집│soulit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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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
  • 10.13 00:15
    진짜 글대로 이번앨범에서 드리지는 씬의 거물로서 나는 이런사람이고 이런음악을 한다라는걸 확실히 다져놓은앨범같네요.
  • 10.13 00:30
    잘읽엇습니다^^
    근데 디럭스 에디션에 The Motion도 잇지 않나요?
  • 10.13 00:31
    마지막에 반전글 ㅋ

    그나저나
    드레이크도 한 장르를 개척한 인간이었구먼 허허
  • 10.13 00:36
    tuscan leather가 i have nth샘플링이었다구요?????전혀몰랐는데... 그 음성변조되서 째지던게 i have nothing이었다니.........................
  • 10.13 00:58
    @emNaS
    뒤통수 치는 샘플링이랄까 표현이 아상하네 하허
  • 10.13 01:07
    처음에 들었을땐 완전 반할정도는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계속 찾게되는 앨범..
  • 10.13 01:42
    잘 읽었습니다

    음.... 근데 두 번째 문단에 '지니'랑
    마지막 문단에 응원을 덕담을 이 아니라 응원과 덕담을 인거 같슴다.
    오타 수정 부탁드려요~ ㅎㅎ
  • 10.13 03:00
    @우리는슬프다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10.13 06:36
    전체적으로 맞지 않는 옷을 입은듯한 느낌
  • 10.13 07:17

    ohwwwwwwwshit

    godddddddamnit!!

    tumblr_mtiog3d6Ll1qee6wmo1_250.gif

  • 10.13 09:08
    살짝 실망했어요
  • 10.13 10:04
    앨범도 좋았고 특히 엘이 리뷰가 정말 맘에드네요
  • 10.13 10:52
    잘 읽었습니다~ㅋㅋㅋ근데 드레이크 원래 싱글 기록은 Find Your Love로 한 5위라서 Started From The Bottom은 기록 경신을 한 건 아니었...Hold On We're Going Home으로 경신하긴 했지만ㅋㅋㅋ
  • title: [회원구입불가]greenplaty글쓴이
    10.13 13:39
    @J.Cole
    글쓴입니다. 제가 자료를 잘못 확인하고 작성했네요 ...ㅎ...
    다시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10.13 16:12

    중간에 From Here이 아니라..From Time 입니다..저는 2집이 더 좋았던것 같아요...가사만봐도..예전앨범들 가사가 훨 와닿고 좋네요.. 전반적으로 catchy 훅, 멜로디도 아쉽고...티마이너스의 부재도 아쉽고....넘 아쉬워서 나오자마자 다음앨범 기다리네요...

  • title: [회원구입불가]greenplaty글쓴이
    10.13 19:11
    @Mydrake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10.13 21:29
    전 정말정말좋네요
  • 10.14 22:52
    저.. 항상 고생하시는 엘이 운영진 여러분
    NWTS 앨범전체 가사 해석 해주시면 안되나요??
  • 10.15 00:45
    훠우 두번이나 잘못 짚은 쥬레크! 조만간 사서 들어봐야징~
  • 10.15 07:24
    아 잘봤습니다 ^^ 역시 드레이크는 '랩퍼'보다는 '뮤지션'에 더욱 가까워지는듯하네요^^
  • 10.29 02:31
    이앨범을 부정하는 사람을 없을거란 말이야.
  • 11.8 10:11
    몽환적인 사운드가 많아서 좋아하는 앨범! 텤케어보다는 뭔가 아쉬운면도 있지만 충분히 좋은평가 받을만한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 12.1 03:10
    이제 들어봤지만 2집보단 별로였습니다
  • 1.5 14:34
    확실히 드레이크 대세긴대세지
    2집이 더좋긴하지만
    괜찮은 앨범
    파운드케익 지림 호바 플로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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