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릭없는 힙합은 문화라고 할 수 있나?

공감합니다

애초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힙합 음악'을 듣는거지 '힙합'을 아는건 아니죠
그리고 진짜 '힙합'을 듣고 그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은 나머지로부터 '힙부심'이란 단어를 통해 배척당하고 결국 문화 수준은 갈수록 낮아지고...
진짜 힙합을 듣고 즐기는 행위같은 것들이 하위문화가 되고 힙합을 표방하는 비즈니스적 이벤트나 TV프로그램 같은 것들이 힙합이라는 것으로 포장되는 시대에 아티스트들이 음악으로 어떤 걸 보여주느냐에 따라 앞으로 이 장르의 미래가 결정되지 않을까 하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너무 부정적으로 보시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ㅇㅈ 힙합이란 예술의 깊이는 리릭으로 결정된다고봄

한국인발언은 너무 갔다고 생각합니다 힙합이 탄생한 배경을봐도 흑인고유의, 흑인만의 문화였다 라고밖에 생각이 안되는데 그렇다면 굳이 현재의 힙합이 아니더라도 힙합이 만들어졌을 시기의 음악도 토종한국인은 이해할수 없는것 아닌가요? 본인 말씀대로라면 힙합의 참맛을 못본 토종한국인은 힙합을 예찬할수 없다는것인데 ..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사람마다 느끼는게 다른거니까요 본인은 왜 힙합에 매료 되었던건지 묻고싶네요

공감해요! 리릭 너무 폄하?되고 깊이 없이 다 비슷해진거.

이것도 빅픽쳐로 보면 그냥 요즘 흐름이고 과정인거 같지만
요즘 세대들 레전드 못 알아보고 못 느끼는건 안타깝구요.

(저번주 코첼라 에미넴 닥터드레 공연보고 왠 아저씨?하고 릴펌 찾으러 다니는 요즘 애들? 많았다는데 화나서 쓰는 댓글 아닙니다ㅠㅠ)

몇몇은 공감합니다
지금 수없이 양산되는 앞에 lil붙인 래퍼들이 몇년뒤에도 자기 철학이나 색깔지키며 롱런할지는 잘 모르겠네요
근데 동양인이 지금 힙합 예찬하는게 비정상이면...
오히려 옛날이 더 비정상이겠죠 옛날엔 진짜 갱스터들이 힙합했는데
요즘엔 평범하게 자란 미국인이 랩스타되는게 허다하고 더 대중화가되는데
힙합이 후드 출신에 그냥 흑인만이 즐기는 전유물도 더더욱 아니고

청각적으로 매료되어서 예찬하는게 무엇이 문제가 되죠?

ㄲㄷㅂㅂ

지금 시간없어서 깊게는 반박하기 어려우나 당장 이 정의대로면 일렉트로니카씬이랑 수많은 민속악을 유사문화로 돌려놓는 수가 있습니다. 현대 힙합씬은 일렉트로니카씬과 유사성 그리고 2000년대 후반부터 극명히 드러나는 인터넷발 거대한 스낵 컬쳐와의 연관성을 읽지 못하는 순간 완전히 엇나간 이해를 하게 된다는 게 제 주관입니다.

님이 시대를 못받아들이는듯

힙합 처음 나왔을 때, 힙합이 아주 초창기일 때, 기존의 문화가 힙합을 보던 시각이 아마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에요.

힙합은 정의할 수 없는 것이고, 정의하려드는 순간 그 자세는 이미 힙합이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힙합을 음악적 장르로만 국한하고 생각하면, 힙합은 가사가 전부인 장르가 아닙니다. 랩이라는 음악 형식이 언어의 성질을 가장 잘 이용하는 음악 형식인 것은 맞지만, 힙합/랩이라는 장르가 가사에 철저하게 예속되는 것은 아니죠. 랩이 처음 태동했을 때를 생각해보시면 될 겁니다. 지금보다 훨씬 단순한 플로우에 훨씬 단순한 가사였죠. 그 가사들은 사회적. 정치적 메시지의 전달이나 다층적이고 복잡한 언어적 능력을 뽐내는 목적이라기보다는, DJ가 틀고 있는 음악을 보강시켜주는 역할을 했었잖아요.

저는 지금의 메인스트림 가사들을 두고 '랩의 퇴화'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화라는 건, 환경에 맞게 적응해나가고 살아남는 과정이죠. 제가 좋아하는 공룡.. 을 예로 들자면, 대형 육식공룡 진화의 끝판왕인 티렉스는 앞다리가 정말 짧았잖아요. 신체의 모든 곳이 외적으로 거대해지고 강하게 보이는 것이 좋은 진화의 방향이 아니라는 선택의 결과인 거죠. 두개골과 기타 넘사벽 능력들에 몰빵을 하고 앞다리를 과감하게 버렸습니다. 모든 유기체는 스스로를 운용하는데 있어서 무한한 자원과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지는 않으니까요. 집중과 선택을 할 수밖에 없죠.

랩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90년대, 2000년대 테입과, 씨디가 사람들이 음악을 주로 듣는 그 시대에는 뭐든 호흡이 길었죠.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서 스트리밍 시대가 와버렸고, 비트 프로듀서들의 작법 또한 크게 바뀌었습니다. 태초에 힙합 음악을 DJ가 주도했었다면, 저를 포함한 올드스쿨 팬들이 그리워하는 그 시대는 MC들이 주도했던 거구요. 지금은 프로듀서들이 주도하는 시대죠. 음악의 생태가 바뀌고, 주류 비트가 바뀌어가면, 랩도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하고, 빠르고 간단하면서 자극적인 가사가 필수불가결하게 들어오는 거라고 봅니다. 지금 유행하는 음악들은 '아 가사가 조금 더 심층적이고 많은 걸 담으려 했으면 좋았을 텐데'가 아니라 '가사가 단순해서 좋은, 가사가 단순해야 좋은' 음악들인 거죠. 이렇게 '가사의 콘텐츠'가 거의 비슷하게 바뀌다보니, 자연스레 애드립이나 더블링, 그리고 아티스트 개개인의 개성과 자아를 더 크게 어필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겁니다. SNS 시대기 때문에 그래야만 하구요.

그리고 현재 힙합 가사들에 대한 사람들의 비판 중에 상당한 부분이 '단순하고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재에만 국한된다'는 것인데, 사실 힙합은 언제나 그랬습니다. 애초에 놀기 위해 만들어진 장르니까요. 거기에 흑인 커뮤니티의 요소들이 하나둘씩 투영되어 온 거죠. 왜 요즘 힙합은 다 마약 섹스 돈 자동차 여자 얘기 뿐이야~ 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예전 힙합도 대부분 마약 섹스 돈 자동차 얘기였습니다. 그걸 어떻게 표현해왔냐의 차이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컨셔스, 사회에 대한 비판과 메시지 이런 것들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있는 것이고, 예나 지금이나 소비의 중심에 있지 않죠.

제 개인적으로 우주에서 랩을 제일 잘하는 래퍼라고 생각하는 로이스다파이브나인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리리시즘이라는 건 이제는 서브 장르가 되었다구요. 에미넴이나 라킴, 나스와 같은 래퍼들이 전성기 때 하던 랩이 티렉스였다면, 이제 티렉스의 시대가 아닌 거에요 그냥. 전 라킴을 무지하게 좋아하지만 메트로부밍 비트에 라킴이 랩을 하면 그냥 엄청 듣기 싫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