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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인터넷(The Internet)의 내한 소식이 전해진 날. SNS에는 시드(Syd)의 참석 여부 소식을 묻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럴 만도 했던 게, 그가 인터뷰를 통해 오드 퓨처(Odd Future) 탈퇴를 알리고,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연달아 발표하는 등 솔로 뮤지션으로서의 행보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혹여나 시드가 오지 않는 디 인터넷의 공연이 될까 봐 우려를 표했던 것. 기우였다. 사실 시드를 포함한 디 인터넷의 멤버들은 베이시스트 패트릭 페이지(Patrick Paige II)를 제외하면 지난해 모두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발표했다. 투어 공연을 제외하면 밴드로서의 활동은 없었지만, 그들은 이미 2016년 페이더(Fader)와의 인터뷰에서 2017년에는 솔로 활동이 많을 거라고 예고했었다. 그간 밴드라는 포맷 안에서 선보이지 못한 자신만의 색깔을 마음껏 펼치려는 셈이었던 게 아닐까. 실제로 이들의 앨범은 평단은 물론, 음악 관계자들에게까지 인정받아 향후 발전 가능성을 더욱 높이 평가받았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살펴보자. 2017년의 디 인터넷을, 아니 2017년의 시드, 맷 마션스(Matt Martians), 스티브 레이시(Steve Lacy), 크리스토퍼 스미스(Christopher Smith)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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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d

디 인터넷의 보컬이자 프론트맨인 시드. 그는 2017년, 거침없이 질주했다. 맷 마션스는 디 인터넷이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던 데에 ‘행동으로 보여주는 여성인 시드가 밴드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그는 자신이 지닌 색을 보여주기 위해 ‘행동’을 했고, 그 결과 첫 정규 앨범 [Fin]과 EP [Always Never Home]을 같은 해에 선보였다. 시드는 두 장의 앨범을 통해 디 인터넷의 색이 아닌 현세대의 알앤비 음악 트렌드와 맞닿은 음악들을 선보였다. 대표적으로는 중독적인 트랩 리듬에 노래하는 “All About Me”, “Got Her Own”, “On The Road”나, 트랩의 산지인 애틀란타를 대표하는 블랙(6lack)과 함께 호흡을 맞춘 “Over”가 있다. 또한, “Know”, “Nothin to Somethin”에서는 최근 들어 눈에 띄는 경향 중 하나인 팀발랜드(Timbaland) 사운드를 차용한 점이 돋보인다. 이 때문에 그의 음악에서 알리야(Aaliyah)의 향취까지 느껴질 정도다. 시드는 이러한 프로덕션을 토대로 여성은 물론, 퀴어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등 자신의 솔직한 감정과 생각들을 드러낸다. 이에 그치지 않고 주목받는 아티스트들인 다니엘 시저(Daniel Caesar), 빅 멘사(Vic Mensa)나 퀸(QUIN), 킹덤(Kingdom), 그리고 딘(DEAN)과도 협업하며 일련의 흐름을 그려내는 모습까지 보였다.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가장 트렌디한 아티스트가 자신임을 자연스럽게 입증한 한 해였다.

♬ Syd - All About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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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t Martians

시드와 함께 디 인터넷을 결성한 키보디스트 맷 마션스. 그에게 지난해는 내재된 창작욕을 마음껏 분출했던 시기였다.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Ego Death]의 성공을 보고, 이제는 따로따로 앨범을 발표해 주목받을 시기라고 확신해 다른 멤버들을 부추겼다고 한다. 모범이 되려 했던 걸까? 그는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인 2017년 1월, 침실에서 전곡을 만들고 녹음한 첫 솔로 앨범 [The Drum Chord Theory]를 일찌감치 발표하였다. 앨범은 디 인터넷의 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을 갖고 있다. 일단 네오 소울, 훵크, 재즈 등 다채로운 장르를 뒤섞어낸 사운드에 기반을 둔다. “Where Are Yo Friends?”, “Dent Jusay” 같은 트랙들은 언뜻 넵튠스(The Neptunes), N.E.R.D.의 음악을 연상케도 한다. 다른 점이라면 좀 더 싸이키델릭한 향취를 풍기며, 정형에서 벗어난 자유분방함이 돋보인다는 것.

♬ Matt Martians (Feat. Syd & Steve Lacy) - Dent Jusay

이 같은 경향을 두고 피라미드 브리트라(Pyranid Vritra)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 젯 에이지 오브 투마로우(The Jet Age Of Tomorrow)의 앨범 [God’s Poop Or Clouds?]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맷 마션스는 한 인터뷰에서 가장 재미있는 작업으로 프로젝트 밴드를 할 때라고 밝힌 바 있다. 앨범을 들어보면, 왜 이 작업을 가장 재미있어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는 트랙마다 더욱 다양한 사운드를 뒤죽박죽 섞어낸다. “LocoMotive”, “Buzzin’”과 같이 개별 악기들에 초점을 맞춘 트랙도 있으며, “Ain’t Party”에서는 재미있는 곡 진행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존의 디 인터넷의 팬이라면 다소 난해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시드나 인디아 숀(India Shawn)이 참여한 트랙들은 비교적 덜 난해한 편이니 누가 됐든 즐길 수 있는 요소는 충분하다. 이번 활동을 끝으로 디 인터넷 외의 솔로 활동은 더 하지 않는다고 하니, 당분간 마지막이 될 두 앨범을 모두 놓치지 말길 바란다.

♬ The Jet Age Of Tomorrw - [God's Poop Or Clou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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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 Lacy

디 인터넷의 막내이자 기타리스트 스티브 레이시. 그의 잠재력이 2017년, 마침내 증명되었다! 98년생인 그는, 학교 선배이자 디 인터넷의 키보디스트였던 킨타로(Kintaro)에게 기타를 배우고, 맥북으로 곡을 만드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한 시점은 2015년 [Ego Death] 때로 돌아간다. 맷 마션스의 눈에 띄어 밴드에 들어가 멤버들과 함께 곡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는데, 크레딧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부분 트랙에서 그의 이름을 볼 수 있다. 맷 마션스는 한 인터뷰를 통해 잼 세션을 통해 만든 수록곡 “Under Control”이 자신들이 향후 보여줄 음악이라 밝힌 바 있다. 스티브 레이시의 영입 이후, 밴드의 미래를 보았다는 점에서 맷 마션스는 그의 범상치 않은 잠재력을 일찍부터 알아챈 듯하다. 그 때문인지 맷 마션스가 그의 솔로 앨범을 독촉했다고 한다. 독촉의 결과로 만들어진 [Steve Lacy’s Demo]는 채 15분에 못 미치지만, 그 안에 담긴 음악만큼은 탁월하다. 일단 첫 트랙 “Looks”부터 훵키한 기타 리프와 함께 퍼커션이 자아내는 리듬이 귀를 확 잡아끈다. 하이라이트인 “Dark Red”와 “Some”는 3분 남짓한 시간 속에서 다채로운 곡 구성은 물론, 매력적인 스티브 레이시의 보컬이 얹어져 황홀함을 자아낼 정도다. 놀랄만한 사실이 있다면, 그는 앨범의 모든 곡을 아이폰에 내장된 개러지 밴드(Garage Band)로 만들어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문제작 [DAMN.]에 참여, “Pride”를 프로듀싱하고,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 골드링크(Goldlink), 존티(Jonti)와도 협연하는 등 2017년 전반에 걸쳐 활약했다. 스티브 레이시의 가파른 상승세는 아마 지난해를 넘어 당분간 지속하지 않을까 싶다.

♬ Steve Lacy - RYD / DARK 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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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opher Smith

디 인터넷의 드러머인 크리스토퍼 스미스의 2017년은 ‘은밀하게’라는 키워드로 풀어보고 싶다. 인터뷰에서도 전면에 나서지 않는 편이라 많은 것들이 베일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디 인터넷의 투어 멤버로 활동하다 [Feel Good]을 기점으로 정식 멤버가 되었으며, 이후 밴드의 앨범에서 프로듀서와 믹싱 엔지니어로 참여하는 등 눈에 띄진 않지만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2016년 초에는 드러머이자 프로듀서인 트찰라 킹(T’Challa King)과 함께 프로젝트 C&T를 결성하여 앨범 [Loud]를 발매하였는데, 자신들의 SNS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아 아는 사람만 아는 은밀한 것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앨범에는 멤버들과 또 다른 그의 음악색이 담겨 있어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다. 우선, 이들은 미니멀한 악기 운용과 함께 리듬 파트를 강조해 공간감이 가득한 사운드를 앨범에 담아냈다. 포문을 여는 연주곡 “Roll Up!”을 지나 “Cold”, “Fye”을 듣다 보면, 매혹적인 팔세토 보컬에 혼이 쏙 빠질 것이다. 그래서인지, 듣다 보면 사라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스(Sa-Ra Creative Partners)의 음악을 듣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될 것이다. 게스트로 참여한 디 인터넷의 멤버들인 스티브 레이시와 패트릭 페이지가 각각 “Mangosteen”과 “Rattle”에서 선보이는 랩 퍼포먼스 또한 이색적이며, 후반부에 위치한 신스가 부각된 “80’s Love”의 중독성도 빼놓을 수 없다. 더군다나 악기 구성을 비슷하게 하는 등의 사운드적 요소 덕분에 트랙 간의 연결이 오묘하게 잘 되어 있어 앨범을 통째로 돌리기에도 좋다. 그만큼 세세한 부분에 신경 쓸 줄 아는 크리스토퍼 스미스이기에, 앞으로 좀 더 주목받기를 바라본다.

♬ C&T - Fye 


글 | Ge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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