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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Pick LE (2015.6.)

Melo2015.06.29 11:13추천수 2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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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LE (2015.6.)


스리슬슬 더워지고 있다. 그와 동시에 월말에 기대되는 앨범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앨범은 하나만 고를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실망하지는 마라. 다른 부문에 선정된 소재들도 알차니까 말이다. 6 앨범, 믹스테입, 트랙, 뉴스, 자막뮤비, 가사, 아트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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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lbum of June | Bilal - [In Another Life]


빌랄(Bilal)의 목소리는 독특하다. 다른 보컬보다 목소리의 두께가 얇고 기본적인 톤도 높다. 그러나 그 소리에 깃든 소울은 누구보다도 깊고 짙다. 소화할 수 있는 장르의 폭도 넓어서 어떤 음악가와 손을 맞잡아도, 어떤 분위기의 음악과 맞닿아도 평균 이상의 퀄리티를 뽑아낸다. 이는 프로듀서 에이드리언 영(Adrian Younge)과 함께 손을 잡은 새 앨범 [In Another Life]에서도 마찬가지다. [PRhyme], 고스트페이스 킬라(Ghostface Killah)의 앨범을 함께 만든 조력자로 활약한 바 있던 에이드리언 영은 이번에도 특유의 샘플 운용을 바탕으로 훵키하고도 소울풀한 비트를 뽑아냈고, 빌랄은 이 비트들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테면, “I Really Don’t Care”, “Open Up The Door” 등 따뜻한 비트 아래에서는 부드럽고 유연한 노래를, “Lunatic”, “Money Over Love” 등 무거운 곡에서는 사포로 갈다가 만 것 같은 거친 목소리와 폭발적인 팔세토, 무거운 주제의식을 동반해 더 어두운 분위기를 주조하는 식이다. 어떤 곡이든 자신의 스타일대로 매끄럽게 소화하고 표현하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앨범 [A Love Surreal]이 밴드 사운드에 기초해 따뜻한 음악을 주로 담았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빌랄이 지닌 음악적 능력이 새삼 와 닿는다. - Pepnorth







2. Mixtape of June | Dam-Funk - STFU


LA 출신의 댐-훵크(Dam-Funk)는 꾸준히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모던 훵크 아티스트다. 그는 2013년 발표한 스눕 독(Snoop Dogg)과의 합작 앨범 [7Days of Funk]를 통해 힙합 씬에도 이름을 알린 바 있다. 그런 그가 지난 6월 2일, 새 EP [STFU]를 깜짝 발표했다.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무료로 공개된 [STFU]는 4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작은 비교적 적은 곡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앨범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이미지는 뚜렷하다. 앨범에서 댐-훵크는 6월이라는 계절과 어울리는, 또 그의 기반인 LA를 떠오르게 하는 따뜻함을 녹여낸다. 그는 다양한 소리를 내는 신디사이저를 능숙하게 쌓고, 이를 적절한 구간에서 활용하기까지 한다. 더불어 훵키함을 부여하는 드럼 구성 또한 매력적이다. 앨범 전반적으로 드럼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곡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충실히 하기에 긍정적이다. 담백하면서도 따스함이 배어있는 [STFU]는 6월이라는 시기와 조화를 이룬다. - HRBL 







3. Track of JuneRaury - Devil's Whisper

[Indigo Child]에서 신의 속삭임을 들었던 라우리(Raury)가 이번엔 악마의 음성에 귀를 기울였다. “Devil's Whisper”는 그의 이전 싱글 "God's Whisper"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전 작이 신에 대한 찬가이자 스스로 구원자임을 밝혔다면, 본 곡에서는 악마의 달콤한 귓속말에 현혹되거나 이에 도망치는 모습이 주를 이룬다. 라우리는 두 곡의 병렬적 구조를 강조하기 위해, "God's Whisper"에서 사용했던 백업 보컬 샘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연결점을 획득한다. 그간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모습을 부각했던 그는 이번 트랙에서도 장르를 아우르는 음악적 색채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Devil's Whisper”는 변주가 돋보이는 어쿠스틱한 기타 리프와 컨트리 내음이 가득한 베이스라인을 중심으로 짠 포크 사운드가 큰 틀을 이룬다. 그는 여기에 전자 음악의 소스와 지저분한 둔탁음을 첨가하며 특유의 장르 소화력을 뽐낸다. 다양한 사운드의 접점에서 조화를 꾀해내고, 이를 알맞게 주무르는 라우리의 능력은 탁월하다. 획일화된 구조에서 탈피해 새로운 질감을 추구하는 그의 독창성은 여전히 주요하다. <XXL Freshman Class 2015>에 선정되며 한 번 더 탄력을 받게 된 라우리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 Be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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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News Of June흑인교회 총기 난사 사건과 오바마 대통령의 추도식 연설


경찰의 과잉 진압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인종 갈등 문제가 계속해 대두되던 시기, '인종차별적 혐오'에 근거한 대형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21세의 백인 청년 딜런 루프(Dylann Roof)가 찰스턴(Charleston) 시의 교회에 모여 성경 공부를 하던 흑인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사망시킨 것이다. 미국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고, 탈립 콸리(Talib Kweli), 킬러 마이크(Killer Mike) 등 많은 아티스트들도 이에 대한 비판과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끔찍한 사건 이후다. 약식 재판에서 희생자 가족들이 딜런 루프를 '용서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것, 그리고 사건이 오히려 인종 간 갈등을 극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과 공감대를 더욱 강하게 끌어모으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희생자 중 한 명인 클레멘타 핀크니(Clementa Pinckney) 목사의 추도 예배는 특히나 큰 주목을 모았다. 그동안 인종적 색채를 뚜렷이 드러내지 않는 편이었던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이 흑인 공동체의 내부로 들어온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미국 대통령으로서 희생자들을 위한 추도 연설을 했고, 그 말미에 찬송가 "Amazing Grace"를 부르기 시작했다. 곧 참여자들이 벅찬 표정으로 자리에서 하나둘 일어났고, 현장에 있던 5천여 명의 추도객들은 노래를 함께하며 하나가 되었다. 흑인 공동체에 있어 교회의 존재와 가스펠 음악이 가지는 의미, 그리고 그 노래의 기원을 생각하면, 대통령이 직접 함께 노래를 부르며 희생자들의 이름에 하나하나 추모를 전하는 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크게 다가올지 미처 다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 soulitude


* 관련기사

미국 교회 총기 난사 사건 & 래퍼들 반응 모음

Obama 대통령, 추도 연설에서 노래 부르다







5. Subtitle Video of
 JuneㅣThe Weeknd - The Hills

단순한 교통사고라기엔 아무것도 없는 도로 위에 뒤집힌 자동차, 그 안에서 기어 나오는 더 위켄드(The Weeknd)와 여인들… 아무 설명 없는 뮤직비디오지만, 언제나 마약과 사랑 안에서 일을 그르치는 그의 가사를 생각해 보면 이런 장면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감이 온다. 마지막 장면은 또 어떤 새로운 몽환적인 사랑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하게까지 한다. - Twang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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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Lyrics of June | Vince Staples - Lift Me Up

We love our neighborhood, so all my brothers bang the hood
우리는 우리 동네를 사랑하지, 그래서 내 형제들은 다 깡패짓
 
I never vote for presidents, the presidents that changed the hood
대선은 절대 참가하지 않아, 길거리를 바꿀 수 있는 대통령은
 
Is dead and green, was standin' on this mezzanine in Paris, France
죽고 파란 분들이야, 난 프랑스 파리의 공연장에 서서
 
Feel despairs cause most my homies never finna get this chance
내 친구들 대부분은 이런 기회가 없다는 거에 절망감을 느꼈어
 
All these white folks chanting when I asked 'em where my niggas at?
내 형제들 어디있느냐고 무대에서 물었더니 백인 녀석들이 환호하네
 
Goin' crazy, got me goin' crazy, I can't get wit' that
미친 듯이 말이야, 미치겠어, 나는 저거 공감 못 해
 
Wonder if they know, I know they won't go where we kick it at
어떤 삶인지는 알까, 우리가 사는 곳에는 따라도 못 올 놈들이라는 걸 난 아네


빈스 스테이플스(Vince Staples)는 대조적인 단어와 시각적 이미지를 병렬하는 능력이 대단하다. 그는 크립 갱의 춤인 크립 워크(crip walk)로 물 위를 걷는 크리스천 어머니와 흑표당의 일원처럼 기관총으로 무장한 이모의 모습을 통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흑인사회의 종교와 이념과 폭력의 관계를 드러낸다. 또한, 수익은 챙길 대로 챙기며 흑인 래퍼의 영향력을 인정하지 않는 베르사체(Versace)와 힙합이라는 문화를 소비하고 있지만, 빈민가 근처에는 얼씬도 못 하는 팬들의 모습을 통해 힙합이 착취당하고 있음을 고발한다. “말은 쉬우니까 나는 총을 잡았어.”라고 말하는 그이지만, 쉽게 쓰인 라인은 하나도 없다. 범죄와 폭력의 배경을 뒤로하고 “내 삶을 살고 싶어, 나는 숨도 못 쉬냐?”라고 물으며 에릭 가너(Eric Garner)의 죽음을 상기시키는 그에게서 조금씩 샤카 줄루(Shaka Zulu)의 모습을 한 모세, 전사의 모습을 한 선지자가 보인다. - D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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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Artwork of June | Skyzoo - Music For My Friends


힙합 앨범 아트워크의 파격과 실험들이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정말 멋지거나 독특한 작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물론 뮤지션들이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전형적 커버들이 여전히 대세이지만, 얼핏 보고는 어떤 아티스트의 어떤 음악을 담고 있는지 알기 어려울 만큼 미니멀하거나 그 자체가 앨범과 별개인 하나의 예술 작품인 것처럼 색다른 표현을 추구한 작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에 반해 스키주(Skyzoo)의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 [Music For My Friends]의 커버는 비교적 전통적인 스타일의 일러스트레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 커버가 앨범이 가진 음악적인 요소들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족이나 친구, 어린 시절과 같은 소재, 사운드에서 느껴지는 비교적 따뜻한 분위기, 아날로그적인 소스들을 활용한 편곡 같은 것들 말이다. 좋은 아트워크에서 개성 있고 세련된 비주얼 못지않게 중요한 점은 역시 그 비주얼이 음악의 무드를 얼마나 잘 표현해주고, 또 돋보이게 해주는가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앨범 커버를 보며 떠올린 음악의 성질과 실제 음악이 너무나 잘 맞아떨어졌던, 또 그것이 아주 마음에 들었던 이 작품을 이달의 아트워크로 골라 보았다. ATO



글│힙합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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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6.29 11:2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 6.29 13:0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당. Skyzoo 아트워크는 진짜 의도한 바가 잘 드러나는 아트워크인 거 같아요. 아날로그적인 감성!
  • 6.29 21:32
    Vince!
  • 6.30 01:06
    King los-War 가 뽑히길 바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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