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LE (2015.6.)
스리슬슬 더워지고 있다. 그와 동시에 월말에 기대되는 앨범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앨범은 하나만 고를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실망하지는 마라. 다른 부문에 선정된 소재들도 알차니까 말이다. 6월의 앨범, 믹스테입, 트랙, 뉴스, 자막뮤비, 가사, 아트워크다.
1. Album of June | Bilal - [In Another Life]
빌랄(Bilal)의 목소리는 독특하다. 다른 보컬보다 목소리의 두께가 얇고 기본적인 톤도 높다. 그러나 그 소리에 깃든 소울은 누구보다도 깊고 짙다. 소화할 수 있는 장르의 폭도 넓어서 어떤 음악가와 손을 맞잡아도, 어떤 분위기의 음악과 맞닿아도 평균 이상의 퀄리티를 뽑아낸다. 이는 프로듀서 에이드리언 영(Adrian Younge)과 함께 손을 잡은 새 앨범 [In Another Life]에서도 마찬가지다. [PRhyme], 고스트페이스 킬라(Ghostface Killah)의 앨범을 함께 만든 조력자로 활약한 바 있던 에이드리언 영은 이번에도 특유의 샘플 운용을 바탕으로 훵키하고도 소울풀한 비트를 뽑아냈고, 빌랄은 이 비트들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테면, “I Really Don’t Care”, “Open Up The Door” 등 따뜻한 비트 아래에서는 부드럽고 유연한 노래를, “Lunatic”, “Money Over Love” 등 무거운 곡에서는 사포로 갈다가 만 것 같은 거친 목소리와 폭발적인 팔세토, 무거운 주제의식을 동반해 더 어두운 분위기를 주조하는 식이다. 어떤 곡이든 자신의 스타일대로 매끄럽게 소화하고 표현하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앨범 [A Love Surreal]이 밴드 사운드에 기초해 따뜻한 음악을 주로 담았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빌랄이 지닌 음악적 능력이 새삼 와 닿는다. - Pepnorth
2. Mixtape of June | Dam-Funk - STFU
LA 출신의 댐-훵크(Dam-Funk)는 꾸준히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모던 훵크 아티스트다. 그는 2013년 발표한 스눕 독(Snoop Dogg)과의 합작 앨범 [7Days of Funk]를 통해 힙합 씬에도 이름을 알린 바 있다. 그런 그가 지난 6월 2일, 새 EP [STFU]를 깜짝 발표했다.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무료로 공개된 [STFU]는 4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작은 비교적 적은 곡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앨범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이미지는 뚜렷하다. 앨범에서 댐-훵크는 6월이라는 계절과 어울리는, 또 그의 기반인 LA를 떠오르게 하는 따뜻함을 녹여낸다. 그는 다양한 소리를 내는 신디사이저를 능숙하게 쌓고, 이를 적절한 구간에서 활용하기까지 한다. 더불어 훵키함을 부여하는 드럼 구성 또한 매력적이다. 앨범 전반적으로 드럼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곡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충실히 하기에 긍정적이다. 담백하면서도 따스함이 배어있는 [STFU]는 6월이라는 시기와 조화를 이룬다. - HRBL
4. News Of Juneㅣ흑인교회 총기 난사 사건과 오바마 대통령의 추도식 연설
경찰의 과잉 진압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인종 갈등 문제가 계속해 대두되던 시기, '인종차별적 혐오'에 근거한 대형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21세의 백인 청년 딜런 루프(Dylann Roof)가 찰스턴(Charleston) 시의 교회에 모여 성경 공부를 하던 흑인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사망시킨 것이다. 미국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고, 탈립 콸리(Talib Kweli), 킬러 마이크(Killer Mike) 등 많은 아티스트들도 이에 대한 비판과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끔찍한 사건 이후다. 약식 재판에서 희생자 가족들이 딜런 루프를 '용서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것, 그리고 사건이 오히려 인종 간 갈등을 극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과 공감대를 더욱 강하게 끌어모으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희생자 중 한 명인 클레멘타 핀크니(Clementa Pinckney) 목사의 추도 예배는 특히나 큰 주목을 모았다. 그동안 인종적 색채를 뚜렷이 드러내지 않는 편이었던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이 흑인 공동체의 내부로 들어온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미국 대통령으로서 희생자들을 위한 추도 연설을 했고, 그 말미에 찬송가 "Amazing Grace"를 부르기 시작했다. 곧 참여자들이 벅찬 표정으로 자리에서 하나둘 일어났고, 현장에 있던 5천여 명의 추도객들은 노래를 함께하며 하나가 되었다. 흑인 공동체에 있어 교회의 존재와 가스펠 음악이 가지는 의미, 그리고 그 노래의 기원을 생각하면, 대통령이 직접 함께 노래를 부르며 희생자들의 이름에 하나하나 추모를 전하는 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크게 다가올지 미처 다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 soulit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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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love our neighborhood, so all my brothers bang the hood우리는 우리 동네를 사랑하지, 그래서 내 형제들은 다 깡패짓I never vote for presidents, the presidents that changed the hood대선은 절대 참가하지 않아, 길거리를 바꿀 수 있는 대통령은Is dead and green, was standin' on this mezzanine in Paris, France죽고 파란 분들이야, 난 프랑스 파리의 공연장에 서서Feel despairs cause most my homies never finna get this chance내 친구들 대부분은 이런 기회가 없다는 거에 절망감을 느꼈어All these white folks chanting when I asked 'em where my niggas at?내 형제들 어디있느냐고 무대에서 물었더니 백인 녀석들이 환호하네Goin' crazy, got me goin' crazy, I can't get wit' that미친 듯이 말이야, 미치겠어, 나는 저거 공감 못 해Wonder if they know, I know they won't go where we kick it at어떤 삶인지는 알까, 우리가 사는 곳에는 따라도 못 올 놈들이라는 걸 난 아네
7. Artwork of June | Skyzoo - Music For My Friends
힙합 앨범 아트워크의 파격과 실험들이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정말 멋지거나 독특한 작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물론 뮤지션들이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전형적 커버들이 여전히 대세이지만, 얼핏 보고는 어떤 아티스트의 어떤 음악을 담고 있는지 알기 어려울 만큼 미니멀하거나 그 자체가 앨범과 별개인 하나의 예술 작품인 것처럼 색다른 표현을 추구한 작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에 반해 스키주(Skyzoo)의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 [Music For My Friends]의 커버는 비교적 전통적인 스타일의 일러스트레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 커버가 앨범이 가진 음악적인 요소들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족이나 친구, 어린 시절과 같은 소재, 사운드에서 느껴지는 비교적 따뜻한 분위기, 아날로그적인 소스들을 활용한 편곡 같은 것들 말이다. 좋은 아트워크에서 개성 있고 세련된 비주얼 못지않게 중요한 점은 역시 그 비주얼이 음악의 무드를 얼마나 잘 표현해주고, 또 돋보이게 해주는가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앨범 커버를 보며 떠올린 음악의 성질과 실제 음악이 너무나 잘 맞아떨어졌던, 또 그것이 아주 마음에 들었던 이 작품을 이달의 아트워크로 골라 보았다. - ATO
글│힙합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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