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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아티스트 열전 - Kanye West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2012.05.21 16:33추천수 3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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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열전] Kanye West

 

칸예 웨스트(Kanye West)는 활동 폭이 너무나도 광범위한 탓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는 어디에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 지 참 막막하다. 프로듀서로 커리어를 시작하긴 했지만 래퍼로서 최고의 절정을 달리고 있고 보컬리스트로 활약하기도 했으며 이제는 패션 업계에서도 영향력을 펼치고 있으니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말로도 그를 수식하기에는 부족한 듯 하다. 여기에 사업가, 뮤직 비디오/영화 감독이라는 타이틀까지 더하면 놀라움에 압도당하게 된다.

 



'청사진'의 또 다른 주인공, 칸예 웨스트

 

칸예가 래퍼로서는 2000년대 중반에 데뷔를 하긴 했지만 그가 음악계에 뛰어든 것은 꽤나 오래 전의 일이었다. 90년대 중후반부터 저메인 듀프리(Jermaine Dupri), 폭시 브라운(Foxy Brown), 구디 맙(Goodie Mob)와 같은 메인스트림 힙합 아티스트들의 곡을 프로듀싱해왔던 그는, 비록 싱글 트랙은 없었지만 어찌되었든 굵직굵직한 아티스트들에게 곡을 넘겨 주면서 프로듀서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이후에도 릴 킴(Lil Kim), 비니 시겔(Beanie Sigel) 등의 곡을 만들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커리어에 있어 결정타는 제이지(Jay-Z)와의 콜라보레이션이었다. 제이지의 2000년도 작품 [The Dynasty: Roc La Familia]에 수록된 "This Can't Be Life"를 프로듀싱한 계기가 제이지와의 직접적인 합작의 시작이었다. 해롤드 멜빈 앤 더 블루 노트(Harold Melvin & the Blue Notes)의 대표곡 중 하나인 "I Miss You"를 샘플링하여 소울풀함을 극대화한 본 트랙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흔들어 놨으며 대중들에게 프로듀서로의 캐릭터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바로 이듬 해, 제이지는 힙합씬에 한 획을 그은 앨범, [The Blueprint]를 발표하게 된다. 여기서 칸예는 총 4곡(보너스 트랙까지 합치면 5곡)을 담당하며 중책을 할당 받게 된다. 이 때는, 한창 제이지와 나스(Nas)가 '뉴욕의 제왕'의 자리를 두고 팽팽하게 대립하던 시기였는데, 그 대결의 절정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본 앨범과 나스의 [Stillmatic]. 여기서 제이지가 나스를 디스함에 있어 최선봉에 선 트랙 "Takeover"는 칸예의 완성품이다. 다소 무거운 비트 위에 삽입된 칸예의 트레이드마크인 보컬 샘플은 제이지의 공격적인 랩에 힘을 실어준다. 그런가 하면 잭슨 파이브(The Jackson Five)의 곡을 빌려 통통 튀는 발랄한 분위기를 자아낸 "Izzo (H.O.V.A.)"도 있으며, 쓸쓸하고 멜랑꼴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Never Change"도 모두 칸예의 작품들이다. 물론, 그루브한 비트로 제이지의 벌스를 더욱 빛나게 하는 "Heart Of The City (Ain't No Love)"도 빼놓을 순 없다.

 

[The Blueprint]의 전후로 칸예의 비트메이킹 작업은 방대하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그의 꿈은 아티스트들의 곡을 만들어주는 정도로 한정되기에는 너무 컸다. 그는 자기 자신이 뮤지션이 되기를 자청했는데, 래퍼가 되기에는 배경이 너무 유복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던 제이지도 결국에는 그를 지원하게 된다. 나중에서야 그는 "나는 칸예를 그저 프로듀서 정도로 치부했었다"라고 밝혔지만, 만약 정말 그걸로 끝이 났더라면 21세기의 힙합씬, 아니 팝계는 대단한 천재의 등장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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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해진 음악 씬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다

 

라카펠라 레코드(Roc-A-Fella Records)를 통해 2004년에 나오게 되는 [The College Dropout]는 시기적으로는 마치 제이지의 앨범이 나오고 난 뒤, 작업을 시작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999년부터 약 5년 가량 동안 작업한 대단한 정성이 들어간 수작이다. 본 작품은 그의 뮤지션으로서의 커리어의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3장의 앨범에 걸친 '대학 앨범 시리즈'의 시작이기도 하다. 그는 앨범의 전 트랙을 직접 프로듀싱하였는데, 로린 힐(Lauryn Hill)의 보컬을 샘플링한 "All Falls Down"을 시작으로"Jesus Walk", "Never Let Me Down" 등 모든 트랙은 샘플링에 기준하였고, 그 중에서도 보컬 샘플의 활용은 그의 아이덴티티를 굳혀주었다.

 

칸예는 바로 이듬 해, 1집의 음악적 성향을 그대로 이어받았지만 조금은 더 정돈된 느낌의 앨범 [Late Registration]을 발표한다.앨범에 수록된 제이지와 함께 한 "Diamonds from Sierra Leone"는 대단한 명곡이며, 레이 찰스(Ray Charles)의 대표적인 리듬앤블루스 클래식인 " I've Got A Woman"을 제이미 폭스(Jamie Foxx)가 살짝 개사하여 완성한 "Gold Digger"도 흥미로운 곡이다. 많은 이들은 제이미 폭스가 주연으로 레이 찰스의 역할을 맡았던 영화 [레이]에서 영감을 받은 칸예가 본 트랙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Gold Digger"는 영화가 계획되기도 전에 녹음이 완료되었다는 것이다. 본 앨범에서 칸예는 단 한 개의 트랙에만 외부 프로듀서의 개입을 허락했는데, 그건 바로 루페 피아스코(Lupe Fiasco)와 환성적인 궁합을 선보였던 "Touch The Sky"였다. 곡의 프로듀서는 저스트 블레이즈(Just Blaze)였는데, 앨범의 유일한 외부 프로듀서의 곡이지만 앨범의 구성에 있어 엇나감은 없었다.

 

1집부터 이어지던 시리즈의 종착역이자 그의 3집 앨범인 [Graduation]은 그의 앨범들 중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앨범이 아니지 않나 싶다. 앨범의 타이틀상으로는 데뷔, 소포모어 앨범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 하나,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비슷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물론 그의 샘플링 기법은 여전히 이어지나 음악의 성향이 일렉트로니카로 조금은 기울었다는 점 때문에 그러한 인상을 지우기는 어렵다. 이러한 것에는 미리 알아둬야만 할 사실이 있다. 먼저, 그의 시리즈 앨범은 원래 4집까지 이어질 계획이었다는 점과, 결과적으로는 그의 4집 앨범이 된[808's & Heartbreaks]의 계획으로 3집에서 급하게 마무리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3집 앨범은 그의 이전 작들과 괴리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럴 지라도 앨범은 대중들에게 어필함에 있어서는 대단한 성공을 이끌어 냈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명반 [Thriller]의 수록곡인 "P.Y.T. (Pretty Young Thing)"의 후반부에 삽입된 왜곡된 보컬을 활용한 "Good Life"는 대단히 매력적이다. 여기에 당시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었던 티페인(T-Pain)의 오토튠화된 보컬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이 외에도 "Flashing Lights", "Big Brother"와 같은 명곡들이 더 있긴 하지만 앨범을 대표적으로 형용하는 데 있어 "Stronger"보다 적합한 것은 없다. 프랑스 출신의 하우스 듀오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히트 넘버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를 활용한 "Stronger"는 전세계를 광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전까지 전자 음악을 도입한 힙합 트랙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본 트랙이 2000년대 후반부부터 불어 닥친 일렉트로합(Electro-Hop)열풍의 시발점이 되었음을 분명한 사실이다.

 

앞서 잠깐 언급한 [808's& Heartbreaks]는 그의 타 앨범과는 다르게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작품이다. 전형적인 힙합은 아니다. 롤란드(Roland)사의 드럼 머신 TR-808을 이용하여 만든 일렉트로니카/팝 성향의 앨범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일렉이라고 생각하면 떠올리는 화려한 하우스나 트랜스 성향의 음악이 담긴 앨범은 아니다. 물론 "Paranoid"는 하우스 음악의 성향을 띠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미니멀하고도 앰비언트한 사운드를 추구하는 작품이라고 보는 것이 조금은 더 정확하다. 힙합 마니아로서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이유가 다분한 작품이긴 하지만, 본 앨범은 그의 창의성과 도전 정신이 깊게 표출되는 작품이라는 사실을 반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완벽히 일치한다고 보긴 어렵지만)1집과 2집, 그리고 3집과 4집을 묶어서 설명할 수 있다면 칸예의 5집 앨범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는 제이지와의 콜라보 앨범 [Watch The Throne]과 함께 평가할 수 있을 듯 하다. 4집에서의 평단의 평가가 뒤섞였던 것을 제외한다면 칸예의 작품에 대한 평가는 항상 최고점에 있어왔다. 그가 최고의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저 그의 음악이 좋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의 스타일의 틀은 항상 그대로 존재해왔지만 다양한 스타일과 장르의 도입과 조합으로 새로운 산출물들을 만들어 내는 그의 창의적인 음악은 음악이 가질 수 있는 예술성에 가장 근접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강렬한 붉은 배경의 한 가운데에 악마와 천사가 성교를 하는 도발적인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의 커버와 지방시의 수석 디자이너의 손을 거친 [Watch The Throne]의 자켓은 그러한 의지를 완벽하게 표출해 낸다. 대표적으로, 보기에 따라서는 다소 그로테크하다고도 할 수도 생소하다고 할 수도 있을 법한 "Ni**as in Paris"가 대단한 차트 성적을 냈다는 점은 그가 트렌드 세터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후 그는 자신의 레이블이자 크루인 굿 뮤직(G.O.O.D. Music)의 첫 컴필레이션 앨범 [Cruel Summer]를 발표한다. 이처럼 그는 쉬지 않고 작업하는 동시에 끊임없이 변화하며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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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구축한 스타일마저도 탈피하려는 노력형 천재

 

뒤집어서 "트렌드 세터는 칸예 웨스트야"라고 말하긴 뭐하지만 어찌되었든 간에 칸예 웨스트의 존재는 트렌드 세터라는 말과 거의 동일시 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영역은, 앞서 신나게 이야기한 음악뿐만 아니라, 영상, 패션의 영역까지 확장이 된다. '트렌드 세터'라는 타이틀은 단순히 트렌드에 부합하는 음악적 스타일을 표방한다거나 일시적으로 트렌드를 이끌어 낸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음악에서도 뻔히 나타나긴 하지만 칸예는 자기 자신이 설정해 놓은 트렌드마저도 거부하고 탈피를 하며 더욱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항상 그래왔다. 때로는 가끔은 너무 급변하기에 어렵기도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기에 난해하기도하지만, 그가 확실한 트렌드 세터라는 인식 때문에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의 음악에 맞춰가려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말하고 나면 어딘가 모르게 그에게 배신감과 비슷한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지만, 이는 트렌드 세터의 파워이기도 하다. 확실한 것은 결국에는 그의 음악이 팝 시장에서 승리한다는 것. 다시 말해 결국에는 그의 음악이 대세가 되는 사이클이라는 이야기다.


데뷔 이후, 쉴 새 없이 4장의 정규 앨범, 2장의 라이브 앨범, 그리고 2장의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한 칸예 웨스트. '노력하는 천재'는 그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다고 했던가. 끊임없이 부족함을 느끼고 그 부족함을 채우려고 하는 모습이 그를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해주었다. 그런 그가 또 한 번 세상을 뒤집으려고 한다. [Yeezus]의 내용과 색깔을 쉽사리 예측하긴 힘들겠지만, 언제나 그랬듯 '완성도 있는 변신', 우리는 그것을 기다리고 있고 칸예는 그것을 증명할 준비가 되어있다. 수많은 팬들과 아티스트들에게 충격을 주는, 힙합 음악의 역사를 다시 쓸 그런 작품을 다시 한 번 기대해본다.



 


▲ 칸예 웨스트 앨범별 추천곡(자막 뮤직비디오)

 

The College Dropout - Through The Wire

Late Registration - Diamonds from Sierra Leone

Graduation - Good Life

808's& Heartbreak - Paranoid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 Monster

Watch the Throne - Ni**as In Paris



글 | green pla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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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 PRO
    5.21 18:05
    항상 좋은자료 감사드려요 ㅎㅎ
    칸예수 진짜좋아하는데 잘보고가요 ㅋ
  • 5.21 18:48

    정리 자알~된 칸예의 글 잘 봤습니다~ 위키에 번역해서 올리면 딱이겠네요 ㅋㅋ

  • 5.21 19:01

    전 808 정말 좋게 들었던 기억이...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love lockdown을 첨들었을때 전율이 `~~ 

    글 감사히 잘봤습니다. 아... 그리고 마지막 사진 바로 윗줄에 트렌스 세터라고 오타가 있어여 ㅎㅎㅎ

  •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글쓴이
    5.21 23:58
    @triphop

    수정했습니다!!

  • 5.21 20:39
    음반으로 치자면 3집이 제일 논란의 대상이되지 않았나싶네요.. 더게임의 wouldnt get far 나스의 still dreaming 콸리의 in the mood같은 곡들도 참 좋죠.
  • TIP
    5.21 22:56
    감각이 남다른 칸예
  • 5.22 06:50

    A master of sampling changing an original song to his astonishing track 乃

  • 5.22 08:19

    워우 잘 쓰신 글 잘 봤습니다^^ 유익하고 꽉찬 정보와 고마운 해설! 감사감사.

  • 5.22 21:23

    고딩때 우연히 본 유명한 stronger 라이브 영상.. 빤짝이는 안경부터 음악자체가 저한텐 엄청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기억이있네요ㅋ 너무 멋있어서ㅋㅋㅋ

     

    그전까진 한국음악들만 주로 들었는데 그이후로 음악듣는 폭도 굉장히 넓어지고,  다양하게 찾아듣게되고.. 힙합 더좋아하게되고ㅋㅋ 아무튼 칸예는 저한테도 그렇고,  이산업전체에서도 획을 긋고있는 사람같아요~

  • 5.23 14:11

    MBDTF 인터넷으로 한번 쫙돌려듣고 미친듯이 옥션에서 앨범을 질렀던 기억이.ㅋㅋㅋ

    진짜 그냥 천재라는 표현밖에는 할말이 없는거 같아요 칸예는.

    Watch The Throne 이 대작이긴 하지만 MBDTF 들어보면 다른앨범은 딱히 귀에도 안들어오는

    아이러니한 사실 ㅋㅋㅋ

  • 5.23 15:48

    우리형..........

  • 5.23 15:48

    우리형..........

  • 5.26 19:32

    음악만큼이나 패션에도 정말 최고 흐 즐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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