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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쇼미더머니'에 '존중'을 부탁한다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2012.05.09 03:34조회 수 24356댓글 25

showmethemoney.jpg

 

'쇼미더머니'에 '존중'을 부탁한다


엠넷에서 새롭게 기획해 시작을 앞두고 있는 ‘래퍼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당사자인 언더그라운드 래퍼 화나를 통해 직접 확인한 사실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쇼미더머니 측에서 연락을 해와 화나에게 ‘우리 프로그램에 꼭 필요한 캐릭터이니, 신인 래퍼로 출연해 달라’는 제의를 한 것. 화나는 거절을 했고 쇼미더머니 측은 ‘일단 와서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라’고 했으나 화나는 이 역시 거절했다고 한다. 또한 다른 래퍼도 이와 비슷한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힙합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에서는 쇼미더머니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과 성토가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힙합의 현재를 이끌어가는 여러 힙합 뮤지션이 직접 트위터를 통해 쇼미더머니의 처사를 비판했고 많은 힙합 리스너 역시 이에 동조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프로그램에 대해 가타부타 말하기란 조심스럽다. 또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진에게 연락을 취해보았으나 아직 답을 얻지 못한 상태인 것도 맞다. 그러나 이를 모두 감안한다 해도 쇼미더머니의 처사에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사람에 따라 힙합 씬의 이러한 반응이 ‘과민’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 반응의 본질은 ‘정당’해보이기 때문이다.

 

‘출연 제의’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화나가 한국힙합 씬에서 활동한 지 10여 년이나 된 래퍼라는 사실에 있다. 숫자만 가지고 ‘짬밥’을 우기는 게 아니다. 화나는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 뿐 아니라 다른 장르 씬을 통틀어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평할만한 힙합 레이블 소울 컴퍼니의 멤버로서 그간 활약해왔고, 전문가들과 리스너에게 그 음악성을 높이 인정받는 음반을 여러 장 발표했으며, 홍대 클럽 씬을 통해 자신의 독자적인 기획공연을 꾸준히 개최하는 등 언더그라운드 씬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해왔다. 즉 ‘실체적 존재감’과 ‘음악적 무게감’을 부인할 수 없는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이라는 말이다.

 

구조와 형태가 다를 것으로 보이는 탑밴드2와의 직접비교는 접어두자.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의 부정적 요소나 '거리의 문화인 힙합을 어떻게 오디션과 접목시키나‘같은 의문도 여기서는 일단 넣어두자.

 

문제의 본질은 ‘존중’이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쇼미더머니 제작진에게는 한국힙합에 대한 존중이 부족해 보인다. 물론 존중이란 것은 요구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이 일과 관련해 한국힙합이 그간 쌓아온 ‘실력’과 ‘세’의 미비함을 더 문제 삼을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의견 역시 다각도의 여러 가지 근거로 반박이 가능하겠지만) 제3자가 이러한 생각을 개진할 수는 있을지언정 ‘힙합’과 ‘랩’을 프로그램의 주제이자 본질로 삼아 기획한 쇼미더머니 제작진에게는 한국힙합에 대한 존중이 필수적으로 전제되었어야 했다.

 

존중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기본을 아는 일이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거나 책 한 권을 읽고 숙지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일이다. 힙합 씬에서 10여 년간 유의미한 활동을 해온 화나를 몰랐다면 ‘최소한의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만큼’의 사전조사가 부족했던 것이다. 멘토 형식으로 출연이 예상되는 ‘전국구 인지도’의 힙합 뮤지션들이 한국힙합의 전부가 아니다. 물론 그들의 성과는 존중 받아야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들 역시 한국힙합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제작진의 기준에서) 유명한 뮤지션은 멘토로 출연하고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은 신인 래퍼로 오디션을 보는 형식이 적절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알았음에도 ‘신인 래퍼’로서 출연을 제의했다면 그것은 ‘인식’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이야기는 ‘힙합’에서 ‘언더그라운드’로 확장된다. 어디까지나 ‘추정’이지만 쇼미더머니 제작진은 언더그라운드를 뮤지션이 뜨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남아 있는 공간, 혹은 뜰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공간으로 잘못 인식하고 자신들의 제의가 화나에게 솔깃하리라 생각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꼭 필요한 캐릭터’라는 명분으로 10여년 차 래퍼에게 ‘신인래퍼’로서의 출연을 제의할 수 있었을 것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내야할 ‘드라마’ 앞에 정작 있어야할 존중은 자취를 감춘 것이다.

 

언더그라운드는 대중을 의식하지 않고, 외부의 간섭에서 자유로운 자기 본위의 예술을 추구하는 예술가의 공간이다. 언더그라운드와 오버그라운드는 단순한 선악 개념이나 우열관계로 구분할 수 없지만 자본과 간섭에서 상대적으로 더 자유로운 언더그라운드 음악은 오버그라운드 음악의 대안적인 존재로, 또는 다양성에 기여하는 존재로 활약해왔다. 그중에서도 ‘한국힙합’은 어떠한 장르보다 훌륭하게 자생해온 역사를 지닌 장르음악이자 서브컬쳐다.

 

작년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음반’을 수상한 힙합 듀오 가리온은 “이 상은 우리 가리온에게만 주는 게 아니라 장르음악을 묵묵히 추구하는 모든 뮤지션에게 주는 상”이라며 수상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가리온다운 말이었고 가리온에게 기대할 수 있는 말이었으며 가리온이 그 상을 받을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는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수의 대중이 가진 기호와 자신의 그것이 우연하게도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또 메이저 매체에서 요구하는 음악내외적인 것들을 자존감에 상처 입지 않고 수행할 성향을 지니지 않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언더그라운드를 선택했고, 또 자의에 의해 언더그라운드에 남아 있는 뮤지션들을 오해하고 존중하지 않을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았다. 쇼미더머니에 부탁한다. “SHOW US YOUR RESPECT".

 

 

 

| ‘한국힙합 열정의 발자취‘ 저자 김봉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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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5
  • 그러게 말입니다...

  • 2012.5.9 07:36 댓글추천 0

    이 프로그램 처음부터 끝까지 꼭 지켜볼겁니다

  • 지금 이거땜에 다들 많이흥분한상태인데,,어서 엠넷 제작진측에서 사과를하고 프로그램을 수정햇으면하네요
  • 2012.5.9 09:31 댓글추천 0

    딴 얘기지만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 말고 걍 힙합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옛날 hiphopthevibe 처럼..ㅋ

  • 잘 읽고 가요~!

  • 2012.5.9 10:51 댓글추천 0

    Fana를 신인랩퍼로 치부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 환장하겠네요.

    그럼 대한민국 최고랩퍼는 누구일까요? 좀 그러네요.

  • 2012.5.9 11:09 댓글추천 0
    언더에도 오버로 가고 싶어하는 찌질이도 많던데
    그런 애들때문에 인식이 그렇게 된듯...
    국내씬이 커져간다고 마냥 좋은게 아니라 이런 문제도 생기는 것 같네요 그나저나 화나보고 오디션제의라니...뮤지션보고 슈퍼스타케이 나가라는 거처럼 어이가 없습니다
  • 2012.5.9 12:07 댓글추천 0

    진짜로 화가나는 우리나라가 힙합을 보는 방식.... 

  • 2012.5.9 12:32 댓글추천 0

    티비에 나와서 경험을 쌓아야 프로다 이건가??

    정말 한국스러운 사고방식이다

  • 2012.5.9 12:57 댓글추천 0

    말도 안되는 쓰레기 같은 마인드로 방송 제작을 했나봅니다. 

    힙합에 관심없는 대중들이 봤을때 뭐 신예로 볼수 있다고 쳐도 

    언더 힙합신을 지지하는 리스너 들이나 사람들은 뭐... 뭐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건가? 

  • 2012.5.9 14:42 댓글추천 0

    " 어디까지나 ‘추정’이지만 쇼미더머니 제작진은 언더그라운드를 뮤지션이 뜨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남아 있는 공간, 혹은 뜰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공간으로 잘못 인식하고 자신들의 제의가 화나에게 솔깃하리라 생각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꼭 필요한 캐릭터’라는 명분으로 10여년 차 래퍼에게 ‘신인래퍼’로서의 출연을 제의할 수 있었을 것이다. '"

     

    이 '추정'이 왠지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제 개인적인 느낌' 때문에 짜증이 좀 나네요. 검색을 통해 다 드러나는데 '신인으로 연기'를 하라는 것인가? 연출하는 분 머리 속을 보고 싶네요.

  • 2012.5.9 15:38 댓글추천 0

    그래도 무작정 까는건 좀 그런거같아요. 자기들 자존심 지키는게 문제가 아니라 힙합을 알리는게 더 중요하지않나요? 물론 자존심 많이 상하겠죠. 그래도 힙합을 진정 알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무작정 까대기 보다는 얘기라도 좀 더 나눠보고 타협점을 찾아서 힙합을 알리는게 중요하지않나요? 언제까지 언더 음악을 듣는 사람만 듣게 할순 없잔아요.

  • 2012.5.9 15:39 댓글추천 0

    하긴 홍대에서 공연하다가 슈퍼스타케이 같은데 나가는 몇몇 밴드나 아마춰 가수들 때문에 홍대가 그런 식으로 비춰진 점은 있죠. 힙합씬이랑은 비교를 하면 안되는데 같은 취급을 한거 같네요.

  • 2012.5.9 15:40 댓글추천 0

    그리고 한가지 밝혀진 점 . 결국 엠넷 놈들은 다 조작 방송이네요. ㅋㅋ. 굳.

  • 2012.5.9 23:17 댓글추천 5

    화나를 신인랩퍼하고'신'인 랩퍼하고 헷갈렸나보네요 ㅎㅎ

  • MSTZ님께
    2012.5.9 23:49 댓글추천 0

    와우!ㅋ

  • MSTZ님께
    2012.5.11 09:09 댓글추천 0
    적절한 편치라인!!!ㅋㅋ
  • MSTZ님께
    2012.5.12 19:58 댓글추천 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와ㅋㅋㅋㅋㅋ

  • MSTZ님께
    2012.5.13 23:51 댓글추천 0
    좋아요
  • MSTZ님께
    2012.5.28 18:20 댓글추천 0
    ㅋㅋㅋ 이거너무좋다
  • 2012.5.10 22:42 댓글추천 0

    정말 요즘 한국사회가 힙합(언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

    진짜 열받네요....차라리 랩배틀 프로그램을 만드는게 나을텐데 Rap Olympic 처럼

  • 2012.5.11 21:14 댓글추천 0

    헐 정말 화나네요 

    저도 이런데 화나님은 얼마나 화났을지...

    전 출연제의 거절이 상식적으로 멘토링 거절한다는 건 줄 알았는데 ㄷㄷ

    몰상식한 프로그램이네요 



  • 2012.5.12 17:10 댓글추천 0

    마져마져!! 화납니다!! 존중 좀 해주세요!! 엠넷 그렇게 안봤는데!!!

  • 2012.5.13 23:51 댓글추천 0
    이것 때문에 빡쳐서 나갈려다 말았어요
  • 2012.10.16 11:50 댓글추천 0

    정신나간놈들 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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