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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Eric Benet - The One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2012.05.11 19:2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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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 Benet - The One

 

흔히, 에릭 베네(Eric Benet)는 알앤비 보컬의 교과서라 불린다. 미디엄 템포와 슬로우 잼이라는 정형화된 알앤비의 문법에 완벽히 고착된 그의 음악은 알앤비 음악에 있어 절대적인 표본이기 때문이다. 멜로디 자체의 화려함보다는 아름다움과 부드러움이 부각되어 감정 표현에 있어 완벽한 그의 음악은 청자들의 감성적인 측면을 집요하게 공략해왔다. 지난 앨범에서 그는 과거의 심미주의적의 소울 음악을 지향했기에, 감성적인 음악에 예민한 리스너들은 그의 음악의 끈을 더욱 꽉 붙잡을 수 밖에 없었다.

 

확실히 이번 앨범에서는 컨템포러리 알앤비 넘버들의 비율이 소울 음악을 표방한 지난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가했는데, 보기에 따라서는 그가 과거에 해오던 음악의 구조에 가까워진 덕분에, 그의 오래된 팬들에게는 분명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그는 여전히 댄스나 일렉트로팝의 틀을 빌린 알앤비 같은 자극적이고 중독적인 음악을 다루지는 않는다. 컨템포러리 알앤비라는 장르,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스타일에 가장 충실하고 있는데, 앨범에 수록된 "Harriett Jones"이라든지 "Come Home To"가 그 틀에 완벽하게 부합하고 있는 곡들이다. 그의 음악은 그루브함과 리듬감을 유지하면서 과거의 소울 음악처럼 음악 자체의 아름다운 선율을 지향한다. "News For You"은 소울의 진액이며 브라스 세션이 첨가된 "Waitin'"은 과거의 음악으로의 회귀본능을 자극한다. 릴 웨인(Lil Wayne)이 객원으로 참여한 "Redbone Girl"에서 이 둘의 조합은 조금은 의외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훵크라는 음악으로 두 아티스트를 결합함은 꽤나 재미있다. 에릭 베네의 딸 인디아 베네(India Benet)와의 듀엣 넘버 "Muzik"은 기존의 콜라보레이션 "Summer Love" 이상으로 대단한 화합이다.

 

에릭 베네의 음악은 언제 들어도 늘 좋지만, 사실 따져보면, 그는 미국 내에서 알앤비 스타로서의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15년이 넘는 음악 커리어 동안, 그는 스타의 기준이 되는 플래티넘 레코드를 단 한번도 따내지 못했으며, 타미아(Tamia)와 함께하여 대히트를 했던 "Spend My Life with You"를 제외한다면 넘버원 히트 넘버도 없으니 대중적인 차원에선 아주 평이한 수준, 딱 그 정도의 뮤지션이라 봐야 할 것이다. 이 또한 타미아가 전성기를 달리고 있던 시기에 발표된 듀엣 넘버였음을 고려한다면 미국의 리스너들은 에릭 베네에 별 대단한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에릭 베네의 기량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오히려 이는, 트렌드를 수용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음악을 고집했던 그의 뮤지션으로서의 태도에서 기인했다고 봐야 할 텐데, 사실 그의 스타일은 너무나도 정형화된 알앤비 스타일이기에, 이러한 음악에 아주 오랫동안 노출되어 있던 미국의 대중들이 그의 음악에 아주 색다른 매력을 느끼진 못했음은 어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현상이다.

 

그 틀이 너무 확고한 탓에, 그의 새 앨범이 나올 때 우리는 어떤 스타일의 곡들이 앨범에 수록되었을 지를 쉽게 가늠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그의 음악은 어느 정도 뻔하다. 그러나 에릭 베네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뻔할 것이라는 생각이 기대심리를 저버리게 하는 것이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의 음악은 기본적인 틀에 맞춰져 있지만 여전히 매혹적이며 청취의 욕구를 이끌어낸다. 자극적이고 중독적인 사운드로 가득 찬 현 음악 시장에서 그의 음악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과거의 심미주의적인 음악에 대한 그리움을 자아낸다. 가끔은 자극적인 사운드에 지친 심신을 진정시켜줄 음악도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에릭 베네에게서 기대하는 딱 그 정도의 음악이 담겼을 뿐인 앨범 [The One]은 여전히 듣기 좋다.

 

 

글 | 그린플래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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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5.13 00:27

    에릭 베네 팬인데 새 앨범 낸지도 몰랐군여;;; ㅎㅎ 계속 생각했지만 에릭베네는 미국보다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듯... 리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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