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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서혜인, 패션의 경계를 허물다

MANGDI2014.09.29 01:46추천수 16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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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서혜인, 패션의 경계를 허물다


따가운 햇살이 지나가고 어느덧 서늘한 바람내가 불어오는 9월입니다. 혹자는 비교적 버틸만한 여름이었다고 말하지만 뜨거운 햇살은 따갑기 마찬가지죠.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다양한 패션 매거진에서 여름 햇살만큼 따갑게 집중 조명받은 한 디자이너가 있었는데요그 이름은 서혜인 ’, 언급을 했어도 진작 했어야 하는 디자이너지만, 우리는 뜨겁게 들끓는 한때를 지나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한 발 뒤에서 유유히 이 인물을 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핫한 유행이 아닌 서늘하고 여유로운 시각으로 그녀를 한번 만나보러 갑시다.






서혜인, 그녀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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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얼마 전 14 F/W 뉴욕컬렉션으로 데뷔하고, 앤트워프 MA 석사 졸업컬렉션을 마친 신예 디자이너입니다. 그녀는 국민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학생 시절 3년의 공부를 마친 후 (그녀의 표현에 따르면) 그녀가 원한 느낌을 받지 못하여, 외국 유학길에 올랐다고 합니다. 그 후 앤트워프 왕립스쿨에 재학하며 의상디자인을 공부하였고 패션 웹사이트 브이파일즈(VFILES)의 도움으로 뉴욕컬렉션에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뿐만 아니라 모두의 예상을 엎고 엄청난 반향과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는 컬렉션이 되었고 각계 전문 패션 인사들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그 후 최고의 디자이너만을 배출한다는 앤트워프 왕립스쿨의 MA 석사 졸업 컬렉션이 치러졌고 그 반응 역시 뉴욕컬렉션에 뒤지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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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챤 디올(Christian Dior)을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Raf Simons). 

서혜인 디자이너가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라는






뉴욕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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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in seo 14F/W NY Collection


뉴욕에 '서혜인'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킨 첫 데뷔 컬렉션. 고전영화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피어 잇츠 더 소울(Fear eats the soul)을 모티브로 80년대 호러무비 분위기와 함께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위트를 잃지 않는 쿨한 감성도 보였고요. 앤트워프 출신 특유의 아방가르드적인 분위기와 함께 펑크와 스트릿을 적절히 섞으며 트렌디함을 잃지 않고, 오묘한 느낌을 자아내는 룩들을 연출 하였습니다. 퍼소재가 주를 이루며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 속에 레드, 오렌지 컬러를 활용하여 이미지의 강렬함을 더했습니다. 디자이너에게 인스피레이션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컬렉션이자 중도를 잘 지키며 트렌디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 깊은 컬렉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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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셀렙들의 극찬을 받은 퍼코트






앤트워프 왕립스쿨, 그리고 석사 졸업컬렉션이 선사하는 의미


앤트워프 왕립 예술학교(Antwerp Royal Academy of Fine Arts)는 벨기에에 위치한 작은 항구도시 앤트워프에 1663년 창립된 예술학교입니다. 이곳은 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교장 선생님인 월터 반 베이렌동크(Walter van Beirendonck)등의 천재 디자이너들을 배출하며 패션디자인으로 큰 명성을 남긴 동시에 앤트워프를 서유럽의 대표 패션도시로 만들었습니다. 교수님들의 절벽까지 밀어붙이는 스파르타식 교육 때문에 많은 이들이 졸업을 포기하곤 하지만, 그러한 교육이 있기에 천재의 등장을 예고하는 예고편을 우리는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앤트워프 왕립스쿨의 이번 MA 석사 졸업컬렉션도 그러한 예고편을 기대하게 만들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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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디자이너 드리스 반 노튼, 우측 디자이너 월터 반 베이렌동크


그 천재의 중심에 한국 디자이너 '서혜인'이 있었습니다. 뉴욕 데뷔컬렉션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 그녀가, 많은 이들의 기대와 부담을 안고 어떠한 이야기를 풀어냈을지 기대가 되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명불허전.' 그녀의 적절한 믹스매치와 조화는 가히 가공할만한 트렌디함을 이루어냈습니다. 컬렉션 컨셉은 하이스쿨. 미완성의 모습을 통해 여성성을 표현하고 직설적인 문구는 영한 느낌을 더합니다. 뉴욕컬렉션보다 돋보이는 점은 단연 '스트릿.' 앤트워프 출신이 이렇게 스트릿패션을 풀어낼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습니다. 예술적이고 의미를 함축하는 앤트워프만의 스타일을 버리지 않고 조화를 만들어낸 그녀의 감각에 많은 사람들이  엄지를 추어올렸습니다. 봄버자켓, 북클러치, 버킷햇등 현재 스트릿씬에서 메가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아이템들을 위트있게 풀어냈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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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in seo MA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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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느낌을 강조한 룩북





셀렙 착용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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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삐딱하게 MV중 퍼코트 착용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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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한나 공연 중 헤드피스와 자켓 착용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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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한나 퍼를 두른 모습





패션의 경계, 그리고 스트릿과의 조화

우디 앨런(Woody Allen)은 예술과 상업 그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문화라고 하였습니다. 그 문화의 범주 안에 들어가 있는 패션이란 분야는 인간에게 불가피한 존재가 되었죠. 이러한 패션의 영역이 한낱 옷 입기에만 그치지 않고 자신의 개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자기 표현수단이 되었는데요. 그렇게 패션이란 분야가 한 발짝씩 진보해 나가면서 오뜨꾸띄르레디투웨어 그리고 일반 스트릿패션까지 책으로 치자면 여러 개의 카탈로그로 나누어졌습니다이전의 패션계는 각계 전문가들의 양성과 함께 그들만이 추구하는 패션 세계관을 쭉 이어나가는 것이 멋이라고 생각하였는데요. 2014년 현재 이러한 경계들은 차츰 무너지고 있습니다그 대표적 예로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들 수 있겠군요. 오뜨꾸띄르명품 패션 하우스등 자신만의 세계가 확고했던 브랜드들도 점차 일반 SPA브랜드 혹은 스트릿브랜드컬쳐로 손을 뻗으며 그들의 조화가 또 하나의 크리에이티브한 작업들을 만들어 내고 있고요. 패션에 틀을 가두지 않고 영화소설, 음악 등 컴필레이션 앨범 발매나 책 발간, 옷의 영감이라든지 한 마디로 하나의 문화의 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현재 패션관이고 트렌드이지 않나 싶습니다서론이 길었는데요, 이러한 트렌드, 추세 속에 졸업 컬렉션에서 서혜인 디자이너가 선택한 것은 스트릿과 고전소설. 스트릿의 젊은 감성에 고전소설을 얹어 스토리텔링을 이루었는데요. 원래 그녀의 취미이기도 한 고전소설과 고전영화 보기는 그녀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고 합니다. 고전소설에서 영감을 받아서일까요, 하나하나의 룩들이 이어지며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것이 '스토리텔링'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녀가 영감을 받은 고전소설의 내용이 문득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그냥 옷의 재봉디자인에만 신경을 썼다면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작업물들을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르죠. 이렇게 현대 패션계는 독자노선의 단단한 성벽이 점차 부서지며 보다 넓은 다양한 조각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서혜인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다른 여타 디자이너들 혹은 브랜드기업의 패션의 경계를 허무는 크리에이티브한 작업들을 보는 것은 선선한 날씨의 바람을 맞는 것처럼 더할 나위 없이 시원하고 행복할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는 '서혜인'을 '변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앤트워프가 낳은 '천재적 변종', 고리타분한 길을 싫어하는 이 '변종 디자이너'를 우리 모두 주목합시다.



글 l MANG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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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9.29 15:52
    한국인 중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 '중퇴'는 좀 있었는데 '졸업'은 처음이시라는 분이 혹시 이분이신가요? 아무튼 대단하시네요. 글도 잘 읽었습니다
  • 2 9.29 16:10
    서해안이라고봤네... 안경바꿔야지
  • 9.29 17:24
    @snobbi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해안 ㅋㅋㅋㅋㅋ
  • 10.5 20:14
    @snobbi
    ㅋㅋㅋ
  • 9.29 17:52
    정말 좋아하는 디자이너
  • 9.29 18:12
    wow
  • 9.29 21:23
    대닿ㄴ하신분이네요 드리스반노튼 마르지엘라랑 동문이구나
  • 9.29 22:21
    소름 돋는다..."창조적"이라는 말이 너무 어울리는 디자이너
  • 9.29 23:51
    이런기사 감사합니다!!
  • 9.30 00:51
    원하던 느낌을 받지 못했다.. 뭔가 신기한 표현이네요. 천재성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정말 멋집니다!
  • 9.30 07:04
    리한나만 어울리고 이건 뭐
  • 10.1 06:46
    대박이네요,. 이런 분이 계시다니
  • 10.2 10:53
    wow. 대단하네요 이분의 콜렉션을 봤는데 독특하기도하고 그리고 개인적으로 코트를 정말 잘만들었다고 느꼈어요. 뉴욕컬렉션의 퍼코트는 그야말로 압도.
  • VT
    10.3 15:30
    아 리하나 피어저게 이분꺼였구나.. 와 난감하다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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