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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u_eldae - 시작은 그랬다

samu2016.01.14 14:11조회 수 331추천수 1댓글 1


이불을 걷어차며 눈을 떴지
깨질 듯이 아픈 머리의 고통과 함께 찾아온
부끄러운 기억
어젯밤 다 졸아 식어버린
찌든 찌개 앞에서
뭘 그리도 떠들어 댔을까
내가 뭐라도 되는양
어디서 생긴 자신감
차라리 졸아 냄비에 붙어버린
찌개 마냥
가만히 눌어붙었음 좋았을 텐데
누가 자꾸 불을 키웠나 봐
금방 달아올랐었지
꾸역꾸역 이불을 걷고
어차피 걷어찰 거
걸리 적 거리게
덮고 자지 말걸
'해장엔 토마토 주스가 좋다던데'

중얼 거리며 컵도 없이
모래알 씹히는 것만 같던
입안을 생수로 가글
몇 개월 만에 새로 바꾼
칫솔로 이를 닦을 때쯤
더듬더듬 거리며
기억들을 맞춰나갔지
수천 피스 짜리 퍼즐


아, 맞다
난 주말이랍시고
간만에 술자리로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짓들만 골라 했어
SNS에다 음식이나

술병 사진들을 올리며
시시덕 거리곤
그 후론 무조건
가슴 얘기,
클라라 수영이 서영이
이름이 뭐더라...
아무튼 가슴 얘기
곧 다들
폰 배경을 변경
시노자키 아이로


청춘의 시간을 낭비 한 만큼 쌓인 빈병
어느덧 거짓말처럼
가슴 얘기에서 음악 얘기로
잘은 기억나진 않아도

대충 박지윤 가슴에서
산이 프라이머리로 번짐
힙합 포털이나
탈탈 털던 놈들이라
시공간은 점점 더 오그라들었고
우리가 있던
천호동 술자리는
마치 이곳이 끔찍하게도
홍대가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게 되었지


_시작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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