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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98년 12월 28일, 남자들의 이별

title: Daft PunkFishmans10시간 전조회 수 108추천수 2댓글 0

981228.jpg

 

1. 1998.12.28, "Oh Slime"

 관객의 함성 소리와 함께 공연은 시작되었지만 무대 앞의 장막은 걷히지 않고, 여전히 무대와 청중은 분리된 상태로 기타 리프가 반복되어 흐른다. 그 사이에서 피쉬만즈 라이브를 들었다면 익숙할 멤버 소개가 그 분리된 공간 안을 멤돌뿐이다. 그 안에서 뭔가 익숙하지 않은, 뭔가 이질적인 단어가 귀를 강타한다. "Are you feel good?"

 우리는, 피쉬만즈는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2. 1995, "ナイトクルージング"[1] (나이트 크루징)


 하카세가 밴드를 떠나 버린 게 어쩌면 원인이 아니었을까? 그때부터 쌓일게 쌓여버렸다가 이제야 터져버렸다는 느낌일지도. 하카세 본인은 점차 성장해 나가는 밴드의 모두와 자신 사이에서 크나큰 간격을 느끼면서 점점 비참해져가고 있었는데 밴드의 나머지 멤버들은 그때 뭐 하고 있었던 거야? 밴드의 리더는? 뭐 어때. 어쨌든 우리는 소속사도 더 좋은 곳으로 바뀌었고 새로운 스튜디오도 생겼고 신곡인 "ナイトクルージング"도 최초로 오리콘 차트에 차트인 했을 정도로 이전과 차원이 다른 판매고를 올렸는걸. 사실 하카세 본인이 말한 것처럼 하카세가 나가고 나서 밴드는 더 활발히 활동을 했는걸. 이건 답이 아닐지도 몰라. 좀 더 과거로 돌아가봐야 할까?

 "어느 시기인가부터 사토쨩이 나보고 리더라고 했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나는 리더 실격이었던 것 같아."
 "하카세에게 좀 더 지금 기분 어때? 라든가 요즘 어때? 같이 신경 써 줬으면 좋았을 텐데."
  - 모테키 킨이치, 영화 : 피쉬만즈 中 -

 

3. 1992, "なんてったの" (뭐라고 했니)

 하카세의 우울한 시절 얘기를 꺼낸 뒤에 하카세가 작곡한 곡을 꺼내오다니, 이건 꽤 악취미일지도 몰라. 암튼, 이 시기는 어떨까? 이때의 우리는 당연히 우리가 성공할 줄 알고 있었지. 이 시기에 우리의 곡인 "100ミリちょっとの"가 드라마의 오프닝으로 쓰이기도 했다고? 팝적인 노래니까 당연히 뜰 줄 알았지. 암튼 드라마든 노래든 그렇게 형편없이 망할 줄 알았나. 같은 시간대의 전에 방영되었던 드라마는 그렇게 히트 쳤는데 말이지. 뭐 당연히 이 시기에 만들어진 앨범인 <KING MASTER GEORGE>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끔찍하게 팔리지 않았고. 뭐 그래도 이때도 딱히 답이 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지. 이때 형편없이 대중적으로 실패한 이후로 좀 더 확실하게 음악의 방향성이 잡혔으니. 조금만 미래로 가볼까.

  인기 있어지고 싶은 이유
 1. 돈 벌고 싶음
 2. 우리의 곡을 사람들이 들어주는 게 좋으니까
 3. 여자한테 인기
 4. 사회적으로 인정받음
 5. 동경, 존경을 품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음
 6. 그 외의 특전(악기, 콘서트, 양복..)
  - 사토 신지, 영화 : 피쉬만즈 中 -

 

4. 1993, "Thank You"

 지금 생각해 보면 이 곡을 앨범에 실지 않고 잡지의 부록 CD에 실은 건 좀 아쉬울지도 모르겠네. 이것 때문에 소속사 직원한테 한 소리 듣기도 했으니까. 그렇지만 <Neo Yankees' Holiday> 작업을 완료한 바로 직후에 작업한 곡이니까 앨범에 넣기도 좀 애매했는걸. 뭐 이 시점에 들어서는 대중적인 성공을 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 포기한 시점이니까 딱히 상관없을지도. 아무튼 이 시점은 점점 음악적으로 성장해나가고 있었기도 하고 멤버도 아직 다 있었으니까 원하던 답변을 찾기는 힘들지 않을까. 다시 <空中キャンプ> 시절로 돌아가 봐야 하나?

 "사토쨩네 집에 다섯이 모여서 미팅을 했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에 대해서 타이업 같은 상업적인 쪽을 중심으로 갈지, 그저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할지."
 "결국 우리들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걸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들이 있었죠."
  - 영화 : 피쉬만즈 中 -

 

5. 1996, "幸せ者" (행운아)

 

 <空中キャンプ>는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잘 만든 앨범이야. 라이브 하는 것도 재밌고. 뭐 하카세가 그만둬서 더 좋은 앨범을 만들 수 있었냐고 하면 그건 아니고, 우연히 여러 요소가 운 좋게 맞아떨어져서, 마침 그때 잘 굴러갔을 뿐인, 그저 우연과 행운이 잘 작용한 결과물이지 않을까?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 보면 그런 것 같은데. 뭐 아무튼 이 앨범이 잘 나온 것도 행운이고 음악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게 행운 아닐까? 복잡하고 거짓된 감정이 가득한 세상 따위는 딱히 신경 안 쓰고 가슴속에 음악만 품으면서 살아왔던 건 꽤 '행운아'일지도 모르겠네. 비록 돈은 거의 못 벌지만 말이지.

 この世の不幸は感情創作とウソ笑いで
 이 세상의 불행은 감정 조작과 거짓 웃음으로
 別に何でもいいのさ
 별로 어찌 됐든 상관없어

 彼女のことだけを よく知っている
 그녀에 관한 것만 잘 알고 있어
 そして音楽が胸の中でいつでも鳴ってる
 그리고 음악이 가슴속에서 언제나 울리고 있어

 そんな感じでいい そんな感じでいい
 그런 느낌이면 돼 그런 느낌이면 돼
  - "幸せ者" 中 -

 

6. 1992, "頼りない天使" (의지 안 되는 천사)
 

 결국 다시 이때로 돌아왔구나. 지금 생각해 보면 <KING MASTER GEORGE>를 내고 성공할 거란 기대를 한 게 미친게 아니었을까. 물론 "100ミリちょっとの"는 굉장히 팝스러운 곡이긴 했지만 말이지, 앨범은 전체적으로 굉장히 실험적인 느낌이 가득했는데 그 앨범으로 이번에야말로 대 히트를 치겠다는 건, 글쎄 너무 양심이 없었던 게 아닐까? 그래도 이 곡은 훌륭하지. 특히 가사를 참 잘 썼단 말이지. 근데 생각해 보면 이때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피쉬만즈는 '못 미더운', '의지 안 되는' 밴드란 말이지. 많은 사람들에게 통하는 음악을 하는 밴드도 아니고 딱히 돈을 잘 벌지도 못하니. 그래서 여전히 우리의 음악을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고맙단 말이지. 이런 밴드의 음악도 의지가 된다는 거니.

 なんて不思議な話だろう
 이 무슨 신기한 이야기일까
 こんな世界のまん中で
 이런 세계의 한가운데서
 僕が頼りだなんてね
 내가 의지가 된다니.
  - "頼りない天使" 中 -

 

7. 1991, "ひこうき" (비행기)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는 시대를 참 잘 타고 태어났어. 소위 '버블' 시대에는 사회에 돈이 썩어 넘쳤으니 100명, 150명 정도만 모을 수 있어도 막 데뷔를 시켜줬으니. 이 전까지는 아무것도 모르던 대학생들이 비행기 타고 호주까지 가서 레코딩을 하고 존경하던 아티스트인 MUTE BEAT의 멤버인 코다마 카지후미씨를 프로듀서로 쓸 수 있었다는 게 말이나 될까? 정말 그 시절이라서 가능한 이야기지. 암튼 이 곡을 만들고 데뷔하던 시절에는 5명이나 있었는데 한 명씩 점점 나가다가 10년이 지나니 이제는 2명이서 밴드를 하게 생겼네. 뭐 한 10년 뒤에는 혼자서 밴드 할려나? 1인 밴드 뭐 그것도 멋지고 좋네. 정말로.

 "처음부터 다시 해보는 것처럼 느껴져요. 기분적으로. 시간을 좀 가져보자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10년 후에는 누가 남아있으려나."
 "(그런 말 하지 마~) 나도 언제나 그렇게 생각할려는데, 결국 다 나가버리잖아!"
  - 사토 신지, <98.12.28 男達の別れ> 中 -

 

8. 1997, "In The Flight"

 ドアの外で思ったんだ あと10年だったら
 문 밖에서 생각했어 앞으로 10년 후에는
 なんでもできそうな氣がするって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でもやっぱりそんなのウソさ
 하지만 역시 그런 건 거짓말이야
  - "In The Flight" 中 -

 <宇宙 日本 世田谷> 작업 때는 참 다사다난했지. 괜히 소속사한테 스튜디오 받을 테니까 2년동안 앨범을 3장이나 작업한다고 했나 봐. 이 시기에는 사토 신지 혼자서 거의 밴드를 독재하다시피 했으니까 말이지... 언제나 독재를 하면 밴드는 망가지기 마련이지. 이거는 역사적으로도 증명이 되었는데, 토킹 헤즈나 핑크 플로이드 같은 사례들만 봐도 말이지. 심지어 이 곡은 사토 신지가 만든 데모 테이프가 거의 그대로 앨범에 실려 버렸다고? 글쎄 이러면 다른 밴드 멤버들은 왜 존재하는 걸까. 베이스 라인도, 드럼도 데모 테이프에 찍어서 넣은 그대로 쓸 거면 말이지.

 "근데 <宇宙 日本 世田谷>에 와서 갑자기 사토쨩 혼자서 생각해서 데모 테이프에 다 넣어온 거예요."
 "뭐랄까, 여기엔 밴드에 대한 불신감 같달까, 불안감 같은 게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소외감 같은 게 느껴지더라고요. '너는 지금 아무 생각도 안 해도 돼'라고 하는 느낌이라."
  - 영화 : 피쉬만즈 中 -

 

9. 1997, "Walking in the Rhythm"
 

 <宇宙 日本 世田谷> 앨범 얘기를 이어서 해보자면, 어쩌면 이 시기부터 우리가 찾는 답변일지도 모르겠네. 사실상 독재에 가까워진 밴드 운영과 ZAK과 사토 신지 둘만 참여하는 곡 작업 방식, 과연 프로듀서가 드럼과 베이스 라인까지 다 찍어서 밴드 멤버들한테 곡을 주는 게 옳게 된 작업방식일까? 심지어 <Neo Yankees' Holiday>부터 함께 해왔던 ZAK조차 밴드에 질려서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떠나버렸으니. 그래서 그런가 이 앨범을 끝으로 결국 밴드의 전용 스튜디오인 와이키키 비치 스튜디오도 문을 닫아버리고 밴드의 작업을 멈춰버렸지. 결국 3장만 작업하고 스튜디오를 닫아버릴 거면 왜 2년 동안 3장의 앨범을 작업하는 대신에 전용 스튜디오를 받겠다고 했는지 모르겠네. 결국 이렇게 되어 버렸는데 말이지.

 "그런데 타이밍이나 무드가 안 좋아서 모두가 조금씩 오해가 쌓이기도 했고 대화도 부족했고.. 다들 어렸죠. 그땐 너무 어렸어요."
   - 영화 : 피쉬만즈 中 -

 "다들 와이키키에 잘 안 오게 되었어요. 그전엔 용건이 없어도 왔는데.. 저도 잘 안 가게 됐죠. 이제 레코드 안 만들 거예요."
  - 사토 신지, 앨범 발매 이후 인터뷰 中 -

 

10. 1993, "Smilin' Days, Summer Holiday"
 

 ZAK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곡이 포함된 앨범인 <Neo Yankees' Holiday>가 그가 처음으로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앨범이었지. 데뷔 앨범인 <Chappie, Don't Cry>를 1991년 5월에 발매하고 나서 6월에 라이브를 진행했을 때만 해도 대타로 왔던 PA인 ZAK을 이렇게 오래 보게 되었을지는 몰랐는데... 그때도 ZAK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었는데 오히려 너무 늦게 기용한 게 아닐까 싶어. <KING MASTER GEORGE>도 그한테 맡겼다면 훨씬 구조적으로 통일되고 덜 난잡한 앨범이 되었을 텐데 말이지. 암튼 그 덕분에 앨범의 중심이 잡히면서 점차 발전했으니 감사할 따름이지. 그래서 이 라이브에서 그가 없는 게 참 아쉽네. 그와는 그렇게 헤어졌으면 안 되는 거였는데.

 "최초의 스타트 지점의 허들이 점점 높아지는 거야."
 "<Neo Yankee's Holiday>에서 완성된 사운드가 다음번엔 스타트 지점이 되니까 그만큼 허들이 높아지는 거지."
  - 영화 : 피쉬만즈 中 -

 

11. 1994, "Melody"
 

 すぐに終わる幸せさ すぐに終わる喜びさ
 금방 끝날 행복이야 금방 끝날 기쁨이야
 なんでこんなに悲しいんだろう
 왜 이렇게 슬픈 걸까
 あと2時間だけ夢を見させて
 2시간만 더 꿈을 꾸게 해 줘
  - "Melody" 中 -
 

 아니면 이 모든 문제의 근원지는 이 시점이 아니었을까? 이 "Melody" 맥시 싱글을 발매한 이후 밴드의 창립 멤버 3명 중 한 명이었던 오지마 켄스케가 밴드를 떠나버렸으니까. 하카세나 유즈루 이상으로 오지마와 사토 신지는 오래된 관계였고, 무엇보다 오지마는 본인이 나간 거긴 하지만 사실상 사토 신지 본인의 손으로 밴드에서 쫓아낸 거나 마찬가지였으니까.

  9/10
 오지마랑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 분발해 줘. 자르고 싶지 않아.
  - 사토 신지, 영화 : 피쉬만즈 中 -
 

 좀 더 성숙했다면 다른 결과가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 당시의 우리는 모두 너무 어렸는걸. 누군가가 그만두더라도 밴드가 더 나아지도록 만들어 나가고 싶다라... 물론 이후에 밴드는 더 높은 수준으로 나아갔지만 이러한 방식이 정말로 옳은 걸까? 어쩌면 <宇宙 日本 世田谷>의 사태들은 이때부터 예견된 게 아니었을까?
 

 "사토씨가 가장 상처받은 건 오지마 씨가 그만둔 거였다고 생각해요."
 "아마 유즈루 씨가 그만둔 건, 하카세 씨 때도 그랬지만 여기 있어도 어쩔 도리가 없어서 다음 단계로 향하는 형태였다고 생각해요."
 "근데 오지마 씨는 아니었거든요. 그런 게 아니라 더 여러 일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 영화 : 피쉬만즈 中 -

 

12. 1998, "ゆらめき In The Air" (흔들거림 In The Air)
 

 "(중략) "ゆらめき In The Air"를 레코딩한 즈음부터, 그 노래에서 높은 키로 노래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 때문에 산소 결핍이 돼서 급히 산소 스프레이를 사러 나가기도 했어요."
 "레코딩 도중에 좀 지나면 숨 쉬기 괴롭다고 해서 산소를 마시고 그랬죠."
  - 영화 : 피쉬만즈 中 -
 

 솔직히 인정하자면, 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시점부터는 확실히 뭔가 잘못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어. 젠장 대체 누가 레코딩할 때 믹싱 콘솔의 모든 채널을 다 쓰는 거야? 그것도 모자라서 추가 페이더의 채널까지 백 몇십 채널을 레코딩하는데 쓴다고? 진정으로 그게 다 필요한 거야? 더 이상 사토 신지를 멈출 수가 없을지도 모르겠어. 레코딩할 때는 조증이였다가, 끝나면 우울증이 왔다가, 감정기복도 심하고 녹음할 때는 아예 산소 결핍이 와서 산소 스프레이를 쓰지 않나. 2년 동안 쉴 틈 없이 달려왔던게 오히려 우리들에게 쉬는 법을 까먹게 했던 건지도 몰라. 정말로 말이지.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사토 신지에게 이제 라이브는 괴로운 행위일지도 몰라. 이번 투어 때도 산소가 희박하다면서 괴로워해서 라이브마다 산소 스프레이를 두어 통씩 준비하고 그랬으니. 원래 우리에게 라이브는 하나의 즐거움이었는데 말이지. 어쩌다 우리는 이렇게 된 걸까?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걸까?

 

13. 1993, "いかれたBaby" (미쳐버린Baby)
 

 잠시만 딴 길로 새서 생각해 보자면, 우리의 굉장히 골 때리는 부분은 대중적인 성공을 포기하고 만든 앨범에서 우리의 가장 인기곡 중 하나가 나온 게 아닐까? 참으로 우스운 이야기지. "100ミリちょっとの"가 이 곡 정도로만 인기가 있었더라면 우리의 미래가 조금은 달랐으려나? 그건 또 알 수 없는 이야기지. 다만 어쩌면 대중적인 성공에서의 집착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이런 곡이 나왔는지도 모르는 거 아닐까? 오히려 어색한 꾸밈없이 가장 우리 다울 때가 가장 잘 통하는 법일지도 모르니. 아무튼 사람은 언제나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필요하니, 이런 의도치 않은 성공도 필요한 거 아닐까?

 人はいつでも 見えない力が 必要だったりしてるから
 사람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힘이 필요하기도 하니까
 悲しい夜を 見かけたら 君のことを 思い出すのさ
 슬픈 밤을 보면 너를 떠올리는 거야
  - "いかれたBaby" 中 -

 

14. 1996, "Long Season"... 그리고 "Strawberry Fields Forever"[2]
 

 "(중략) '계절'이라는 주제가 영감을 자극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느낌, 계속 돌아가는 계절, 이 모든 것이 제가 앞서 말했던 이미지, 원형을 그리며 돌아가는 음향이라는 이미지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 모테키 킨이치, 2023년 투어 인터뷰[3] 中 -
 

 사실 이렇게 과거를 살펴본다고 해도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긴 하네. 어느 시점에서 잘못된 건지 찾는다고 해도 딱히 되돌릴 수 있는 건 아닌걸. 봄이 지나고 나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찾아오고, 가을 뒤에는 겨울이 오며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이 찾아오는 것처럼, 시간은 우리의 손을 떠나서 멈출 수 없이 계속 반복해서 흘러가.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어디선가 잘못되었다 해도 이제 와서 돌이키기는 힘들지 않을까? 기뻐도, 쓸쓸해도, 아니면 어딘가 꿈속에 있는 것처럼 몽롱해도 우리는 계속해서 달려 나갈 수밖에 없는걸. 아니면, 이 무대도 하나의 거대한 꿈일지도 모르는 거 아닐까? 내일 일어나면 여전히 유즈루는 스튜디오에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거잖아? ZAK도 마찬가지고, 어쩌면 하카세나 오지마도 있을지도 모르지. 뭐 그건 누구도 모르는거지. 정말로.
 

 No one I think is in my tree
 내 나무엔 아무도 없는 것 같아
 I mean, it must be high or low
 그러니까, 그건 분명 엄청 높거나 낮을 거거든
 

 Nothing is real
 현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And nothing to get hung about
 그리고 걱정할 것도 없지
 Strawberry fields forever
 스트로베리 필즈여 영원하라
  - 비틀즈, "Strawberry Fields Forever" 中 -

 

 스피커에서 아웃트로로 "Strawberry Fields Forever"가 흘러나오는 걸 보니 정말로 이 꿈이 끝난 게 체감이 드는구나. 이제 유즈루도 떠나고 2인 밴드란거지. 뭐 지금까지 어떻게든 된 것처럼 앞으로도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비록 주위에는 이제 네 명에서 점차 줄어들어서 한 명밖에 남지 않았고 더 이상 우리의 스튜디오도 남아있지 않지만 거기서 작업했던 기억과 지금까지 밴드가 걸어온 길은 모두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테니. 와이키키 비치여, 세타가야여 영원하길.
 

 "투어가 끝났을 때, 뒤풀이까진 아니지만 작은 쫑파티를 했는데 (중략) 그때 사토쨩은 모든 걸 전부 쏟아내 버린 듯이 정신이 멍한 듯이 서있었어."
 "사토쨩은 원래 술을 못 마시는데 화이트 와인을 반 잔 정도 마시고 모든 걸 쏟아내고 정말 만족한 것처럼 보였어요."
  - 영화 : 피쉬만즈 中 -
 

 "(지금 하고 싶은 것은?) 잠시 어딘가... 조용한 곳에 가고 싶어."
  - 사토 신지, 1999년 팬진 Q&A 中 -

 

 Fishmans
† Shinji Sato (1987-1999) : vocals, guitar
Kin-Ichi Motegi (1987-present) : drums, vocals
Yuzuru Kashiwabara (1988-1998, 1999-present) : bass guitar
Kensuke Ojima (1987-1994, 1999-present) : guitar, vocals
Hakase-Sun (1990-1995, 1999-present) : keyboards
Susumu Hisamatsu[4] (1987-1988) : bass guitar

 Support Band Members
ZAK (1991-1997, 1999-present) : producer
† Honzi (1995-2007) : keyboards, violin
Shinya Kogure (1995-present) : guitar
Michio "Darts" Sekiguchi (1996-present) : guitar

 

 각주
[1] : <空中キャンプ>는 1996년에 발매되었지만 "ナイトクルージング"는 1995년에 싱글로 먼저 발매되었기 때문에 1995년으로 분류하였습니다.

[2] : "Strawberry Fields Forever"는 男達の別れ 투어에서 모든 곡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흘러나오는 공연의 아웃트로로 사용되었습니다. <98.12.28 男達の別れ>에서는 저작권 문제 때문인지 이 부분을 확인할 수 없지만 부틀렉 앨범인 <98.12.27 男達の別れ>에서는 "Long Season"이 끝나고 나서 "Strawberry Fields Forever"가 흘러나오는 부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493GQ5p_x2g?si=Xr2BNd7Shp7fk5aa

(2:03:10부터)

[3] : https://m.dcinside.com/board/postrockgallery/863987 (번역 출처)


[4] : 히사마츠 스스무는 메이지 대학의 학생으로 1998년 중반까지 피쉬만즈의 베이시스트로 활동했습니다. 밴드를 그만둔 후에는 유학을 떠났고, 그 자리는 모테키 킨이치의 추천을 통해서 카시와바라 유즈루로 채워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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