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und-Zero - 革命京劇 (4 / 5)
혁명을 돌려쓰는 순간들에 그리는 액자.
여러분은 승리를 위해 총통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그 어떤 개인적 희생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여러분은 총력전을 원합니까? 불굴의 의지로 이 싸움을 끝까지 계속하여 마침내 승리를 쟁취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더 총력적이고 더 급진적인 전쟁을 원합니까?
감수할 각오가. 어떤 개인적 희생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총력전을. 여러분은 총력전을 원합니까? 승리를 위해 총통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여러분은 총력전을 원합니까? 여러분은 승리를 위해 총통과 불굴의 의지로 그 어떤 개인적 희생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불굴의 의지로 그 어떤 개인적 희생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여러분은 총력전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불굴의 의지로 그 어떤. 마침내 승리를 쟁취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불굴의 의지로 이 싸움을 끝까지 계속하여 마침내 승리를 쟁취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불굴의 의지로 이 싸움을 끝까지. 쟁취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승리를 쟁취할 준비가.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끝까지 계속하여 마침내. 마침내. 더 총력적이고 더 급진적인 전쟁을 원합니까? 불굴의 의지로.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더 총력적이고 더 급진적인 전쟁을 원합니까? 전쟁을 원합니까?
불굴의 의지로 총력적이고 더 급진적인 전쟁을 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총통과 함께하며 개인적 희생도 감수할 총력전을 원합니까? 불굴의 승리를 위해 더 급진적인 전쟁을 쟁취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생사고락을 끝까지 계속하여 승리를 위해 총력전을 쟁취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여러분은 총력전을 원합니까? 여러분은. 여러분은. 불굴의 의지로. 있습니까? 원합니까? 있습니까?
경극의 막이 오를 때, 그 검은 암전은 무엇을 말했던 것인가. 춤은 어디로 갔는가? 노래는 또 어딨고. 허나 사실 그 자체로 노래하고 있다. 없으니까, 들리는 것. 무음은 경극이 말하는 반주다. 그리고 소리를 한없이, 한없이 띄운다. 그리고, 한바퀴 돌아 띄운다. 계속해서, 띄운다. 그 춤사위는 향하지 않지만, 한바퀴에는 도달한다. 한바퀴에 한바퀴. 입장을 계속 하는 듯한, 미로의 판화같이 경극은 청자를 찍는다. 그리고 보라! 저 혁명적으로 움직이는 소리들의 압도적인 국가적 단합을. 너무나 폭력적이지만, 그 거대한 폭력은 우리를 해방시켜 저 멀리 모든 장송들을 깨부시게 한다. 오직 현재만을 위해! 경극은 구호로 가득찬다. 제4의 벽은 그려진 것이 되버렸다. 주석을 위하여. 주석을 위하여. 하지만, 경극은 주석을 세워 파괴한다. 폭력을 낳았지만, 폭력이 그저 뿜어질 뿐인 광기로 모여든다. 경극은 광기를 모아 한바퀴를 또 띄운다. 그것의 형상은 마치 주석같아서, 광기가 우리를 밟고 올라간다. 경극이 그것을 진두지휘하며, 한바퀴에 온 곳을 담는다. 총체적으로 광기가 거대한 쓰나미처럼 극장에 액자를 그릴 때, 그 마지막 순간을 경극은 무대에 두고서, 멈춘다. 조명은 아직 무대를 가리키지만, 어째선지 아직도 경극은 춤사위가 나오지 않는다. 광기에 절여저버린 우리들. 이제 어디로 간단 말인가? 그때 쯤, 반주가 생각난다. 그 침묵 속에 몇마디는 과연 어디로 갔었는가. 주석을 위한다는 그 무엇은 어디로 갔었는가. 그 답은 결국 암전이 말한다. 사라졌다고. 그리고 그 암전 속에 걸려있는 우리들의 마지막 순간을 보라. 꼭 마치, 방황하는 것 같지 않는가. 정적이다. 옆에 있던 사람들과 몇마디를 던져보지만, 입장을 계속 하는 것 같은 인상이다. 우리는 그저 서로 부둥켰다. 그 따뜻함. 경극이 연주하고 있다.
혁명경극. 혁명적인, 경극. 경극은 중국의 전통극인데, 전통이 혁명적이라니. 벌써 제목에서부터 해당 앨범엔 포스트 모더니즘적인 냄새가 풍긴다. 그 냄새 처럼, 실제로 혁명경극이라는 앨범은 정지를 부수는 쇼를 계속해서 선보인다. 이것은 절대로 정지를 부순다고만 말하면 안된다. 극이고, show다. 왜냐하면, 혁명경극은 일부러 반복적인, 단순하고 명쾌한 루프를 채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곡들의 초반을 들어보면 루프가 비교적 멀쩡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멀쩡함을 혁명경극은 트랙을 진행시키며 노이즈와 턴테이블리즘으로 깨부숴버린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과정을 트랙마다 담음으로서 마치 순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혁명경극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 반복마저 결국엔 깨부숴버린다. 쉴새없이 노이즈와 샘플링이 휘몰아치며, 앞을 볼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한 것마저 단정적인 것으로 될까봐 두려워한다. 그래서 이 노이즈와 반복을 섞어 더욱 혼돈을 자아내기도 하며, 오히려 정지와 침묵의 순간을 막 7분, 9분씩 길게 가져가기도 한다. 이렇게, 혁명경극은 혁명이라는 글자 따라 정말 혁명을 수도없이 저지른다. 근데, 혁명경극은 이 파괴로 무엇을 남기는가? 그저, 혼란만을 남긴다. 거기에 언어라든가, 말이라든가, 그런 건 없다. 형상 없는 광기의 난무일 뿐이다. 아, 그래도 하나 남는다. 바로, 혁명경극이라는 이 앨범 말이다.
하지만, 그라운드 제로는 이 앨범이 남는 것 조차 달가워하지 않았다. 혁명경극에다가 ver. 1.28을 붙여 리믹스 해버리고, 이에 더해 혁명경극 원본은 한정판으로, ver. 1.28은 일반반으로 발매하니 ver. 1.28이 원본이 되어버리는 웃기는 사태까지 발생하였다. 그리고 이에 더해 혁명경극에 ver. 1.50을 붙이고서 6분짜리로 압축한 버전을 또 발매했다. 그리고 또 라이브 공연마다 혁명경극을 다르게 연주해버렸다. 자, 이제 혁명경극은 무엇을 남겼는가? 이제는 정말로 없는 것 같다. 진리같은 것은 이제 정말로 흐릿해졌으며, 남는 건 없다. 정말 인트로와 아웃트로에 연주했던 침묵처럼 됐다. 그러면 이제 그 다음은? 진실 없는 이 암전에서 우리는 어떤 움직임을 가져가야하는가. 혁명경극은 그 다음 장까지 적지는 않았다. 그 혁명의 순간만을 담았고, 그 직후의 정적을 담았을 뿐,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마치 멸망을 가정한 것 같은 단편적인 말이다.
하지만 현실의 우리는 예술 작품과 달리 다음 한마디를 떼야만 한다. 어쩌면 그 한마디를 꼴아보는 시선이 혁명경극이지 않을까 싶다. 그 한마디가 또다른 혁명경극의 시작이 되고, 결국엔 침묵으로 끝나는… 순환적 인생의 장. 그렇기에 혁명경극은 사실 모든 걸 말했을지도 모른다. 삶은 이렇게 혁명과 광기의 순환이라고 말이다. 그 점에서 혁명경극의 의의는 그 인식에 있다. 우리는 혁명경극을 들으며 그 광기를 인지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또 그 광기에 한발짝 나아가야하지만, 우리는 역설적으로 앞을 알고있다. 이렇게 우리는 혁명경극을 그려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원본은 모른다.
리뷰가 나왔으니 슬슬 들어볼 때가 왔군..
왜 아직까지 안들은거지
ver1.28이 괜히 붙은 게 아녔구나
잘 보고 갑니다
저도 리뷰 쓰려고 조사하다가 알게됐네요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사실 앨범은 하도 입문 시절에 듣고 안 들어서 자세히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래도 늬앙스로 이해되는 부분이 많네요.
읽어주셔셔 감사합니다
이번에 특히 느낌으로 설명해서 좀 걱정이 있었는데 이해된다니 참 안심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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