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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케이팝은 풍년일까? 적어도 4월까지의 분위기는 매우 좋음.

ILoveNY2025.05.04 10:10조회 수 550추천수 4댓글 12

(1)

 

케이팝의 미래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가 있고, 여러 생각들이 있겠지만 난 케이팝이 점점 확고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쪽으로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이건 케이팝의 예술성이나 뭐 그런 것과는 별개로, 사업적으로 '케이팝'이라는 형태의 '유통'이 기존 미국 팝/EDM 등의 클럽씬/피치포크로 대변되는 인디 락 등등과 구분되는 '파이'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음악뿐 아니라 뮤직 비디오/안무/패션-메이크업를 통해 '총괄적으로' 전달하는 일종의 '에스테틱'함. 

 

그리고 아티스트로서의 아이돌/개인으로서의 아이돌(착각하지 말 것 - 이건 정말 사회적 페르소나가 없는 아이돌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컨과 소통을 통해 드러나는 [사적으로 인식되길 유도하는] 사회적 페르소나라는 뜻이다]이라는 구분을 통해 얻은 사회적 친밀함과 이를 통한 주목-경제적 혜자 효과들.

 

앞으로 더더더 음악이 틱톡과 유튜브와 트위치와 트위터와 인스타를 통해 소비된다면, 이런 형태의 유통은 파이가 커질 수 밖에 없고, 후발 주자들은 기존 케이팝을 통해 만들어진 인프라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하이브가 야심차게 만드는 캣츠아이와 일본쪽 인프라가 핵심이 될 것이다 - 과연 미국 시장에도 케이팝 인프라를 만들고, 이를 통해 일반적인 팝 팬들도 거기에 흡수할 수 있을까?

 

한 마디로, 아이쇼 스피드를 위버스에 입점시킬 수 있을까? 아리아나 그란데를 위버스에 입점시킬 수 있을까?

 

성공만 한다면, 하이브는 차원이 다른 그룹이 되는 것이다.)

 

[여담 ; 케이팝 외에 이런 가능성이 보여주는 씬으로는 우타이테-버튜버 정도로 보인다. (그리고 이 변종적 형태로 미국에서 가끔 보이는 퍼리/VR 챗 등의 씬 - 펨타닐이나 벨렛 포니 같은 사람들...)]

 

(2)

 

여하튼 이렇게 파이가 생긴다면, 시장이 자리를 잡은 것이고 그 결과 어떻게든 재미있는 작품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렇게 뽑은 5곡.

 

(나머지는 다 기존에 썼던 내용이고, 새로운 내용인 캣츠 아이 것만 제일 바닥에 있음, 바쁘면 거기로 가시길)

 

(3)

 

https://youtu.be/jy0qJC6IbgY?si=4QFsxbtamxLoO_ca

 

이미 쓴 바 있지만, 엔믹스의 이번 앨범은 케이팝의 최전선이다.

 

케이팝 특유의 기승전결 형식을 서양 클래식, 멤버들의 화음 - 그리고 홀리한 느낌이 들 정도의 혜원과 릴리의 하이라이트 파트를 통해서 강화한 다음에, 드럼 브레이크를 통한 변주를 중간중간에 넣는 방식으로 동시대의 세련됨도 놓치지 않았다.

 

(4)

 

https://youtu.be/c6PeWqj-moU?si=n8bcibSrLmvJHsl4

 

이것도 이미 쓴 바 있지만, 여튼 케이팝의 최전선 2.

 

이 역시 케이팝의 기승 전결 형식을 굉장히 흥미롭게 계승한다. 

 

(5)

 

https://youtu.be/I_msu2-4UAU?si=5G_6pXVs8n5g8X7p

 

이것도 이미 추천한 바 있는, 이프 아이의 너디라는 음악.

 

이게 엄청 뭔가 특이한가, 물으면 살짝 대답하기 애매한데 그냥 요즘 내가 가장 많이 듣는 음악이다. 

요상하게 귀에 감기는 무언가가 있다.

 

(6)

 

https://youtu.be/hAEfi_SKTEU?si=HMKiBne46An77gpP

 

이것도 이미 이야기 한 적이 있는 키키.

 

음악 자체보다는, 포스트-뉴진스로서 케이팝이라는 형태의 '유통'에 있어서 어떠한 전환점 같은 느낌이다.

 

(7)

 

https://youtu.be/WDzvp-y5Xm4?si=LL30rN65cOT46YyD

 

그리고 마침내 말한 적 없는 곡. 

캣츠아이의 난리.

 

일단, 케이팝이지만 케이팝이 아니라는 점이 굉장히, 그리고 미친 듯이 흥미롭다.

 

기본 컨셉 자체가 백룸 혹은 언캐니 같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오브제지만 나올 맥락이 아닌 곳에서 던져놓음으로서 (일종의) 부정적 관심을 얻어내는 미학에 집중한 작품이다. 

 

손으로 입만 등장하게 만드는 안무, 목에 손날을 대고 머리카락을 잡아댕겨서 일종의 참수된 것처럼 머리를 전시하는 안무, 게다가 굉장히 과장되고 딱딱한 놀라는 표정 (과장되게 느끼는 이유는 아마 무엇을 느끼고 - 놀람으로 변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안 보여주고, 그냥 냅다 놀라는 표정을 관중들에게 던져버리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이러면 뭔가 그냥 이상한 기분이 든다. 맥락을 모르니까.)

 

안무와 음악, 패션 모두가 하나의 '이미지'로 조합된다는 점에서, 이 노래는 전형적인 케이팝 퍼뮬러지만 이런 컨셉은 한국 케이팝에서는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다.

 

그나마, 어떤 부정적이고 - 호러한 이미지는 레드벨벳이 시도한 적이 있지만, 그건 그냥 뭐랄까. 

잔혹 동화 같은 것이었다. - 예쁜 소녀들의 환상적인 몽상 안에 무언가 불길한 것이 스며있을 뿐 - 이정도 불쾌할 수도 있는 이미지를 대놓고 전시하지 않았다.

 

그냥 레드벨벳은 괴물이 아닌 소녀들이다. (반면 캣츠아이는 좀 더 중성적이고 괴물이 될지도 모르는, 오브제에 가까운 느낌이다. 즉, 예쁜 얼굴은 굳이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나마 여기에 근접했던 것이 슬기 - 아이린이었던 것 같은데, 거기에서도 끝내 SM은 아이린과 슬기의 비주얼을 포기하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에스파의 <아마게돈>이나 <위플래쉬>가 멤버들을 오브제처럼 다루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뮤비에 한정된 느낌 - 실제 무대에서 여전히 멤버들의 외모가, 아름다움이 강조된다. - 그리고 굳이 죽일 생각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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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 1 5.4 11:25

    키키 좋더라고요

  • ILoveNY글쓴이
    5.4 14:10
    @감사일기

    전 미묘합니다.

     

    코지 에스테틱을 차용한 저 I do me는 좋아하고, 브레인 랏을 차용한 데뷔 송까지는 좋았는데 정작 후속곡들인 그라운드 웍스나 BTG는 애매하더라고요. (곡 퀄리티라던가, 뮤비의 방향성이라던가...)

     

    개인적으로 i do me의 코지를 계속 끌고 갔으면 하는데, 이번 앨범 비중에서 브레인 랏류가 훨씬 더 많은 것을 보면....잘 모르겠습니다.

  • 5.5 20:33
    @ILoveNY

    저도 I DO ME의 느낌이 계속 이어졌으면 싶었네요

  • ILoveNY글쓴이
    5.6 14:33
    @RlaRlaRla

    완전 동의합니다!

     

    이 유기농 코지함이 희귀한 매력 포인트인데 ㅠ

  • 1 5.4 12:27

    잘보고갑니다

    요즘 케이팝도 여러 변화를 해보려는게 저는 좋은것같아요

  • ILoveNY글쓴이
    5.4 14:11
    @파하핳핳

    어떠한 변화의 시기라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입니다.

     

    중남미 스페인어권 음악의 중심지가 정작 미국의 마이매이인 것처럼, 한국도 케이팝'류'에 대해서는 그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 1 5.4 13:43
  • 5.4 19:46

  • 5.5 23:00

    마크 앨범 굉장히 신기한 것 같아요 케이팝스러우면서도 동시에 그걸 비껴간 느낌

    저번에 쓰신 글에서 전형적인 SM식 백화점 앨범...이라고 하셨는데 장르, 사운드적인 부분에서는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근데 나레이션을 넣은 인트로, 인터루드나 (잘 드러나진 않지만.. 어쨌든 존재는 하는) 본인이 살아왔던 도시들로 나눈 섹션같은 요소는 케이팝에서 잘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인터루드, 섹션 나누기는 엔시티 앨범에서 몇번 쓰이긴 했지만... 녹여낼 세계관도 없고 본인이 주도하는 솔로 앨범에서 쓰이는건 느낌이 또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 가사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가사에서 신앙심과 가족 이야기를 드러내는 것을 신기하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많더라구요

    아무래도 케이팝에선 자전적인 이야기를 자주 하지않는데다 특히 종교는 민감한 영역이라서 건드릴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 인식이 퍼져있는데도 첫곡부터 마지막곡까지 본인의 신앙을 드러내는게 정말 누구보다 진심을 담은 자전적인 앨범인 걸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단순히 전형적 스엠식 앨범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기엔 특기할만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 ILoveNY글쓴이
    5.6 14:38
    @안녕미래

    음.

     

    우선 SM식 백화점이라는 제 표현은, 앨범의 가사나 전체적 구성보다는 사운드 - 즉 발라드에서부터 댄스, 락 등의 다양한 장르를 그냥 다 보여주는, 이런 형태의 구성을 가리키기 위해 썼습니다.

     

    가사와 구성의 자전성은 말해주신 부분에 있어서 기존 SM은 물론 아이돌 앨범과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지만 - 이게 정말 아티스트로의 도약 혹은 전환이라 볼 수 있을까?

    (여기에서 염두해 둔 건 아이유입니다 - 사실 아이유를 제외하면 진정 자전적인 이야기를 내세운 아티스트가 있나? 라는 의문을 전 좀 가지고 있습니다.

    써놓고보니 왜 이런 생각/직관이 드는지는 저 스스로도 아직 잘 모르겠네요.)

     

    아니면 SM이 새롭게 추구하는 솔로 앨범 발매 전략인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봅니다.

    (텐, 카이 등 모두 열심히 솔로 앨범을 내고 있더군요 - 물론 다 들어본게 적어서 뭐라 말을 얹기는 조심스럽습니다만)

     

    적어도 제가 주목한 트랙에서는 자전적인 요소가 희미했고, 자전적인 요소가 강한 트랙은 사운드적으로 주목할 요소가 적었던 것 같습니다.

  • 5.6 20:09
    @ILoveNY

    오... SM이 새롭게 추구하는 솔로 전략일 수도 있겠네요

    확실히 초반에 솔로로 나섰던 태연 규현 태민.. 등등에 비해 최근 데뷔한 엔시티 멤버들이 작사를 직접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종현 같은 경우는 초기에도 작사작곡 전부했던 특이케이스)

     

    꼭 직접 작사를 했다고 자전적인 앨범이 되는건 아니긴하죠 재현 도영을 그 예시로 들 수 있겠네요

    근데 태용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기도 하고 앨범 두개를 연결 짓기도 하더라구요

    마크태용 둘 다 랩을 주로 해서 그런지...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가기를 바래요

     

    1999와 Righteous에서 자전적인 이야기가 희미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트랙에 비해 약한편인 건 맞지만, 본인의 태어난 년도를 제목으로 단 노래와 성경구절을 녹여낸 곡이라 충분히 드러난다고 봐요

    그리고 제가 장르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Righteous는 이전에 엔시티(127)에서 하던 음악과 가장 비슷하게 느껴져요 이걸 꼽으신게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뜬금없고 부족한 장문 댓글에 정성스레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 ILoveNY글쓴이
    1 5.6 20:51
    @안녕미래

    (0)

     

    아닙니다. 안녕미래님의 댓글 덕분에 저도 여러가지 생각을 할 기회를 얻었으니, 스스로의 의견을 부족하다 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1)

     

    자전적인 이야기가 희미하다는 것은, "자전적인 것"에 대한 제 나름의 평가 기준에 의한 것입니다.

     

    왜 사람들은 자전적인 것을 높게 평가할까요?

     

    사실 "난 초콜렛이 존나 좋아 짱짱맨" 이런 가사도 따지고보면 자기 이야기를 솔직하게 쓴 것이니 자전적 가사잖아요?

    그런데 이걸 (매우 탁월하게 문학적으로 잘 감싼 경우를 제외한 다면) 높게 평가하는 사람은 드물겁니다.

     

    제가 볼 때 자전적인 것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단순히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아니라 - "쉽게 하기 힘든"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

     

    즉, 이게 일종의 고백 혹은 편지라는 점에서 그렇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건 남들에게 공격받기 쉬운, 극도로 개인적인 상처와 감상들에 대한 것일수록 전 가치가 있다 생각합니다. (물론 이 감정과 엮인 타자에 대한 삐딱한 견해가 있는지 없는지도 면밀히 검토해야겠지만요.)

     

    여하튼

    전 테일러 스위프트나 아리아나 그란데가, 가사를 통해서 자신의 약점이 될 지도 모르는 부분들을 가감없이 드러내기에, 이들의 자전적인 가사를 높게 평가합니다.

     

    한국 아이돌로 치면 지드래곤이나 아이유 정도가 있겠네요. (그리고 어쩌면 현아)

     

    특히 아이유의 스물셋은, 그나마 한국 아이돌이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자기 고백이자 도발처럼 저한테는 들렸습니다.

     

    다시 마크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전 마크의 가사에서 이정도의 개인성이 들어있다고는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자전적인 부분이 희미하다 평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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