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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il Young - Everybody Knows This Is No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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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il Young - After the Gold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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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il Young - Harv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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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il Young - On the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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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il Young - Tonight's the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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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il Young - Zuma
- Neil Young - Rust Never Sleeps
(정확한 디테일은 모릅니다만) 스포티파이의 한 팟캐스트에서 조 로건이 백신 음모론을 조장하는지, 지지하는 듯한 내용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분개한 닐 영과 조니 미첼 등의 아티스트들이 스포티파이에서 거의 모든 곡들을 내렸습니다. 그로 인해 몇 년 간 이들의 음악을 스포티파이에서는 들을 수가 없었어요. 스포티파이 유저이면서 60, 70년대 록 음악의 팬인 저로서는 아주 참담하고 답답하기 그지없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 20일 수요일, 살아있는 전설 닐 영이 스포티파이로 돌아왔습니다. (더불어 어제였나요, 조니 미첼의 음악들도 들을 수 있게 됐더군요.) 학교를 가는 길에 소식을 들었던 것 같은데, 정말로 소리를 지를 뻔했습니다. 그 길로 지난 며칠 동안 거의 닐 영의 앨범들을 열심히 달렸습니다. 오늘까지 총 7개의 앨범들을 들었어요. 다른 앨범들은 천천히 들어볼 예정입니다. 이후로는 제가 들은 앨범들에 대한 감상평입니다. 하지만 감상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다시 닐 영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어 행복할 따름입니다...
(비교적 내용이 짧은 앨범들이 있는데요. 다른 건 아니고 버스를 타고 가면서 들어서 메모를 많이 해둘 수가 없었습니다... 절대 비교적 아쉽게, 대충 들은 것이 아니라는 점...)
Neil Young - Everybody Knows This Is Nowhere
컨트리, 포크 음악을 근간에 두면서도 꽤나 하드 록의 느낌이 납니다. Cinnamon Girl의 하드 록 기타가 아주 매력적이고요, Down by the River도 좋았습니다. 특히 10분에 이르는 대곡 Cowgirl in the Sand가 인상적인데요. 긴 러닝타임 동안 컨트리, 포크, 하드 록까지 오가며 지루할 틈 없이 전개가 됩니다.
Neil Young - After the Gold Rush
포크 감성이 가장 넘치는 앨범입니다. 거기에 살짝 흐느끼는 듯한, 닐 영의 애수 가득한 보컬이 너무나 좋습니다. 그러면서도 하드 록, 로큰롤의 특징도 남아있어요. Southern Man과 When You Dance I Can Really Love가 특히 그렇습니다. 기타 리프가 참 좋았던 곡들이에요.
Neil Young - Harvest
가장 소프트 록, 팝 록에 가깝습니다. 관현악의 사용이 두드러지고, 반대로 거칠고 날카로운 기타의 비중은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전작 After the Gold Rush의 감성과 작곡 능력이 유지되고 있어요. A Man Needs a Maid에서 감정이 고조되는 지점을 흔히 록 음악에서 할 법한 기타 솔로를 터트리는 방식이 아니라 전면에 내세운 관현악으로 소화하는 선택이 굉장히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There's a World의 클래시컬한 간주 부분도 인상적이고요. Heart of Gold에서는 포크, 기타의 감성과 아름다운 멜로디, 관현악을 통한 풍성한 소프트 록으로의 편곡까지 완벽하게 흘러넘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앨범이 아주 소프트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드물게 강렬한 로큰롤의 편린이 드러나는 순간들이 (특히 후반부에 많이) 있어요. Alabama에서의 강렬한 기타 톤과 하드 록 곡 구성도 재미있고, 동시에 관현악 역시 적극적으로 사용하는데, 이 모든 요소들이 부드럽게 어우러집니다. Words (Between the Lines of Age)도 같은 맥락에서 좋았습니다. 이전 곡인 The Needle and the Damage Done에서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함께 마치 공연이 끝나는 것처럼 연출을 하는데요, 그 직후에 Alabama의 강점을 더더욱 폭발시키는 대곡을 던지는 거예요. 더더욱 록적이고 감정적인 기타에 역시 풍성하게 받쳐주는 관현악, 장대한 전개까지, 너무나 훌륭한 마무리였습니다. 소프트한 와중에도 이런 록의 강렬함까지 놓치지 않는 균형 감각이 눈에 띄는 앨범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There's a World를 수프얀 스티븐스의 Javelin에 수록된 커버로 처음 접했는데요. 이게 이런 곡인 줄 몰랐습니다. 수프얀은 이 곡을 서정적인 기타와 본인의 아름다운 보컬, 그리고 코러스로만 채웠거든요. 이렇게 풍성하고 관현악이 차있는 곡을 그런 식으로 재해석한 게 인상적이네요. 같은 곡을 서로 다른 아티스트들이 어떻게 다르게 해석했나를 보는 것은 참 재미있습니다. 젠장, 또 수프얀, 당신이야... 당신 몸 건강하라고...
Neil Young - On the Beach
다시금 기타를 비롯한 밴드 사운드가 전면에 나섭니다. 그리고 날 것의 우울함과 블루지함이 느껴져요. 황량합니다. 특히 길이가 긴 곡들이 인상적입니다. On the Beach나 Ambulance Blues가 그런 곡들인데, 사운드의 측면에서든 전개의 측면에서든 사실 단출하고 간단한 구성인데도 부족함이 없고,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 앨범이 가진 황량한 우울함이 잘 전해져요.
Neil Young - Tonight's the Night
On the Beach에 이어서 우울하고 블루지한 감정선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Tonight's the Night은 기타 대신 피아노가 주축이 되고, 편곡도 조금 더 풍성해요. 대표적으로 Borrowed Tune은 피아노와 닐 영의 보컬에 잠깐잠깐 등장하는 하모니카로만 진행이 되는데 이게 감성이 진짜 미쳤습니다. 그러고서 다음 곡인 Come on Baby Let's Go Downtown에서는 로큰롤을 때려버리니까, 청자를 확실히 붙잡는 효과적인 반전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곡의 첫 트랙과 마지막 트랙인 Tonight's the Night과 Tonight's the Night (Pt. II)의 연결도 재밌었어요. 둘 다 굉장히 우울한 감정을 대놓고 펼쳐놓는 곡인데, 앨범의 시작과 끝이 연결되는, 사실상 한 곡으로 이루어진 구성이 앨범의 정서를 통일시켜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Neil Young - Zuma
하드 록, 로큰롤이 바로 느껴집니다. 일렉 기타가 가장 두드러지는 앨범이에요. Don't Cry No Tears의 경쾌하면서도 감성진 기타도 매력적이고, Stupid Girl의 묵직함과 로큰롤의 활기가 공존하는 부분도 재밌습니다. 낮고 단단한 보컬과 하이톤의 보컬을 겹치는데, 굉장히 흥미롭고 독특했어요. Drive Back의 하드보일드 감성 낭낭한 분위기도 좋습니다. Danger Bird의 특별히 무언가를 많이 하지 않음에도 꽉 찬 듯한 사운드 구성과 7분이라는 길이에도 지루함과 아쉬움 없이 잘 짜인 전개도 좋았고, 무엇보다 기타가 진짜... 위의 곡들뿐만 아니라 앨범 전반적으로 기타가 진짜 미쳐 날뜁니다. 특히 놀라웠던 하이라이트는 Cortez the Killer입니다. 7분 30초짜리 곡인데 시작하자마자 3분 20초를 기타로 끝내버립니다. 진짜 너무 좋아요. 긴 기타 솔로 이후 벌스와 기타 솔로를 번갈아가며 치는 곡 구성도 질리거나 처지는 순간 없이, 빈틈 없이 꽉 차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마지막 트랙인 Through My Sails를 통해서 잔잔한 포크로 마무리하는 것까지 훌륭합니다. 전반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웠고, 특히나 강렬한 로큰롤과 강렬한 기타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하드 록을 좋아하거나, 기타리스트로서의 닐 영을 느끼고 싶다면 반드시 Zuma입니다.
Neil Young - Rust Never Sleeps
전반부의 5곡은 어쿠스틱, 포크입니다. (아마 닐 영이 연주했겠죠) 어쿠스틱 기타와 닐 영의 보컬, 그리고 간주를 채우는 하모니카로만 이루어져 있는 간단한 구성이지만, 이를 통해 전달하는 감성은 풍부해요. 첫 곡 My My, Hey Hey (Out of the Blue)를 통해 앨범의 어쿠스틱 사운드를 소개하고, 이후로도 이런 어쿠스틱의 아름답고 잔잔하고 서정적인 감성을 유지하며 갑니다. Thrasher는 어쿠스틱 기타와 닐 영의 목소리가 특히 잘 어울렸고, Ride My Llama의 경쾌함과 서정성을 공존시키는 센스도 좋았습니다.
Powderfinger부터는 일렉 기타와 드럼을 포함한 밴드 사운드가 들어옵니다. 동시에 서정적이고 잔잔한 전반부의 감성을 유지하고 있어서 이 전환이 부드러워요. 곡의 중반 이후에는 터져나오는 기타 솔로와 함께 확실히 록 사운드로 넘어가는 느낌이 들어요. 이후의 곡들은 하드 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Welfare Mothers에서 박수 소리와 함께 하는 신나는 사운드와 기타 솔로가 굉장히 좋고, Sedan Delivery의 경쾌하고 단순한 펑크 록의 속도감과 템포를 낮추고 기타 솔로를 조지면서 변주를 가하는 순간들이 진짜 미쳤다는 말 밖에 안 나옵니다. Hey Hey, My My (Into the Black)은 가히 Rust Never Sleeps의 하이라이트이자 완벽한 마무리입니다. 거칠고 소위 더러운 기타가 귀를 확 사로잡습니다. 그런지의 효시라고 평가받는 이유가 있어요. 로큰롤은 죽지 않는다는 - Rock and Roll can never die - 선언을 이렇게 강렬하고 록적이고 아름답게 풀어내는데, 록이 어떻게 죽겠습니까. 이처럼 거칠고 사나운 사운드와 영원불멸할 로큰롤을 외치는 메시지가 어우러지니 그야말로 절정의 순간입니다.
애수에 가득 찬 서정적인 포크와 뜨겁고 강렬한 로큰롤이라는 닐 영의 어찌 보면 상반되는 두 측면을 반반씩 나누어 영리하고 매력적으로 담아낸 앨범입니다. 거기에 라이브 특유의 생동감까지 살아있어요. 제게는 마음에 가장 깊게 남을 앨범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엘 갤러거도 닐 영의 광팬이라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닐 영 잘 모르는데 오늘 한번 제대로 파헤쳐봐야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개추
실제로 노엘도 그렇고 리암도 그렇고 닐 영이나 비틀즈 등 올드 락 밴드들의 광팬이니까요 가끔 아 이런 면에서 닮았네 싶은 부분이 나오면 재밌습니다ㅋㅋㅋ
저도 대표적인 앨범들만 들어본 거라... 다른 앨범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들어보시면 재밌고 좋으실 거에요
https://youtu.be/fR7u2DHwOZ8?si=Asqzk20ykvJRwEz8
오아시스의 유명한 커버가 있으니 한 번 들어보심이...
닐영의 음악엔 감동이 있다.. ㄹㅇ이다
슬프게도 언급은 적지만 레전드 중의 레전드...
잘 읽었습니다 근데 zuma 수록곡 squid girl이 아니라 stupid girl일텐데요
헐 정신 없을 때 봐서 곡 제목을 이상하게 봤었네요;;; 수정하겠습니다
펄잼을 세션으로 기용한 미러볼도 들으셔야 함
오 벌써부터 재밌네요 들어보겠습니다
글 재밌게 봤습니다:) 위 작품 중 어느 작품이 가장 뛰어난 것 같으신지요?
완성도, 퀄리티 측면에서는 다 너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Harvest가 관현악 세션까지 포함한 프로듀싱 측면에서 가장 뛰어났던 것 같고, 저의 취향에 바로 들어온 앨범은 Zuma와 Rust Never Sleeps였습니다 하나만 꼽자면 Zuma의 하드 록적인 사운드가 가장 좋았네요
조 로건 그 인간 팟캐스트 재밌게 보긴 하는데
가끔씩 너무 지나치게 멍청하다 싶을 정도로 팔랑귀에요.
하여튼 멍청한 발언 땜에 한동안 좋은 음악 다 빠져나갔음.
Time Fades Away랑 Live Rust 같은 라이브 앨범도 탁월하니 권해드립니다 저도 Cortez the Killer를 정말 좋아하는데 Live Rust에 실린 라이브 버전이 진짜 대단해요
천천히 들어보겠습니다 레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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