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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놓쳐서는 안 될 앨범들 / 아는 신보 (2020.02)

title: [회원구입불가]snobbi2020.03.04 22:48추천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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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음악은 많아졌고, 기억에 남는 음악은 적어졌다. 그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힙합엘이 매거진 에디터들이 한껏 마음 가는 대로 준비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들어보면 좋지 않을까 싶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될 2020년 2월의 앨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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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nt Faiyaz - Fuck the World
발매일: 2020/02/07
추천곡: Skyline, Been Away, Let Me Know

알 수 없는 권태와 공허감에 시달리는 현대인들. 브렌트 페이야즈(Brent Faiyaz)는 이런 요즘 사람들의 마음을 보컬로 그려내고 있는 음악가다. 여러 EP를 통해 확고한 색을 뽐냈던 그는 이번 [Fuck the World]에서도 본인의 장기를 충분히 발휘한 음악을 선보인다. 2000년대 알앤비를 재해석한 “Been Away”부터 미니멀한 베이스가 특징적인 “Fuck the World” 등, 마지막 트랙까지 허전하다 못해 스산한 브렌트 페이야즈의 보컬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더불어 “Let Me Know”에서는 증오로 가득한 현대인의 모습들을 처연하게 그려내고, “Rehab (Winter In Paris)”에서는 자신의 취약한 면모를 드러낸다. 왠지 모르게 혼자란 생각이 들 때 듣는다면 딱인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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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zel Curry & Kenny Beats - UNLOCKED

발매일: 2020/02/07

추천곡: Take_it_Back_v2, DIET_, 'Cosmic'.m4a


[TA13OO]와 [Zuu]로 2연타 홈런을 날린 덴젤 커리(Denzel Curry), 그리고 힙합 씬으로 금의환향한 뒤 최고의 폼을 보여주고 있는 프로듀서 케니 비츠(Kenny Beats)는 현재 씬에서 가장 돋보이는 뮤지션들이다. 그런 둘의 합작 [UNLOCKED]는 난데없이 세상에 공개된 만큼 올해 초 가장 깜짝 놀랄 즐거움을 제공한다. 덴젤 커리의 가공할 랩 실력은 여전히 물이 올라있고, 케니 비츠의 프로덕션은 매드립(Madlib)의 그 투박한 아름다움을 닮았다. 곡 제목들과 사운드, 덴젤 커리의 랩 모두 ‘날것’의 느낌을 지향하고 있으나, 동시에 공개된 23분짜리 비주얼과 치밀한 사운드는 분명 제대로 작정하고 준비했음을 암시한다. B급의 가면을 쓴 S급 프로젝트라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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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Smoke - Meet the Woo 2

발매일: 2020/02/07

추천곡: Shake The Room, Dior, War


팝 스모크(Pop Smoke)는 흔히 말하는 '떡상' 각을 다 잡아놓은 상황이었다. 2019년 믹스테입 [Meet The Woo] 하나로 이미 씬의 주요 래퍼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고,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퀘이보(Quavo) 등과 작업도 펼치고 있었다. 이 믹스테입은 팝 스모크가 순식간에 거머쥔 성공의 열쇠를 어떻게 꽂아 넣어야 하는지 명확히 이해하고 만든 작품이다. 트랙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전작과 비슷하지만, 지난 믹스테입의 성공 공식을 가져오며 본인의 스타일을 추구한 것은 결코 틀린 선택이 아니었다. 드릴 뮤직의 질감과 멋지게 어우러지는 타고난 거친 보이스는 변함없이 큰 매력이다. 팝 스모크가 왜 더 떠야 하는지 충분히 증명한 이 작품이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된 것은 진심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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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n Bieber - Changes

발매일: 2020/02/14

추천곡: Available, Take It Out Me, E.T.A.


역사적으로 트렌드세터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하지만 그는 커리어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솔로 앨범의 작업을 차일피일 미뤘고, 라임병을 앓는 등 많은 시련을 겪었다. 그 끝에 발표한 [Changes]는 인간으로도, 음악적으로도 한층 성숙해진 저스틴 비버의 모습이 담긴 앨범이다. “Yummy”같이 트렌드를 반영한 트랙도 수록되어 있지만, 전반적으로 [Journals] 시절의 음악를 떠올리게 만드는 트랙들로 채워져 있다. 노랫말들은 배우자 헤일리 비버(Hailey Bieber) 한 사람을 향한 진솔한 사랑을 드러내며, 자신의 부족한 면모를 신에게 솔직히 이야기한 뒤 기대기도 한다. 팝 스타로서의 비버를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울 수도 있지만, 여러모로 시간이 흐를수록 농익어가는 비버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반가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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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cideBoy$ - STOP STARING AT THE SHADOWS

발매일: 2020/02/14

추천곡: I Wanna Be Romanticized, MEGA ZEPH, Putrid Pride


뮤지션들이 내뿜는 ‘중2병’스러운 바이브는 역사적으로 젊은이들의 마음을 손쉽게 사로잡아왔다. 그러나 이를 어설프지 않게, 아티스트로서의 확실한 정체성과 함께 이어가는 일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어사이드보이즈($uicideBoy$)는 꾸준히 인상적인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다. 신보 [Stop Staring at the Shadows]는 이를 다시 한번 증명하는 작품. 귀를 찌르는 사운드 소스와 1차원적인 가사가 주는 감칠맛은 리스너들의 불량식품 섭취 욕구를 충족시키며, 앨범 곳곳에 배치되어있는 랩-싱잉을 통한 환기도 제 기능을 한다. 첫 등장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흑염룡이 깨어나는 매력'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이 정도의 퀄리티라면 거부할 이유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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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maiyah - Got It Made

발매일: 2020/02/21

추천곡: Pressure, Get Rachet, Set It Up


사시사철, 펑키한 분위기와 그루브를 양껏 만끽하고 싶은 힙합 팬들은 모름지기 지펑크(G-Funk) 사운드를 담은 음악을 찾게 되기 마련이다. 그런 우리에게 [The Chronic], [Doggystyle] 등의 클래식 말고도 다른 선택지를 제공해주는 ‘요즘 웨스트 코스트 래퍼’의 존재는 소중하다. 카마이야(Kamaiyah)의 신보 [Got It Made]는 그렇게 우리들의 ‘웨스트 코스트 뽕’을 한 번 더 탁월하게 채워준다. 옛것의 멋이 묻어나는 프로덕션 위에 카마이야는 장르 특유의 가감 없는 노랫말, 시니컬한 톤으로 자신감을 뽐낸다. 올여름까지는 이 앨범 하나로도 즐거운 드라이브를 즐기기 충분할 것이며, 심지어 여름에 다다르면 더욱더 진가를 발휘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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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es Sumney - græ: Part 1

발매일: 2020/02/21

추천곡: Cut Me, Virile, Colouour


모세스 섬니(Moses Sumney)는 본인의 확고한 철학과 신념을 얼터너티브한 사운드로 그려내며 평단의 찬사를 얻었던 바 있다. 두 번째 정규 앨범의 파트 원에 해당하는 본작에서는 음악 세계를 더욱 넓히려고 한 흔적이 트랙 곳곳에 드러난다. 모세스 섬니는 원오트릭스 포인트 네버(Oneohtrix Point Never), 썬더캣(Thundercat), FKJ를 비롯한 여러 음악가와 합을 맞췄고, 이들은 모세스 섬니의 사운드 스케이프를 더욱더 확장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줬다. 그리하여 “In Bloom”에서는 한 치 앞을 모르는 곡 전개를, “Colouour”에서는 재지한 무드를, 어쿠스틱 트랙 “Polly”에서는 모세 섬니 특유의 섬세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음악의 장르적, 국가적 경계를 허물어 냄은 물론, “jill/jack”에서 성별의 경계까지 허물어 내며 본인의 세계관을 사운드로 드러낸다. 모세 섬니에게는 아직도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자신의 음악과 이야기가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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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mcore Boyz - Mediage

발매일: 2020/02/21

추천곡: UNDER THE BUILDING, ASSQUAKE, ANTI SOCIAL CLUB


놈코어 보이즈(Normcore Boyz)는 도쿄 오다이바 출신의 멤버 6명으로 구성된 크루다. 래퍼 영 다루(Young Dalu)를 중심으로 구찌 프린스(Gucci Prince), 스파다(Spada), 오사미(OSAMI), 나이트 플로우 마이크(Night Flow Mike), DJ 노리오(DJ NORIO)가 함께하고 있다. 2년 전에 크루를 결성한 이들은 일본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한 지 오래 되지 않았다. 이 앨범에서 이들이 구사하는 음악은 주로 미니멀한 트랩 스타일이지만, 분위기를 전환해 댄서블한 리듬을 선사하는 업템포 트랙도 있다. 캔디타운(KANDYTOWN), 옌타운(YENTOWN) 등 도쿄의 크루들에 관심을 가져온 이들이라면 앞으로 놈코어 보이즈의 활동에도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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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ce da 5'9" - The Allegory

발매일: 2020/02/21

추천곡: I Don't Age, Overcomer, Hero


로이스 다 5’9”(Royce da 5'9")은 2년 전, 40대에 접어든 본인이 여전히 훌륭한 앨범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DJ 프리미어(DJ Premier)와 함께한 [PRhyme 2]는 이전 편에 비해 아쉽다는 평을 듣긴 했지만 여전히 붐뱁 비트 위에 배틀랩을 펼치는 로이스 다 5’9”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었고, [Book of Ryan]은 그가 완전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본인의 새로운 측면을 드러내 찬사를 받은 앨범이었다. 그리고 이번 앨범엔 그 두 가지 방향성이 모두 포함돼 있다. 로이스 다 5’9”은 여전히 굶주린 듯 랩을 하며 젊은 래퍼들에게 따가운 한마디를 하기도 하고, 지난 앨범에서 풀어놓았던 개인사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풀어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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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 Sparro - Boombox Eternal

발매일: 2020/02/21

추천곡: Love Like That, Outside The Blue, Eye 2 Eye


샘 스파로(Sam Sparro)는 2000년대 말부터 일찍이 디스코/훵크 음악을 구사하며 트렌드세터로서의 행보를 보였으나, 두 번째 앨범의 상업적 실패와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한동안 메인스트림 차트에서 그의 이름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는 공백기 동안 자신의 음악 세계를 넓히기 위해 80년대에서 90년대의 일렉트로와 뉴잭스윙 사운드를 연구하게 된다. 덕분에 앨범 [BOOMBOX ETERNAL]은 그때 그 시절을 대표하는 프로듀서 지미 잼 앤 테리 루이스(Jimmy Jam & Terry Lewis)의 영향이 곳곳에 묻어난다. 대표적으로는 “Love Like That”의 댄서블함은 물론, “Eye 2 Eye”의 멜로디 진행에서 엿볼 수 있는 감성을 들 수 있다. 옛 음악의 감성 혹은 레트로한 사운드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확인해봐야 할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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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ess Nokia - Everything Is Beautiful

발매일: 2020/02/26

추천곡: Green Eggs & Ham, Wavy, Sugar Honey Iced Tea


지난 26일, 프린세스 노키아(Princess Nokia)는 '낙관'과 '비관'의 감정을 각각 테마로 잡은 두 앨범 [Everything Is Beautiful], 그리고 [Everything Sucks]를 발표했다. 이 중 [Everything Sucks]는 요즘 트렌드에 가까운 다크한 트랩 사운드를 주로 담았기에 다소 진부하게 느껴지지만, 다른 한 쪽인 [Everything Is Beautiful]은 마치 가장 어울리는 옷을 입은 듯 그녀의 매력이 한껏 드러난다. 노네임(Noname)의 음악을 닮은 편안한 바이브, 천진난만하게 뱉는 노랫말은 듣는 이의 기분을 저절로 좋게 만들어 준다. 두 앨범이 어떻게 서로 다른 시각과 이야기를 가졌는지 번갈아 감상한다면 더욱 감상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CREDIT

Editor

힙합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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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title: MiguelHAE
    3.5 12:54

    메인에 보이는 저 커버가 프린세스 노키아 앨범이었군요ㅋㅋㅋ

  • 3.5 17:53

    이번달에는 꽤 들었구나

  • 3.6 11:46

    아오 ㅠㅠ 진짜 pop smoke 너무 아깝습니다. 뜨기 전부터 king of NY이라고 혼자 떠들고 다닌게 빈말이 아녔는데... 다른 어떤 아티스트 보다 더 아쉽네요. Drill이랑 pop smoke 목소리랑 그냥 혼연일체였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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