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앨범들 / 아는 신보 (2019.8)

title: [회원구입불가]snobbi2019.09.05 17:31추천수 3댓글 5

thumbnail.jpg


지나가는 음악은 많아졌고, 기억에 남는 음악은 적어졌다. 그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힙합엘이 매거진 에디터들이 한껏 마음 가는 대로 준비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들어보면 좋지 않을까 싶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될 2019년 8월의 앨범들이다.



blackmilk.jpg


Black Milk - DiVE
발매일: 2019/08/02
추천곡: Black NASA, Swimm, Tyme

아무리 808 드럼이 힙합 씬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라이브 세션이 주는 타격감과 쫄깃함이 언젠가는 그립기 마련이다. 블랙 밀크(Black Milk)의 음악은 항상 그 갈증을 해결해 줄 처방전이다.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의 음악은 물 흐르듯 발전을 거듭하며 ‘근본 있는 음악’의 표본이 되었다. 이번 EP [DiVE] 역시 그렇다. 수록곡 중 가장 대중적인 “Black NASA”가 마음에 든다면, 앨범 전체를 쭉 한 바퀴 들어보는 걸 추천한다. 힙합다운 듯 아닌 듯 넘실대는 사운드, 사회적인 블랙 밀크의 메시지가 열 한 트랙 안에 꽉꽉 담겨 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인스트루멘탈 트랙들의 그루비함도 일품이니, 무식하게 때려 박는 요즘 힙합에 질려 있는 상태였다면 꼭 체크하고 넘어가야 할 수작.





clairo.jpg


Clairo - Immunity
발매일: 2019/08/02
추천곡: Alewife, North, Softly

유튜브에 홈메이드 비디오를 찍어 올리던 소녀는 고작 약 1년 사이에 ‘베드룸 팝’ 계의 슈퍼스타가 되었다. 그렇다면, 소속사를 끼고 발표하는 메이저 데뷔 앨범에서는 빵빵한 참여진, 호화로운 사운드가 총출동했을까?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다. [Immunity]에는 우리가 원하던 클레어로(Clairo)가 그대로 담겨 있다. 사랑을 대하는 태도는 여전히 조심스러우며, 소박한 노랫말, 풋풋한 감성이 40분간 잔잔히 흐른다. 각 수록곡에 대한 세세한 설명, 앨범의 콘셉트나 숨겨진 장치 등을 찾아볼 필요 역시 없다. 클레어로는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몇 가지 악기와 함께 담아냈을 뿐이고, 100만 명이 넘는 새로운 팔로워가 생겼음에도 그 순수함은 변하지 않았다.





tobilou.jpg


tobi lou - Live on Ice
발매일: 2019/08/02
추천곡: Waterboy, That Old Nu-Nu, 17cg

지금껏 작은 볼륨의 프로젝트만을 발표했던 토비 루(tobi lou)의 스물한 곡짜리 첫 정규작. 흔한 트랩 래퍼가 스물한 곡을 묶어 냈다면 ‘버릴 곡을 안 버렸구나’ 싶었을 수도 있지만, [Live on Ice]는 ‘버릴 곡이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곡의 완성도가 높다. 토비 루의 랩-싱잉 퍼포먼스는 군더더기 없이 즐거우며, 사운드 역시 칼로 잘라낸 듯 똑 떨어지는 깔끔함이 돋보인다. 앨범 제목처럼 큼직한 각얼음 한 알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재밌는 프로젝트다. 국내 보이그룹 세븐틴의 “Holiday”를 샘플링한 “17cg”, 멤버 버논(Vernon)이 실제로 참여한 “Looped Up” 등의 트랙은 심지어 국뽕까지 훌륭하게 채워 준다. 이렇게 자신만의 특별한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라면, 백 곡을 준비했다 해도 환영이다.





rickross.jpg


Rick Ross - Port of Miami 2
발매일: 2019/08/09
추천곡: BIG TYME, I Still Pray, Maybach Music VI

릭 로스(Rick Ross)를 스타로 만들어준 데뷔작 [Port of Miami]가 나온 지 13년이 지났다. 그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 된 것이다. 이런 시점에 내놓는 후속작은 여러 의미를 가질 수 있는데, 이 작품의 경우 지금까지의 여정과 현재의 생각을 담아낸 기록에 가까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 럭셔리한 라이프스타일과 마피아 이야기 같은 단골 소재부터, 의식을 잃고 위험에 빠졌던 경험, 이뤄낸 것들에 대한 뿌듯함까지 현시점에 할 수 있는 온갖 얘기들이 담겨 있다. MMG 식구들을 비롯한 드레이크(Drake), 닙시 허슬(Nipsey Hussle), 릴 웨인(Lil Wayne) 등의 빼곡한 피처링 라인업도 그 기록의 일부일 수 있겠다. 최고의 앨범은 아니지만, 럭셔리한 비트와 멋진 스피팅은 여전하니 그의 음악을 사랑해왔던 이들이라면 반갑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bc768d81d245c03d963ccb732240a633.jpg


Hope Tala – Sensitive Soul EP
발매일: 2019/08/14
추천곡: Jealous, Sunburn, Lovestrained

최근 영국에서는 이민자 출신의 음악가들이 자신의 인종적 뿌리를 음악으로 드러내며 주목받는 중이다. 자메이카계 영국인인 호프 탈라(Hope Tala)의 데뷔 EP 역시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인디 팝’과 ‘보사노바’의 만남이라 할 수 있는데, 보사노바 리듬을 인디 팝의 소스를 통해 새로운 느낌을 주는 “Sunburn” 등의 수록곡이 대표적이다. 앨범은 전반적으로 네오 소울의 부드러운 사운드를 추구하고 있으며, 호프 탈라의 보컬 역시 프로덕션의 무드에 녹아든다. 더불어,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셰익스피어 등의 작가에게 영향을 받아 예민하면서도 디테일한 가사로 이를 그려낸다. 한 해가 가기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인상깊은 대형 신인. 





a98e685724f82a68eafe293242837890.jpg


A$AP Ferg - Floor Seats
발매일: 2019/08/16
추천곡: Floor Seats, Wam, Pups

2년 만에 발표하는 새 프로젝트 [Floor Seats]는 에이셉 라키(A$AP Rocky)의 구금 관련 이슈로 인해 묻히기에는 상당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트렌드는 점점 가벼운 사운드를 추구하고 있지만, 에이셉 퍼그(A$AP Ferg)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무거운 베이스와 매서운 래핑으로 앨범을 꽉꽉 채웠다. 그야말로 고막을 터트릴 기세로 달린다. 아시안 돌(Asian Doll), 리코 내스티(Rico Nasty) 등의 신예들과 새롭게 맞춘 호흡도 인상적이며, DMX, 엘엘 쿨 제이(LL Cool J) 등의 선배들을 향한 오마주 역시 숨어있는 재미 포인트. 에이셉 맙(A$AP Mob)의 핵심 인물은 토론의 여지조차 없이 라키이겠지만, 그로 인해 우리는 퍼그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는 건 아닐까. 





22c61a8ce9a0da8ef8adba433dc9b62f.jpg


Shura – forevher
발매일: 2019/08/16
추천곡: side effects, BKLYNLDN, flyin’

[Nothing’s Real]을 통해 80년대의 레트로함을 재현하며,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한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슈라(Shura). 두 번째 앨범 [forevher]에서는 더욱 낭만스럽고 로맨틱한 사운드가 담겨 있다. 레트로에서 벗어나, 전자 음악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알앤비/소울의 작법을 빌려오는 등 사운드의 스펙트럼을 넓힌 덕이다. 슈라는 앨범 작업 기간 동안 미국과 영국을 오가며 새로운 여자친구를 만났고, 스마트폰을 통해 장거리 연애를 이어가는 경험을 앨범에 그렸다고 한다. 더불어 LGBTQ의 사랑을 비롯한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토해내는가 하면 장거리 연애의 비애 등을 소소하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디지털 세대의 사랑을 슈라 특유의 시선과 음악으로 그려낸 작품. 





679f10bd5c6d139cc8aacdb3711cc659.jpg


SAINt JHN - Ghetto Lenny's Love Songs
발매일: 2019/08/22
추천곡: Anything Can Happen, Trap, All I Want is a Yacht

세인트 존(SAINt JHN)의 음악은 작품성을 떠나 자꾸 손이 간다. 그는 지난해 첫 앨범 [Collection One]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의 뛰어난 멜로디 메이킹 능력, 그리고 비트와 딱 붙는 목소리가 가진 힘이 맞물렸던 덕이다. 하지만 ‘모음집’이라는 타이틀이 말해주듯 앨범을 하나로 묶는 고리는 느슨했고, 그것은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타이틀처럼 사랑에 대한 노래들이 담겨 있기는 하지만, 딱히 유기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전작에서도 거의 전곡을 담당했던 폴른(F a l l e n)의 비트에 착착 붙는 멜로디는 이번에도 멋드러지게 빠졌고, 전과 달리 믹 밀(Meek Mill), 릴 베이비(Lil Baby) 같은 좋은 피쳐링도 받았다. 게토 레니(Ghetto Lenny)라는 별명의 기원이 된 레니 크래비츠(Lenny Kravitz)가 직접 참여한 점도 재미있다.





63e3c16de096dad83143592a57203128.jpg


Raphael Saadiq – Jimmy Lee
발매일: 2019/08/23
추천곡: Ready, Something Keeps Calling, Kings Fall

알앤비의 수많은 흐름을 이끌며 ‘명반 제조기’로 자리 잡은 라파엘 사딕(Raphael Saadiq). 8년 만의 신작 [Jimmy Lee]의 앨범 타이틀은 약물 중독으로 세상을 떠난 형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실제로 앨범은 약물 중독자의 시선과 그를 둘러 싼 주변, 그리고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라파엘 사딕은 화자의 이야기를 다양한 요소를 결합해 그려내며, 트랙 간의 연결성을 배제하고 흐름을 끊어내듯 이를 담아낸다. 덕분에 개인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인간 군상이 담기게 됐다. 더불어, 앨범의 후반부에는 미국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고,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와 함께 연대의 메시지를 담아낸다. 70년대 소울 앨범의 메시지를 10년대 얼터너티브 알앤비 사운드로 그려낸 올해의 문제작. 





cc4e26d56e21fe527cebebb05f505377.jpg


Rapsody – Eve
발매일: 2019/08/23
추천곡: Nina, Michelle, Afeni

한마디로 명확한 테마를 가진 완성도 높은 작품. 앨범의 모든 트랙 제목은 랩소디(Rapsody)에게 영향을 끼친 각계의 실제 흑인 여성 인물(혹은 작중 인물)의 이름이다. 그 안에는 니나 시몬(Nina Simone)과 알리야(Aaliyah) 같은 음악인은 물론 세레나 윌리엄스(Serena Williams), 미셸 오바마(Michelle Obama) 등 폭넓은 분야의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다. 랩소디는 해당 인물들에게 받은 영향을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갖게 된 자신의 생각까지 담아낸다. 덕분에 ‘흑인 여성 아티스트’ 랩소디의 이야기는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 오랜 조력자 나인스 원더(9th Wonder)는 트랙별로 목소리 삽입이나 친숙한 샘플 사용 등 디테일한 장치로 몰입감을 더했다. 퀸 라티파(Queen Latifah), 디안젤로(D’Angelo) 등 흔히 보기 힘든 피처링들도 눈에 띈다.





f9ce29129e91edd8abb5271d3fe76c6e.jpg


Villain Park - The Recipe
발매일: 2019/08/28
추천곡: Visions, We Out Here, Black Meadow

2010년대 초중반부터 LA를 베이스로 활동하면서 웨스트 코스트 바이브를 느낄 수 있는 음악을 선보였던 빌런 파크(Villain Park)가 드디어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스모크 독(Smoke Dawg)의 깔끔한 프로덕션은 둔탁한 드럼 위에서 그 시절의 질감을 재현하며, 그 위에 펼쳐지는 랩은 타이트하게 비트 위를 뛰어다니며 때로는 초창기 에미넴(Eminem)의 그것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 때문에 많은 매체들이 붐뱁이나 클래식이라는 표현을 빌어 이들의 음악을 소개하곤 하는데, 그렇다고 너무 거리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그 시절 음악을 즐겨 듣던 사람이라면 회상할 만한 포인트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듣는 순간 몸이 들썩여지는 본능적인 즐거움은 충분하다.





687a9d4821a0bdddf2e528406b00c4e6.jpg


Lynda Dawn - At First Light EP
발매일: 2019/08/30
추천곡: Move, Fonk Street, Theme For Cha Cha

린다 돈(Lynda Dawn)은 영국의 브라운스우드 레코딩스(Brownswood Recordings)의 컴필레이션을 통해 그 가능성을 일찌감치 인정받은 신예 알앤비 싱어송라이터다. 첫 EP [At First Light]은 자일스 피터슨(Gilles Peterson)의 안목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린다 돈은 “Move”와 “Fonk Street” 등의 트랙에선 80년대의 부기(Boogie)를 기반으로 재즈, 훵크 등 다양한 장르를 한데 아우른다. 더불어, “Arise”에 담긴 코러스는 존스 걸스(The Jones Girls)의 “Who Can I Run To”를, “Theme for Cha-Cha”의 신스 사운드는 70년대의 소울재즈 트랙들을 떠오르게 만든다. 가빈 터렉(Gavin Turek)과 같은 레트로한 감성과 사운드를 좋아하는 이에게 적극 추천해보는 앨범.





CREDIT

Editor

힙합엘이

신고
댓글 5
  • 9.5 21:36

    릭로스와 에이셉 퍼그 앨범 밖에 안들어 봤내요

    새로운 앨범 추천 감사합니다!

  • 9.8 00:28

    영떡 ㅇㄷ? 찐 에센셜이고 안들은 사람 없어서 안넣었나

  • 9.12 16:23

    감사합니다

  • 9.12 23:00

    Shura 괜찮더라구요

  • 9.22 13:46

    이거만 기다렷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