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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다이나믹한 스파이더맨 트랙 5

title: [회원구입불가]Beasel2018.12.31 16:10추천수 3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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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히어로로 오랫동안 대중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스파이더맨이 영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로 연말 극장가를 찾아왔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대형 스크린 최초로 상영되는 마블 히어로 애니메이션이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스파이더맨은 주인공인 마일스 모랄레스(Miles Morales, 이하 마일스)를 비롯해 피터 B. 파커(Peter B. Paker), 마일스의 든든한 친구 스파이더 그웬(Spider-Gwen), 흑백 캐릭터인 스파이더맨 누아르(Spider-Man Noir),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재탄생한 페니 파커(Penny Parker), 위트 넘치는 돼지 스파이더 햄(Spider-Ham)까지, 총 6명이다. 이처럼 영화는 백인 청년부터 흑인, 여성, 심지어는 동물까지(!) 누구나 세상을 구원할 영웅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영화가 다양성이란 맥락을 함유한 만큼, 관련 앨범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 (Soundtrack From & Inspired by the Motion Picture)] 또한 예사롭지 않다. 록 음악가가 주를 이루던 기존의 스파이더맨 OST와 달리 힙합을 기반으로 다양한 인종의 음악가들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영화 제작진은 이번 앨범을 기획할 때 마일스와 비슷한 또래의 청소년들이 즐길 법한 음악을 담고자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따라서 영화와 함께라면 앨범을 더욱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앨범 수록곡들은 영화의 주요 장면 속에서 배경 음악처럼 흐르며 작품에 생동감과 스타일리시함을 부여한다. 과연 어떤 곡들이 영화 장면들과 어우러져 나올까?

본 기사에는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의 내용이 다소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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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flower

포스트 말론(Post Malone)과 스웨이 리(Swae Lee)가 참여한 트랙이다. 둘은 이미 포스트 말론의 앨범 [beerbongs & bentleys]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프로듀서는 시저(SZA)의 [Ctrl]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 카터 랭(Cater Lang)과 포스트 말론의 “Rockstar”를 만들어 낸 루이스 벨(Louis Bell)이다. 두 프로듀서는 드림 팝의 요소를 활용하며 대중 친화적이고도 도회적인 사운드를 담아냈다. 이러한 프로덕션은 두 래퍼의 달달한 싱잉-랩과 조화를 이룬다. “Sunflower”가 영화 개봉 후 다시 빌보드 핫 100 차트 4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둔 이유다.



“Sunflower”는 영화의 시작과 끝 장면에 흘러나온다. 영화에서 마일스는 이 곡의 열렬한 팬으로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노래를 흥얼거리곤 한다. 그 모습이 마치 영락없는 10대 소년 같아 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여기서 마일스가 가사를 잘 몰라 웅얼거릴 때 뱉는 목소리를 잘 들어보자. 마일스의 발음에서 히스패닉 억양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마일스가 흑인-히스패닉임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장면이다. 더 나아가 영화 제작진이 원작의 캐릭터를 충분히 반영해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음을 보여준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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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ia

“Familia”는 최근 메인스트림 힙합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아프리카 음악의 향취를 확인할 수 있는 곡이다. 짐바브웨의 아티스트 반투(Bantu)가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피처링과 코러스로도 참여했다. 그는 힙합과 레게톤을 비롯해 아프로비트 등 다양한 장르들을 한데 버무려낸 사운드로 청자의 흥을 돋운다. 그 외에도 라틴 트랩의 선구자인 아누엘 에이에이(Anuel AA)와 자타공인 힙합의 여왕 니키 미나즈(Nicki Minaj)가 무드에 걸맞게 히스패닉 억양으로 벌스를 선보였다. 곡은 이들의 목소리와 다양한 퍼커션 소리를 아우르며 상당한 중독성을 자랑한다.



반투는 영화 내용에서 영감을 얻어 가사를 썼다고 한다. 반투의 가사를 보면, 스파이더맨인 마일스가 자신의 정체 때문에 심적 갈등을 겪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일례로 가사 속 구절인 ‘go too far’는 목적을 위해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는 슈퍼빌런의 특성을 반영한다. 영화에서 “Familia”는 마일스의 등교 장면에서 잠시 흘러나온다. 그는 해당 씬에서 수많은 학교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며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인종과 성별, 국적을 막론한 아티스트들이 곡에 함께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 모습 역시 마일스의 인종과 함께 현실의 다양성을 암시하는 장면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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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red of the Dark

크레딧만 보더라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곡이다. 릴(Lil) 래퍼들의 아버지인 릴 웨인(Lil Wayne)과 멜로디 재주꾼 타이 달라 사인(Ty Dolla Sign), 그리고 얼마전 무장강도 사건으로 세상을 떠난 텐타시온(XXXTENTACION)이 동시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The Carter V]에 참여한 인페이머스(Infamous)와 벤 빌리언스(Ben Billions)는 프로듀싱을 맡아 비통한 무드를 그려냈다. 원래 텐타시온의 벌스는 배드 베이비(Bhad Bhabie)의 “Trust Me”에 수록될 예정이었다는데, 타이 달라 사인이 대신 참여했다고 한다. 세 뮤지션의 콜라보가 텐타시온의 죽음 이후에야 비로소 성사된 셈이다.



영화는 마일스의 세계 안에서 초대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Peter Parker, 이하 피터)가 죽으면서 본격적인 전개를 맞이한다. “Scared of the Dark”는 영화 속 미디어들이 피터의 사망을 보도하는 장면에서 배경음악처럼 흘러나온다. 마일스의 암담한 심정이 드러나는 트랙이라 할 수 있다. 곡이 지닌 의미는 영화 외적으로 봐도 남다르다. 릴 웨인과 텐타시온은 [The Carter V]의 수록곡인 “Don’t Cry”에서 죽음의 공포를 노래했다. 두 뮤지션 모두 죽음과 연관된 이미지를 지닌 만큼, 노래는 피터의 사망 소식과 맥락적으로 이어져 관객들의 슬픔을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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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e

이모 랩(Emo Rap)은 래퍼 개인의 우울한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낸 사운드로 대중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주스 월드(Juice WRLD)는 그 이모 랩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다. 그는 “Lucid Dreams”에서 사랑의 슬픔을 노래한 적 있다. “Hide”는 주스 월드의 랩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좀 더 부각한 곡이다. 이 곡은 타입 비트(Type Beat) 류의 음악에서 들을 수 있는 악기 소스들로 서정적인 무드를 그린다. 여기에 주스 월드와 시진(Seezyn)이 싱잉-랩을 얹으며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을 콕콕 건드린다.


영화에서 마일스는 세상을 떠난 피터의 임무를 수행하려 하지만, 능력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자신의 부족한 역량에 좌절한다. “Hide”는 마일스가 좌절하는 장면에 삽입되었다. 그와 별개로 두 아티스트는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연인과의 이별을 가사로 풀어낸다. 그 내용이 영화 줄거리 속 스파이더맨의 모습과 교차하며 묘한 감흥을 자아낸다. 예를 들면, 주스 월드가 내뱉는 구절인 ‘Think I met my soulmate’는 마일스가 학교 친구로서 그웬을 만난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이런 디테일을 캐치한다면, “Hide”도 영화 안에서 마일스의 슬픈 감정을 드러내는 사운드적 장치로 쓰였단 걸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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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Up Danger

“What’s Up Danger”는 “Sunflower” 다음으로 영화 티저를 통해 공개된 앨범의 두 번째 싱글이다. 이 곡에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전자음악 DJ/프로듀서 듀오 블랙 캐비어(Black Cavier)와 뉴욕 출신의 가나인 래퍼 블랙웨이(Blackway)가 함께 했다. 블랙 캐비어의 멤버들은 팀 결성 전에 메탈, 하드코어 밴드를 하면서 악기를 익혔다고 한다. 덕분에 “What’s Up Danger”로 힙합, 전자음악 베이스의 강렬한 록 사운드까지 즐길 수 있다. 블랙웨이는 카랑카랑대는 목소리로 공격성이 다분히 느껴지는 랩을 선보인다. 목소리 톤의 강약 조절로 분명한 포인트를 주며 흐름을 전개하기도 한다.



관객들은 마일스가 자신의 능력을 제어하고 진정한 스파이더맨으로 거듭나는 장면에서 “What’s Up Danger”를 들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그의 심리 상태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비장한 분위기의 사운드와 자신을 위협하는 무언가가 있더라도 절대 멈추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마일스가 능력을 각성할 때는 곡의 후렴구인 ‘Can’ Stop Me Now’가 나온다. 적절한 배치로 관객들에게 극명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대목이다. 가장 중요한 장면에 쓰였던 곡인 만큼, 꼭 영화를 보며 그 전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CREDIT

Editor

Ge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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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12.31 17:01

    개인적으로 블랙팬서 ost보다 더 자주 듣게되는 앨범입니다


    훌륭하다고 생각되네요

  • 1.1 16:56
    @아까그훈남

    저도 더 가볍게 들을스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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