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KARA)의 전 멤버 강지영이 아니다. JTBC의 아나운서 강지영이다. 그는 2011년, 방영했던 MBC의 아나운서 오디션 프로그램 <신입사원>에 출연했었다. 비록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아쉽게 떨어졌지만, 이후 JTBC에 특채로 입사한 뒤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정치부회의>,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하고 있으며, 지난해 탄핵 정국 때는 안경을 쓰고 프로그램에 등장한 것이 인터넷상에서 크게 이슈가 되기도 했다. 강지영은 여느 사람과 다를 것 없이 자신의 SNS에 다양한 취향들을 공유하는 편이다. 이 중에는 록과 재즈는 물론, 힙합/알앤비 음악에 관한 포스팅도 종종 올라와 음악 팬들이 감탄을 금치 못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과연 그의 음악 취향은 어떤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Pharrell Williams – Able
퍼렐 윌리암스(Pharrell Williams)는 팔색조다. 커리어 초기에는 그야말로 우주에서 가져온 미래지향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더니 2010년대에 들어선 과거로 회귀해 레트로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다. 그가 작곡한 영화 <히든 피겨스>의 OST에 수록된 “Able” 역시 그렇다. <히든 피겨스>는 60년대 나사(NASA)에서 근무했던 흑인 여성들의 실화가 담긴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에선 주인공이 계산을 끝마친 공식이 적힌 서류를 가지고 뛰는 장면에서 이 곡이 흘러나온다. 주인공의 당찬 뜀박질을 배경으로 힘 있는 브라스 사운드와 함께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가사가 어우러져 긍정의 기운을 전달해 준다. 월요일 오전 시간에 듣는다면 힘든 출근길이 좀 더 편해지지 않을까? 아니라면 죄송하다.
Berhana – Janet
애틀란타 출신의 아티스트 버하나(Berhana)의 “Janet”은 현시대의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는 트랙이다. 미니멀한
구성이지만 확연한 인상을 주는 곡의 도입부, 다채로운 장르를 뒤섞어낸 프로덕션과 랩과 노래를 넘나드는 보컬이 그렇다. 버하나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멜로디로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청자들에게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한껏 안겨다 준다. 밝은 색감의 배경 속에서 자전거를 타는 그에게 포커스를 맞춘 뮤직비디오도 얼굴에 미소를 절로 짓게 만들어 준다. 힐링이 필요한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노래이지 않을까 싶다.
Tom Misch – Crazy
Dream
탐 미쉬(Tom Misch)는 말랑말랑한 사운드로 한국을 비롯한 각 국의 많은 음악 팬에게 주목받는 영국의 프로듀서다. 그의 음악은 제이 딜라(J Dilla)의 그것을 연상케 하는데, 실제로도 "Dilla Love"라는 비트를 자신의 비트테입에 수록한 바 있다. 그만큼 영향받았음을 자신의 작품으로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Crazy Dream" 역시 퀀타이징되지 않은 제이 딜라 스타일의 드럼 리듬, 재지한 사운드 소스와 함께 감각적인 기타 리프가 함께 어우러진 네오 소울 스타일의 곡이다. 뮤직비디오는 러프 머시(Ruff Mercy)가 디렉팅하였으며, 그 특유의 스타일이 탐 미쉬의 곡과 환상의 조화를 이뤄 따뜻하고 달달한 무드를 시각적으로 구현해낸다.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마성의 노래.
Sergio Mendes – Mas Que Nada
라틴팝과 브라질 음악의 거장 세르지오 멘더스(Sergio Mendes)는 60년에 가까운 경력에도 불구하고 트렌디함을 놓치지 않는다. 이 같은 영민한 행보는 곧 현시대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이 증명한다. “Mas Que Nada”는 조르제 벤(Jorge Ben)의 보사 노바를 세르지오 멘더스가 다시 불러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곡이다. 강지영 아나운서가 포스팅한 곡은 세르지오 멘더스가 2006년, 윌.아이.엠(will.i.am.)과 손을 잡고 발표한 [Timeless]에 수록된 버전이다. 윌.아이.엠은 당시 시대의 트렌드에 맞춰 힙합으로 재편곡했으며, 그의 팀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목소리를 보탰다. 신과 구의 완벽한 연결고리. 그 모범 답안이 바로 이 곡이다.
Frank Ocean – Super Rich Kids
모든 음악사가 그렇겠지만, 알앤비 음악 씬에서도 하나의 흐름이 끝물에 다다를 때쯤, 생각지도 못한 천재들이 등장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왔다. 80년대에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과 프린스(Prince), 90년대에는 디안젤로(D’Angelo), 그리고 현시대에는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이 그랬었다. 그런 그의 “Super Rich Kids”는 70년부터 지금까지, 알앤비 음악의 요소들을 모두 녹인 곡이다. 또한, 프랭크 오션이 가진 장기 중 하나인 발군의 멜로디 메이킹과 함께 현 세태를 비꼬는 현학적인 가사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거의 얼터너티브 알앤비 계의 진리일 정도다. 현대의 많은 알앤비 아티스트가 그의 영향 아래에 있는 데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글 | Ge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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