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를 식당으로 치면
디스코그래피는 그 식당의 메뉴판
그리고 각각의 메뉴를 정규앨범이라고 하면 그건 바로 코스 요리.
앨범의 트랙수는 코스 요리의 가짓수.
요리가 많이 나온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요리가 적게 나온다고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님.
앨범의 유기성은 코스를 구성하는 요리의 전체적인 순서에서 나오는 조화 같은것.
어떤 특정 음식을 먹고 너무 맛있어서 그 코스요리만 계속 시키는 경우도 있고
너무 맛있고 신기한 맛이지만 한 번 먹고 가게를 다시 안 찾는 경우도 빈번함.
그리고 저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가게들은 결국 재방문율이 높은 가게들이고요,
그 가게들을 저의 최애 아티스트
그 중에서도 즐겨 찾는 메뉴들을 저의 명반이라고 부를수 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얘기는 힙합에만 국한되지 않은 음악 전반적으로 해당하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은 저걸 왜 그렇게 좋아하지? 그렇게 깊이 파고들 필요가 없어요, 까내릴 필요도 없고.
그냥 그만큼 맛있나보다 하고 지나가면 됩니다.




내가좋아하면명반인것
내가좋아하면명반인것
저는 이런생각을 함
앨범이 꼭 명반이어야만 하는가
난 음악사에 길이남을 뭔가를 남기겠어 보다는
걍 하다보니 사람들이 명반이라고 하네가 좀 더 멋있는거 같음
노벨상을 받은 거의 모든 연구가
노벨상을 받으려고 연구를 시작해서 나온 결과물이 아닌것과 같은 맥락이죠
돈도 명반도 명예도
그걸 쫓는 사람에게 주어지는게 아닌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좋아하는걸 열심히 하면 따라오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릿을 식당에 비유해봐
저희 업소는 국내산 1등급 100% 사골육수와 한방재료만을 엄선하여 사용하며 다른 업소와 차별화된 품질을 가지고있는 모범식당입니다. 간혹 맛이 맵고 싱겁다거나 육수에 부유물이 보이는 것은 순수재료만 사용했다는 것이니, 의문을 가지지 마시고 그냥 드셔도 됩니다.
라는 현수막이 입구에 크게 적혀있고 매장안에도 하나 더 있음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개추
근데 국물맛이 순대내장탕에서 나는 내장 향이 좀 세서 호불호갈리는데
주인장은 그걸 자기요리의 특색이다, 나는 미슐랭급이다 라고 생각함
근데 내장향 재료맛 좋아하는 사람들은 와서 캬 이게 진짜지 이러고
나머진 머 그래? 난 썩... 이러고 몇번오다가 다시안옴
저스디스라는 식당에서
릿이라는 메뉴는
주인장이 7년간 야심차게 준비했다곤 하지만
일단 요리 가짓수가 쓸데없이 너무 많고요
개인적으론 정돈이 덜 된듯 합니다.
맛은 없는게 아닌데, 생긴게 더러워보이는 음식이랄까… 근데 그 외관에서 주인장이 뭔가 해석을 요구하는데 솔직히 별로 할말이 없는…? 별로 다시 찾을 코스는 아닙니다. 갠적으로 포더유스를 참 좋아해요
이게 맞다 그래서 전 그냥 저한테 잘 맞고 좋다고 느끼면 다른 사람이 수작 평작이라고 해도 전 명반으로 친답니다.
항상 느끼는건
명반에 대한 논의가 건설적으로 진행이 되거나 토론이 되면 되게 좋을꺼 같은데
그 끝은 항상 욕으로 끝나는 느낌이라 아쉬움
원래 세상 모든일이 이상적으로만 돌아가진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향해야하는 방향이라고는 생각합니다만…
이런 음식 비유는 딥플로우가 1황인데
아우트로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
코스요리같이 만든 앨범이 있고 집밥처럼 만든 앨범도 있고 학교 급식같은 앨범도 있고 앨범의 형식은 다 다르기 마련이라 생각해서 명반을 정형화하는 사람들이 많은거 같지만 저는 별로 와닿지 않는 너낌쓰
차트안에 있는 대중 앨범들=프랜차이즈 식당
인디 앨범=아직 덜알려진 골목 맛집
오 이것도 좋네요
근데 식당에도 미슐랭, 블루리본 등 등급을 메기려는 시도가 있잖아요. 그걸 하고 싶어서 토론하고 싸우는 거라 생각합니다. 리드머나 이즘 같은 평론지도 있고, 한대음, 한국힙합어워즈 같은 시상식도 있지만 일반 리스너들도 그런걸 하고 싶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싸워! 토론해! 명작, 수작,평작, 망작 등급 매겨! 남들 더 설득하고 싶으면 논리적으로 더 무장해! 표현력을 키워! 음악을 많이 들어!
근데 건전한 토론의 장이 된다면야 얼마든지 환영입니다만 대부분의 토론은 나중가면 비난이나 싸움으로 끝나더군요. 그래서 적어본 글이기도 합니다.
비프리는 메뉴 10개 넘는데 다 베스트메뉴겠네요
대부분 제 입맛에 맞긴합니다. 물론 몇개는 걸러야 겠지만
저는 재방문율과 명반여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식당이 좋은지 평가할 때 식당의 위치나 풍경, 분위기를 고려할 때도 있는 것처럼 앨범을 감상할 때의 나의 상황과 그 앨범의 분위기가 잘 맞아떨어져 좋은 감상을 이끌어내면 그 앨범이 제게 명반이라 불리는 것 같아요.
이에 대한 예시로 제게 프리더 비스트2가 있습니다. 처음 듣고 그저 그런 앨범이다 생각했었지만 다른 일로 화가 났을 때 우연히 그 앨범을 들었는데 제 감정을 대변해 주더라고요. 그 이후로 프더비2가 명반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저도 프더비2 존나 좋아합니다 ㅋㅋ. 근데 신기한게 재방문율은 높은데 명반이라고 생각하진 않네요. 약간 막 들리기 좋은 동네 중국집같은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재방문율을 높게 치는 이유가 오랜 기간 디깅을 하면서 외게나 종게를 오랜기간 눈팅으로 탐방하고 rym 같은곳에서도 여러 영감을 받아서 저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명반들은 정말 수두룩 빽빽합니다. 대표적으로 킹크림슨이나 닼사문은 정말 어떻게 저게 60~70년대 작품이지? 싶을 정도로 처음들었을때 매우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만 좋은것과 별개로 그 이후로 저걸 찾아들은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면 저 앨범들을 나에게있어서 명반이라고 칭할수 있을것인가? 저 앨범이 나에게 그렇게 소중한 앨범일까? 에 대한 내적 물음에 저는 기준을 바꾸기로 한 것입니다. 아무리 좋게 들었어도 그 이후에 손이 안가면 그건 저에게있어서는 명반이 아닌거라고 말이죠. 대표적으로 블론드가 저에게 해당합니다. 들으면 참 좋은데 찾아서 들은적은 별로 없어요.
읽고보니 누명은 나에게 명반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제가 국힙 명곡 5개 뽑아도 들어갈 곡이 두개나 있는 앨범인데
지금은 사실 그 두곡만듣고 나머지는 안찾아 듣습니다.
반면 킁은 노래 하나씩 듣기보다는 그냥 무조건 앨범째로 듣게 되네요. 글로포에버도 마찮가지.
또 자주 듣는 UGRS는 앨범째로 틀긴하는데
1번 스킵하고 바로 태지 듣고 중간 중간 자주 넘깁니다.
그래서 저는 킁,글로포에버는 명반이지만
누명 UGRS 는 개쩌는 메인디쉬가 있지만
그거만 찾아먹는 느낌이라 현재 저에겐 명반이 아닌거 같네요.
저 또한 과연 이 앨범이 진짜 ‘나’에게 있어서 명반인가? 는 꾸준히 그리고 끊임없이 질문하게 되는 주제인것 같습니다. 지금도 하고 있고요 앞으로도 이럴거 같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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