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정말 누가 들을까 싶은 노래만 쌓여 있는 창고같은 래퍼지만, 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간 팻두의 초기 커리어는 꽤나 좋은 편이다. 팻두 특유의 자극적인 드라마투르기와 유치한 감성이 가장 적었던 것이 이유일까?

2집 FatDoo 2
https://youtu.be/7qPa4QTbCoo?si=yayQjyKklHa-xtqz
베스트 트랙 : 살고 싶은 새와 죽고 싶은 비행사 (feat. Swings)
날선 팻두의 랩도 들어줄만 하고 초기 스윙스의 그루브를 강조한 플로우도 좋았던 숨은 보석같은 곡. 특히 직전 트랙인 '나는 오늘 죽었다 (feat. 와디)'의 축축하고 비관적인 톤앤매너를 발전시켜 앨범의 정체성과도 같은 몽환적인 메타포가 돋보인다.
직설적인 나레이션이나 보컬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러나 앨범 전체가 명확히 구분되는 두 개의 초현실주의적 내러티브로 진행되는, 그 당시로썬 나름 실험적인 정서의 매력은 충분하다. 거기에 스내키챈, 스윙스, 매슬로 등등 네임드 피쳐링도 구경거리 중 하나. 특히 14번 트랙, '사랑하는 사람들'은 팔로알토의 명작 중 하나인 발자국 EP의 대표곡 'Memoriez (feat. The Quiett)' 속 샤라웃 아웃트로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3집 지난 후회가 담긴 일기장
https://youtu.be/vv23Z1teNdc?si=Pqvw2DIBQ36HxGbb
베스트 트랙 : 파랑새를 죽였다 (feat. 이른)
이야기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트랙이자, 팻두의 문학성과 상상력의 절정을 보여주었던 곡. 팻두의 가장 큰 장벽인 오글거림 혹 촌스러움이 없다는 것이 매우 큰 장점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팻두는 하나의 이야기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두 개의 애절하고 자극적인 내러티브는 이제 팻두라는 래퍼의 정체성을 확실히 새기는 듯 보인다. 또한, 이 앨범의 스토리텔링은 전작보다 확실히 진보했다. 청자로 하여금 직접적인 참여와 선택을 제공하는 스킷, 이후의 나타나는 두 개의 선택지를 통해 입체적인 감상을 가능케 했기 때문. 팻두의 몽환적이고 감성적인 부분 또한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날 떠나지 마 (feat. Rama, Black Out, 이른)', '그래 그게 니 인생이라면 (feat. 이른)' 등 여러 서정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곡들도 많이 포진되어 있는 앨범. 소울커넥션의 감성도 떠오른다.




2집은 진짜 다른거에 비해 과소평가임
캬 추억이네요 어느 순간 팻두랩이 가짜의 대명사가 됐는데, 그 나름의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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