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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디스 LIT 1시간 남아서 심심하시죠

title: Lil Uzi Vert (Pink Tape)JtotheLUNA3시간 전조회 수 3523추천수 2댓글 0

그 사이에 심심하실까봐 리뷰 하나 끓여왔습니다!!

Skinny Chase의 <King of Comedy>인데요

얘도 진짜 안알려진 수작 of 수작이라 생각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https://blog.naver.com/parzival0604/224082420486 

 

 

 

Skinny Chase, 그는 대한민국의 래퍼다. 그는 교포이며, 주로 교포 아티스트로 이루어진 졸리 레코즈에 소속되어 있다. James Keys와는 'Monkey Bars', Mark Antoniio와는 'Colslaugh'란 그룹을 같이하고 있으나, 솔로 활동으로는 2015년 발매한 'The Gooktape: Beatoo & Laeem' 믹스테잎이 끝이었다. 그렇게 솔로보단 그룹 활동을 이어나가던 중, 자신의 믹스테잎으로부터 약 5년 뒤인 2020, 그는 한 장의 솔로 정규앨범을 발매한다. 앨범의 이름은 'King of Comedy', 한국어로는 희극지왕이란 제목이었다.

 

2년이 지나서야 공지합니다.

2020첫 솔로

정규 앨범 발매 했고,

알아서 찾아서 들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Skinny Chase, Skinny Chase 인스타그램 (2022) -

 

 

King of Comedy.jpg

 

King of Comedy (2020.03.23. / 12트랙 / 4024)

 

-트랙

1. King of Comedy (Outro)

2. Glove City Blues

3. Claw of Thrones (feat. MarQ Beyond, DJ Tiz)

4. 일격필살 (feat. Mark Antoniio, DJ Vamos)

5. Ciaos & Deuces (Interlude)

6. 거리의 시인들 (Children's Story) (feat. DJ Vamos)

7. Us (feat. James Keys) <Title>

8. Sagittaurus

9. A Song of Ascents (Starlight Melody II) (feat. TakeOne)

10. The Comet (Intro)

11. Elevators

12. A Song of Ascents (Starlight Melody II)

(feat. TakeOne) (JAMES KEYS REMIX)

 
 
 

'King of Comedy'는 첫 트랙부터 이 앨범이 어떤 사운드를 지향하는지 가감 없이 드러낸다. 1970~90년대의 가요가 샘플링되어 곡을 이끌어가고, 그를 받쳐주는 브라스와 타악기 및 붐뱁 드럼, 심지어 은은하게 걸려있는 노이즈까지. 이는 청자를 80년대 홍콩 저잣거리의 자정으로 끌고 들어간다. 이 주황색 색채의 아우라는 앨범이 끝날 때까지 지속된다. 그 지속력의 비결은 Skinny Chase의 비트 덕분이다. 믹스테잎 때부터 드러난 그만의 샘플링 기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고전 음악뿐 아니라, 영화 대사나 독백마저도 그는 샘플링에 활용한다. 한 곡에 서너 개 이상의 대사와 음악들이 뒤섞이는 것은 과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그저 섞고 배치하는 게 아닌, 하나의 주제 아래 그들이 어우러지게 만든다. 결국 그의 손을 거친 후엔, 개별의 요소들은 선명한 분위기라는 집합체로 변화한다.

 

샘플링 같은 경우는 저는

크게 봤었을 때,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하는데,

기존의 곡에 제일 강한 테마를 갖고와서

이거를 지금의 사운드로 바꾸는 방법.

그리고 기존의 트랙을

아예 플립을 시켜버려가지고

아예새로운 음악으로 만들어버리는 방법.

-휘민 (그루비룸), 유튜브 <1ANDON> '또 다시 보여줘야 돼 프로듀서가 만드는 노이즈' (2025) -

 

하지만 Skinny Chase의 비트가 독보적이라 느껴지는 이유는, 출중한 샘플링 기법에서 비롯되는 곡의 형상 때문이다. 본 앨범은 뛰어난 랩 스킬이나 대중성이 짙은 곡으로 청자를 사로잡기보단,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통해 청자를 이입시키는 방향에 가깝다. 그러한 구성에서 가사뿐 아니라 곡의 바탕이 되는 비트 역시 전달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는 요소다. 그의 비트는 분명 청각적 요소이나 이상하게도 구체적이고 뚜렷하다는 감상을 준다. 'Ciaos & Deuces'에선 어쩔 수 없이 헤어짐을 택하는 연인의 아련한 모습이 그려지며, 'The Comet'에선 까마득한 밤하늘 밑 사색에 잠긴 한 남자의 모습이 연상된다. 가사가 있든 없든 청각의 시각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건,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그만의 필살기다. 노래를 들으며 지그시 눈을 감으면 그가 촬영하고 있는 어느 테이크 씬이 보이는 듯하다.

 

Let's drop an album!

Show them what we got!

/

앨범을 내자!

우리의 재능을 보여주자고!

-6번 트랙 - 거리의 시인들 (Children's Story) -

 

앨범아트를 보면 붉은 피부의 한 남자아이가 긴고아를 쓰고 있다. 긴고아는 서유기에서 삼장법사가 손오공을 통제하기 위해 씌웠던 도구로, 눈에 위치한 노란색의 한자와 더해져 서유기와 같은 고전의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또한 접힌 자국과 얼룩은 과거라는 추상적 개념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 모든 걸 망라하면 앨범아트는 마치 '희극지왕', '중경삼림' 등의 과거 홍콩 영화 포스터처럼 보인다. 각각의 곡들, 전체적인 앨범으로 봤을 때도 그 시절의 감성이 가득하다.

 

 

Skinny Chase가 교포임에도 이렇게나 동양적인 냄새를 가득 머금은 앨범을 만들어 냈다는 점 역시 놀랍다. 그 이유는 가사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일격필살'에서는 주윤발, 이소룡과 같은 배우나, 영화의 주인공(소림36MASTER KILLER)을 비유 대상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거리의 시인들'에선 도끼, SEAN2SLOW, 소울컴퍼니등 한국 힙합의 과거를 그리워하는 모습 역시 보여준다. 결국 그가 어렸을 적부터 가진 동양 영화와 음악에 대한 흥미가, 타 국내 앨범과는 묘하게 다르면서도 옛스러운 아련함을 구축해 냈다.

 

 

 

위에서 언급했듯, 이 앨범은 영화적 진행방식을 따른다. 초반 'Glove City Blues'를 기점으로 매우 돕하고 청각적 타격감이 좋은 곡들이 이어지는데, 이는 마치 액션 영화를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Ciaos & Deuces'로 환기되며 분위기는 점차 사그라들고, 이젠 만남과 이별(Us, Sagittaurus), 최종적으론 인생(A Song of Ascents (Starlight Melody II))에 대해 바라본다. 앨범의 막바지인 'Elevators'에 도달해서는, 휘황찬란했던 순간들은 사라지고 현실의 모습만이 남겨진다. 40여 분간의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은 Skinny Chase, 우리는 그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으로 전환된다. 결국 주인공이 현실을 마주 보는 결말에 다다르면, 우리 역시 극장에서 벗어나 관객에서 청자로 되돌아온다.

 

고전 무술 영화

기승전결 구조로 표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Skinny Chase, 앨범 소개글 (2020) -

 

주성치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희극지왕은 '연기'라는 소재 아래 그의 인생관을 코믹스러우면서도 진지하게 다룬 작품이다. 본 작품에서 주성치가 연기한 '사우'란 캐릭터는 연기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그 열정마저 가득한 청년이지만 실제로는 단역, 혹은 그보다 밑에 그친다. 스스로를 배우라고 칭하며 다니지만, 결국 인정받기는커녕 동네 불량배들에게 연기를 가르치며 자기만족에 그칠 뿐이다. Skinny Chase 역시 음악에 많은 관심을 있었고, 결국 그 길을 걷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고, 그는 꿈을 위해 연기를 가르쳤던 사우와는 달리 잠시 음악을 미뤄두고 취직을 하게 된다

그리고는 힙합에 대한 관심을 점차 줄여간다.

그러나 이 이야기가 희극지왕과 결을 같이한다 생각되는 점은, 두 사람 다 끝까지 자기가 하고자 하는 것을 추구했다는 것이다. 사우는 주연급 배우가 되지는 못했지만,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자신만의 연극을 만들었고, Skinny Chase도 결국 현대 힙합씬의 유행보단, 20년 전의 힙합을 되새기며 그 의식이 가득 찬 컨셔스 앨범을 제작했다.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 스스로 자책하면서도, 자신이 접했던 문화의 총합인 이 앨범에 대한 존중을 바란다. 결국 사우가 대배우는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연극을 만들어냈던 것처럼, 그가 힙합에 가진 진심과 집념은 현대에서 그 시절의 부흥기를 느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앨범을 탄생시키고야 말았다.

 

Don't have to bump this,

but respect it please

This ain't funny

so don't you dare laugh

/

이 노래는 듣지 않아도 돼,

하지만 존중은 해줘 제발

이거 절대 웃긴 얘기가 아니니까

웃지마

-6번 트랙 - 거리의 시인들 (Children's Story) -

 

웅장한 오프닝부터 현실에 다다르기까지, 우리는 주인공인 그의 시점에 몰입하게 된다. 비트 위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그의 중저음 목소리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교포인 그이기에 아무래도 영어 가사의 비중이 높은 점은 아쉽다. 음악에 관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고민과 시련들, 연인 관계 혹은 인생에 대해 후회를 털어놓는 그의 진솔함이 청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될 뿐이다. 'A Song of Ascents (Starlight Melody II)'에서 테이크원이 음악의 길을 걷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주제로 인상 깊은 벌스를 선보였기에 만약 Skinny Chase가 한글을 썼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발목을 잡는다. 그럼에도 훌륭한 사운드와 기승전결의 구조 아래 완성도 높은 서사를 구축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본 앨범은 2020년에 나왔음에도, 올드스쿨 붐뱁 사운드와 고전 가요의 샘플링, 앨범 커버와 영화적 구성까지 모든 것이 과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앨범이 뒤쳐지거나 구리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오히려 현대에서 과거 부흥했던 시대의 조각들을 그만의 방식으로 재결합하고 만들어낸 조각상은 독특하고도 익숙한 향기를 풍긴다. 그 속에 Skinny Chase 자신의 인생을 자연스럽게 녹여내어 앨범의 내적 측면까지 단단하게 채워냈다. 비록 영어 가사가 대다수지만 이를 해석하며 곱씹을 가치가 있을 만큼, 그만의 샘플링 기반 사운드와 과거의 의식이라는 콘셉트, 그리고 개인의 서사까지, 이 삼박자가 잘 결합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 앨범을 역순으로 들어도 서사가 이어지는 놀라운 구성은 그가 얼마나 치밀하고 수준 높은 음악가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주성치의 희극지왕과 Skinny ChaseKing of Comedy, 두 작품 모두 창작자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비록 둘 사이엔 20년의 공백이 있지만, 하고자 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은 시대를 초월해 닮아있다. 이 앨범에서 그는 과거의 향기와 현재의 모습이 섞인 은하수 아래 서있지만, 결국 그가 바라보고 있는 별은 미래였다. 결국 그는 사우처럼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음악이란 길을 헤쳐나갈 것이고, 그는 아티스트로 남을 것이다. 혼자로는 본격적인 출발점인 이 앨범의 인지도나 파급력은 적을지언정, 이 앨범이 과소평가된 수작임은 분명하다.

 

날 싫어하거나 말거나,

난 배우야.

-사우 (주성치), 영화 <희극지왕> (1999)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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