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키스, 스키니 체이스 <As We Can See>
2025.06.28
1. ISLAND IN THE SUN
2. I TALK TO WIND
3. SATISFACTION
4. GOD ONLY KNOWS
5. BROWN EYED HANDSOME MAN
6. I DON’T WANNA MISS A THING
7.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
8. THE TASTE OF INK
9. BULLS ON RAPADE (feat. Mark Antoniio)
10. ALL STAR
11. WHERE IS MY MIND
12. CAN’T HELP FALLING IN LOVE
13. COLORS (Slowed Version)
삶이 녹록치 않다는 현대다. 부족한 돈, 얽매이는 인간관계, 불확실한 미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우리의 삶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평화는 교과서 사회 단원에만 나오는 개념이 되었고, 사람들의 마음에는 전쟁이 매일같이 일어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평화가 간절히 필요하다. 이런 와중에 제임스 키스와 스키니 체이스는 ‘아무 생각 없이’ <As We Can See>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일상의 거룩함과 에피소드의 신성함. 10년 만에 돌아온 Monkey Bars의 <As We Can See>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큰 생각 없이 만들었으며 듣는 이들에게 휴식 같은 앨범이 되었으면 한다는 앨범 소개글처럼, 이 앨범에 담겨 있는 내용은 특별할 것 없이 소소하고 단순하다. 그들은 정해진 주제 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마치 말 걸듯이 던져놓는다. 제임스 키스는 거기에 가볍게 멜로디를 섞고, 스키니 체이스는 예의 그 무심한 톤으로 툭툭 내뱉는다. 그 둘이 지닌 무게의 차이가 앨범의 채도를 결정한다. 그런데, 이들이 큰 생각 없이 만들었다는 이 앨범으로 본인은 도대체 뭘 쓰려고 하는 걸까?
<As We Can See>는 계속해서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니 앨범을 들은 이로서 이들이 이야기하는 그 삶에 대해 짧게라도 써야 하지 않겠는가. 이들이 이야기하는 삶이란 무엇인가? 누군가는 삶이 축복이다, 또 누군가는 삶이 저주다 이런 저런 견해들을 내놓는다.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탐구하고 정의 내리지만, 정작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삶’이란 것을 정의 내리지 못한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각자 자신만의 ‘삶’을 정의한 논문을 지니고 살아가야만 한다. <As We Can See>는 그들이 지금까지 삶을 살아내며 터득한 삶에 대한 그들 만의 견해다.
‘이 삶은 아주 독해/ 위스키 보다 더해/ 익을수록 풍미보단 쓴맛이 더 도네/ 매일 돌고 도는 무의미함 속에선/ 너의 존재 말곤 난 아무 맛도 못내(“THE TASTE OF INK”)’
‘Never force it/ Complete obstacles courses/ At your own pace/ In hopes that’ll pan out/ Just the way u plan our/ I ain’t never had to fit in/ To stand out(“BULLS ON PARADE”)’
‘마치 여긴 전쟁터 같지/ 같이 못 놀면 반칙(“I DON’T WANNA MISS A THNG”)’
‘삶은 말해 너네들은 노예/ 반박 안 해 그냥 참고 노래해(“EVERYTHING IN ITS RIGHT PLACE”)’
내던지듯이 털어놓은 이들의 가사는 묘하게 우리의 고막이 아닌 마음을 건드린다. 이들의 가사에는 현실이 묻어나고 이들의 공감은 이 지점에서부터 출발한다. ‘삶은 힘든 거야. 나도 그래.’라는 태도는 ‘삶은 축복이고 아름다운 거야.’라는 말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욱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이들이 우리에게 주고자 했던 그 휴식은 힘듦의 수용에서부터 오는 것이다. 하나 하나의 이벤트로 보자면 삶은 고통의 연속이지만, 그 이벤트 사이를 채우고 있는 일상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우리는 어찌됐든 자연스럽게 그 삶을 살아내고 있다. 그리고 그 살아냄 속에는 내 곁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일상이 우리 삶에 에너지를 제공한다면 사건은 우리의 삶에 역동성을 제공한다. 사건은 우리를 변화하고 성장하게 한다. 선으로 이어지는 일상은 사건이라는 점에서 꺾이고 휘어지며 삶의 모습을 형성한다. 매 사건은 우리의 삶을 뒤흔들 위력을 지니고 있으며, 일상과 사건의 충돌은 도저히 익숙해질 수 없는 충격으로 삶의 경로를 뒤튼다. 일상과 사건의 균형은 삶의 매 순간에서 우리에게 요구되며 그렇게 가까스로 균형을 잡으며 아슬아슬하게 살아내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 가진 모습이다. 그렇게 우리 삶의 경로는 백지도 위에 그려진 예측 불가능한 비정형의 형태를 가진다.
일상으로 사건을 이겨내며 삶을 살아내는 것. 제임스 키스와 스키니 체이스가 제시한 삶을 주제로 한 이 논문의 결론이다. 이들은 거룩한 삶을 노래하는 것이 아닌 살아냄의 거룩함을 노래한다. 매일 일상을 살아내는 우리기에 일상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하고 흘러간다. 그렇게 삶은 이벤트들로 기억되고 기록되며 그 사건들을 이어주는 매일의 일상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우리는 사소함은 자연스럽게 여기고, 중요함은 특별하게 여긴다. 우리의 삶은 사소함으로 엮인 중요함의 연속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모른다. 그러나 때론, 삶을 뒤흔들 거대한 폭풍보다는 이마를 간질이는 가느다란 산들바람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곤 한다. 현실을 무대 삼아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내는 사람들과 같이 놀고 춤출 수 있을 그 날까지, 우리는 삶이라는 극을 살아내야 하고 살아낼 것이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당신은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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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상살이도
내 마음도
너무나 복잡하고 머리 아파서요
그러다 오랜만에 정말 깨끗한 앨범을 만난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들어보시고 같이 깨끗해져보시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저는 전역까지 12일 남았구요
아까 롤체하면서 프리즘 시너지 띄우고 1등해서 기분 좋은 상태임
평화롭자구요 우리
https://hausofmatters.com/magazine/hom/#27
H.O.M 27호에서 더 다양한 리뷰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당 많관부
오옹 처음 보는 앨범이네요 잘 읽을게요
아 이 앨범 너무 좋아요
소리없이 묻힌게 조금 아쉬운 듯 ㅠ 리뷰 잘봤습니다
커버 존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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