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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리마스터링) 한강 너머, 두 도시, 하나의 꿈 이야기 - 딥플로우 정규 3집 <양화> 리뷰

title: DeepflowAlonso20002025.04.14 09:00조회 수 1457추천수 20댓글 14

https://blog.naver.com/alonso2000/22383205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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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 2015.4.13.

기획사: STONESHIP, VMC

1. 열반

2. 불구경

3. 낡은 신발 (feat. 태완 & sean2slow)

4. 잘 어울려

5. 당산대형 (feat. DJ soulscape, Don Mills & VASCO)

6. 작두 (feat. 넉살 & Huckleberry P)

7. 빌어먹을 안도감 (feat. Odee)

8. 나 먼저 갈게

9. 양화 (feat. Soulman)

10. 역마

11. Cliche (feat. Kayon & 차붐)

12. Dead Line (feat. Ven)

13. 개로 (開路) (feat. Dragon A.T & 샛별)

14. Bucket List (feat. 우혜미)

15. 가족의 탄생 (feat. Don Mills & 우탄)

역마살이 껴있던 터라 사내는 한곳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떠돌아다니는 와중에도 그의 목적지만은 선명했다. '곧 죽어도 여기 서울로!' 어쩌면 한국에서 태어난 이들에게는 당연하다시피 한 관성이리라. 서울만큼 모오든 문화가 모이는 곳도, 그만큼의 꿈이 명멸하는 곳도, 수많은 이들이 현실을 감내하는 곳도 한국에는 드물 테니까. 마침내 서울에 다다랐을 때, 영등포에 서서 그는 한강 너머 홍대를 바라보았다. 혼란스럽다. 꿈꾸며 그곳에 모였던 이들은 꿈을 잊은 채 현실에 짓눌려 있다. 방향은 자꾸 상업적으로 기울고, 돈벌이를 위한 거대 문화 자본과의 타협과 자신을 망각한 무의미한 멜로 송만이 만연하다. 이 혼돈을 지켜보다가, 귓가에 울리는 블루지한 기타 소리와 함께 그 사내 - 딥플로우 -는 선언한다. '난 이미 꿈을 이뤘다고 봐.'

 

 

 

 

딥플로우는 앨범의 첫 트랙에서 꿈을 이룬 자신의 상태를 '열반'이라 표현한다. '열반'은 불가의 말로, 모든 번뇌를 벗어나 삼라만상 존재의 실상을 깨달은 상태를 일컫는다. 이는 모든 수행자의 궁극적인 목표이기에, 어찌 보면 그들의 꿈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그가 이뤘다는 꿈, 도달했다는 열반의 경지는 당연하지만 결국 같은 말이다. 그렇다면, 그가 다다른 열반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는 '그냥 쌓였던 불만 같은 것들이 이제 증폭이 되다가 터진 거 같기도 하다.'라고 말한다. 분명 딥플로우의 눈에 비친 한국 힙합 씬은 어두웠다. 자본의 배치와 분배는 GMO 이상으로 인위적이었고, 그만큼 기형적이었다. 이에 비추어 자신을 돌아보았을 때, 그는 나름대로 당당했노라 자부할 수 있었다. 되고 싶은 대로, 타고난바 그대로 음악을 만들었다. 그랬더니 이를 지지하는 동지들, 후배들이 모여 어느새 VMC라는 하나의 크루를, 레이블을 형성하며 그를 '형'으로, '사장님'으로 만들었다. 진흙탕 같던 이 세태에서 고고하게 자신의 원하는 바의 음악으로 나름의 위치를 얻어낸 그의 관점에서, 선배들, 동료들이 자본을 향하는 해바라기가 되는 꼴은 목불인견이었으리라. "열반"은 그 해바라기들을 조롱하듯 전시하는 한편, 자신이 이룬 꿈이 그것들과는 다름을, 그렇기에 떳떳함을 외치는 사자후와도 같다. TK는 무비 스코어에 지녔던 흥미를 살려 그 사자후를 가장 강렬한 형태로 채워냈다. 극적인 기타와 하이 햇, 스네어 필 인으로 시작했던 곡에 이내 무거운 베이스와 드럼 룹이 끼어들며 완성된 선포 - '난 열반의 경지, 난 좆도 신경 안 써 병신' - 는 그의 꿈과 삶에 어느 때보다도 깊은 진실성과 날것의 묘미를 부여한다.

TK의 솜씨는 그 이후로도 앨범 내내 쟁쟁하게 빛난다. 사실, 음악적으로만 보자면 <양화>의 하드웨어는 직구, 그것도 꾸밈없는 포심 패스트볼이다. 전작 <Heavy Deep>의 남부 지향적인 기조가 그대로 유지된 것은 물론, 중요한 순간마다 딥플로우가 가장 흠모하던 음악인 90~00년대 이스트 코스트 - Nas, Mobb Deep, Wu-Tang Clan, Guru, The Roots ……. etc. - 의 방법론을 따르는 앨범의 소리에는 변칙보다도 교과서적인 고전미, 탄탄한 기본기가 가득하다. 다만, 이러한 분야에서 TK가 지니는 차별성은 이전에 클래식, 영화 음악 등 화성학이 필요한 부분을 파고들며 탑재한 섬세함과 서사성이다.

이후로 이어지는 두 트랩 넘버인 "불구경"과 "낡은 신발"을 예로 들어보자. 클래식 내지는 경음악에 가까운 스트링을 이용해 비장미, 혹은 기대감을 구축한 뒤 그 밑으로 브라스와 808 베이스, 드럼 라인이 들어가며 타격감, 혹은 경쾌함을 발전시키는 모습은 놀라울 정도로 교향악에서 모티프를 확장해 나가는 것과 흡사하다. 단정적인 비판과 자신의 길에 대한 긍지를 담아내는 데 있어 상술된 관현악적인 접근은 상당히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딥플로우의 투박하지만 단단한 랩 스타일이 화려하고 극적인 프로덕션과 조우하며 영리하게 격렬한 정서를 증폭해 내는 것이다. 가사적 테마와 그 내부의 디테일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보면 이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강 건너 불구경'이라는 다소 관조적인 표현을 레퍼런스로 담아내며 자신은 홍대를 지배하는 난맥상에 물들지 않았음을 말한다. 그 근거로써 자신이 존경해 온 한국 힙합의 원로들을 하나 둘 호명하는 모습은 자신이 이들의 합법적인 후계자이자, '즉석 팬심'으로 그저 '되고 싶은 게 먼저'인 저 불길의 땔감들과는 전혀 다른 존재임을 드러내는 우월감의 표현이다. 고고한 존재로서 드러내는 프라이드는 "낡은 신발"에서도 이어진다. 낡은 나이키는 겉보기에는 투박하고 지저분하지만, 이는 가족, 형제, 친구들을 위한 책임감의 흔적이며 동시에 게을렀던 어제를 보상할 오늘의 노력에 대한 다짐이다. 후렴구에서 태완이 비장한 목소리로 여전한 진실함을 말하는 사이에서 션이슬로우가 갑자기 튀어나와 귓전을 때린다. '이 노래 들으면서 뭐 듣고 와닿는 거 없냐? 나만 그래? 진짜 멋이 뭔지 모르는 이 현실 안에 그 힙합 음악, 남의 것들로만 덕지덕지 떡칠할 거면 이제 너 그만해라!' 선배의 목소리는 나의 길이 옳았다는 증거이자,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도 견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가슴에 가르침을 새긴 채, 다시금 현관에서 신발 끈을 조이고 나서서 택시를 잡는다. 출근할 시간이다.

 

 

 

 

영등포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노들길을 따라 양화대교를 건넌다. 출근길에 택시 기사 아저씨가 딥플로우에게 한마디 한다. '머리도 시원한 게 그냥…. 잘 어울려!' 잘 어울린다? 그렇다. 지금의 나 자신과 내가 하는 음악은 너무도 잘 어울린다. 그동안 걸어온 진지하게 일관된 길과 일치하는 이야기를 하고, 이에 가장 잘 맞는 아트 폼으로 그 이야기들을 소화해 내고 있으니까. 반면, 출근길 끝에 도착할 곳, 홍대를 떠난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걸 하는 이들이 많아 보인다. 사실 출근하기 전 "열반", "불구경"에서 줄곧 했던 생각이다. 그들을 차마 말살하고 싶지는 않다. 각자마다 나름의 역할이 있는 법이니까. 하지만 내 방식은 저들과는 다르다. 더군다나 저 치들의 방향이 내 마음에 안 드는 건 어쩔 수 없으니, 그냥 한 번 시원하게 골려주기로 한다. 저들을 놀리는 데 있어 지펑크 특유의 높은 신시사이저 연주가 제공하는 날카로움은 뛰어난 조미료가 된다. 이에 딥플로우가 제일 잘하는 우탱 식의 묵직한 이스트 코스트의 뼈대를 조합하면 신랄한 조롱까지도 그에게 가장 잘 맞는 형태로 드러나게 된다.

저들을 씹고 뱉는 동안 어느새 홍대에 이르렀다. 딥플로우에게 '당산대형'의 칭호를 물려준 거물이자 훈인인 DJ 소울스케이프가 신명나게 스크래칭을 선보이는 와중에 아끼는 후배인 던밀스가 그의 등장을 알린다. '손을 들지 않고 뭐해?! 여기 상구형이 왔는데!!' TK는 여지없이 브라스와 808 베이스를 꽝꽝 터트리며 팡파르를 울려대고, 딥플로우의 지기 펠라즈 시절 선배이자 또 다른 한국 힙합 베테랑인 바스코(現 BILL STAX)가 트랩 비트에 딱 맞는 차진 벌스와 의리 넘치는 가사 - 'Jiggy 없이도 Deep은 항상 내 Lil brotha' - 로 옛 아우의 당도를 반갑게 환영한다. 거창하기 짝이 없는 신고식이지만 아무렴 어떤가. 여기서 10년 넘게 구른 큰 형님에게 이 정도 대접은 당연하다. "당산대형"에 드러나는 형으로서의 상징성은 선후배를 아우르는 게스트 편성과 장엄한 트랩 프로덕션에 국한되지만은 않는다. 이소룡이 노동자들을 대표해 부패한 공장장을 심판한다는 곡 제목의 원전 영화의 시놉시스는 전 트랙들에서 보여준 과감하고 독립적인 태도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열다섯 명의 밥그릇, 넌 의심해. "돈 안 되지?" 좆까! 내 유일한 관심사는 타케조 스타일 도장 깨기!' 한 조직, 한 무리의 장으로서 가져야 하는 마땅한 자부와 뚝심, 이에 대한 응원이 "당산대형" 이 넉 자의 무게에 실려 있다.

 

 

 

 

출근했으니 이제 일을 해야 한다. 어딘가의 무언가이기 이전에 딥플로우는 래퍼이고 MC이므로, 마땅히 랩 퍼포먼스로 무대를 - 롤링 홀이든 상상마당이든 브이 홀이든 어디든 간에 - 뒤집을 만한, 'Move the Crowd' 시킬 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때마침 그에게는 비장의 패가 있다. 누구보다 멋있게, 또한 확실히 무대를 터뜨릴 킬링 트랙의 역할이 주어진 만큼 어떤 의미에서 "작두"는 <양화>에서 가장 노림수가 뚜렷한 트랙이다. 딥플로우가 직접 토속적이고 원초적인 흥을 증폭시키기 위해 굿판에서 쓰이는 무가(巫歌)의 샤머니즘적 원시성을 끌어들인 다음, 이를 ONYX 류의 하드코어한 붐뱁 뱅어의 형태로 재조합해 놨으니 관객들은 교성마저 질러대며 무대 위의 그와 혼연일체가 된다. 성공적인 공연을 위해 딥플로우는 때로는 주연의 위치를 후배와 동료에게 양보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막 VMC에 입단한 넉살, 이미 '분신'이라는 한국 언더 힙합 최고의 공연 브랜드를 보유한 허클베리피라면 이 무대의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넉살의 맹렬한 하이 톤과 명징하고 화려한 텅 트위스팅, 허클베리피의 촘촘한 라이밍과 동물적인 움직임은 어느 굿판의 접신한 박수와도 같이 혼을 쏙 빼놓는다. 넋이 나갔다 돌아온 자리에는 이들의 견고한 랩 스킬과 이를 한계까지 끌어올리는 전략적 프로듀싱에 대한 감탄만이 남는다.

무대를 끝내고 나오니 이제 홍대가 다시금 눈에 들어온다. 숱하게 드나들던 여기는 항상 비슷하다. 늘 같은 사람을 만나고, 같은 포차에 들어가 소주를 깐다. 이태원, 신사, 강남, 압구정……. 뒤풀이를 즐기러 다른 동네를 아무리 돌아다녀 봐도 그곳들은 낮설기만 하다. 결국 빌어먹을 안도감을 느끼는 홍대만 한곳이 없다. TK는 홍대가 지닌 구수한 정서를 UGK 식의 더티 사우스에 녹여냈다. 블루스 풍이 물씬한 기타와 브라스, 찢어지는 신시사이저가 교대하는 사이로 흘러나오는 찹스 앤 스크류드 샘플에는 소주 냄새가 물씬하다. 우연히 마주친 마포 토박이 오디(ODEE)는 유독 반갑다. 예의 걸쭉한 로우 톤과 엇박에는 매 주말 밤마다 벌어지는 홍대의 쳇바퀴가 그득하다. 딥플로우가 말하는 공간과 오디가 말하는 시간, 그 순환과 반복 가운데서 가지는 작은 술자리, 흥겨운 뒤풀이는 그야말로 망중한이다.

'야, 상구야. 요즘 뭐하고 사냐?' 이 한 마디에 퍼뜩 정신이 든다. 돌이켜 보면 꿈같은 하루였다. 공연은 미칠 듯 대박이었다. 뒤풀이에서도 흥이 올랐다. 그 와중에 누군가 내 근황을 물을 때, 쉽게 입술이 떼어지지 않는 건 어째서일까. 현실을 사느라 꿈을 등진 너희들을 조소하지만, 그 웃음과 꿈에 빠져 현실이 고달파져 가는 날 보는 너희의 쓴웃음에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이제 서른이다. 장가를 아직 못간 것에 대한 주위의 시선이 슬슬 따가워지고, 설령 여자 친구와 결혼하고 나서도 신혼집을 구할 생각을 하니 막막해져 온다. '랩 오디션이나 나갈까?' 문득 충동이 확 온다. 여자 친구는 웃기지 말라고 하지만, 어쩌면 내 꿈에 나의 사랑까지 빠뜨리는 꼴이 되지는 않으려나 생각하니 그저 아득하다. 지금 한국 힙합은 성수기라지만, 이게 어디까지 갈까? 생각하니 또 허무해진다. 내가 제일 좋아하던 브레이크 비트도, 소울 샘플과 블루스 기타도 위로는 되어주지 못한다. 결국 쓸쓸함을 떠안은 채 먼저 일어나 퇴근한다. '나 먼저 갈게, 미안. 오늘 놀 기분이 아니야.'

여기서 잠시 앨범을 복기해 보면, <양화> 전반부의 서사는 공적 공간에서의 강인함이 벗겨지는 이야기라고 해도 좋다. 특히 "잘 어울려"에서 "나 먼저 갈게"에 이르는, '홍대의 꿈'에 해당되는 5개의 트랙에 이 과정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분명 다리를 건너 홍대에 들어왔을 때, 딥플로우는 꿈을 이뤘다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내 기준에서 멋이 없어진 이들을 희롱하고, '큰 형님'으로서 동생들 데리고 다니며 으스대고, 신들린 듯 무대를 박살 냈다. 이 과정에서 잠시 프로덕션의 주도권까지도 딥플로우 자신에게 넘어갔다. 그만큼 홍대는 그의 자아와 꿈이 가장 자신답게 피는 곳이었다. 그렇게 내 집 같은 홍대에서 노닐며 꿈을 완전연소 시키고 나니, 다시 번뇌가 가슴에 스민다. '결혼은 언제 하지?', '결혼한다 쳐도, 신혼집은 구할 수 있나?', '이게 언제까지 갈까?', '젠장, 오디션이라도 나가야 되나?' 결국 열반해서 부처가 되었다 생각하여도 속세를 만나 부딪치다 보면 결국 다시금 고뇌와 번민을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된다. 내 수행이 부족했던 걸까? 열반에 다다르지 못한 건가? 진짜로 꿈을 이룬 게 맞나? 그 불안을 등지고 택시에 타서 양화대교를 다시 건넌다. MC 딥플로우가 아니라, 가장이자 아들, 인간인 류상구로서.

 

 

 

 

어느 새벽 때늦은 퇴근길, 저 멀리 여의도 빌딩들 불빛이 양화대교를 비추고, 그 아래서 퇴근하던 류상구는 감성에 취해 생각에 잠긴다. 10년 동안 셀 수 없이 오가던 길이다. 그 길을 따라 젊음을 연료 삼아 소신껏 달려 나갔다. 그렇게 달려 나가다 보니 시간은 새벽, 영등포 우리 집에 돌아와 가족들이 깰 새라 조심스레 현관문을 연다. 잠깐, 왜 눈치를 보고 있지?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어딘가에서 이런 음성이 들리는 것 같다. '꿈에서 빨리 깨렴!' 이제야 현실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누군가의 형, 동생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아들이요, 이제는 생계를 짊어진 가장이다. 서른이라는, 누군가 보기에는 젊다 하기에는 늦은 나이에 꿈을 지켜내는 게 맞는 걸까? 오히려 꿈은 잠시 미뤄두고 지금은 가족으로서,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지는 것이 맞지 않을까? 출근해서 다리를 건너기 전까지만 해도 확신의 마침표였던 생각은 다시 다리를 건너 돌아와 보니 고민의 물음표가 되어있었다. 그래도 나는 다시 꿈을 꿔야 하기에, 취한 몸을 이끌고 침대에 몸을 뉜다.

이 지점에서 음악감독으로서의 TK의 역량이 다시금 빛을 발한다. 홍대로 떠나기 전, 또 다리를 건너 홍대에 다다랐을 적의 그는 그야말로 클래식 샘플과 808 베이스를 휘두르며 불타올랐다. 반면, 다리를 건너 다시 영등포로 돌아온 지금은 조금 더 섬세한 각 부 악기의 활용이 도드라진다. "양화"라는, 구체적인 지명과 그 사이의 양가감정을 주제로 삼은 이 핵심적인 트랙에 빅 밴드 재즈스러운 부분을 적극적으로 가져온 것은 TK가 지닌 디테일한 편곡 능력을 드러내며 앨범의 감정 선을 끌어올리는 데 있어 그야말로 가장 탁월한 선택이었다. 다정한 피아노 솔로로 말을 건 다음 베이스와 드럼이 화답하고, 코러스와 브라스, 스트링이 호응하여 이내 일렉 기타 소리로 치닫는 종착역은 도시에서 버티며 가족을 지켜야 하는 무거운 책임이다. 각부의 융합이 절정에 달했을 때 코러스로 암시되었던 소울맨의 따스한 보컬이 등장하는 순간에서 "양화"의 흐름은 고비를 맞이한다. 나의 책임, 충돌되는 역할, 이 둘이 맞닿을 찰나를 기다리며.

지금까지의 앨범이 딥플로우의 하루와 그 이면의 감정과 생각을 따라가는 여정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그 생각의 근원이 될 류상구의 과거와 전체적인 삶으로 가라앉는 이야기이다. 내내 서울의 삶을 말해왔지만, 사실 스스로는 '진짜 서울 놈'인지도 모르겠다. 팔자에 역마살이 끼어서인지 안양에서 울산, 구리, 서울 안에서도 청량리, 면목동, 또 영등포……. 여러 동네를 전전하며 다녔고, 서울에 제대로 된 집 하나 없이 월세살이 하는 내가 진짜 서울 놈이 맞는 걸까? 어쩌면 이 서울에서 나는 영원한 이방인일지도 모른다. 그 이질감은 그대로 "역마"의 프로덕션에도 반영된다. 유일하게 객원 프로듀서인 애즈브래스(ASSBRASS)의 곡을 받아왔을뿐더러 사운드도 경쾌한 디트로이트 사운드와 팝 랩의 영역을 오가니 유독 앨범에서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정착하지 못해 떠돌아다녔던 역마살 낀 삶을 사운드로 드러내기 위해 어느 정도는 의도된 바이기도 하다. 이 운명을 벗어나는 것, 현실에 짓눌리지 않으려 애써 꿈을 품고 살아가려는 마음이 트랙의 밝은 톤으로 드러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운명과 현실에 짓눌리는 것도 벅찬데 잘나가는 친구의 이야기가 귀를 간지럽힌다. 분명 학교도 같이 나왔는데, 오히려 등수는 내가 더 높았는데, 저놈은 부모 잘 만나서 방학 때마다 해외도 갔다 오고, 내가 취직하느라 허덕일 때 저 자식은 강남에 번듯한 커피숍 오너가 되어 있더라. 한참 어린애랑 한 번 데이트할 때마다 남들 한 달 치 월급을 한 방에 붓는다더라……. 소문은 TK의 음울한 기타와 스트링, 눅눅한 트랩 리듬을 타고 흘러들어온다. 그런데, 비슷한 연배의 두 MC, 케이온(Kayon)과 차붐이 각각 분한 그 한참 어린애와 저 잘나가는 친구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사뭇 다르다. 여인은 가난한 어머니처럼 살고 싶지 않아 원조교제를 택했다. 이 길을 왜 택했냐 생각하니 죽고 싶을 만큼 자괴감과 후회가 밀려오지만, 일을 끝내고 통장에 찍힌 잔고를 보며 겨우 버틴다. 데이트했던 사내가 '넌 마법 같아'라며 칭찬해도 그녀에겐 그저 저주일 뿐이다. 서늘하고 시니컬한 톤의 클라우드 랩을 구사하고 인간적인 가사에 능한 케이온에게는 그야말로 최고의 배역이다. 그 젊은 여인을 낀 친구의 이야기도 밝지만은 않다.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부모님 돈까지 쥐어짜며 LA를 부지런히 오갔고 명품도 닥치는 대로 모았다. 허영으로 몸을 뒤덮고 돈으로 여자를 사서 다리 사이에 껴도, 결국 허장성세 가득한 늙고 더러운 나의 외로움과 공허는 채워질 줄 모른다. 차붐은 해외 유학파인데다 당시 중국에서 아이돌 육성에 힘쓰며 성공을 경험한 바 있기에 누군가에게는 자격지심의 대상이었겠지만, 그 이면에 품은 - 후일 <SOUR>에서 더 자세하게 다뤄질 - 성공 이면의 고독과 허무함은 그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으리라. 결국 성공한 누군가에 자격지심을 가져 발버둥 치는 이도, 성공한 누군가의 전리품으로 소비되는 이도, 심지어 출세했지만 결국 텅 비고 고독한 그 누군가도, 성공에 대한 세상의 기준과 클리셰 앞에서는 그저 삼류소설 같은 인생일 뿐이다.

아니, 애당초에, 그 성공했다는, 실패했다는 기준은 뭘까? 사회는 우리네 삶의 어느 지점에 실패한 삶의 데드라인을 그은 걸까? 분명 '열심히 하면 잘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되고 싶은 대로, 타고난 바 그대로 음악을 만들었다. 이제는 멋진 앨범들도 꽤 있고 등 뒤에는 나를 지지하는 좋은 동지들, 후배들도 많다. 이만하면 많이 이뤘다 믿었건만, 세상이 요구하는 성공은 조금 다른 것 같다. '내 개인적 성취와 행복과는 무관하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게다가 나처럼 30대에 접어든 사람에게는 사회적인 성공 또한 요구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라는 류상구의 말은 그가 평소 현실에서 꼈던 내적 갈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꿈은 이뤘는데, 그다음에는 뭐가 있지? 어쩌면 나의 꿈이 그른 방향이었던 걸까? 나는 애써 그놈의 데드라인을 지워내려 한다. 내 동료, 아우들과 같이 새로운 꿈으로 나아가려 한다. 지금의 절망이, 내일의 희망이 TK의 서글픈 피아노와 스트링을 곁들인 재지한 비트에, 크루 메이트 벤(VEN)의 결연한 코러스를 통해 울려 퍼진다.

 

 

 

 

돌이켜 보면, 삶에 고난은 언제나 있었다. 일가족 셋이 한방에서 자던 시절, 대학에 붙고 나니 아버지 차가 없어졌던 기억, 밤마다 술에 취해 흐느끼던 어머니, 가난과 두려움은 이렇듯 어린 날의 류상구와 함께했다. 가족이 경험했던 빈곤의 추억은 갈수록 우울과 그들을 가깝게 했지만, 그럼에도 류상구는, 그의 가족은 굳건한 의지로 끝끝내 버텨냈다. 사업보다도 낭만적 예술가였던 아버지를 따라 그림을 그렸고, 이제는 방향을 바꿔 노래를 하고 있다. 신도, 기적도 믿지 않지만, 그놈의 신이 이기지 못할 시련은 주지 않으리란 것만은 믿는다. 가스펠을 연상시키는 오르간과 견고한 피아노 건반, 벅차오르는 현악 중주가 808 베이스를 감싸면 그 위로, 가족의 입장에서 류상구를 응원하는 샛별의 힘찬 보컬이 울린다. 빅딜 시절부터 함께했던, 묘하게 그와 비슷한 지난날을 지닌 드래곤 A.T의 경험이 날 선 목소리로 공유되며 문을 박차고 길을 열겠다는, 끝내 게토와도 같은 내 꿈과 현실의 갈등과 모순을 뿌리치겠다는 강인한 의지가 TK의 터치를 거쳐 극적으로 약동한다.

일가의 과거의 이야기는 이내 어머니와의 통화를 거쳐 지금으로 흐른다. 식사 챙겨 먹으라는 어머니의 걱정에, 문득 편찮으신 아버지가 떠오른다. 힘든 날을 지나 좋은 날이 겨우 왔다 믿었지만 우리는 결국 시간 앞에 한없이 작다. 버기의 드럼 룹 위에서 조용한 자기 고백이 끝나면 이내 준백의 재지한 피아노와 TK가 다시 한번 공들인 스트링, 그 위로 쏟아지는 우혜미의 고향 집 집 밥 같은 따스한 울림이 어느 아들의 진심 어린 다짐을 직조해낸다. 늙어가는, 이제 곧 떠날 것만 같은 아버지를 바라본다. 나는 그에게 좋은 아들이었나 생각해도 '꽤 자랑스러운 아들' 흉내일 뿐이다. 그저 아버지의 느려진 보폭을 맞춰 걸어갈 따름이다. 넌지시 당신께 묻는다. '아버지는, 뭘 바라나요?' 그동안 자신의 꿈으로 달려가느라, 가족의 꿈을 미처 돌아보지 못한 게 더욱 아리게 다가온다. 그 물음에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보여주셨다. 첫째, '늘 건강하고 행복하길.' 노쇠해지고 약해지는 당신이 피부로 느껴지기에, 더욱 간절해지는 기도이리라. 둘째, '늘 꿈을 꾸고 지켜내길.' 이 또한 쉽지 않은 목표이다. 성공한 삶의 클리셰를 맞추라는 세상의 데드라인은 갈수록 좁혀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때로는 잠시 길을 잃을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반드시 약속을 지켜 보이겠다고, 감히 아버지와, 그리고 나 자신과 맹세한다. 현실이 얼마나 나를 짓누르더라도 기어이 꿈을 지키겠노라고. 비가 오는 날에도 땅을 딛고 별을 보겠다고.

성패에 대한 고민과 의문을 지나 온 그의 꿈은 이제 무엇일까? 별안간 레이블 동생인 우탄에게서 전화가 온다. 노력했음에도 자신보다 잘나가는 다른 누군가를 보고서 서글퍼지지만 - 스킷이 녹음된 날은 우탄의 1집 <주레카 (Zooreca)>가 발매된 날이었다. 그리고 그날, 로꼬의 "감아"도 발매되어 차트 1위를 차지했다. - 취기를 빌려 열심히 해보겠다는 형제의 말에 다시금 용기를 얻는다. 그렇다. 내 꿈은 혼자 걷는 꿈이 아니다. 류상구가 리더로서 짊어져야 하는 VMC 형제들, 그 책임감과 함께 나아가야 하는 꿈이다. 그렇기에, 마지막 트랙인 “가족의 탄생”에서 류상구는 다시 한번 전반부의 격렬한 트랩 앤썸을 가져온다. 후방에서 TK가 요란하게 전자음을 울려대면, 창업 동료인 우탄, 레이블의 첫 슈퍼스타인 던밀스를 양옆에 끼고서 당당하게 선언한다. 피는 이어지지 않았어도, 우리는 같은 뜻을 품고 같은 꿈으로 나아가는 가족임을. 나의 옛 형제들의 뜻까지도 이어받겠다는 대의를. 참된 열반은 순간의 깨달음 이후에도 현실을 버티며 꿈을 지키고 나의 책임을 다하는 강인한 삶임을. 대오로 시작해 번뇌로 흘러간 류상구의, 그리고 딥플로우의 하루는 그렇게 또 다른 대오와 새로운 꿈으로 마무리된다.

 

 

 

 

결국, <양화>는 한강을 오가는 한 뮤지션의, 한 청년의 꿈에 대한 서사이다. 스스로 깨달았다 말하며 꿈을 품고 홍대에 들어온 딥플로우는 온 힘을 다해 열정을 불살랐다. 열정이, 꿈이 다 타버리고 난 후, 양화대교를 건너 영등포에 돌아오자 그는 그저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성공에 대한 열등감에 번민하던 류상구였다. 가족을 책임져야하는, 또한 회사를 이끌어야하는 리더로서의 사명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성공에 대한 한 서린 갈망 때문이었을까. <양화> 이후, 딥플로우는 자신의 꿈을 저버리는 듯한 몇 가지 결정을 해야만 했다. 그는 오랫동안 비판했던 쇼미더머니에 출연했다. 그 배후에 위치한 대자본인 CJ와 손을 잡았다. 이벤트성이긴 했으나, 유튜브 채널 딩고 프리스타일이 주도한 감성적이고 멜로딕한 싱글에도 참여했다. 세상은 그의 결정에 대해 여러 말들을 했다. '뱀'이라 했다. '새 캘린더'를 꺼냈다고 비아냥댔다. 그가 과거의 오만과 착오로 저지른 조롱이 끝내 그 자신의 발목을 잡았다. 어느새 그는 대중들에게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동료를 왕따시킨 노선 바꾼 뱀 새끼'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이것으로 그의 꿈은, 그의 깨달음은 정녕 끝났던 걸까?

먼 옛날 어느 고승이 말했다. '온갖 번뇌들이 바로 깨달음의 도량이다.'라고. 우두머리로서의 짐을 짊어진채, 자신의 집단의 힘과 확장을 위해 딥플로우는 외도로 뛰어들어 번뇌 사이를 지나갔다. 효과적으로 거대해진 영향력은 그대로 그가 떠나온 언더그라운드를 향했다. 딥플로우의 큐레이팅 하에서 VMC가 진행한 신인 앨범 제작 프로젝트인 보일링 포인트(Boiling Point)는 이현준, 신스, 돈 싸인과 같은 유의미한 이름들을 한국 언더그라운드의 자랑스러운 나무들로 키워냈다. 로스, QM과 같은 될성부른 떡잎들을 자신의 레이블에 심어 물을 주었고, 이들은 이내 <SKNDALOUZ>라는, <돈숨>이라는 명징한 결과물로 증명해내었다. 그의 레이블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문을 닫았음에도 크루로서 새겨진 인간적 결속은 끊어지지 않았다. 이들은 이내 새로운 집단을 만들고, 서로 깊은 교류를 이어가며 한국 언더그라운드에서 결코 무시받지 못할 큰 비중을 확보했다. 이에 원로들도 호응하여, 이현도가 그의 손을 잡았고 가리온이 그의 총괄 프로듀싱을 거쳤다. 그가 번민과 오명을 무릅쓰며 했던 노력이 결국 언더그라운드 생태계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거대한 숲을 일궈냈던 것이다. 그는 그렇게 꿈을 떠나 외도를 걸었으나, 다시 정도와 대의로, 꿈과 깨달음의 품으로 돌아왔다. 연꽃이 죽어 썩은 진창에서 다시 연꽃이 피듯이. 목동이 잃었던 소를 찾아오듯이.

<양화>에서의 딥플로우 역시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다 기어이 가족의, 형제들의 품으로 돌아왔기에, 앨범에서 그가 보여줬던 확신과 고뇌, 또 다른 확신과 꿈의 윤회는 이후의 바이오그래피에 대한 예고편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 삶은 또한 그 만의 몫은 아닐것이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의 역할의 간극과 그로 인한 번뇌는 모두에게 보편타당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 배경이 너무도 익숙할 대한민국 서울시이고 그 화자가 양화대교를 오가는 30대의 아직 꿈많은 청춘이었기에 이 보편성은 설득력을 갖추었다. 이 삶을, 이야기를 가장 보편적인 정통의 힙합으로 견고하게 표현하였기 때문에 <양화>는 지금까지도 한국의 힙합 명반으로서 인구에 회자되고 심장에 오래 남는 앨범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 번 당연한 결론을 마지막에 적어본다. <양화>는, 딥플로우를 스쳐간 숱한 세파와 풍파에도 불구하고, 전혀 빛이 바래지 않은 도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이고, 음반이다.

Best Track: 당산대형 (feat. DJ soulscape, Don Mills & VASCO), 작두 (feat. 넉살 & Huckleberry P), 양화 (feat. Soulman), Bucket List (feat. 우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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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title: DeepflowAlonso2000글쓴이
    4.14 09:01

    https://drive.google.com/file/d/1i-3Hs9YboVFj2hlZXNBwZ_8RF5WNwuwf/view

    Loading

     

    본 리뷰는 HOM#23에서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title: DeepflowAlonso2000글쓴이
    1 4.14 09:03

    P.S. 양화 10주년, FOUNDER 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P.P.S. R.I.P 커리.

  • 4.14 12:15

    걍 딥을 상징하는 명반

  • 4.14 13:44

    그러고보니 딥은 양화 5년 뒤에 파운더를 냈는데 그 이후로 5년은 결국 5집을 안 냈네

  • title: DeepflowAlonso2000글쓴이
    4.14 13:47
    @direo

    그래도 현도형하고 같이 좋은거 드랍했고 가리온 프로듀싱도 하느라 바쁘기도 했으니

     

    저는 딥이 다음 앨범도 작살나는 걸 내놓을 거라 믿습니다

  • 4.14 18:41
    @direo

    인스타 보니까 작업은 하고 있는거 같던데

    언제 나올진 모르죠 머....ㅎㅎ

  • 4.14 15:53

    잘 읽었습니다~

  • 4.14 19:01

    한국힙합 최고의 앨범

  • 4.14 19:01

    중 하나

  • 4.14 23:50

    전반부의 강렬함때문에 후반부가 오히려 저평가되는 명반

  • 1 4.15 03:28
    @정해빈

    ㅇㄱㄹㅇ 계속 들어볼수록 작두 이후의 후반부가 앨범의 진가 그 자체임

  • 4.15 00:15

    제가 국힙 입문할때 작두라이브를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개추개추

  • 4.15 07:52

    '좆같은 걸 다 모두 초월한 뒤 열망은 딱 하나지 내 영감을 채워 만든 명반'

    그냥 한 말이 절대 아니었던

  • 4.15 10:46

    언제 들어도 항상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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