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hiphople.com/swag/2930924
예전에 빈지노 가사 이야기를 하면서 스윙스의 가사에 대한 이야기도 했었는데요.
분명 스윙스는 한 벌스 내에서 통일성 있게 가사를 써내려 가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여요. 관심이 없다는 것은, 못해서 그렇게 한다기 보다, 본인의 가사 철학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힙합을 떠났을 때, 스윙스가 자신의 개인적 공간에 올리는 글들을 보면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이거든요. 작가 수준의 글 실력이다, 천재 글쟁이다 이런 건 아닌데요. 적어도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정돈해서 깔끔한 문장으로 쓸 수 있는 사람입니다. 글 전체의 통일성이나 흐름까지 고려해 가면서요.
그러니까 저는 스윙스가 가사를 못쓴다기 보다, 일부러 그렇게 쓴다고 생각해요. 본토 힙합 해석한 것들을 보면, 소위 스토리 텔러로 분류되지 않는 랩퍼들의 경우는 진짜 실력파로 분류되는 사람이더라도 가사에 있어서는 한 벌스 내의 통일성이 낮은 경우가 매우 많거든요. 정말 본토 느낌의 가사를 쓰고자 그런 식으로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좀 더 곡 전체의 통일성을 고려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어요.
파급효과를 미친듯이 돌려 듣고 나서 최종적으로 든 생각은, 스윙스는 우리 나라에서 매우 실력 있는 랩퍼다 라는 것입니다. 같은 저스트 뮤직의 씨잼이나 바스코보다 훨씬 더 잘한다고 생각해요. (그분들을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스윙스의 장점은
0. 이상하게 호감형인 외모
1. 랩을 정말 자연스럽게 뱉는 랩퍼라는 점 (그래서 가사가 유치하더라도 일단 들으면 좋음)
2. 음악을 통해서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에 탁월함. (스윙스, 저스트 뮤직이라는 캐릭터)
3. 비트를 고르는 안목이 탁월하다.
4. 다양한 음악을 하려고 한다. 안주하지 않는다.
특히 다양한 음악을 하려는 면에서 앞으로 정말 기대되는 랩퍼입니다.
일리네어의 도끼와 더콰이엇을 좋아하지만 이런 면에서는 아쉽네요. 계속해서 트랩만 하니까 애정을 갖고 있는 리스너들도 이제 지치는 느낌이에요. 물론 같은 트랩이더라도 계속 해서 그 안에서 비트며 플로우며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지치긴 좀 지치네요.
트랩 좀 씨발 그만해! 뭐 이런 주장이 아닙니다. 다른 장르, 다른 분위기, 다른 가사 내용을 담은 곡도 발표 좀 했다가, 트랩 앨범도 냈다가, 이번엔 실험적인 사운드도 해보았다가, 또 다시 트랩도 좀 했다가, 그렇게 해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그들도 좀 더 다양한 장르, 다양한 분위기의 음악을 할 수 있는 역량이 되는데, 너무 미국힙합을 답습하네요. 도끼와 더 콰이엇은 현재 미국의 트렌트를 공부하고 그것을 따라가려고 하는 것에는 우등생이지만, 새로운 장르, 새로운 형식, 새로운 플로우, 이런 것을 창조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도덕의 현재 행보는 "공부는 잘하지만 천재는 아니다"라는 느낌이네요.
그에 반해 빈지노의 경우는 디스코그라피를 보더라도 그러한 창조적 에너지를 느낄 수 있죠. Life's Like - 24:26 - 11:11 - UP ALL NIGHT 으로 이어지는 앨범들을 듣다보면 그가 계속해서 변화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결론은 빈지노 짱.
자기 작법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모든 랩퍼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돼요.
심지어 실력이 별로더라도 최소한 자기 작법에 자부심은 갖고 있어야죠.
구린데 더 발전하고자 하는 향상심이 없다면 문제가 될 것 같아요.
자부심보다는 발전 의지, 향상심이 있느냐 없느냐 여부가 더 중요합니다. Jay-Z나 Kanye West를 보면 발전의지가 있는 랩퍼가 얼마만큼 성공을 지속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죠.
스윙스는 실력도 있고, 자기 작법에 자부심도 있고, 발전과 변화에 대한 의지도 느껴지니 앞으로 더 좋은 음악 들려줄 것 같습니다.
미국도 제이콜이나 켄드릭같은 리릭시스트들이 판매고가 높은걸 보면 사람들은 너무 자신에게 동떨어져 잇는 돈이나 여자 얘기 보단 자신과 연결되잇는 그런 얘기를 좋아하는게 느껴지고 뭐 돈여자얘기가 멋없다는 건 아니지만 너무 공감할수 없다고 해야하나물론 자신의 삶의 패턴이 그런다 하더라도 제이콜 켄드릭 같은 사람도 돈은 만만치 않게 많이 벌고 앨범도 엄청 잘팔리는 사람들도 그런 얘기를 할수 잇지만 힙합의 본질 즉 자신이 본 것들 느낀 것들을 많이 표현하고 예술적으로 풀어내고 통찰력 잇는 가사를 쓰고 잇어요
일리네어도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이니 시대가 좀 변하면 가사적으로 엄청 신경쓸거 같아요
도끼나 콰이엇이 절대 가사를 못쓰는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당장은 그들이 꽂혀 잇고 그들이 추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사도 자세히보면 나름 재치잇고 센스도 잇어요
스윙스는 가사가 통일성음 없지만 어떤 곡에선 정말 스토리텔링이 대단한 래퍼고 정말 잘한다는건 부정할수 없죠
가사적으론 비프리마 팔로님이 제 취향이긴 합니다.
저도 도끼나 더 콰이엇은 가사를 잘 쓰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님 말대로 지금 당장은 트랩에 꽂혀 있는 것 같아요 ㅎㅎ
맞아요. 동의합니다.
힙합에서의 랩 가사에 교과서적인 통일성과 한국의 보편적 문학 형태를 강요하는 자체가 이미 한정적 시야를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고 봅니다. 랩은 랩이죠. 모든 걸 파괴해도 된다는 게 아니라 랩은 여러 경계와 범위를 넘나들 수 있다는 거고요.
스윙스가 다른 도구가 아닌 랩이라는 도구를 쓸 때의 표현력과 색채는 글을 쓸 때랑은 확연히 다르죠. 무식하게 느껴지는 라이밍이나 황당한 말장난처럼 느껴지는 표현이 들어가는 지점도 래퍼로서의 의도적인 작법이라고 보는데, 몇몇 분들은 글이나 가사에 통일성이 없으면 막 미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는 것 같아요. 한글 나오다가 영어 나오면 한국인인지 아닌지 얘기 나오고 애국심 얘기에 한글사랑 얘기까지 나오고...
무엇을 선택하든 어떻게 사용하든 결국 개인의 몫이고 개인의 표현이자 창작인 거죠. 내가 익숙했던 것, 혹은 맹신했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찢어 죽일 듯이 달려드는 모습은 참 안타깝네요.
정말 공감합니다
예전에는 한국래퍼들이 외국거를 가져온다 하면
사람들은 외국에서 시작된 거니까 당연하다 라고 하셧는데 그 의견을 저도 동의 햇엇지만 요즘엔
외국음악 한국음악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걸 느껴요
바이브가 많이 비슷해졋는데
이런 의견도 욕먹을수도 잇지만 솔직히 이제는 외국의 그런 여자 돈 거리 마약 그런 이해할수 없는거 보단
한국에서 우리 정서에 맞는 그런 걸 많이 듣고 싶어요
지금도 하는 래퍼들 많지만 좀 더 우리만의 고유의 멋이 나올수 잇는 그런걸 좀 듣고 싶은게 사실이에요
요즘 좋은앨범도 종종 나오는데 오래 듣진 않는거 같아요 화지같은 래퍼도 정말 잘하죠
우리나라의 우리나라만 할수 잇는 그런게 생기길 바라긴 합니다. 그게 힘들긴 하겟지만
머니스웩이나 미국의 보편적 힙합 정서를 멋있게 차용(혹은 수입)하는 뮤지션들이 예전보다 훨씬 큰 규모의 주목을 받는 것도 재밌는 현상이죠. 저는 이런 현상을 힙합의 대중화라고 하기보단 그들이 잃지 않고 갖고 온 '나름의 이야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에요. 기본적으로 프로덕션 구축과 랩을 잘하는 사람들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돈, 성공, 극복, 여성에 대한 이야기의 색채가 좀 더 개인의 상황에 대한 묘사와 참신하 표현력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인데 아쉽게도 도끼와 콰이엇에게는 그 부분에 있어서는 한계가 느껴지더라고요. 자신들이 발표해온 음악에서 찾을 수 있는 클리셰가 있을 정도로 동어반복인 지점도 있고요. 그런 면에서는 빈지노의 표현력이 좀 더 사람냄새(?)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도끼와 콰이엇이 웃기는 농담은 가사에 잘 넣죠. 근데 거기까지라고 보고요.
여러 사람들이 구분을 짓고 커더란 이름을 붙여 특정 구도를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제가 볼 땐 결국 개인의 색체가 관건이고 개인이 어떤 표현과 어떤 시도를 선택하느냐의 문제라고 봅니다. 결국 사람이 만들고 사람에게 닿는 사람을 위한 게 음악이니까요. 즐기든, 위로를 받든, 공감을 하든, 중독이 됐든 모든 게 다 사람을 향하고 위한 게 되겠죠.
말이 길어졌는데 좀 더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즐기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ㅎㅎ
멋진 분들이라 잘할거라 생각하고
위에 언급하신 분들의 음악을 즐겨 듣고
리스너들을 크게 실망시키지 않은 래퍼들이기 때문에 더욱더 기대를 하고 잇습니다
일리네어 자기 반복적 가사에 대한 말씀도 깊게 공감합니다.
안주하지 않는다는 말이 참 공감되네요
컨트롤 대란을 한국에서 키운 게 스윙스라는 것도 그의 이런 성향 때문이겠죠!
기준을 높이고자 하는 것...
그냥 아쉬운 마음이 조금 있는 것 뿐이지
지난 십년간, 그리고 현재 일리네어의 음악과 행보에 사랑과 존경을 보냅니다.
일리네어가 만약 진짜 한 장르만 팠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정상을 유지할 수 없었겠죠. 하지만 지금 일리네어라는 이름으로 뭉친 그들의 현재 행보는, 특히 그들이 싱글컷 및 sns홍보 등을 통해서 주력으로 밀어온 장르는 트랩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언급한 스윙스의 장점을 일리네어도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스윙스가 상대적으로 더욱 저런 장점을 갖고 있는 듯 싶습니다. 저것들을 각 항목별로 하나씩 가져와 스윙스와 일리네어를 비교하더라도 말이죠.
거진 공감이 되서 스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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