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뇌피셜로 봐주세요
0.어느 예술가에게는 도약의 순간이 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의 비열한 거리, 박찬욱의 복수는 나의 것, pta의 부기나이트, 체호프의 갈매기같은 '도약'이 존재합니다.
취향을 초월해 중요한 작품을 남기는 순간이죠.
2010년대 한국힙합에서 씨잼의 킁은 가장 드라마틱한 도약일 겁니다. (씨잼이 앞에 열거한 이름들처럼 거장이 되었다고보기는 힘들겠지만) 킁이 본인과 한국힙합씬에 큰 흔적을 남겼다는 것은 확실해 보이네요.
가장 먼저 이야기해야할 사건은 씨잼의 마약복용입니다. 이는 앨범을 통해 반복적으로 제시됩니다.
마약,섹스로 대표되는 쾌락은 이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 중 하나죠.
1.씨잼의 가사적 성취나 제이키드먼의 프로듀싱에대해서는 그쪽 지식이 전무한지라 말할 것이 없습니다. 다만 발음을 제거하고 사용하더라도 ㄴ,ㄹ,ㅁ.ㅇ을 주로 이용한 것이 이색적이더군요.
아마도 음절단위의 한국어를 이모랩,멈블에 어울리도록 부드럽게 변모시키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2.저는 힙합이 영화,연극,문학과 달리 깊이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운드에 무지해서 그런 음악적 특징과 장치를 이해하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랩 자체가 표층적이다라는 느낌을 받아서입니다.
오히려 힙합은 래퍼의 상태묘사,감정묘사에 어울린다고 봅니다. 언어를 매개로 하며 직관적으로 감정이 전달되니까요. 그러면서 작가와 캐릭터가 쉽게 일치되어 몰입이 쉽죠.
3. 저는 이 앨범서 씨잼이 무엇인가 깊이있는 주제의식을 담았다고 생각하지않습니다.
쾌락에 빠진 인간의 구원, 사회통념과 반대되는 인간의 실존 혹은 타락한 기독교도의 갈등 이런 것들은 이 앨범의 표적이 아니였을 겁니다.
그가 이 앨범에 담고자한 것은 혼란에 빠진 자신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유명한 자신을 소개한 후 쾌락,타락한 자신(생로랑 발 니 면상,여자,카사노바)과 기독교도인 자신(기도, 할렐루야,솔로몬)을 대치시키며 자신은 외톨이이며 솔로라고 말하는,그리고 그런 자신을 본인도 불신하는 트랙[가끔 난 날 안 믿어]
쾌락을 갈구하는 자신을 보며 스스로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곡[원래 난 이랬나]
멋을 추구하는 [slay]
결국 그녀가 아닌 나의 팔자라고 말하며 쾌락의 영원함을 거부하는 듯한[휙 ]
new drugs인 그녀들을 통한 쾌락에 중독되며 악마들을 생각하는, 그러면서 선을 넘었기에 하느님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 궁금해하는[끽 ]
회개를 외치지만 그녀,술에 빠지는 자신[ㅈ]
망가질 때까지 쾌락에 빠지는 스스로와 불가능한 구원[cocaine love]
결국 너조차도 모르는, 이해받을 수 없는 자신을 이야기하죠.[포커페이스]
기도와 여자 사이에서 미로를 헤매는 듯한 자신과 그것에 반하는 세상[왈 ]
까지.
4.씨잼은 이 앨범 내에서 쾌락에 탐닉하는 자신과 회개하려는 자신, 그리고 그에 맞서는 세상과의 불화사이서 혼란스러워합니다.
이 앨범의 커버 역시 흐릿한 씨잼의 사진인데 이는 어쩌면 그조차도 특정할 수 없는 자신의 상태를 표현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몽롱하고 흘리는 듯한 플로우(?)도 이와 잘 어울립니다.(분명한 딕션이였으면 주제의 감흥이 반감되었겠죠)
이 앨범은 세상과 자신 사이서 미로에 갇힌 한 청년의 혼란스러운 자화상입니다.
조용히 올라가는 추천수
조용필 오르가즘 추신수
wtf ㅋㅋㅋㅋㅋㅋㅋ
댓글은 적은 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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