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
제네더질라- 94-24
제네더 질라의 94-24는 자신이 태어난 94년도 부터 24년까지 30년의 인생을 돌아보는 앨범이다. 첫번째 곡으로는 no easy로 시작하며, 인생이 쉽지 않았다는 가사를 통해 쉬운 인생이 아니었음을 알린다. 삼십살이 되면서 어릴때 처럼 자신감이 높지 않아졌고, 현실이 다가와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자신이 삶의 미련이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며 회상의 시간을 거친다. 래퍼라는 꿈을 가지게 된 계기를 적으로 설명하는 life, 어느새 거리가 익숙해지고 무대가 낯설어졌다는 빛이 바랜별
과같은 초반부의 곡들은 그가 삶에 질리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낸다. 비트의 분위기는 급진적으로 어두워 지며, 1500이라는 곡에서는 길고양이를 키우다 고양이가 병에 걸려서 1500만원을 병원비로 쓰는 사건을 중심으로 가사가 이루어진다. 인터뷰에서도 또한 그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인상깊은 일 중 하나로 생각하는 듯 보였고, 돈 때문에 자신이 고양이를 살릴까 말까 하는 인지부조화같은 현상도 겪고 싶지 않았다 한다. 그러면서 5번 트랙은 조금더 서정적인 비트로 이루어져, 6번트랙과 이어져 전체적으로 앨범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장치를 만든다. 자신의 열등감, 자격지심들을 이겨내면서, 제네더질라는 트랙이 뒤로 갈수록 점점 ‘뭐 이랬으니 된거겠지’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마음은 7번트랙에서 정점을 찍는다. 자신만의 인생을 생존이라 정의하고, 다시한번 삶을 돌아보는 한바퀴라는 곡으로 마지막을 이룬다.다시한번 샘플링 기법이 나오며, 마지막 부분은 여운이 남도록 구성하여 비트메이커 don sign과 합을 잘 맞추었다.
전체적으로 앨범은 중독적인 훅과 자연스러운 흐름, 가사의 짜임새등이 훌룡하다. 물론 life 처럼 솔직하고 생생한 가사의 정점이 계속 이어지지 않아 아쉬웠지만, 곡들의 완성도와 이음새가 좋아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 훅이 굉장히 많았기에 많은 사람들과 즐길수 있고, 사운드 또한 트랩장르와 샘플링 기법, 멜로디컬하게 구성하여 돋보적인 비트위에 개성있는 톤의 랩이 이어가 자신만의 색깔을 잘 보여준다.
아쉬운 점을 굳이 뽑자면 사운드가 조금 늘어지는 듯한 중반부 트랙들이다. 하지만 이는 모든 트랙에 힘이 쏠려있으면 피곤할 수 있기에 적절 하다 생각한다. 또, 가사들에 자격지심, 인지부조화 등 겪은 많은 삶의 피곤한 감정들을 밀도 있게 들어내지 않아 아쉬웠다. 밀도가 낮지만 포화 되어있는 그의 가사들은 일부의 사람들에게 불호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밀도있는 가사가 필수는 아니다. 하지만 있으면 좋다. 이건 분명하다. 개인적으로는 밀도 있는 가삿말들을 매우 선호하기에,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힙합을 많이 안들어 본 사람한테 트랩이라는 장르를 설명한다면 이 앨범을 추천 할 수 있을 것 같다. 트랩의 형식을 띄고 있는 모든 비트,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무한함, 대중적이게 통할 멜로디컬한 샘플, 멜로디들은 그의 랩과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또한 라임에 얽매이면서, 할말은 모두 다 하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의 가사는 아주 솔직하거나, 구체적이지는 않다.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삶을 설명할때, 큰 감정을 위주로 감성적이게 설명하였기에 그런것 같다. 하지만 가사들은 라임을 꽤나 적절히 이용했음에도, 많은 사람들을 위로할 힘을 가지고 있어 놀라웠다.
2025.1.28
3.85/5
개인적으로 가사가 굉장히 인상깊었던 앨범이에요
"끝내 데이토나 레코즈에서 한 번 못 본 이름"
"오십분 꽉 채워서 히트 부른 너가 부러워"
"얼마나 벌어다 줄라고, 친구야, 천오백만 원을 써, 병원비로"
이 라인들이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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