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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총정리] 씨잼(C JAMM) - 『킁』 + '명반'에 대하여 (feat. 누에킁)

title: CMIYGL코지보이4시간 전조회 수 100추천수 3댓글 0

킁.jpg

 

<들어가며>

'2020 한국 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랩 & 힙합 음반상' 및 '2020 한국 힙합 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평론가와 힙합 팬들 사이에서, 2019년 최고의 앨범으로 평가받은 『킁』은 사실 발매 초기에는 이전까지의 씨잼의 랩 스타일과 상당히 변모한 모습으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앨범이었다.

신기루.jpg

 

『킁』 이전에도 씨잼은, '랩을 정말 잘한다.'라는 평을 들어왔었고, 실제 JM(저스트 뮤직) 컴필레이션 앨범에서의 활약 및 2015년 무료 공개곡이었던 「신기루」가 대 성공을 하면서, 대중들에게 씨잼에 이름이 알려졌다. 이때 당시만 해도, 씨잼 특유의 타이트한 랩핑이 두드러졌었다.

 

https://youtu.be/OF7BZRDRlcg?si=cyG4BicB17KXOIxI

 

씨잼 나혼산.jpg

 

이후 2016년 쇼미더머니 5에 출현 및 비와이와 함께한 「Puzzle」이 대성공을 거두며, 씨잼은 자신의 위상을 공고히 했는데, 당시 화제였던 '쇼미더머니 5 2차 예선'이나 JM(저스트뮤직)에 컴필레이션 앨범 『우리 효과』에서 기존에 타이트한 랩에서 변화된 씨잼 특유의 리듬감이 강조된 랩으로 스타일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과거 '쇼미더머니 3' 출현 당시 씨잼에게 우스갯소리로 붙었던 '랩을 잘하는데 재미없다.'라는 일명 '노잼' 타이틀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며, 대중들과 힙합 팬들에게 특유의 랩 스타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https://youtu.be/unuHPJHswZw?si=g0lKMxjTz3cCELtk

 

그러던 와중 2018년 5월, 마약 복용 혐의로 인해 입건되면서부터 씨잼의 커리어에 변화가 생겼다. 사실, 음악적 방향으로는, 형사 입건 여부와 관계없이 현재 『킁』의 스타일 대로 음악적 방향성에 변화가 있었는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이 발생하며, 사람들에 관심 및 본인의 음악 활동 자체가 줄어들 게 되면서, 그 변화를 포착하기가 쉽지 않았다.

<앨범 평>

『킁』은 마치 마약을 복용한 상태처럼 보이는, 앨범 커버 및 흥이 나지만, 몽환적이는 느낌의 제이 키드먼 특유의 비트와 오토튠 및 씨잼 특유의 한국어 라이밍이 돋보이는, 씨잼 식의 'EMO 힙합 앨범'으로, 특히 「ㅈ(Error)」을 제외한다면, 씨잼 특유의 타이트한 랩 구성이 거의 나타나지 않으면서, 기존의 씨잼의 음악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성을 띠고 있어, 발매 초기 기대와 다른 앨범에 호불호가 심하게 갈렸었다. 또한, 마약 복용 전과가 있는 씨잼이 만들어낸 앨범에 '마약'을 옹호하는 듯한 가사와 노래 제목 (예를 들어, 「코케인 러브」)이 수록되어 있어, 그 자체로도 비판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킁』을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킁』이 단순히 '마약'을 옹호하고, 쾌락만을 이야기하는 앨범이 아니라는 점을 금방 알 수 있다.

 

제이 키드먼.jpg

 

특히, 한국에서 나온 'EMO 힙합' 중 『킁』은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는데, EMO 힙합 특유의 몽환적이며, 허무주의적인 분위기, 마약 등에서 오는 쾌락과 그러한 쾌락이 사라지고 난 뒤에 느끼는 '공허감'을 『킁』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풀어냈다. 이러한 몽환적인 사운드를 앨범 전체적으로 유기성 있게 이어간 것에는, 『킁』에 전체적인 프로듀싱과 엔지니어링을 도맡은 프로듀서 '제이 키드먼'에 역할이 매우 컸다. 제이 키드먼과 씨잼의 완벽한 호흡으로 『킁』에 전체적인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다.

 

https://youtu.be/jtSg3fVz5ns?si=4FMUwga5ZKLcgm8C

 

『킁』에서는 '마약 및 여러 악행'에서 오는 쾌락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이러한 쾌락은 너무나 즐겁지만, 이러한 쾌락이 사라지고 난 뒤에는 더욱 큰 공허감과 자책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이러한 자책감과 공허감에, '신앙심'이 추가되며 단순히 마약의 쾌락이 끝나 공허감을 느끼는 것 이상으로, 더욱 복잡한 감정으로 우울과 자책을 느끼는 한 개인의 내면이 너무나 잘 드러난다. 실제 친구 비와이만큼, 신실한 씨잼은 마약과 여러 악행에서 자신이 느끼는 쾌락에 감정과 기독교적 가치에서 이야기하는 올바른 인간상 간의 괴리를 뼈저리게 느낀다. 「ㅈ (Error)」에서의 '난 크리스천의 엑스맨'이라는 가사에서 드러나듯, 『킁』에서의 씨잼은 자신의 현재 모습이 올바르지 않음을 잘 인지하며, 이러한 쾌락 추구에서 오는 고통을 인지한다. 「샹송」에서의 '성령님이여 제발 저를 괴롭게 하소서 내일'이라고 이야기하는 부분 역시, 『킁』에 등장하는 복잡한 심리의 대표적인 표현이다. 자신의 악행에서 오는 쾌락으로 인하여, 본인이 자책감과 공허감을 느끼는데, 신실한 씨잼은 이러한 '죄책감'의 감정이 오히려, 아직까지 자신이 인간성이 남아 있음을 증명해 주는 증표가 된다. '더 큰 죄로 죄를 덮는다.'라고 『킁』에 자주 등장하는 가사처럼, 씨잼은 악행에서 오는 죄책감에서 오히려 자신이 아직까지 '인간성'이 남아있음을 느낀다. 자책감과 공허감이 자신을 괴롭히지만, 오히려 그러한 괴롭힘이 자신이 '인간'임을 증명하는 아이러니함을 잘 표현해 주는 부분이다.

또한. 『킁』 이러한 쾌락을 좇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킁』에서 여러 차례 나오는 '멋있다가 별세'라는 가사처럼, 오히려 씨잼은 자신의 현재 모습을 보고, 과거에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돌아보며, 무엇이 정말 옳은 일이었는지를 깊이 있게 생각한다. 현재의 자신이 죄책감과 공허감에 갇혀 고통스럽지만, 이러한 고통으로 자신이 단순히 '타락'했다고 보는 것이 아닌, 원래 자신은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살았는지를 고민한다. 『킁』에 첫 두 곡인, 「가끔 난 날 안 믿어」와 「원래 난 이랬나」에서 씨잼의 이러한 의문과 자기 탐색이 잘 드러난다.

가사와 메시지 차원에서 『킁』은 이미 마약을 통한 쾌락과 신실성을 통한 자기 부정, 죄책감의 감정에 있는 한 개인의 복잡한 심리와 내면을 아주 효과적으로 그려낸다.

<『킁』에 음악성 + '명반'에 대하여>

『킁』이 일명 '명반'으로 불린 데에는, 『킁』의 음악적 성과과 뛰어나서가 한몫하였다. 제이 키드먼 단일 프로듀서 체제로, '1 MC 1 프로듀서' 체계로 만들어져, 앨범 자체에 완결성이 뛰어난 것은 물론이거니와, 씨잼이 『킁』에서 선보인 음악적 역량 역시 매우 뛰어났다. 특히, 기존의 한국어 발음을 뭉개고 조작하여, 새로운 한국어 리듬감을 만들어냈다고 평가를 받는데, 이러한 지점에서 『킁』이 수많은 래퍼와 프로듀서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https://youtube.com/shorts/5F9-QwSrekY?si=l0WShfXYgVh9hxzQ

 

특정 장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명반'은 항상 화두가 된다. 사람마다 모두 취향이 다른 것처럼, 각자가 좋아하는 음악과 앨범은 모두 차이가 있다.

 

https://youtu.be/scx2TV7ACoQ?si=DPH-cjSoE6tz9tE0

 

빌스택스, 딥플로우, 버벌진트라는 한국 힙합의 거장들이 모여 '힙합'에 대해 이야기를 한 해당 영상에서, 41:30초부터, '명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언제든지 꺼내들었을 때, 좋으면 그것이 명반이다.'라는 개인적인 기준에 명반을 이야기하는 빌스택스와, '명반은 음악 내적인 요인보다는 외적인 영향이 크다.', '래퍼의 앨범에는, 그 당시 당면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자연스럽게 그 앨범이 그 화제의 중심이 되어 있다면 그것이 명반이 된다.'라는 딥플로우와 버벌진트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논쟁이 붙는 '명반'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실제 각자마다 좋아하는 앨범과 좋아하는 음악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누에킁' 순으로 좋을 수도 있고, 혹은 '에킁누', '킁에누' 등등 여러 기준이 있을 수 있고, 그 위계는 사실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취향 아닐 순 있어도 까는 놈은 none

그럼 내가 다시 물을게 미켈란젤로 천지창조가

니 취향이 아닌 게 어딨냐 이 p*ssy새끼

넌 도망자 난 절대자 예술엔 있지 정답 병*아

아니라면 방구석 가 병*아 아니라면 날 죽여 봐 병*아

(JUSTHIS, 「I could do dead」 중)

'음악에도 수준이 있다.'라는 저스디스의 가사처럼, 사람의 취향은 다르지만 그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작업물의 수준'이라는 것이 반드시 존재한다. 한국 힙합을 수놓은 수많은 앨범들 중에서, 유독 『누명』, 『The Anecdote』, 『킁』 세 앨범이 대표적으로 이야기되는 것에는, 저 앨범에 퀄리티 역시 매우 훌륭하지만, 앨범 내적인 요소 외에 외부 요인이 매우 크게 작용했다.

 

한국말 rap의 새로운 세대의 탄생

시대가 완전히 바뀌어 버렸지 한 땐

학교! 종교! 육교! 거리던 이들이

차츰 머릴 쓰기 시작해, 혁명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왔어 그 과정의 나침반이자 교과서

The one and only Verbal Jint, and I'm back again

물론 이번에도 변화의 핵 again

(버벌진트, 「1219 Epiphany」 중)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말 랩의 새로운 지평을 열였다고 평가받는 버벌진트의 『누명』은 그 당시 수많은 래퍼들에게 영향을 끼쳤으며, 앨범 하나가 가지는 파급력으로는 한국 힙합에서 가장 손에 꼽히는 앨범이다.

『The Anecdote 』는 이 앨범들 중, 유일하게 '한국 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으며, 당시의 많은 리스너들이 극찬을 하며, 코어한 힙합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많은 충격과 감동을 선사한 앨범이었다.

 

https://youtube.com/shorts/166_ahdTpl8?si=1RJWBievC0exvzE7

 

이러한 흐름에서 『킁』은 기존에 갖고 있던 한국 힙합에 장르적 한계를 넓힌 앨범이다. 더콰이엇이 '내 세대에서 힙합이 끝났다.'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더 이상, 힙합에만 갇힌 채로 힙합을 하는 것이 아닌, 이제 래퍼들은 락을 비롯하여 더 다양한 방향으로 음악을 접목시키고 결합해 나아가고 있다. 그러한 음악성과 주제 의식, 메시지가 변화하고, 힙합이라는 장르 자체에 위상도 한국에서 변화하는 변곡점과 같은 시기에 등장한 앨범이 『킁』인데, 이러한 『킁』을 발매한 것이 새로운 신예 음악가가 아닌, 신에서의 위치와, 그리고 대중적인 인지도가 어느 정도 쌓여 있는 이제 중견급으로 넘어갈 시기에 있는 1993년생인 씨잼이 발매한 지점 역시 고무적인 부분이다. 실력으로는 신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씨잼이 자신의 기존 스타일을 넘어서 완전히 새로운 음악을 추구한 과정과, 그 과정에서 다시 한번 한국어의 새로운 변화를 주는 지점에서, 많은 래퍼들이 꽤나 큰 충격을 받았다.

 

https://youtu.be/80zduv1dRU0?si=bfPkklz6CJzaEYXf

 

개인적으로는 『킁』이 음악적 파급력과 영향력으로는 『누명』 이후 한국 힙합에서 최대의 앨범이라고 생각된다. 『킁』이 발매된 2019년 이후, 한국 힙합 신에 등장하는 사운드와 음악에 『킁』이 엄청난 영향을 끼쳤는데, 아쉽게도 그 이후 힙합이 침체기를 겪게 되며(침체기인지, 장르적 버블이 끝나고 원래의 장르 음악화된 건지는 고민해 볼 문제다.) 『킁』에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이는 지점도 있다. 이는 또한, 『킁』이 EMO 힙합 사운드이지만, 『킁』 자체가 힙합에만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진 음악이 아닌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 금요 힙합을 보면, 씨잼 본인 자체가 'Oasis'를 비롯한 밴드 음악 사운드와 음악성, 주제 의식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고, 비와이가 씨잼에 스타일이 이러한 'Oasis'와 유사한 느낌이 있다고 이야기한 부분에서, 『킁』이 단순히 당시 유행한 EMO 힙합을 비롯한 힙합 사운드에만 영향을 받은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는, 『킁』에 영향력과 파급력은 위 『누명』과 『The Anecdote 』와 견줄 만한 파급력인데, 힙합 내에서 엄청난 파급력과 음악적 변화를 이끌어내며, 2010년대 이후 힙합 전성기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앨범이 『누명』이며, 힙합만을 다루면서 힙합을 넘어 많은 대중과 힙합을 듣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메시지와 음악을 전달하는 앨범이 『The Anecdote 』라면, 『킁』은 힙합적 사운드뿐만 아닌, 다양한 음악적 영감을 얻고, 거기에서 새로운 한국어 리듬감을 만들면서, 힙합만이 아닌 여러 장르 음악과 융합하는 시도가 나오는 현재 힙합 신에 변곡점 같은 기능을 한 앨범을 『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세 앨범이 미친 영향력과 파급력이 모두 다를 뿐, 모두 엄청난 영향을 끼친 명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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