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_wrCbp_YBSM?si=U-UiEwCcfysc9VtE
<들어가며>
『킁』의 세 번 째 곡은, 「Slay」이다. 'slay'는 원래 '(전쟁, 싸움에서) 죽이다'라는 의미인데, 사전적 의미 외에도 속어(slang)로써, '누군가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매우 좋은', '감명 깊은'에 의미로 쓰이거나, 한국어 표현 중 '죽이네, 잘했어', '죽여준다!'라는 감탄의 의미처럼 '잘 해내다.', '죽인다(매우 잘해냈다의 의미)'의 의미로도 많이 쓰이는 단어이다.
혹은 여성에게 'slay'라고 칭할 경우, '매우 아름답다'의 의미로도 사용되며, 「Slay」에서 'slay'는 '매우 아름다운 여성'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노래 분석>
신시사이저 소리가 독특하게 울리며, 「Slay」에 전반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러한 비트 위에 곧바로 씨잼의 랩이 얹어진다.
Bruce lee
With gucci shoes on
백만 원짜리 발차기 새꺄 엉덩
Aka lil sex 난 이미지는 못 챙겨
이소룡(Bruce Lee)을 언급하며, 시작되는 씨잼의 벌스에서는 '백만원 짜리 구찌 신발'을 신은 채로 발차기를 날리는 씨잼의 모습이 연상된다. 이는 실제 씨잼이 발차기를 한 것(실제 씨잼은, 2018년 용산구에 한 클럽에서 손님들과의 시비로 폭행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다.)을 의미하기도 하며, 혹은 '발길질' 해버리고 싶은 이들에 대한 분노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도 가능하다. 'lil sex'는 씨잼이 자주 a.k.a(as known as)로 사용하는 필명이며, '난 이미지는 못 챙겨'라는 가사는 씨잼의 성격과 철학을 그대로 보여준다.
텐프로 걸 내 여자는 또 예뻐
fuck 1 time 이제 네 여잔 내 것
수작 부리긴 나한테 와 배워
내 aka lil sex 난 이미진 못 챙겨
Brazilian wax 자기 나를 타 매끄러
네 전 남친은 이런 소릴 못 들어 봤을걸
난 죽여버리지 그냥 하는 말이 아냐 어어
ok ok ok ok 더 세게 맞아
'텐프로'는 유흥 업소의 일종을 의미하는데, '텐프로 걸'이라는 표현은 이러한 유흥 업소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10%이라는 의미로 상위 10%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가사 내용적으로는, 여성과 관계를 맺고 그것에 대해 자랑하는 가사인데, 해당 벌스에서의 씨잼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리듬감이 인상적이다. 특히 불규칙적으로 떨어지는 신시 사이저 위에 똑같이 불규칙적으로 진행되는 씨잼의 플로우가 청각적 쾌감을 준다.
멋이 없을 바엔 나는 죽을래 오오
이 새*들은 누가 누군데 오오
all I wanna do
just f*ckin slay ye ye
너의 여잔 정말 개변태 어머
신시사이저 소리가 사라지고, 베이스가 강조되며 씨잼의 훅으로 이어진다. '멋이 없을 바에 나는 죽을래'라는 주제 의식 역시, 『킁』에서 자주 드러난다. '이 새*들은 누가 누군데'라는 부분은, 똑같은 음악을 하는 이들과 달리 구분되는 자신만의 색깔이 확실한 것에 대한 본인의 자부심이 드러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All I wanna do)' 그저 'slay(여성 지칭)'와 관계를 맺는 것뿐이라는 그의 가사는 『킁』에서 지속적으로 드러나는 '쾌락'을 추구한다는 표현이다. 가사 끝 부분에 추가되는 '오오', 'ye ye', '어머' 등의 간투사가 특유의 리듬감을 만들어낸다.
담배 피우는 여잔 왠지 좋아
그래도 처음 본 여자가 먼저야
오타쿠 같은 래퍼들아 다 화이또
걔넨 안돼 이런 망나니 놈의 라이벌
다시 신시사이저 소리가 강조되며 씨잼의 벌스 2가 시작된다. '담배 피우는 여자'와 '처음 본 여자'라는 씨잼의 개인적인 여성 취향이 제시된다. '오타구 같은 래퍼들'이라며 래퍼들을 지칭하며, 그들이 '이런 망나니 놈'이라고 표현한 자신의 라이벌이 되지 않는 다고 표현한다. 자신을 '망나니'라고 표현하지만, 자신과 같은 음악을 하지 못하는 래퍼들을 '오타쿠'라고 표현한 부분도 재미있다.
오 그럼 안 돼 하다 오오 시발 가자 오
재키 챈 stunt back flip 오오
dior jean 어머나 어
저거 으 히끼히끼 목에 감고
그 여잘 조져 그 앤 날 찾어
잼인 사이코 어어 right
벌스 1에 이소룡(Bruce Lee)에 이어, 벌스 2에서는 성룡(Jackie Chan)이 언급되며, 몸을 공중에서 한 바퀴 도는 'backflip'하는 성룡의 모습이 연상된다. 그리고 이는 뒤에 '히끼히끼'와 연결되는데, 해당 부분의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지만, 추정 하건데 '히끼'는 당구 은어로 일명 '끌어치기'를 의미한다. 즉 '큐볼을 쳐서 다른 공을 맞춰, 공이 역회전으로 되돌아오게 하는 방법'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끌어치기를 통해 공이 되돌아오는 방식과 사람이 공중에서 몸을 뒤집는 'backflip'이 모두 역회전으로 돌기 때문에 두 대상을 연상지어 연결 한 가사로 보인다.
이후 'dior jean'이라는 청바지가 언급되는데, 이는 'dior jean'을 입은 여성을 의미하는 듯하고, '목에 감는다.'라는 가사는 앞에 나온 청바지를 목에 감는 것을 연상케 한다. 또한 'backflip'과 '히끼히끼'와 연결지으면, '뒤집는' 행위를 연상케 한다.. 벌스 2 역시, 불규칙한 신시사이저에 맞춘 씨잼의 불규칙한 플로우가 인상적이다.
ivory
cut 5 lines
코엔 피
잘게 빻아 빻아
동생아 형처럼 살다 훅 갈래
난 몰라
잼아 시* 넌 성경도 못 봤니
어서 구해줘 날 자기
저기 또 빵빵 bi*ch 데리고
테이블로 누가 오네
'ivory'부터 '잘게 빻아 빻아'라는 부분은 마약을 하는 장면을 표현한 듯 하다. 이전 장면에, 여성과의 관계에서의 '쾌락'을 추구한다면, 이후 장면에서는 '마약'을 통한 쾌락을 추구하는 장면이다. '동생아 형처럼 살다 훅 갈래'에서 누가 동생이고, 형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마약과 관련된 사람이 씨잼에게 하는 충고 같지 않은 충고 처럼 느껴진다. '잼아 넌 성경도 못 봤니', '어서 구해줘 날 자기'는 역시 이러한 쾌락을 추구하다 찾아오는 '공허감'과 '허탈감'에서 고뇌하는 모습인데, 이는 곧바로 이어지는 씨잼이 있는 테이블에 여성이 찾아오는 장면(즉, 쾌락 추구를 위해 다시 클럽에 간 장면이다.)으로 이어지며, 이러한 공허감과 허탈감을 채우기 위해, 다시 쾌락을 쫓으며 클럽으로 가는 것으로 이어진다.
또 취했을 때만 가살 적네
내가 뭐에 취했는진 알아서 뭐 하게
내가 누군데 새꺄 너 지금 뭐 해
약에 500 또 술에 500 몇 년째 예
훅 이후, 벌스 3가 이어진다. '취했을 때만 가살 적네'라는 가사와 '뭐에 취했는지 알아서 뭐 하게'라는 언급으로 '마약'과 '술'에 젖어 있는 자신의 상황에 대한 묘사이다.
대인배 되는 건 와우 왜 이래
존* 빡세 저길 봐
어떤 새* 왜 깝쳐 여자 몇 명 꼬아
존* 웬 놈 된 것마냥 또 까불어 와우
벌써 몇 년짼데 난 이런 게
아마도 데려와
밟아줘
존* 버릇
이럴 땐 백차 한 대 오기도 전에 떠야지
토끼갱 토껴대
가오 부리기엔 책임져야 할 가족이 꽤 더 많아졌네
이렇게 약과 술에 젖어 있는 본인이 발견한 것은 여자 여려 명을 데리고 다니는 어떠한 인물로, 씨잼은 그 인물에 '웬 놈 된 것마냥 또 까불어'라며 반감을 표한다. 이는 '대인배 되는 건 존* 빡세'에서 그의 심리가 잘 표현되어 있다. 이러한 불편한 심리로 그는 직접 그 인물에게 가 그를 '밟는다.' 이 마지막 클럽에서의 장면을 위하여, 벌스 1에 '이소룡'과 벌스 2의 '성룡'과 같은 액션 영화 인물이 노래에 담긴 듯한 것으로, 클럽에서 만난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에 대한 그의 분노이다.
'백차'는 경찰차의 은어로, 과거의 경찰차가 이렇게 흰색이었기 때문에, 백차라고 불렀다고 하며, 클럽에서 소동을 피웠기에 경찰이 오기 전에 떠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가오 부리기엔 책임져야 할 가족이 꽤 더 많아졌네'라는 마지막 가사로, 클럽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남성을 보고 소동을 피운 일이, 실제 소동이 아닌, 자신의 상상이라고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실제로 그가 노래에서 비유한 대상이 실제로 격투기를 하는 '파이터'들이 아닌, '무술 영화'를 찍는 '이소룡'과 '성룡'이라는 점에서, 씨잼에 이러한 클럽에서의 난동이 단지 그의 상상에만 그치고, 실제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 (그러나, 클럽에서 폭행 사건으로 입건된 적이 있던 그이기에, 그냥 상상이라고만 생각하기도 어렵다.) 씨잼이 이토록 클럽에 여서 여성을 끼며 해벌쭉하는 이에게 분노한 이유는, 그 스스로가 본인에 이러한 '쾌락적 삶'을 추구하는 모습에 대한 거부감과 분노감이 있기 때문이다. '성경도 못 봤냐/어서 구해줘 자기'처럼 「Slay」에도 이러한 정서가 표현되어 있는데, 결국 이러한 '쾌락'만을 쫓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실제로 하고 있는 다른 인물을 보았을 때, 과거의 자신이 오버랩 되거나, 혹은 이러한 내적인 거부감이 발현되어 상대에게 폭력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고 추정된다.
<총평>
「Slay」는 독특한 신시 사이저 음과 함께 그에 못지않은 씨잼의 독특한 플로우로 경쾌한 청각적 리듬감을 선사하는 노래이다. 노래 자체가 가사적 메시지보다는, 음운의 조정을 통한 청각적 쾌감 전달에 집중한 듯한 느낌의 곡으로, '마약'과 '여자'라는 '쾌락'을 쫓는 그의 모습이 드러나며, 그러한 쾌락에 대한 스스로의 자책감과 공허감을 여전히 느끼며, 그런 쾌락을 쫓는 타인을 보았을 때, 자신에 대한 내적 거부감이 더해져 그 사람에 대한 폭력이 발현 된 상황이 드러나며, 이때 '이소룡'과 '성룡' 같은 액션 영화 배우를 비유한 지점도 흥미롭다.
원글: https://blog.naver.com/kszysaa/223530403012
잘 읽고 갑니다. 안 그래도 요즘 킁을 자주 듣는데 이런 글들을 읽고 들으니 감상이 또 새롭네요
캬~ 과찬 감사합니다 ㅠㅠ 제 글을 읽이 킁을 새로 듣게 한다니 너무 기쁜 일이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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