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 노래에 빠지지 않는
'세상의 억까에도 굴하지 않는 나'
'온갖 고난과 역경에 피를 흘려온 나'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나'
언젠가부터 이 감성이 좀 버거움
물론 에픽하이, 특히 타블로는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억까를 당한건 맞으나
이제는 다른 내러티브를 더 보여주면 좋겠음
자꾸 내가 그들의 역경을 불쌍히 여기고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분노하게 되는게
이제는 좀 물림
사랑노래, 가요 구성보다 더 물림
진짜 디스코그래피 내내 정말
다양한 얘기를 보여줬던 팀인데
언젠가부터 가사적으로 곡들이 비슷비슷해진 것 같아
그 점이 좀 아쉬움
물론 100% 이해함 진짜 그걸 겪었으니까
사실 다 차치하고 이번 앨범도 좋긴 함
근데 그냥 대깨 에픽하이라서 그런거고
삶의 다양한 얘기를 풀어냈던 에픽하이가
예전에 힘들었던 얘기만 하는 아저씨가 된 것 같아
너무 아쉬운 것 ..
이번 앨범은 대놓고 아저씨스러워서 좋은데 ㅋㅋ
사실 대가리 흔들면서 듣고 있긴 함..
타진요 이후의 타블로 음악이 올드보이 유지태마냥 존나 큰 트라우마때문에 몸만 늙고 정신은 그때의 과거에 계속 머물러있는 사람같았다면 이번건 그 아저씨가 에효 씨팔 인생 뭐 있냐 하고 다시 낄낄대는거 보는거 같아서 좀 편안함
ㄹㅇ 그나마 적긴 해요 다른 앨범보다는 ㅋㅋ 중간중간 튀어나와서 괜히 아쉬웠을뿐
무슨 느낌인지 알겠어요 ㅋㅋㅋ 1집은 논외로 두고 2집 뚜뚜루, 데이드림 이라던가 3집의 라이드 등 다양하면서 가볍고 사소한 이야기들도 할 수 있을텐데
또 40대가 되어가면서 능글맞고 흥이 있는 모습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텐데 싶지만 저도 같이 대가리 흔들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인지 9집의 어른즈음에 가 특히 좋았어요 ㅎㅎ 아저씨들 얘기라고 할까.. 언제부턴가 유명가수 피쳐링으로 훅,코러스,싸비를 채우던 에픽하이가 스스로 훅을 한 게 좋더라구요
어른즈음에나 빈차처럼 평범한 삶의 이야기를 할 때가 진짜 빛나는 것 같음
paris 피해망상시리즈 broken toys 이런건 진짜 환상문학같았는데 이젠 안보여서 아쉽긴해요 (최근에 god's latte에서 그나마 해소되긴함)
그리고 저는 타블로 깐죽거리는거 좋아했어서 down bad freestyle에서 너무 반가웠는데 이번 믹테는 그런 분위기가 아닌가봄요
요새는 '우리 아저씨고 추억 많다' '억까꺼져' '가족사랑' '통속적인 사랑이야기' 이정도로 스팩트럼이 정돈된 느낌
정확합니다 저도 타블로가 깐족대고 그냥 나 랩 잘해 이런 곡들도 진짜 좋아했어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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