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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isputed의 20주년을 기념한 이모저모

title: [E] Ice Cube (WC Month)정동규2024.04.20 13:49조회 수 1956추천수 20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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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언더그라운드의 제왕

 

한때 한국의 일매릭이라는 명성을 가진 언디스퓨리드가 발매된지 20년이나 지났습니다.

 

데드피의 마지막 활동은 6년전 싱글을 마지막으로 플레이어로서 예전같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어찌보면 한때 대단했던 위상을 뒤로한채 잊혀지는 1세대 래퍼들의 쓸쓸한 말로를 답습하는듯한 퇴장이었습니다.

 

 

2000년에 랩을 시작한 데드피는 과거 밀림에서 자작 랩으로 시작했던 다수의 래퍼들과 달리

 

대학교 흑인음악 동아리에서 처음으로 가사를 쓰기 시작하며 다소 늦게 랩을 시작한 케이스입니다.

 

이후 대학힙합동아리연합(대힙연)에서 공연을 하면서 씬에 입문하기 시작했는데

 

그 때 여러 아티스트들과 연을 맺게되어 2003년 빅딜 레코드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빅딜 레코드는 모리얼의 1집이 발매되었다곤 하지만, 이름만 레이블의 형태를 갖췄고

 

어느 언더그라운드 힙합이나 마찬가지로 굉장히 가난하고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랩을 담당했던 데드피는 냉장고 박스 안을 녹음부스 삼아 작업했고,

 

비트를 담당했던 랍티미스트는 피시방에서 작업을 했을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진행되었죠.

 

 

그렇게 앨범이 완성되고, 홍보를 위해 당시 엠넷에서 짧게 방영했던

 

힙합 더 바이브에서 타이틀곡인 Undisputed 데모곡을 부르는게 빅딜에서의 첫 발자취였습니다.

* 예전에 힙플이나 귀차니즘님 블로그에 남아있었는데, 지금은 찾을 수가 없네요...

 

이후 2004년 빅딜에서 모리얼에 이어 두번째 앨범으로 데드피의 데뷔작이 발표되는데...

 

 

 

" 그렇게 발매된 Undisputed. 그게 진짜 한국판 일매릭이 됐지. " - 딥플로우(Back again)

 

 

말 그대로 초대박이 났습니다.

 

당시 음원 차트 10위 안에도 들어보고, 이후 한동안 3,40위권에서도 유지했을만큼

 

언더그라운드 힙합에서는 단순히 음악성과 명성만으로 유례없을 대박을 친 셈이었습니다.

* 이그니토와 마일드비츠의 정산건으로 보아 데드피 본인에게 크게 리턴했을지는 모르겠네요 OTL..

 

물론 본인은 앨범을 완성하고 군대를 갔기 때문에 이 앨범에 대한 성공을 이후 편지로 알게됩니다...

 

이 위대한 앨범의 음악적 특징으로 한국판 먹통 힙합의 정점으로

 

당시에도 수준 높았던 붐뱁 비트는 많았습니다만, 이렇게 칙칙한 느낌을 잘 살린 앨범은 없었을 뿐더러

 

한국 고전 가요를 샘플링하면서까지 기존 힙합씬의 붐뱁과 궤를 완전히 달리하는 비트가 실려있는데

 

이에 데드피의 랩은 이 비트들과 더할나위 없는 수준의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단순히 랩이 하고싶어서, 이야기를 하고싶어서가 아니라 랩을 공부하고 연구했다는 느낌을 받았던 랩이었습니다.

 

묵직하고 완성된 발성과 스네어에 라임을 찍어누르면서 그루브를 유지시키는데

 

정박으로 랩을 할땐 마디마다 다양한 플로우를 뱉고, 같은 라임을 반복할땐 중간에 레이백을 당겨 엇박을 살리는

 

당시 시대를 초월했던 랩에 정말 크게 감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발매 이후 이 앨범은 리스너들에게 압도적인 반응을 얻었고, 평단에서도 찬사를 받았는데

 

리드머와 힙합플레이야에서 올해의 명반 리스트에 선정되었습니다.

* 한대음에선 다이나믹 듀오나 피타입도 가리온도 아닌, 조피디에게 밀렸습니다 -_-..

 

훗날 데드피와 치열하게 디스전을 펼쳤던 스윙스도 데뷔 초창기에

 

이 앨범을 듣고 당시 이런 랩은 한국에서 처음 들어본다며 놀라웠다고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랬던 영광의 2004년이 지나고 이제는 2024년. 이 앨범이 발매된지 벌써 20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 언더그라운드. 난 그곳에 존재해. 모두가 사라져도 난 그곳에 존재해 "  - 데드피(Dead President)

 

 

전역 후 지기펠라즈, 빅딜스쿼즈로 이젠 씬의 중고참으로 자리잡아 여럿 활동을 남겼고

 

많은 명곡과 임팩트있는 구절을 남겼으나, 결국 그도 시대의 물살에 떠밀려 구시대의 유물처럼 남아있습니다.

 

빅딜과 소울컴퍼니는 사라졌고, 지기펠라즈도 사라졌으며, 훗날 꽃을 피운 일리네어와 하이라이트도 이젠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시간이 계속 흘러간다한들 저는 그를 영원히 언더그라운드의 챔프로 기억할 것입니다.

 

 

 

추천 - Mephisto, 날개짓, 길위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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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1
  • 4.20 13:54

    음원 사이트에 없는게 참 슬픈 앨범....

  • 4.20 14:12
    @Alonso2000

    내려간지 벌써 15년은 지난것같네요 .... CD에서 추출한 음원도 사실 음질이 그렇게까지 좋진 않습니다만 당시 녹음환경을 고려하면 이해는 됩니다 ㅠㅠ

  • 4.20 14:03

    제가 국내 힙합 음악을 듣기 시작하고, CD를 수집하게 만든 계기가 된 앨범입니다. 블로그에도 첫 CD 글을 Undisputed 로 한 이유도 같습니다. 요즘도 틈나면 Mephisto를 듣습니다.

  • 4.20 14:15
    @추단

    한국힙합에 빠진 다음 여럿 충격을 받았던 작품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중에서도 가장 첫손으로 꼽는 앨범입니다. 저도 한국힙합으로 한정하면 처음으로 산 CD가 이 앨범이라 애정이 크네요 ㅎㅎ

  • 4.20 22:24
    @정동규

    지금 다시 읽어보니까 마지막 추천 3곡이 저랑 정확히 겹치시네요..ㅋㅋ 되게 반가운 기분입니다.

  • 4.21 13:56
    @추단

    지금도 자주 찾는 트랙들이죠 ㅎㅎ.. 앞서 두개의 킬링트랙 이후로 앨범의 마지막을 너무나 잘 장식했던 정말 훌륭랬던 마무리였습니다.

  • 4.20 14:45

    데드피 지리네요

  • 4.20 15:00

    3년 전쯤 지니에 음원이 마지막으로 남아있을때 데드피 음원산게 내 자랑 ㅇㅇ

  • 4.20 15:33
    @맙쉿

    그때까지 남아있었군요 ㄷㄷ..

  • 4.20 20:28
    @정동규

    딱 지니뮤직에만 남아있었어요

  • 4.20 15:00

    데드피가 씬의 중심에서 밀려난 데에는 본인의 게으름이 한 몫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 앨범하고 Lost & Found 제외하면 별다른 결과물이 없었으니.

  • 4.20 15:33
    @사무스아란

    그런것도 어느정도 있었겠지만, 이후 많이 작업을 해도 1집만큼 만족스럽지 못해서 다 미뤘다고도 하네요ㅠㅠ…

  • 4.20 18:15
    @정동규

    저런... 완벽주의를 버리고 마음을 비웠으면 좋았을 텐데요.

  • @사무스아란

    프라이비츠 백어게인이 어떻게보면 데드피 ep라고 해도 손색없죠

  • 4.21 19:53
    @고스트페이스에프킬라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던 앨범입니다. 리드머에서 3+로 기억하는데 더 줘도 충분했던 앨범이라 생각하네요..

  • 4.20 15:11

    근데 이 앨범 왜 음원사이트에서 내려갔을까요?

  • 4.20 15:32
    @Jablo

    빅딜 레코드 소속 음반은 다 내려갔습니다. 말빛이랑 이그니토는 나중에 본인이 직접 되살려놨구요.

  • 4.20 15:46

    진짜 좆되는 앨범임 메피스토 날개짓 두개가 한 앨범에 있는게 믿기지 않음

  • 4.20 20:22
    @도토리어스JUNA

    조선 붐뱁의 정수와같은 명곡들이죠 ㅎㅎ

  • 4.20 16:38

    솔직히 아직까지도 이 앨범 만큼 랩과 비트 모두 최고 레벨에 있는 순수한 힙합 앨범 드뭄

    빅딜 3대 프로듀서 (마일드비츠, 프라이머리, 랍티미스트) 비트들도 물론 대단하지만 데드피 랩도 20년 지난 지금에도 수준높은 랩이란게 신기함

     

    그래서 개인적으로 스윙스 데드피 디스전은 당시 기준 우리나라에서 그루브와 톤을 제일 잘 이해하는 래퍼 두명의 디스전이었다고 생각하네요 둘 다 디스곡들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 4.20 20:23
    @치닝디핑

    정말 대단했던 앨범이었죠. 앨범 발매전에 군대가버린게 너무나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ㅜ,ㅜ,,,

  • 4.20 16:45

    동시대 다른 명반들에 비해 은근히 주목도가 적은데

    아무래도 스트리밍에 없어서 현 리스너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게 너무 큰거같음

    이거 좀 어떻게 해결됐으면....

  • 4.20 20:24
    @MarshallMathers

    솔직히 영원히 해결될것같진 않아서 더더욱 아쉽게 느껴지네요...ㅜㅜ

  • 4.20 20:36

    좋았던 날들을 기억해..

  • 4.21 13:56
    @돌체

    Yes I do… ㅠㅡㅠ..

  • 4.21 10:44

    과거에는 명반하면 누명 에넥도트처럼 무~~~~조건 언급되던 앨범인데 요즘은 언급도 적고 잊혀지는거 같아 아쉽습니다 흑흑

     

  • 4.21 13:58
    @아잉

    정말 최고의 명반이었죠 ㅠㅠ… 저도 90년대 명반들이 잊혀지는것도 한순간이었는데 2000년대 명반들도 서서히 잊혀지는게 좀 아쉽습니다ㅠㅠ..

  • 4.21 16:14

    필력이 상당하시네요 잘읽었습니다

  • 4.21 19:54
    @언디스퓨티드

    감사합니다. 닉네임 마침 이것과 같으시네요ㅋㅋ

  • 4.21 17:20

    목상태가 기적적으로 나아서 피처링으로라도 볼수 있었으면 하는 래퍼...

  • 4.21 19:55
    @정해빈

    많이 아쉽습니다 ㅠㅡ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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