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에 대한 생각

과해서 대중이 거부감을 갖기 시작하면 문제가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힙합이 외국 힙합의 영향을 받는 사례들이 요즘에만 있던 것도 아닌 게
저는 빈지노도 일리네어 시절 스타일을 바꾸는 과정에서 빅션, 라키, 맥 밀러 등의 랩을 레퍼런스 하면서 방향성을 찾았다고 생각하고
스윙스도 영어처럼 어순을 도치시키면서 펀치라인을 강조하는 플로우를 시도하면서 칸예, 특히 푸샤 티의 레퍼런스가 분명히 있다고 보고요
도끼도 믹밀 영향 받은게 분명하게 느껴지는 곡들도 있었고, 이센스도 어느 시절에는 스쿨보이 큐 비슷하다고 느낀 적도 있었는데
자기만의 것이 있다고 여겨지면 카피라는 소리는 자연스레 사라지게 되는 것 같아요

한 때는 이런 것들로 국힙 리스너들이 수준이 낮아서 눈치를 못 체는 거고, 국힙 자체가 수준이 떨어지는 음악이라고 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사람들은 많이 없죠, 한국힙합 내에서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수준도 많이 올라오면서

한국힙합이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프라이드라고 할만 한 게 생길 정도로 성숙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식케이 때문에 카피캣이 논란의 화두인 것 같은데
식케이가 카피고, 스윙스가 카피고 하는 문제는 뒤로하고
 '이건 누구 카피네, 누구 베꼈네.'  하는 분위기가 커지는 건

본토 힙합의 레퍼런스로 성장해온 수준(이라고 부르는 것), 과정에 대한 자각? 자정작용 비슷한 것일수도 있지만

국힙 수준을 논하던 10여 년 전 갑갑한 사람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렇게 음악을 듣는 게 별로 재미가 없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너무 과열되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