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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에라 뉴비가 감상한 올드스쿨티쳐 & [동서고금]의 매력” 올드스쿨티쳐 - [동서고금] 리뷰

예림2023.06.06 18:38조회 수 1324추천수 15댓글 15

“골든 에라 뉴비가 감상한 올드스쿨티쳐 & [동서고금]의 매력”

올드스쿨티쳐 - [동서고금] 리뷰

 

 

   

(본 리뷰는 올드스쿨티쳐 - [동서고금] 앨범을 듣고 DJSam님이 힙합엘이 孔Jesus님과 진행한 컨텐츠 ‘줌터뷰’를 참고하여 작성했음을 알립니다) (줌터뷰 링크 : 올드스쿨티쳐님 [동서고금] 앨범 인터뷰 풀버전! - 국내 게시판 - 힙합엘이 | HIPHOPLE.com)

 

힙합엘이 국외 게시판을 주 무대로 활동하며 골든 에라를 사랑하는 CD 및 LP 수집가. 인상적인 Dr.Dre 아이콘만 보더라도 90년대를 향한 돋보이는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이 유저의 닉네임은 DJSam, 곧 3집 [동서고금]이란 앨범으로 돌아온 이 글의 주인공 올드스쿨티쳐다.

 

그의 신보 소식을 접하기 전까지는 그저 붐뱁의 황금기에 푹 빠진 깊이 있는 리스너인줄 알았다. 그러나 동시에 무려 두 장의 정규 음반을 발매한 플레이어였음을 알게 되고, 이는 곧 DJSam이란 자아의 주인인 올드스쿨티쳐가 발매한 [동서고금]이란 앨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필자는 붐뱁이란 장르에 대한 이해도도 적고 들어본 경험 역시 부족하다. 그렇기에 리뷰글을 쓰고 싶어진 순간 처음엔 과연 제대로 아는 것 없이 한 줄 작성할 수나 있을지 걱정이었지만, 이를 뒤집어본다면 전문지식이 없는 이들은 어떤 시선으로 [동서고금]을 바라보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그렇기에 본 리뷰는 구체적인 용어나 분석보다도 상당히 부정확한 ‘매력’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동서고금을 뜯어 맛보고자 한다.

 

 

 

 

 

1. 올드스쿨티쳐, 매력적이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딥플로우의 앨범 소개글에서 올드스쿨티쳐를 수식하는 호칭들이 눈에 띈다. ‘랩하는 현직 교사’.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이자 40대의 아버지’. 짐작할 수 있듯 앨범을 이끌어가는 큰 주제는 올드스쿨티쳐 자기 자신에서부터 출발한다. 교사로서의 자신,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의 자신, 골든 에라를 사랑하는 리스너로서의 자신, 대한민국에 사는 한 남자로서의 자신. 이 모든 것이 [동서고금]의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반짝하는 유명세나 떳떳하지 못한 돈을 벌기 위해 거짓을 파는 이들에게 일침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붐뱁을 향한 자신의 애정을 아낌없이 표현한 “붐뱁 커넥션”, 교사이자 어른으로서 꿈을 찾아가는 이들에게 조언하는 “정답” 등 올드스쿨티쳐는 수많은 래퍼들 중 자신만이 가진 특색 있는 캐릭터를 청자들에게 각인시키는 다양한 트랙들을 선보인다. 이렇게 많은 모습들을 앨범 안에 골고루 녹여내기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지만 [동서고금]에서는 이것이 효과적으로 표현되었다. 앨범 표지 속 만화풍으로 그려낸 자신의 모습처럼, 누군가의 상상을 토대로 창작된 인물인 것만 같은 올드스쿨티쳐의 모습은 그의 재치 있고 현실감 넘치는 표현와 관심을 잡아끄는 가사 속 단어들을 통해 생동감 있게 그려진다.

 

많고 다양한 인원의 피처링 활용 역시 그의 특색 있는 위치를 설명하는 데에 일조한다. 한범준, 라원, 은하와 가연 등 본인의 직책인 교사로서 함께했던 제자들이 피처링하였고, 올드스쿨티쳐 본인과 마찬가지로 본업과 함께 음악과 관련한 활동들을 병행하는 닷원(.1)이 참가했으며, 현재 씬에서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으며 프로로서 활동하고 있는 딥플로우와 얼라이브펑크가 함께했다. 얼핏 보면 쉽게 공통점을 떠올리기 힘든 이 모두가 올드스쿨티쳐라는 연결고리 안에서 함께 어우러진다. 이 조화로움의 중심에 서서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뽐내는 올드스쿨티쳐는 가히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올드스쿨티쳐그는감히매력적이라고할수있다)

 

 

 

 

 

2. 고개를 끄덕이게 한 앨범의 매력 요소들

 

 

앨범을 재생하기 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DJ Khaled를 연상시킬 정도로 많은 피처링이었다. 이들이 되레 감상 중 집중을 헤치거나 앨범의 주인이 돋보이지 못하게 하는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을까 했지만, 앨범을 감상한 뒤 느낀 것은 오히려 이 인원들이 올드스쿨티쳐의 조력자로서 그의 매력을 돋보이도록 적재적소에 잘 활용되었다는 것이다. 올드스쿨티쳐의 랩이나 목소리 톤은 ‘조미료는 뺀 붐뱁’에 걸맞게 오로지 혼자서 앨범을 이끌기엔 다소 심심할 수 있다. 이를 고르게 활용한 피처링진으로 환기한 것은 앨범을 꾸준히 듣도록 청자들을 잡아두게 한 좋은 선택이었다.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는 피처링진들 속에서 꾸준히 돌아오는 올드스쿨티쳐의 벌스들은 수놓인 양념장과 젓갈들을 곁들여 먹는 밥 한 숟가락처럼 맨밥으로 먹을 때보다 더 든든하고 맛있게 귀에 꽂힌다. “정공법”은 피처링으로 곡의 모두가 각자의 기량보다 더 빛난 결과물을 만들어낸 예시 중 하나다. 만수, 이센스윙스와 올드스쿨티쳐는 서로가 가진 매력을 공유했다. 만수의 적절한 완급조절과 중간중간 피치를 조절하는 랩, 이센스윙스의 깔끔하고 공격적인 랩, 올드스쿨티쳐의 느긋하고 튼튼한 랩이 순서대로 분위기를 바꿔주며 곡을 듣는 내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앨범의 매력을 돋구어준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는 올드스쿨티쳐(DJSam)가 직접 손수 완성해낸 앨범 전체의 프로덕션이다. [동서고금]이라는 앨범명에 맞게 이스트코스트와 웨스트코스트를 풍미 있게 버무려낸 트랙들이 인상적이다. 스크래치와 클래식한 브래스로 초장부터 흥미를 돋구는 “특강”, wah guitar 사운드를 메인으로 한 루프와 후반부 기타 솔로로 금상첨화를 이룬 “누구나 누구도”, 단순하지만 인상적인 인트로 루프로 단 4마디 만에 귀를 쫑긋 세우게 만든 “노력의 가치” 등이 두드러졌다.

 

많은 트랙들 모두 마음에 들었지만 최애 트랙을 하나 뽑자면 “올라운더”를 고르고 싶다. 서부지역의 붐뱁을 좀 더 좋아하는 취향의 필자에게 웨스트코스트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신디사이저로 트랙의 포문을 연 “올라운더”는 그야말로 매력이 철철 넘치는 킬링트랙이었다. 밀고 당기는 플로우와 완급조절로 스타트를 끊은 닥터백, 날카롭고 확실한 톤으로 귀를 사로잡는 닷원(.1)(선생님께서 직접 날카롭지 않으시다고 합니다), 여유롭고 클래식하게 뱉어준 올드스쿨티쳐 셋의 조화가 비트와 어우러져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3. 매력 정리 및 마무리

 

 

그는 여느 래퍼들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일반인으로서 보냈을 것이기에 그만의 가치관이나 연륜은 누구보다도 뚜렷하고 단단할 것이다. 하지만 마이크를 쥔 올드스쿨티쳐로서는 아직 여전히 성장 중에 있기에 그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이것이 올드스쿨티쳐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의 가사처럼 ‘상구형도 더콰형도 형이 아닌 나이’지만 동시에 그들에게서 깨닫고 노력하며 올드스쿨티쳐 자신을 만들어나가는 과정 중에 있기 때문이다. 그가 만약 음악을 하지 않았더라면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흔히 볼 수 있을 사람이겠지만, 결국 그가 래퍼이기에 청자들은 올드스쿨티쳐에게서 더욱 특별함을 느낀다. 자신의 그 어떠한 역할들 중에서도 오직 올드스쿨티쳐만이 할 수 있는 말들을 담은 “할 수 없는 말”의 가사들처럼, 아직 못한 말이 많아 답답해하는 그에게 세 장의 앨범만으로는 부족할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는 또 어떤 앨범으로 어떤 매력을 발산할지 정말 기대되는 부분이다.

 

앨범 자체의 내용에서 잠시 밖으로 나왔을 때, 가장 와닿은 것은 그가 정말 음악에 진심이고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한단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직접 가사를 쓰고 비트 위에 랩을 하며 음반을 발매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모두가 올드스쿨티쳐처럼 낭만이 가득한 길을 걷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올드스쿨티쳐 역시 한때는 함께 했으나 지금은 멀어진 이들이 아쉬울 것이다. 음악에 대한 관심이 떨어져가는 주변인들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한잔”의 벌스가 뇌리에 맴돈다. 본인 대신 음악을 들어달라던, 대리만족할테니 계속 열정을 보여달라던 한 친구의 바람. 때론 아쉬움에 술을 한 잔 기울이다가도 다시 가사를 한 줄 쓰고 음악을 만들면서, 그 친구의 바람이 계속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올드스쿨티쳐의 커리어가 앞으로도 꾸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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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 1 6.6 18:44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삼다... 혹시 잘못된 내용 있으면 알려주세요

  • 2 6.6 20:35
    @예림

    와... 이 정도로 디테일하게 리뷰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기분이 참 좋네요 ㅠㅠ 이벤트 정상 접수 되셨습니다!

  • 6.6 20:44
    @DJSam
  • 굿

  • 6.6 23:42
    @코홀트닌자들다어디감
  • 1 6.7 10:28

    !

  • 6.7 10:44
    @listenagain
  • 1 6.7 10:50

    닷원 톤 안 날카로운데 우우~(?)

  • 1 6.7 11:08
    @DanceD

    그의 톤은 마치 수술실의 메스처럼 날카롭지...ㅎㅎㅎ

  • 6.7 12:35
    @DanceD

    정정해드렸습니다

  • 1 6.7 13:16
    @예림

    감사합니다(?)ㅋㅋ

  • 6.7 14:12
    @DanceD
  • 2 6.7 12:11

    한국힙합을 들으며 가장 가슴이 벅찼었던 기억,

    지금까지 내가 왜 좋아하는지를 말해주는 뜨거운 앨범

  • 6.7 12:36
    @PabloAimar

    저도 앨범 외적으로 생각해보니 참 여러 의미가 오가는 기분이 들었네요

  • 6.7 20:08
    @PabloAimar

    이런 평가에 영광이네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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