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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듀오 정규 5집-Band Of Dynamic Brothers

title: Late RegistrationAlonso20002023.05.14 23:06조회 수 1007댓글 8

https://blog.naver.com/alonso2000/223102016394

 

 

 

 

사람이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은 거스를 수 없는 무언가가 쇄도하는 순간이고, 한국의 남성들에게 있어 대개의 경우 그 무언가는 국방의 의무이다. 어느덧 10년 차를 바라보던 한국 힙합 제일의 베테랑들인 다이나믹 듀오도 이 의무는 피해 가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을 다시 생각해 보자면, 다이나믹 듀오의 입대는 이들이 지닌 제일의 매력 중 하나인 인간적 공감대를 극대화할 절호의 기회로도 작용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Band Of Dynamic Brothers'는 다이나믹 듀오의 커리어에서 가장 다이나믹 듀오다운 앨범이다. 군 입대라는 자신들의 상황을 빗대어 밀리터리적인 요소를 차용한 앨범의 제목과 아트워크에서부터 느껴지는 유머러스함은 물론, 그 기반에 깔린 인간미와 흥겨움은 이 앨범을 다이나믹 듀오의 디스코그래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올려다 놓았다. 결과적으로, 이 앨범은 군 입대로인한 변변찮은 활동에도 불구하고 다이나믹 듀오의 음악적 결과물 중 가장 두고두고 즐길 만한 결과물로 거듭났다.

이전의 앨범들에 비해 실제 악기 연주의 비중을 대폭 늘린 결과, 'Band Of Dynamic Brothers'의 프로덕션은 다이나믹 듀오의 디스코그래피를 통틀어 가장 장르-리스하다. 인트로 트랙인 '그림의 떡 (Dynamic Sinsa Rangers)'만 해도 평범한 붐뱁 넘버라기엔 상당히 밴드적인 변칙이 가해졌고, 이러한 재지한 편곡은 '돈이 다가 아냐 (Get Money)', '잔돈은 됐어요 (Keep The Change)'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한편으로는 객원 아티스트('돈이 다가 아냐 (Get Money)')나 샘플링('청춘 (Spring Time)'), 혹은 직접적인 악기 연주('끝 (Atoposis)')를 통한 락적인 접근이라거나, 레게('Ugly')와 레게톤('월광증(Moonstruck)') 등 월드 뮤직적인 시도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특히 두드러지는 것이 있다면, 개코의 보컬 퍼포먼스의 비중이 늘어나며 곡들의 결이 눈에 띄게 멜로디컬해졌다는 것이다. 알앤비적 요소가 양념처럼 들어간 '죽일 놈 (Guilty)'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것도 그렇거니와, 'Ugly'에서는 대놓고 보컬의 비중이 랩을 압도하는 모습까지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발전과 확장의 와중에도 다이나믹 듀오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흥겨움과 공감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두꺼비집 (One More Drink)'이나 '사우나 (Sauna)'에서 넵튠즈나 릴 존, 팀발랜드 같은 당대의 트렌드를 끌고 와 다른 느낌의 파티 튠을 각기 조성해 내는가 하면, '불꽃놀이 (Fireworks)'에서는 전작 'Last Days'(2008)의 전자적인 기조를 이어가며 빠른 BPM의 드럼 앤 베이스를 후려치기도 한다. 이렇게 완성된 흥겨움이 '퉁 되는 Brothers (The Toong Bros.)'와 'Ugly'에서의 훵키한 분위기와 해학 넘치는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미소가 저절로 지어진다. 물론 앨범이 형성하는 공감대가 가벼운 곳에만 위치하는 것은 아니다. '잔돈은 됐어요 (Keep The Change)', '청춘 (Spring Time)' 등의 넘버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며 겪는 애환과 꿈 앞에서의 방황을 그럴듯하게 그려내는 순간도 그렇지만, '끝 (Atoposis)'에서 이러한 애환과 고통 끝에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한 인간에 대한 묘사에는 소름마저 돋을 정도이다.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기에 가능했던 성공적인 확장이라 할 수 있다.

 

 

 

 

앨범의 멜로딕하고 장르-리스한 확장을 위해 다이나믹 듀오는 언제나 그렇듯 게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알앤비적, 내지는 팝적인 감수성을 위해 두 트랙에 걸쳐 범키를 투입하였고, 자유분방한 페르소나를 지닌 한국 락의 거목 강산에를 섭외하여 곡이 지닌 인간적이고 소박한 메세지를 성공적으로 증폭시켰다. 상술한 인물들이 앨범의 확장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면, 그 외의 게스트들은 다이나믹듀오와 합을 오랫동안 맞춰온, 혹은 다이나믹 듀오가 발굴하고 성장시킨 이들로서 그 확장의 기저에 깔린 익숙함을 책임진다. 술자리의 정경을 소박하게 묘사한 '두꺼비집 (One More Drink)'의 향취는 0cd(現 gong)의 취한 듯 걸쭉한 랩을 거쳐 극대화되고, '월광증(Moonstruck)'의 장난스러운 능글맞음, 혹은 '사우나 (Sauna)'의 기계적인 강렬함은 당시 아메바 컬쳐의 차기 선봉장으로 주목받던 슈프림팀의 두 MC가 성공적으로 채워낸다. 당시 전성기의 황혼을 맞던 무브먼트 크루의 동료들의 활약도 눈여겨볼 지점이라 할 수 있고, 특히 '잔돈은 됐어요 (Keep The Change)'의 인간적이고 잔잔한 스토리텔링에 있어 리쌍의 개리가 특유의 작가주의를 더해내는 부분은 다이다믹 듀오의 디스코그래피 가운데서도 가장 감동적인 부분 중 하나였다. 자신의 기조를 기반으로 확장을 꾀하며 그 확장을 위한 영리한 협업에 이르기까지, 다이나믹 듀오는 입대하는 순간에 다다라서도 그들 다웠다.

결국 다이나믹 듀오의 매력으로서 필자가 누누이 강조하였던 '훵키한 흥'과 '공감대'의 지향점은 순박한 인간미이고, 그런 의미에서 'Band Of Dynamic Brothers'는 이들의 디스코그래피에서 가장 인간적인 부분을 다뤄낸다. 'Band Of Dynamic Brothers'에서 가장 평범해 뵈는, 어느 수염 난 뚱보와 빼빼 마른 대머리는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며 매일을 즐기는 친구들, 취업 문제로 방황하는 청춘, 정신적 그로기에 빠져 고뇌하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인간 군상을 그들만의 필치로 그려내었고, 그랬기에 이 앨범의 수많은 곡들은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었다. 비단 소재의 선정과 이를 묘사하는 언어적인 방식뿐 만 아니라, 그 소재를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를 힙합의 사운드적 포용성으로 끌어안고 그 구현에 있어 시퀸싱부터 언플러그드, 샘플링까지 힙합에서 가능한 거의 모든 방법을 활용하며 장르적 깊이와 보편성을 모두 만족하였다. 이러한 모든 요소가 종합된 결과, 'Band Of Dynamic Brothers'는 오랜 기간 사랑받는 따뜻한 앨범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결국 이러한 매력을 커리어의 시작부터 팀 공식 결성 20년 차를 앞둔 지금까지 지켜내 왔기에, 이들이 한국 힙합에서 가장 스테디셀러에 가까운 이들이 되지 않았나 감히 생각해 본다.

Best Track: 잔돈은 됐어요 (Keep The Change) (Feat. Garie Of Leessang, Bumky Of Komplex), 사우나 (Sauna) (Feat. E-Sens Of Supreme Team), 끝 (Apopto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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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title: Late RegistrationAlonso2000글쓴이
    5.14 23:07

    Next Review

     

    AP Alchemy

     

    Coming soon

     

    #너흰아직준비안됐어

  • title: Late RegistrationAlonso2000글쓴이
    5.14 23:17

    물론 추후 변경 가능

  • 5.15 08:32
    @Alonso2000

    만약 하심 side별로 따로 하실건가요?

  • title: Late RegistrationAlonso2000글쓴이
    5.15 08:50
    @loding

    AP 같이하긴 할건데 으음....

     

    사실 3사이드도 남아있는 상황이라. ......

     

    이거 고민되네요.

     

    일단 올해중에 하긴 할겁니다. 올한해 제게 음악적으로 가장 임팩트가 컸던 앨범이라서

  • 이것도 한국정서담긴 앨범

  • 5.14 23:42

    곡마다 다채로운 주제가 들은 맛 나게하는 잘 빠진 앨범......

  • title: Late RegistrationAlonso2000글쓴이
    5.14 23:45
    @hipspo

    잔돈은 됐어요, 청춘이 ㄹㅇ 눈물벨

  • 5.15 00:40

    가장 한국스러운 앨범들중 하나라고 생각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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