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좀 거창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데, 그냥 2014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나왔던 한국 힙합 곡들 중 제가 좋게 들은 거 10개 골라서 올려보려고요 (붐뱁 한정)
* 곡 자체의 완성도가 가장 주요 기준이고, 그동안 나왔던 명곡들이 많았던 만큼 다 추리긴 어려워 최대한 각 곡당 래퍼들이 겹치지 않게 골라보았습니다 *
[연도순]
1. Kid Ash & G2 - New Bap [Project : Brainwash] (2014. 01. 22)
: 우선 이 곡을 뽑은 이유는 키드 애쉬와 지투의 투박한 톤이 잘 묻어나서입니다. 지투가 앞 벌스, 키드 애쉬가 뒷 벌스를 맡았는데, 후반부에 둘이 한 번씩 주고받는 게 합이 그냥 미쳤습니다. 재치있으면서도 동시에 라임까지 챙겨가는 영리한 랩디자인이 돋보이네요.
2. B-Free - 느껴 (Feat. Kid Ash) [Korean Dream] (2014. 06. 27)
: 이 곡에서는 콕재즈의 프로듀싱이 빛납니다. 피아노, 피리 등등 다채로운 느낌이 드는 비트 위에, 비프리와 키드 애쉬가 얹는 랩은 묘하게 빠져들게 합니다. 이 둘 또한 뒤에 한 마디씩 주고받는데, 진짜 랩을 하며 노는 듯한 인상을 주네요.
3. Deepflow - 작두 (Feat. Nucksal, Huckleberry P) [양화] (2015. 04. 13)
: 작두. 흔히 무당이 굿을 할 때 작두를 탄다고 쓰이는데요. 정말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연상됩니다. 저는 들으면서 사물놀이, 풍물놀이하는 느낌도 함께 받았습니다. 적어도 이 노래에서만큼은 무당이 아닌, 저 세 명의 래퍼들이 작두 위에서 신들린 랩을 하는 것 같네요.
4. E SENS - Back In Time [The Anecdote] (2015. 08. 27)
: '아침이면 풀 냄새나는 곳 나의 고향' 첫 벌스 나오는 순간 경산에 직접 가있는 것 같아요. 3분 동안 이센스의 담백한 랩을 듣고 있으면, 그때가 눈 앞에서 그려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한 사람의 솔직한 감정이 담긴 인생을 담은 곡입니다. 적적할 때 추천해요.
5. Owen Ovadoz - Puzzle (Feat. Paloalto, Okasian) [P.O.E.M.] (2016. 01. 15)
: 마틴 루터 킹의 연설을 샘플링한 이 곡은, 오왼 오바도즈의 소박하지만 단단한 꿈을 담고 있습니다. 마틴 루터 킹이 노예제와 차별로부터 벗어난 모두의 평등을 노래하였다면, 그는 메시지, 즉 의식이 담긴 문화를 위해 싸울 것을 역설합니다. 세 아티스트의 진중한 면을 엿볼 수 있는, 국밥같은 곡이네요.
6. Donutman - Dope (Feat. Simba Zawadi, Young B) [R A I N B O W] (2017. 09. 28)
: 시간이 지나도 계속 귓가에서 맴도는 훅. 그게 이 곡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합니다. 제목처럼 중독성이 매우 강한, 그야말로 마약같은 곡이죠. 도넛맨, 손심바와 영비의 쫀득한 벌스가 붐뱁의 매력을 한층 더 극대화시킵니다. 마치 한 팀이었던 것마냥, 굉장히 잘 어우러졌습니다. 붐뱁의 교과서같은 느낌을 받았네요.
7. Superbee - Pass the Rhyme (Feat. Changmo, Dok2) [1집 : Rap Legend] (2017. 12. 30)
: 은근히 3명의 벌스가 타이트한데요. 그런데 마냥 속사포처럼 내뱉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공백 부분을 남겨두고 수퍼비, 창모가 특유의 끝음처리까지 더해 독특한 청각적 쾌감이 있습니다. 도끼의 꽉 찬 농도 짙은 벌스도 일품입니다.
8. Lee Hyun Jun - 명함 [MAIN STREAM] (2019. 11. 13)
: 래퍼 마이노스의 '명색이 래퍼라면, 명함 같은 자기 스스로를 보여주고 증명할 수 있는 앨범이 한 개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라는 말을 듣고 이현준은 이 곡을 통해 자신을 소개합니다. 베이스 소리와 이현준 특유의 강세를 두는 래핑이 두드러집니다.
9. Don Malik - Red [선인장화: MALIK THE CACTUS FLOWER] (2020. 03. 06)
: 이 곡에서 느껴지는 공허한 분위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연출된 분위기와 던말릭의 가사는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데, '미워하려면 미움받는 연습이 먼저니 익숙해지기 전 사랑하는 법을 건졌지' 이 구절을 보고 있으면 시 한 편 읽는 것 같네요.
10. Unofficialboyy - 계승 (Feat. 양홍원) [철한자구] (2022. 10. 01)
: 어느 순간부터 언오피셜보이라는 래퍼를 트래퍼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앨범 듣고 반성했습니다. 사실 믹스테잎 첫장 역시 붐뱁이었더군요... 정말 이 아티스트는 장르에 한계가 없나봐요. 아무튼 이 곡은 신비한 느낌의 비트와 세대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는 포부, 메시지가 마음에 드네요. 저는 양홍원의 피처링과 쿤타의 중간중간 나오는 코러스 모두 좋게 들었습니다.
이상인데요. 저는 랩 들을 때 사운드보다는 가사 위주로 들어서 드럼 위주의 비트 위에 주로 자전적, 철학적 내용을 담은 붐뱁을 더 선호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붐뱁으로 딱 10개만 뽑아보고 싶어서 만들어보았습니다!
당연히 10개로 매우 소수의 곡들만 올린 거기 때문에 이밖에도 다른 명곡들이 있을 텐데, 여기 없는 곡들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쫌 돌아와라 boombap 시대'
Dont call it a comeback always been here
제가 처음으로 붐뱁맛을 씨게 느꼈던 곡은 나XX - WU..
하 나플라야...!
ㅋㅋ 명곡 맞죠
붐뱁 돌아옵니다... !!
제발...!
Dont call it a comeback always been here
돈컬잇어컴백하니까 자연스럽게 던말릭 얼마냐가 생각나네요 ㅋㅋ
ㅋㅋ LL Cool J 라인 차용입니다
아 앞부분에 이 곡 샘플링한 거였군요
하나 더 알고 갑니다!
붐뱁 붐은 다시 온다..뱈인타임은 비트 시작부터 경산에 있는 기분이 들더라구요ㅋㅋ
참된 리스너시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추천
키셒 2관왕ㄷㄷ 붐뱁왕 키스에이프..
키스에잎이 톤하고 가사가 붐뱁이랑도 잘 어울리더라고요
다 띵곡들이네... 언옾 곡에 쿤타 너무 좋은거 인정이요
화나 - power
가사하면 빼놓을 수 없는 래퍼하면 또 화나죠 ㅎㅎ
지금은 힙합 안하시지만 이 앨범들과 동시기에 나왔던 헝거노마님의 Pray Hard EP랑 Weird Tales도 지나쳐서는 안될 앨범이라고 생각해여
오 처음 들어보는데 이그니토랑 느낌이 비슷하네요
조만간 시간 빌 때 한 번 풀로 돌려봐야겠네요!
붐뱁이 참.. 맛있죠.
요새도 붐뱁 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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