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성과 별개로 비오나 빅나티가 까였던 태도적인 이유를 보자면
1. 힙합 프로그램인 쇼미에서 힙합스럽지 않은 음악으로 인지도를 쌓음
2. "내가 하는 것도 힙합일 것이다"의 뉘앙스를 풍기면서 쇼미 수혜를 받음
3. 쇼미 이후에는 당당하게 힙합을 버림
비오랑 빅나티가 잘못이라고 할 만한 행동은 안 했다고 생각합니다. 힙합보다 다른 음악이 좋을 수도 있고, 그게 돈까지 된다면 그걸 좇지 않을 이유도 없죠. 다만 힙합팬이나 래퍼들이 보기에는 힙합의 이미지를 소비해서 쌓은 인지도로 다른 음악을 하고 돈도 버는 모습이 아니꼬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 노선 자체를 잘못되었다고 보기에는 머드의 반례가 너무 크다고 생각합니다.
머드의 행보를 살펴보자면
1. 싱잉랩보다도 힙합스럽지 않고 오히려 케이팝에 가까운 가까운 불협화음으로 대히트를 침 (비오 MBTI 피쳐링 쿠기&로꼬, 불협화음은 악뮤)
2. "나에게 톰요크는 투팍&비기다" 2차부터 대놓고 본인이 하는 얼터니티브 장르도 힙합이라 주장함
3. 쇼미 이후 힙합은커녕 락에 가까운 노래들을 내고 크로스드레싱을 하는 등 힙합과 완전히 동떨어짐
노선을 따지자면 머드는 누구보다도 쇼미 수혜를 받은 다음 타장르로 틀었지만 그는 비오나 빅나티처럼 비판받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왜일까요? 저는 쇼미 내에서 머드가 보인 모습, 그리고 그 순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빈지노~ 랑 카운팅스타와는 다르게 머드는 2차부터 본선 전까지 쭉 랩슅의 무대들을 보여줬습니다. 작고 마른 초코송이가 랩을 조지는 모습만 해도 독특했지만 누가 봐도 우리에게 익숙한 힙합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이였죠. 또한 외적 모습, 가사, 인터뷰 등으로 머드는 본인이 랩을 잘 할지는 몰라도 이게 그의 본모습은 아니라는 점을 시청자에게 각인합니다. 랩실력으로 '힙합'이 주는 크레딧을 쟁취했고 앞으로 다른 이미지를 보일 여론적 발판을 마련한 것이죠.
이후 머드는 본선 피쳐링으로 바비를 부르는데, 전 이게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합니다. 바비는 쇼미 3에서 역대급 무대를 보여주고 우승하면서 골수 힙합팬들이 케이팝에 가졌던 장벽을 허문 장본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머드는 이끼라는 실험적인 무대를 바비와 함께함으로써 정통 힙합에서 벗어난 음악을 한다는 의지를 보인 동시에 케이팝도 본인이 하면 힙합일 수 있다고 시청자들을 설득했다고 생각합니다. 여태껏 쌓아놓은 힙합 크레딧을 케이팝에 소비할 통로를 만든 것이죠.
그래서 불협화음은 대중과 힙합팬 모두에게 인정받는 노래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힙합 하랬더니 돈벌려고 케이팝가수 부르고 자빠졌네'나 '어중간하게 케이팝 하려는 래퍼네'가 아닌
'케이팝과 케이힙합의 장르적 벽을 허문 멋진 아티스트로 머드 더 스튜던트'
가 된 거죠. 여태껏 조각한 본인의 이미지를 한 번에 멋지게 터트린 것입니다.
쇼미로 힙합 이미지를 소비하는 게 전 나쁜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돈이랑 유명세를 벌 수 있는 예능방송인데 당연히 나가야죠. 다만 비오나 빅나티와는 다르게 머드의 노선은 꽤나 유기적이고 일관적입니다. 둘은 상황에 따라서 급하게 옷을 갈아입는 것 같다면 머드는 차례대로 붓질을 하면서 본인의 모습을 점점 넓혀가는 것 같아요.
그 일관성이 머드와 비오나티와의 차이점입니다. 그 일관성 때문에 쇼미 최대 수혜인임에도 불구하고 아티스트로써 더욱 인정을 받고 RM등과도 콜라보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머드는 쇼미 나온 이유가 대중적인걸 하고 싶어서 나왔다고 말했었죠
전 머드 캐릭터가 너무 흉내라고 느껴져서 불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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