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나티 인터뷰를 보고 - 아이돌은 왜 힙합 커뮤에서 욕먹는가? 힙합은 무엇인가?

진짜 혼자 고민을 많이 해 온 티가 나네요

자기 정체성을 못 찾고 음악을 하다가 이번에는 <낭만>을 들고 왔는데

이게 힙합 음악이 아니니까 힙합으로 분류하지 말아달라. 라는 건데

필요한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빅나티도 인터뷰에서 얘기했듯

랩 몇 마디 들어간다고 그게 힙합 음악인 건 아니죠.

힙합이 아닌 음악을 하면서

힙합 음악을 표방하고 힙합의 크레딧을 챙겨 간다 라고도 말했는데

사실 예전 방탄소년단을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계속 했습니다.

아이돌 얘기를 먼저 하고 싶네요.

아이돌과 힙합은 사실 서로 대척점에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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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국힙씬은 정말 극명하게 언더와 오버로 편을 가르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이 칭한 '언더그라운드'에서 힙합 음악을 하는 래퍼들은

TV 출연, 방송 출연 등을 보이콧하고 오롯이 음악만으로 성공해야 힙합이다.

인디펜던트로서 자신의 철학이 100% 담긴, 회사의 입김 없는 음악으로 성공해야만

라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고 회사 없이 진짜 바닥부터 올라와야만 한다고 생각했었죠.

반대로 '오버그라운드'는 말 그대로 수면 위에 올라와서 방송에 노출되고,

심의에 걸리고 해도 방송에도 출연하고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언더 힙합 팬, 플레이어들의 수가 상대적으로 많다 보니 욕을 엄청 얻어먹었었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들도 그저 힙합을 많이 알리고 싶은 생각이었다고 생각이 드는데,

아이돌을 생각해보면? 언더 힙합 팬 입장에서는 불 난 데 기름 붓는거죠.

보여지는 면인 외모를 최대한 꾸미고, 회사가 이미지 메이킹하고 만든 상품 그 자체이고,

방송에 목숨 걸고, 가사도 스스로 안 쓰는 아이돌이 힙합과 친할까요?

아뇨. 절대 아닙니다.

실제로 저도 어렸을 때는

이런 식으로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런 아이돌이 힙합을 표방하고 나온다?

사실 말이 안 됐던 거죠. 당시에는.

지금도 사실 랩도 힙합도 좋아하지 않는데

노래를 못해서 억지로 랩을 하는 아이돌들이 쏟아져 나오니까

이 부분을 극도로 혐오하시는 힙합 팬분들이 있는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렇고요.

비프리가 방탄소년단도 있는 자리에서 비꼬면서

면전에다 대고, 기자들도 다 있는 곳에서 얘기를 무례하게 했기에

정말 저도 경우가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배경에는 '언더에서 래퍼로 시작하는 게 아닌데 왜 아이돌을 하면서 힙합이라고 말하냐?'

'랩 음악과 힙합 음악은 당연히 구분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깔려있었던 거라고 비프리 팬분들은 이해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조광일의 <곡예사>에서도 'BB 바른 래퍼'라는 구절이 나오고

자주 희화화 되는데 저도 조금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맥락만 따졌을 때는 왜 그런 가사를 쓴건지 이해는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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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힙합은 뭘까요?

힙합이 뭐길래 빅나티 같은 플레이어도,

그냥 유입 힙합 팬들도 헷갈리게 하는 건가요?

이미 많이들 아실 것 같지만 정답은 없습니다.

그냥 자기가 힙합이라고 생각하면 힙합인 겁니다.

허무하신가요? 설명이 짜친다고 생각하시나요?

어쩔 수 없습니다. 그게 제가 생각하는 힙합이니까요.

그래도 모든 힙합 팬분들도, 플레이어들도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자신의 주관을 관철하는 것. 자기 자신을 믿으며 틀에 가두지 않는 것.

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빅나티의 음악은 관념적으로만 생각하면 힙합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가감 없이 표현했으니까요.

그러나 힙합에서 자주 차용되는 소스를 많이 덜어내고, 곡 전반적인 틀이 힙합 음악과는

크게 달라서 그런 말을 한 것 같습니다. (물론 제 취향은 아니라서 중간에 듣다 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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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밌습니다.

'나는 힙합이다'라는 말이 잘못 사용되면 오히려 틀이 되어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빅나티가 패션 얘기든 뭐든 욕을 많이 먹고 있지만 중요한 얘기도 해준 것 같아서

저는 조금 다시 봤습니다.

횡설수설 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박 시 님들이 힙합임

한국힙합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