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제가 Bartoon 24를 리뷰하는 이유는 간간이 한 트랙씩 듣다가 이 앨범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이유가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얼떨결에 리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평가보다는 이 앨범에 대한 감상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1. 왜 Bartoon 24인가?
: 본인에게 왜 제목을 이렇게 지었는지에 대해 물어보지 않아서 제대로 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저는 두 가지 추측을 해봤습니다. 첫째는 Young thug의 앨범 Barter 6도 원래는 릴웨인과 불화로 인한 디스의
의미로 릴웨인의 Carter 앨범에서 따와 그대로 Carter 6를 앨범명으로 사용하고자 했는데, 릴웨인의 비난과 법적조치로 인해 자신이 속한 Blood 갱의 B를 따와서 Barter 6가 된 사례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안병웅이 Blood 갱에 소속해서 Cartoon을 일부러 Bartoon이라고 부른거냐고 물으신다면, 이건 장난이고(머쓱)
바로 두 번째 추측은 안병웅의 사운드 클라우드에 Bartoon 24가 발매되기 1년 전에 올린 Bartoon: 36 믹스테잎에 담겨있습니다. Bartoon: 36의 표지에는 괴상한 표정을 한 바트 심슨과 그의 동생들이 있는데, 이를 통해
Bartoon이 'Bart simpson + Cartoon', 즉 바트 심슨의 개구쟁이 캐릭터의 young한 바이브를 담긴 앨범이란
것을 나타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니 Bartoon 24 표지의 캐릭터가 스케이드보드를 타고 묘기를 부리는 게
이해가 됩니다.
Bartoon: 36
사운드클라우드 주소: https://soundcloud.com/beddybdanwav/sets/bartoon-36
2. 그럼 Bartoon 24는 왜 욕을 먹을까?
:https://www.youtube.com/watch?v=aTNJD6mg1tM
작품 외적으로 헤이팅에 대해서 소위 억까라고 생각하며 중지 손가락 올린 것이 Bartoon 24에 대한 리스너들의 반발감에 2/3 이상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안병웅의 태도 논란과 후에 있을 오왼과의 비프를
덜어놓고 본다면 준수한 앨범까진 아니지만 혹평을 받을 정도의 앨범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중요한 알맹이는 어떤가? 8개의 트랙으로 구성되어 붐뱁과 재즈, 그리고 싱잉이 가미된 사운드적으로는 밸런스가 탄탄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어에 잡아먹힌 수준에 한영혼용 가사와 그로인한 가사의 수준 저하, 그리고 믹싱 상태의 불량 등으로 인한 문제로 노래는 좋은데 듣기가 힘든 이상한 상황이 펼쳐진다.
3. Bartoon 24 트랙별 감상
Midnight Bird: 비기스몰즈, 모스데프, 빅엘 등 OG들의 음악을 듣고 자란 안병웅이 젊은 예술가로서 어둠을 깨고 새벽을 알리는 새처럼, 피카소나 달리와 같이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자신만의 색채를 입힌다는 메시지는 좋았다. 아쉬운점으로는 벌스와 훅을 합쳐 30여 마디가 넘는 가사에 한국어가 20마디 남짓이다. 음원플랫폼의
가사창을 빌리지 않고는 곧바로 메시지가 전달이 되지 않는 것이 너무 큰 문제인 것 같다.
Click Clack: 초반에 힘을 빡준 안병웅,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칠린호미, 역시 딥플로우는 역시다, 그리고 사이먼
도미닉이 독을 풀었다!
안병웅은 일관되게 OG들의 이름을 빌리며 classic을 가져왔다고 호소한다, 그리고 칠린호미의 가사도 안병웅의 그것과 비슷하게 20대 포부를 떨치며 자신이 선두함을 보여준다. 안병웅 못지않게 한영혼용에 있어 영어가 대부분인데도 가사를 단순하게 즉 직관적이게 구성해서 그런지 메시지가 빡빡 꽂힌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딥플로우는 가사의 비유가 눈에 보일 듯이 선명하게 다가와서인지 메시지에 대한 전달력이 굉장히 좋았다. 그리고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랩핑으로 앞선 두 신예 래퍼들 이후 벌스에 허리역할을 하며 탄탄하게 받쳐주는 것이 인상깊었다.
마지막으로 사이먼도미닉, 처음에 듣고 나만 이상한가라는 생각으로, 얼른 멜론 곡 댓글과 인터넷 서핑을 해보았습니다. 다행히도(?) 저만 그렇게 느낀게 아니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는데, 우선 왜 이 벌스가 호불호가 갈리는 지에 대해 생각해보니, "모기지-복이지-모기지~옥 -먹이지-오디비 - 모비딕 - 쇼비지 - 못잊어" 쌈디표 라임 8단 콤보가 어질어질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 이후 16마디는 원래 사이먼 도미닉 스타일이어서 안정적으로 마무리가 되긴 합니다. 제 나쁜 생각으로는 쌈디가 새로운 방법론을 연구도 할겸, 안병웅이라는 신예 아티스트 피쳐링으로 푸쉬도 할겸, 겸사겸사하다가 만들어 낸 참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Rwzx5TIEdw
3:22 8단 콤보 스타트
Mary Jane: 릴릴보이라는 조롱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릴보이를 피쳐링으로 모셔온 곡입니다. 이게 정말 현명한 판단인 것이 안병웅과 릴보이는 톤의 유사성 이외에는 랩 스타일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확실히 들을 때 다른 맛이 느껴집니다. 안병웅이 훅을 다맡고 마지막 짧은 12마디로 깔끔하게 마무리한 것이 다른 트랙에서 단조로운 래핑으로 인한 피로감을 많이 줄여줘 앨범을 통으로 돌릴 때 오아시스같은 트랙입니다. 릴보이의 벌스도 그렇게 많진 않지만 곡 분위기에 적절한 가사와 랩 한마디마다 자신의 목소리로 더블링되는 최신기술(?)을 사용하여 메아리지는 느낌으로 그녀를 갈망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 같아 좋았습니다.
Drown: 싱잉랩 좋아하시는 분들께 강력추천하는 트랙, 이 트랙이 앨범 수록곡 중 가장 좋았던 분들도 꽤 있었다는 것에 이견이 없었습니다. 한 줄로 말하자면 기리보이와 함께 별처럼 빛나고 싶은 동심같은 이상에 빠져 물에 빠져 죽어가는 듯한 자신의 현실을 잘 표현한 트랙입니다. 어린시절에 가진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느낌을 경험하신 분들이라면 공감이 될 만할 가사들이 많아 가사창을 켜놓고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aQSLsspgl4
Puff pass: Bartoon 36 믹스테잎 수록곡이었던 Puff Pass입니다. 먹먹한 믹싱이 오히려 분위기를 살린 유일한
곡인 것 같습니다. 믹스테잎에 수록된 Puff Pass는 믹싱이 깔끔하게 되있어서 목소리가 명쾌하게 잘들리는 걸 좋아하시는 분은 Bartoon 36를 한 번 들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곡 제목에 걸맞게 중학교 시절 몰래 담배를 폈던 것에서 온 경험 자체를 다루고 있어 큰 주제의식은 이 곡엔 없습니다. 그럼에도 담배를 처음피고 삐가리가와서 머리가 흐릿멍텅한 느낌이 비트와 믹싱에 잘 발려있어서 호불호가 심했던 믹싱이 오히려 빛을 발한 트랙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이 곡에 피쳐링을 넣어서 담배에 관한 추억, 아니면 힘들었던 경험에 대한 추가적인 벌스를 넣었다면 버벌진트와 빈지노의 시발점처럼 힙합씬 선배와 후배간 서로의 경험에 관한 좋은 곡이 탄생할 수도 있었을 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ill Like: Bartoon 24 앨범 트랙 중 최악이었습니다. 비트와 믹싱은 괜찮았는데, 앞서 지적한 영어에 잡아먹힌 한영혼용이 가장 심한 트랙이자 안병웅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랑이 대부분인 곡인데 크게 설득이 되지 않는 내용과 비기스몰즈, 우탱클랜 같은 OG들의 이름이 트랙들에 꾸준히 거론되었지만, 여기서 만큼 이게 OG이름 팔아먹고 쓸 정도로 좋은 가사이며, 그 정도로 좋은 곡인가라는 의문을 남겼습니다. 안병웅 인터뷰영상이 이 곡과 오버랩되면서 갑자기 반감이 생겼습니다. 힙합이 자신만만함을 대변하는 장르인 것은 맞지만, 흔히 말하는 쇼 앤 프루브가 없으면 정말 느낌없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주는 트랙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깨에 힘들어간 느낌 또는 한영혼용을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이 트랙은 패스하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Pay back: 믹싱 먹먹한 것 빼곤 괜찮았던 곡입니다. BPM이 느려서 빠른 템포의 곡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심심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더콰이엇 피쳐링이 신기하게도 잘하는 느낌이 안드는데 곡 느낌과 잘 맞아서 처음엔 이게 뭐야 별론데라고 생각하다가 계속 돌리니 더콰이엇 파트만큼 찰떡인 벌스가 없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안되면 그냥 효은이 처럼 뺏을거여'는 중독성이 너무 심해서 니여친 거여동 거주민 김효은씨의 얼굴이 페이드 인 되곤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B8kfWR6j6Y
1:40 거여 verse
회색도시: 곡 전반적으로 안병웅이 다 훅을 짰는데, 이 곡에서의 훅이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습니다. 벌스도 맥밀러가 nike on my feet에서 보여줬던 프레쉬함이 안병웅에게서도 느껴져 마지막이지만 가장 활기차고 좋은 곡이었습니다. 특히 '훅-랩 벌스- 싱잉 벌스' 로 홀로 계속 이어나가는 구성이 정말 알찼습니다. 마지막에 Candid Creation의 벌스는 하다 만 것 같은 느낌이어서 분량을 조금 줄여서 랩 마치고 여운으로 비트만 계속 되다가 마무리된다던지, 아니면 무음으로 몇초 이어가다가 마무리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Candid Creation이 앨범 프로듀서이지 전문 래퍼가 아니므로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회색도시라는 곡은 앨범 중에서 가장 좋았던 트랙에 꼽힐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안병웅의 싱잉랩 파트와 Candid Creation의 파트를 비우고 빈지노가 피쳐링한 회색도시 Remix가 나온다면 재지팩트 느낌도 나고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6V6LzboEhQ
4. Bartoon 24 그렇게 욕먹을 수준인가?
: 리드머 평점 2점에 대중들의 혹평을 받을 수준의 앨범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준수한 앨범도 아닌 것 같습니다. 8곡 구성 자체도 앨범의 볼륨이 많이 빈약하고 그렇다고 전반적으로 곡이 다 좋은 것도 아닌 2~3곡 정도 괜찮은 수준이어서 다음 앨범을 준비중이라면 일단 퀄리티부분을 신경쓰는 것도 중요한 문제지만, 앨범의 트랙리스트를 늘려서 자신의 역량을 높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앨범의 가장 큰 문제인 믹싱부분은 충분히 신경쓰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 크게 걱정은 안되지만, 고질적인 문제인 랩의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랩 스타일의 변화 아니면 곡 구성을 통한 단조로움 탈피를 꾀해야지만 앨범으로 대중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랩적인 하드웨어도 탄탄하고 요즘 유행하는 싱잉 스타일도 이번 앨범에서 보여준 것이 리스너들에게도 좋게 다가왔다는 것을 보아 안병웅의 메인테마인 올드스쿨이라는 장르의 굳이 제한할 필요없이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으면 좋은 마음입니다.
-혹시 병웅씨 이 글 보시면 aallssttnn 인스타계정으로 dm 한 번만 주십쇼 제 지인의 지인이 안병웅씨 친구라는데 혹시 맞나싶어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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