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에 실만 2662번, 하루에 15번 정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앨범 통으로도 많이 돌렸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오보에를 처음 들을때부터 충격적일 만큼 신선했고 좋아했어서 만족스러웠지만 엘이나 다른분들은 사운드가 너무 별로이고, 믹싱도 말끔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특히 아직이나 0001, 가면무도회 같은 곡들이 너무 깔끔하지 못해서 듣기 불편할 정도라는 말을 하시는 분들이 광장히 많았던걸로 기억합니다. 사실 오보에는 앨범이 발매되기 전부터 미리 공개된 곡들이 엄청 많았죠. 앨범에 실리지는 않았지만 공개했던 곡들까지 다 합하게 되면 거의 30곡정도되는곡들이 앨범 발매전부터 공개되어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게 했습니다. 미공개곡 시절의 아직은 사운드도 나쁘지 않았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았을정도로 호평을 받았고, 0001은 moonwalk 라는곡일때 상당한 기대를 받았었습니다. 가사적으로도 그렇고 굉장히 아련한 느낌을 많이 살렸던 곡들이었죠. 성과 화라는 미공개곡도, 얼마전에 공개된 수도라는곡도 상당히 듣기에 깔끔한 곡들이었죠. 그래서 중간에 한번 앨범을 갈아 엎었다는 시점에서 비트나 앨범의 전체적인 사운드적인 부분이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바뀐거라고 추측해봤습니다.
그렇다면 왜 앨범의 방향성이나 사운드적인 부분이 많이 변화하게 된것인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단 소코년, 스트레인저를 거쳐오는동안 양홍원이라는 아티스트는 음악적으로도 인격적으로도 성장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지난 과거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반성도 보였고, 음악적인 면에서도 성장세가 돋보였습니다. 쇼미더머니 8에선 20대 초반 래퍼들중에선 단연 돋보일정도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구요. the end에선 락 을 기반으로 한 강렬한 사운드를 선보였고, 얼마뒤 씨잼과 선보인 불러에선 씨잼의 영향을 많이 받은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주변에서 새로운걸 많이시도하고 다양한걸 잘한다는 평가가 많은것에 비해 들고나온 곡이나 앨범에선 좀 한정정인 모습으로 비추어졌었습니다. 어쩌면 이미 많은 아티스트의 심경이나 음악적인 부분에서 상당한 변화가 있었고 그것을 음악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던 생각을 오보에를 통해 풀어낸듯합니다.
대부분의 리스너들이 오보에를 해석할때 시간의 흐름에 따른 표현을 주목하고, 가사와 제목이 그 장치를 한다고 예측한 해석을 기반으로 앨범을 감상하곤 했습니다. 그런 해석을 기반으로 저 또한 개인의 성장을 풀어내기 위한 과정에서 느낀 혼란스러움과 답답함이 앨범의 가장 주된 무드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모두 20대 초반에 겪던 비슷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사랑, 우정, 가족, 큰 사회안에서의 내 모습 등등. 그런데 너무 좁은 시선으로 이 앨범을 바라봤던것 같습니다. 아프고 힘든 기억, 그리고 지나온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며 성장하는 내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었던게 아니었던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지나온 시간과는 다르게 난 성장해서 어른이 되었고, 사회안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고 살아가지만 그게 감당이 안되는 듯한 모습입니다. 온전히 스스로를 책임지고 돌보기도 바쁜데 사회에서 주어진 틀, 주변의 시선같은 나를 옥죄는 것들로 부터는 여전히 도망가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이는것 같습니다. 좋지 못하다고 느끼는 사운드가 이런 미숙함과 미완성, 어른이 된것같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난 젊고 어린 아이이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에 반해 여러 장치나 의미를 숨겨둔 가사는 내 맘속 깊은곳에 자리잡은 고민과 생각들, 그리고 성장한 스스로를 감추고 싶은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보니 인스타에서 끌던 어그로(?)들도 이해가 됩니다. 마냥 보기엔 왜 저럴까... 하는 행동들이 사실은 답답하고 괴로운 고민을 가지고 있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내면과 주변에 비춰지는 23살의 양홍원의 모습에 대한 무게를 벗어 던지고 싶었던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위에 길게 서술한 내용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했고, 마냥 진지하지만은 않은, 그렇게 비춰지고 싶지도, 아직은 어린아이, 소년으로 남고싶은 생각이 지금의 오보에 같은 사운드와 무드를 택하게한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음악은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른 생각과 감상을 불러오니까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른분들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고통과 방황을 거친 성장으로 기존 소코년-스트레인저의 서사를 마감짓는 앨범이라고 생각했으나, 음악 내적인 특징과 양홍원의 행적 등을 근거로 오히려 많은 고민과 내적 성장을 이뤄냈으나 여전히 소년다움을 잃지 않고 싶어하며 틀로부터 도망치고 싶어하는 모습을 담아냈다고 보시는 시각이 인상적이네요. 저도 오보에를 단순한 성장의 서사로 보기에는 와닿지 않으며 이후에도 문워크 등의 가사를 활용하는 걸 보며 아직 방황과 고뇌를 멈추지 않았다고 느꼈는데, 웻하고 청량하고 조밀한? 질감의 판다곰 프로덕션 위에 양홍원의 가사와 튠 건 목소리는 매우 왜곡되어 있어 의도된 부조화라고 생각했던 점이 이렇게 연결될 수 있다고 보니 신기합니다.
많은분들이 별로라고, 사운드를 이렇게밖에 못하냐라는 이야기가 많았죠. 전 이런무드를 너무 좋아하고 뭔가 표면적인 것들과 가사에 나온 것들 말고도 뭔가가 있는것 같은데 제가 모르는것같아서 답답한 느낌도 들었죠. 판다곰과 방자의 프로듀싱이나 비트메이킹 능력은 이제 더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는데 왜 저렇게 만들어서 나왔을까? 가사에서 뭔가 느껴지는게 없을까? 엄청 고민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젬마의 hope for flower 이 앨범 들으면서 어린나이에 느낀 사랑과 세상을 조금 서툴지만 솔직하게 표현한거같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듣다가 어??? 혹시 홍원이도 사실은 아직 미숙함을 벗어던진 성숙한 모습을 입기 싫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많이 고민하면서 다시 계속 들었던것 같네요
저도 사운드 자체는 제가 선호하는 스타일이어서 처음 들을 때부터 좋았습니다. 양홍원의 톤과 싱잉 & 멜로디메이킹도 출중하다고 생각하고요. 좋은 해석 감사드립니다!
와.. 진짜 많이 들으셧네요 ㄷㄷㄷㄷ
실 진짜 최고죠,,, 첫 트랙이 어쩜 이리 좋을수 있나 싶었네요 저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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