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1_MIlVzUhkg&ab_channel=lovetoken
일탈 - 농업혁명
멜론 [Naked] 댓글에 '한국 사회 엘리트의 고뇌를 이렇게 잘 담아낸 앨범이 또 있을까?'이 있는데, 이것과 가장 맞아떨어지는 곡이 아닌가 싶습니다.
Verse1에서 마디 중간 중간 '음?', '음' 등의 추임새가 나오는데 '농업 얘기인데 뭔 소리 하는 거지?' 청자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요소인 것 같아요. 곡 내용은 아래 인터뷰를 읽으시면 이해하기 수월하실 겁니다.
개인적으로 verse2의 가사들을 참 좋아합니다. '발육상태', '괄목상대'로 시원하게 라임을 맞추고 '안전이 보장된 실패를 접종한/신체는 면역력도 무척 좋아.' 라인도 뼈를 때리거든요.
주말 오후 엄마들이
조율한 자녀 동반 나들이.
이곳은 햇볕이 잘 쬐이는
압구정동 어느 까페 테이블.
좋은 교육 받은 아이들답게
오늘 토론 주제는 Are we innocent?
이 부분도 지리는 것 같습니다. 앞의 네 마디에서 커피 한 잔이 만 원을 웃도는 압구정동 커피숍에서 담소를 나누는 엄마와 자녀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촬영하듯 생생히 그려냅니다.
그리고 '좋은 교육' 받은 아이들답게 대화 주제는 'Are we innocent?', 그러니까 '남들은 쎄빠지게 일해서 겨우 돈 버는데 집안 자체가 풍족한 우리들은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 아무런 잘못도 없는 걸까?'라니. 정말 골때리는 주제죠.
Verse의 마지막 가사도 표현적으로 인상 깊은 게, 결혼할 이성을 탐색할 때 '집안, 성격, 익숙한 옷차림'을 본다고 했어요. 집안, 성격은 이해가 가는데 '익숙한 옷차림'이라니? 옷이라는 게 단지 패션 수단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성향, 집안 분위기, 브랜드에 따른 경제력 등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표현한 게 인상 깊었습니다.
Intro)
유사 이래 인간의 관심을 관통하는
주제는 언제나 한결같지.
허리 덜 굽히고, 물 덜 묻히고,
Single input, Multiple income
도도한 흐름에 방점을 찍을,
대혁명의 순간이 바로 지금.
Verse1)
도심 일등지 한가운데 위치한
논과 밭을 부지런히 일굴 시간.
하지만 사실 전과는 달리,
무척 관대해진 일 년 나기.
씨만 뿌리면 직접 터를 고를 필요 없이
자라나는 철근 콘크리트.
병충해 피해는 안심해도돼.
추수와 탈곡은 자동이체로 해.
몇 년 후, 논밭이 자가 증식,
실패할 확률은 더욱 작아졌지.
족보보다 땅을 소중히 여기던
우리 조상님들 선견지명.
하지만 벌써 큰 손들이 줄이어
마음 속 깊이 눈독들인 후니까
무턱대고 들이대진 마,
기껏 쌓아놓은 개미탑도 무너뜨릴 테니까.
Hook)
Hey, 수많은 가신을 거느린
Ho, 이 도시의 주인
Hey, 세습되는 부익 부,
Ho, 부활한 봉건주의.
Hey, 수많은 가신을 거느린
Ho, 이 도시의 주인
Hey, 세습되는 부익 부,
Ho, 부활한 봉건주의.
Verse2)
모든 걸 다 이룬 당신보다
성공적인 건 바로 자식농사
어릴 적부터 남다른 발육상태.
안면 구조도 갈수록 괄목상대.
맺힌 것 없이 둥글둥글한 성격을
거부할 수 없지, 그 누구도.
사춘기 반항아 기질이 보이면,
조기 유학으로 확실히 조일 것.
안전이 보장된 실패를 접종한
신체는 면역력도 무척 좋아.
부족한 현실감각도 확보하고,
귀국한 그는 이제 완벽하군.
주말 오후 엄마들이
조율한 자녀 동반 나들이.
이곳은 햇볕이 잘 쬐이는
압구정동 어느 까페 테이블.
좋은 교육 받은 아이들답게
오늘 토론 주제는 Are we innocent?
huh 솔직히 그건 좀 넌센스
알잖아, 하날 위한 99의 고생.
그래봤자 인생은 1 인칭,
엄밀히 말하면 남 일이지.
TV 속 가난은 단지 이미지뿐,
헷갈리잖아요, 현실인지도.
그보다 다급한 건 입사면접,
최우선적으로는 선 자리.
재생산을 위한 탐색과정,
집안, 성격, 익숙한 옷차림.
Hook)
Hey, 수많은 가신을 거느린
Ho, 이 도시의 주인
Hey, 세습되는 부익 부,
Ho, 부활한 봉건주의.
Hey, 수많은 가신을 거느린
Ho, 이 도시의 주인
Hey, 세습되는 부익 부,
Ho, 부활한 봉건주의.
Hey, 수많은 가신을 거느린
Ho, 이 도시의 주인
Hey, 세습되는 부익 부,
Ho, 부활한 봉건주의.
Hey, 수많은 가신을 거느린
Ho, 이 도시의 주인
Hey, 세습되는 부익 부,
Ho, 부활한 봉건주의.
이그니토: 그리고 그 뒤에, 개인적으로는 일탈식 가사의 완성판이라고 생각되는 '농업혁명'이 나온다. 이곡 진짜 획기적이다. 제목부터도 말이다. verse1은 부동산 투기를, verse2는 자식농사를 각각 풀이한 구성도 재밌다.
일탈 : 저도 정말 좋아하는 곡이에요. 저 같은 경우에는 어렸을 때부터 유복했기 때문에 빈익빈 부익부에 대한 곡을 쓰고 싶을 때, 적어도 빈익빈에 관해서는 솔직하게 쓸 수 없었죠. 그래서 부익 부에 관한 얘기를 아무런 노력 없이도 저절로 열매가 자라나는 새로운 방식의 농업으로 비유해 써낸 곡입니다. verse1에서는 농업혁명 이라는 제목과 주제를 연결시키고 verse2에서는 좀 더 나아가서 부가 실제적으로 그 아래의 세대에게 어떤 방식으로 대물림되는가, 또는 그 아랫세대는 자신에게 대물림되는 부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가, 혜택 받지 못하는 자들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이런 구체적인 모습들을 상황묘사들을 통해 드러내보려고 했습니다.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4232&sca=&sfl=wr_subject&stx=%EC%9D%BC%ED%83%88&sop=and&scrap_mode=)




이런 곡이 한 덩어리의 비유로 이루어진 가사를 제가 제일 좋아하는지라 정말 좋아하는 곡
너무 기발해요 진짜ㅋㅋ 블랙 코메디의 끝판왕
정말 골때리는 곡입니다ㅋㅋㅋ
그저 갓탈
국힙의 인재를 빼앗아간 미국의 애플은 반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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