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은거 소화시키고자 동네를 걸으면서 앨범 전곡을 들었는데 정말 훌륭한 앨범이네요. 시작부터 끝까지 너무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서 14개의 곡이 아니라 하나의 앨범을 듣는다는 걸 오랜만에 느끼게 해준 듯 싶습니다. (킁 이후로)
평소에 딥플로우의 노래를 자주 듣는 편도 아니었고 (5년전 양화는 정말 좋았지만 많이 듣지는 않았습니다) 이레 이런 밴드 사운드와 붐뱁의 접목이 취향은 아닌데 개인 입맛과는 별개로 너무나 웰메이드였고 그래 이게 앨범이지 하는 생각 뿐이었네요. 피쳐링의 배치도 정말 좋았고.
엘이 유저 한 분께서 마지막 곡 바로 앞의 interlude가 좀 깬다는 글을 쓰신 걸 본 기억이 있는데 전 왠지 모르게 작품을 마무리하는 클라이막스 직전에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해 주어서 정말 영리한 장치였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결말을 맞은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올라올 법한 노래로 마무리 되니 감탄밖에 안나오더라고요.
한 레이블의 CEO로서의 역할, 포부, 소회를 단일 곡으로서나 몇줄 지나가는 라인으로 풀어내는 경우는 종종 봤지만(Simon D, 박재범, 팔로알토, 도끼 등) 앨범 전체에 녹여 낸 것은 딥플로우가 처음인거 같습니다.
DPR LIVE의 IAOT가 나오기 하루 전 IAOT가 앞으로 올해 나올 앨범들의 평가 기준이 될거 같다고 했는데 번복해야겠네요. 당분간 다른 뮤지션의 작품이 나올 때 Founder만큼 잘 만들었나 더 좋았는가를 가지고 판단할 듯 싶습니다.
단점? 은 아닌데 이렇게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앨범 특성상 (제 개인적으로 에넥도트나 2mh41k가 그랬는데) 한번 돌리고 나서 개별 곡들을 구분을 못하겠네요. 그냥 14곡 전부 다 좋은 앨범을 이루고 있어서 이 노래 제목이 뭐지 라고 생각하면 바로바로 떠오르진 않습니다. 이건 계속 듣다 보면 구별을 하게 되겠죠.
정말 14곡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것만 같이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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