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온 한번씩은 들어볼만한 한국힙합 최신 앨범들 추천 모음. (비앙, 오닐, 오사마리, 하회와 모아이, 샤크라마, 로얄, 유민, 플루마)

오닐 Wishes

엘이에서도 나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던 The Illian 앨범을 최근 발매했던 래퍼 오닐의 새 싱글입니다.

요즘 드물게 우직하게 붐뱁 스타일을 밀고 있는 래퍼고 이번 싱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전작에선 자신이 직접 만든 비트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번엔 LUCID SOUNDZ 라는 프로듀서와 호흡을 맞췄습니다.

짧지만 묵직하고 강하게 스며드는 좋은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얄 FLING

창모의 샤라웃으로 처음 접했던 로얄의 세 번째 오피셜 믹스테잎입니다.

이전에 발표했던 가능태공간 시리즈 덕분에 상당히 감각적인 트랩퍼로 제 인상에 남아있었는데, 이번 믹스테잎에선 인트로 격인 첫 트랙을 제외하곤 거의 소프트하고 듣기 편한 싱잉랩 스타일을 선보입니다.

개중엔 기타 리프를 중심에 둔 이모힙합 스타일도 있고요.

사실 제 취향은 전작 같은 트랩 뮤직에 더 가깝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본작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로얄의 가능성을 재확인 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유민 비를 피해서

애쉬 아일랜드가 소속된 파블로뮤직의 새 싱글입니다.

솔로 앨범과 지스트와 함께 했던 싱글들에서도 느꼈지만 진짜 감각이 충만한 뮤지션인 것 같습니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같은 파블로뮤직의 야미타미 역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

사실 파블로뮤직이 제가 군대 훈련소 있을 때 결성된 터라 멤버가 정확히 누가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르고 낯선데 음악들 들어보면 확실히 기대되는 팀인 것 같아요.

플루마 Weekend

고등래퍼 3에 출연했던 송민재 플루마의 첫 솔로 싱글입니다.

방송 이후에도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나름 꾸준하고 활발한 활동을 보여줘 와서 참 보기 좋습니다.

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결과물들이 뭔가 살짝 아쉽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습니다.

곡이 별로라는 건 아니고 오히려 듣기 좋은 편인데 확 오는 무언가가 없달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이번 싱글도 곡이 나쁜 건 절대 아닙니다.

다만 안 그래도 플루마의 존재감이 굉장히 강한 편도 아닌데 피처링으로 참여한 레디가 경험의 차이라고 해야 할지 예상 이상의 매우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줘서 완전히 주객을 전도시켜버립니다.

그래도 플루마가 듣기 좋은 곡 만드는 능력에선 확실히 감이 있는 것 같아요.

플루마만의 강력한 무기를 좀 더 고안한다면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오사마리 Journey 3

콸라 프로그맨 월터 오도마의 팀 오사마리의 Journey 싱글 시리즈 세 번째입니다.

그동안 오사마리 발매 관련 글을 제법 썼지만 사실 오사마리에게 더 이상의 수식이 필요할까 싶습니다.

신나는 랩 앁 듣고 싶으면 오사마리 틀고 머리 흔들면 그만입니다.

최근 발매했던 오사마리의 싱글들 중 Candy를 제외하곤 거의 다 비슷비슷한 바이브를 공유하고 있습니다만 그마저도 오사마리 간지라서 그저 좋을 뿐입니다.

샤크라마 (대충 본인들이 ㄹ락스타인줄 아는 노래)

쇼미더머니 8을 통해 이름을 알렸던 래퍼 샤크라마의 새 작업물입니다.

커버나 제목만 봐도 아시겠지만 이전에 샤크라마가 내왔던 작업물들과는 좀 다르게 순수 재미 위주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곡들은 대부분 요즘 유행하는 기타 리프를 얹은 이모락 이모힙합 느낌을 표방하고 있고 가사는 언밸런스하게도 장난스럽게 웃기는 포인트들을 만들어뒀습니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가볍게 재밌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마지막 보너스 트랙에선 특유의 타이트한 랩을 유감없이 보여줘서 역시는 역시다 싶었습니다.

하회와 모아이 달려라 Remix

트로트와 트랩을 가미한 곡 훈쵸를 통해 한국적인 느낌을 맛있게 잘 가져와 나름 주목을 받았고, 근래 [$illy] 라는 제목의 상당한 트랩 앨범을 발매한 팀 하회와 모아이의 신곡입니다.

...라기보단 사실 이전에 유튜브를 통해 뮤비가 공개되었고 이번에 사클에 새로 올라온 거라 아마 벌써 들어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요즘 트랩계에서 핫한 먼치맨과 유시온, 전 에어플레인보이 aka 한울이었던 베테랑 트랩퍼 Lil 9ap, 웰메이드 퀄리티의 앨범 단위 작업물을 잇달아 발매하며 그 재능을 확실히 보여준 신인 보나조이가 참여하여 곡을 빛내줬습니다.

사실 참여진 이전에 원곡 자체가 상당히 좋은데, 달려라 라는 곡도 사실 하회와 모아이의 앨범 $illy의 수록곡 중 하나입니다.

그러니 이 리믹스를 듣고 마음에 드셨다면 하회와 모아이의 앨범도 꼭 한번 들어보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비앙 The Baker

쿤디판다와의 합작 앨범으로 한대음 상을 거머쥐고 오디, 서리 등 꾸준히 실력파들과 협업하며 재능을 보여주고 마침내 비와이의 레이블 데자부 그룹에 입사하는 쾌거를 이룬 프로듀서 비앙의 2집입니다.

저는 비앙을 상술한 래퍼들과 협업해 온 곡들을 통해 주로 접해서 이번 앨범도 아마 힙한 느낌이지 않을까 예상했습니다만 그 방향성은 제법 예상을 벗어났습니다.

오히려 프랭크나 이수호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똥땅뚝딱 거리는 전자음이 앨범의 주된 사운드를 구성합니다.

공교롭게도 실제로 프랭크가 곡 작업에 참여한 트랙도 있습니다.

하지만 차가운 전자음이라기보단 실제 악기 연주가 더해져 좀 더 인간적이고 따뜻한 느낌을 더 많이 줍니다.

이전부터 꾸준히 합을 맞춰온 쿤디판다 수민 진보는 물론, 비와이 후디와 같은 베테랑들부터 떠오르는 신인 이현준, 다소 생소하지만 그 점을 무색하게 만드는 멋진 플레이를 보여준 형선 누기 등과 같은 뮤지션들이 뭉쳐 비앙이 주조한 따끈한 빵 같은 앨범에 훌륭하게 녹아들었습니다.

정말 좋은 앨범입니다.

~~~~~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