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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x) 부모와 학부모에 대해서 어찌 생각하시나요

L.L.P2019.06.20 13:48조회 수 850댓글 5

부모와 학부모의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부모와 학부모의 사이를 결정짓는 건 교육열의 비율이 부모로써의 역할보다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때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안 됐으니 자식은 더 완벽하게 만든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마음이죠
그게 과해지면 문제가 겉잡을 수 없이 퍼지는거고.
제 경우는 유치원 다니기 전에 수학문제집 풀었던 게 시작이었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성적 관련 문제만 바라보기 시작하더군요.

학원 뺑뺑이 돌고, 원하지 않는 수학공부까지 하다 보니까 동네에 수학학원은 다 돌아보면서 수학 못한다고 선생님 부모님 둘 사이에서 막말도 많이 들었던 때가 있어요.
교육열 치맛바람에 놀이터에 재밌게 나가본 적도 거의 없었고, 문제집 풀다 참다 못해 찢어서 버리고 그런 적도 있고요
그게 지속되다 보니 인격적, 감정적인 면에서 불행한 일을 당해도 그저 공부하라는 막연한 말 밖에 없더라고요.

학부모적인 면을 모두 배재해서는 안 되긴 하지만
예술계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진 것도 학부모들의 입김이 그나마 약한 곳이라 그런 것이었거든요.
정규 교육. 입시, 대학과 같이 정형화된 학문 클리셰가 세대가 지나도 계속되고 힙합에도 이미 그런 날이 왔다는 사실이 거부감이 상당하게 느껴져서, 이제 반사적으로 거부반응이 나오네요

부모의 소멸이 오는 시점이 크게 두 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생물학적인 죽음이고. 다른 하나는 정신적 지주의 죽음
그게 생사 여부와는 다른 차원의 죽음 같은 것이고...
지금도 많은 분들이 교육으로의 권력상승에 중요한 것들을 많이 놓치고 후자의 죽음을 많이 맞이합니다

초중고교에 있는 아는 동생들을 가끔 보면 하는 이야기도 대충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부모님이 너 자신 자체가 아닌 공부에만 초점을 맞추는 시기가 온다면, 더 이상 부모님에게서 심적인 안정이나 인격적인 대우를 받기 어려운 날이 올지도 모르니, 지금부터라도 잃지 말아야 할 가치나 행동거지들을 잘 숙지해갔으면 좋겠다고.
모든 부분에서 이제 더 이상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입시에 정말 안 좋은 일도 많이 있었고, 부모의 태도가 거의 소멸된 후로는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더라고요.
돈과 같은 물질적인 지원과는 다른 정신적 지주적인 문제죠

여담으로 개인사 이야기하는걸 정말 꺼려하는 편입니다
결국 약점이 잡히는 것이니까.
사람을 만날 때마다 일종의 해명을 해야 하는 지경까지 이르른 것을 생각하면 개선의지가 있음에도 외압 앞에서는 장사 없는 건가 싶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사실 새벽에 학부모에 대해 순간 열을 많이 낸것같아서 그게 걸려가지고...
아무것도 안 쓰고 넘어가면 앞으로도 계속 걸릴 것 같아서 짧게나마 적어뵜습니다
커뮤니티 사이트는 여기가 처음이라 그런지
한편으로 눈쌀 찌푸리는 글들을 많이 적는 편인것 같네요
모두 좋은 오늘과 내일을 맞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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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6.20 14:01
    이건 시스템적인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하네요
    공부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대다수의 평범한 학생들을 강제로 공부시키니 생기는 일..
  • 6.20 15:09
    화이팅
  • 6.20 15:45
    흠 저는 결국 부모든 학부모든 비슷하다고 보는게
    결국에 아무리 지 자식이라도 무슨 동화 같은 대가없이 무슨짓을해도 무조건적 사랑이 있을수가 없다고 봅니다 3살짜리 애기한테도 부모는 원하는 모습이 있고 그게 당연하거니
    결국 부모 자식 관계도 비즈니스인데 부모가 집,음식,보호등을 해줬을때
    말도 안되는 양의 공부가 됬든 뭐가 됬든 강제적까지는 아니더라도 부모가 원하는걸 최대한 노력이라도 해야된다고 봅니다
    그렇게 해줘야 부모도 정신적 지주가 됬든 물질적 도움이 되든 오고 가는게 생기겠죠 당연히
  • title: MF DOOMIT
    6.20 17:57

    진짜 이 역한 사교육 만능 시스템은 좀 바꼈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 버렸죠 . 주변에 대학생이 아닌 친구가 한명 밖에 없는데 그 한명 마저도 자기 꿈을 찾아갔다기 보다는 극도로 과열된 교육경쟁에 도태된것 이라는게 그저 씁쓸합니다.

  • 6.20 18:22

    예전에 예술에전당 한가람에서
    인상주의 기획전시를 했어서
    구경간 적이 있었는데 되게 웃긴 장면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 손잡고 온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있었는데

    디피된 작품마다 엄마가 묻습니다.

    "이 작품은 누가 그렸지?" 하면
    애가 "이건 드가의 작품이지." 하는 식으로 대답하고

    또다시 엄마가 "이 화가와 작품의 특징에대해 말해봐" 물으면
    " 구도가 어떻고 이 작품은 화풍이 어떻고..." 주저리주저리

    초롱초롱한 눈과 낭랑한 목소리 톤으로
    마치 작품마다 사전조사를 한 것 처럼 토씨하나 안틀리고 대답을 하고 있고
    그 모습을 내려다 보는 애엄마는 대단히 흡족한 표정을 짓고 있었구요.

    얘는 당최 1800년대에나 유행했던 인상주의 작품이

    어쩌다가 상업적 목적에 의해 서울에 그림 몇 점 드랍된 이 시점에

    얼마나 감동을 받았으면 저기서 저렇게 기쁜표정을 짓고 있는건지...


    그게 자신이 확신하는 암기력에 관한 재확인에 대한 기쁨인지
    엄마의 인정을 받은 것에 대한 희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7~8년전이었는데
    이 아이는 지금쯤 뭐하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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