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동일은 그냥 틀어놓을 음악으로서도 훌륭하구요. 재지팩트에서 재지가 없다고들 합니다만 충분히 그루비하고 세션들과 어우러지는 느낌이 충분히 납니다.
옛날 재지팩트 1집처럼 보컬샘플을 아련한 맛으로 깔아두고 단순한 드럼라인을 박아놓아야만 재지한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루종일이 재지팩트 1집보다 농도가 옅다고 비판받을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랩 가사의 재치도 살아있습니다. 별 건 아닙니다만 표현들이 재미있고 현실적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계속 미세먼지로 야외활동이 꺼려지는게 사실이죠. 현실에서의 미세먼지 이야기를 young knight 에서 거론합니다. 그냥 내 세계는 이러이러하고 나는 높은 위치에 있어~같은 추상적인 전개를 하지 않습니다. 밖에 미세먼지때문에 목소리가 f***ed up됐지만 개의치않고 이 날씨를 즐기겠다는 거죠. 나에게 주어진 제한된 시간을 낭비할 수가 없음을. 만인이 알고있는 빈지노의 시간과의 다툼을. (12 앨범에서도 자주 나왔죠) 빈지노는 미세먼지를 이용해서 쉽고 현실적으로 그려냅니다.
그냥 청자가 바로 빈지노의 상황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줍니다.
자랑가사 과시하는 가사는 많습니다만, 3문장 4문장마다 전혀 연관없는 새 이야기를 꺼내면서 나열식 자랑을 하는 래퍼들과 달리, 빈지노는 일관되게 바이브를 이어갑니다. 한동안 못 벌 30억도 아깝지않고 무덤덤해, 내가 속한 파티도 적당히 잘 해내겠지 뭐, 나는 미세먼지가 뭐같이 날아다녀도 너와 같이 있는 시간이 소중해. 야외에서 좋은 햇빛을 받으면서 맥주에 치킨하면서 진짜 리얼러브와 함께하는 이 시간이, 30억보다 목건강보다 소중해. 일관되게 이야기를 풀어가죠.
요즘은 싱글의 시대이니만큼, 앨범 전체의 유기성이 무조건적인 명반의 조건까진 아닙니다. 여러 조건들 중 하나이죠. 다만 한 트랙 내에의 일관성은 더욱 중요합니다. 빈지노라는 사람의 앨범을 듣는 사람도 많습니다만, 싱글로 먼저 접하거나 뮤직비디오 1개를 접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트랙 내에서 일관된 바이브를 잘 유지하고, 청자가 몰입하기 쉽도록 가사와 청각적인 장치들을 잘 어우르는 것. 그러면서도 힙합을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감각적이고 즐거운 멜로디메이킹 랩메이킹을 합니다.
버벌진트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다'라며 달달한 노래들을 내놓기 시작했었죠. 제가 보기엔 빈지노는 버벌진트보다도 더욱 알차고 감각적으로 달달한 노래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소화하게 만드네요. 빈지노 팬들이 너무 많다보니 이런 말은 부담스럽지만 전 해야겠습니다. 버벌이 못했던 걸 빈지노가 해내네요.
계속해서 자잘한 요소들까지 대단하게 침소봉대하느라 몸집을 너무 키웠고 어자피 후계자 아닌 후계자 빈지노의 음악들에 서서히 뒤로 밀려나고있습니다. 아무래도 빈지노의 평가에 대해 가장 민감한 건 버벌진트의 팬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가 해내지 못했던 대중들과의 접점도 빈지노가 훨씬 가깝고. 사랑노래든 뭐든 하고싶은 대로 한다고 낸 콘텐츠들이 빈지노는 대박을 쳤는데. 버벌은 개인의 욕구 실현 정도에서 그쳤거든요.
뭐 어자피 차이는 벌어지고 있고, 버벌 키드들은 계속 누명을 붙잡고 버벌의 몸집을 무리해서 키우겠지만 그건 제가 신경쓸 바는 아니구요.
자랑하는 것 같지만 저 스웩에 전당에 빈지노 글만 3개 썼습니다.
님보다 <12> 정확하게 읽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바로 앞의 글 3개 중에 2개가 빈지노에 관한 글이구요;;
혹시 님 빈지노 Flexin'이 자랑하다의 Flexin'이 아니라
체조하고 몸풀다의 Flexin'인 건 알고 계시는지;;
(이게 의미부여라고 말씀하시면 더 드릴 말씀x고 그냥 빈지노 천만년 들으시길)
하여튼 제가 님보다 빈지노 빅팬이고 빈지노 초기 작업물 싸이 번개시절 작업물부터 다 들었습니다. 제가 님보다 빈지노의 겨털입니다.
참, 게다가 님이 지금 하시는 말씀 다 지루한 거 아시죠?
당연한 이야기 3만줄 쓰고 계세요;; 척 읽으면 척 나오는 것들만...
저는 빈지노의 평가에 대해 민감한 게 아니고 빈지노에 열등감을 느끼지도 않습니다. 빈지노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진심으로 끝까지 응원하는 캐릭터 중 몇 명이 빈지노고, 저는 정확하지 못한 읽기에 반대하는 겁니다.
빈지노 true love랑 즐거운 시간 보내고 있는 것 같죠? 아니거든요. Fake Love도 같이 야외에서 맥주까고 있는 거거든요. 빈지노한테 지금 이 시간 즐거운 시간일까요? 오히려 아무 일이 없을 거라고 강박적으로 반복하고 있거든요. 여기서 문제는 두려움이지 즐김이 아닙니다. 이 곡에서 주된 장면이나 정조는 다가올 불행을 외면하는 장면이지 '연인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이 아닙니다.
즐기는 바이브면 이렇게 늘어지면 안 되죠.
그러니까 표면적으로는 아무일이 없을 거라고 말하는 중에 드러나는 억압되고 부인된 불안, 이라는 표면적 내러티브와 의미의 심층 사이의 비일관성이 핵심이지 일관성이 아니에요;;
그리고 버벌진트 거론했다고 미친듯이 흥분하고 비꼬느라 바쁘신데 정신적으로 좀 불안해보입니다. 저는 버벌진트와 빈지노의 전체 커리어를 비교한 것도 아니고, 랩 실력이 빈지노 절대우위라고 한 것도 아니고. 빈지노의 사랑을 다룬 혹은 그냥 랩싱잉 노래들이, 버벌진트의 범작들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 고 했죠.
그랬더니 누명이 모든 걸 이긴다~ 버벌이 이겨요 끝~ 좀 정신적으로 불안해보이는 팬보이 짓을 하셔서 좀 웃었어요.
얼마나 빈지노를 응원하시는진 제가 알 바는 아닌데, 버벌 소리에 불안증세로 보이는 반응이 나타나고 전체커리어 비교한것 마냥 누명을 끌고오시는 걸 보면... 글쎄요 버벌에 대한 애정이 그 어떤 것보다 앞선다는 건 쉽게 알겠네요.
그리고 빈지노가 트루러브랑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하는데, 당연히 줄어들도 있는 자신의 시간 앞에서 초조함이 빈지노를 지배하고 있죠. 그건 말로 할 필요도 없지않나요? 곡의 바이브나 분위기도 그렇지만 애초에 12앨범부터, 빈지노가 전국민이 알도록 시간과의 초조함을 이야기했고 이번 앨범도 군입대를 앞두고 대놓고 시간과 싸운다고 몇 번을 말하는데요.
그 런 와중에도 나에게 진짜 중요한 것들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거죠. 휠린 dusty하고 먼지가 fucking up my voice를 해도 말이죠. 그간 살아온 빈지노의 행보와도 맞닿아있고요.
"넌 초조함과 두려움을 놓쳤지??? 넌 몰랐지??" 하고 저에게 되묻는게;;; 무슨
갓 투표권을 얻어 흥분한 20살처럼 느껴지네요. 너무나 유치하고. 자기만 그걸 아는 것처럼 방방뛰는게 안쓰러워 보입니다.
공격할 게 없으면 걍 인정하시면 되는데...
제가 빈지노를 좋아한다고 거듭 강조드리는 건
님이 제가 버벌 붙잡고 늘어지는 버벌키드라고
하셔서 그렇지 않음을 말씀드린 것인데
님은 애초부터 제가 어떤 증거를 가져와도
제가 버벌팬이라고 하실 거죠?ㅋㅋㅋㅋ
저 어떻게하면 버벌팬 아니고 빈지노팬 되나요?ㅋㅋㅋㅋㅋ
님 기준에선 둘 중 하나만 가능한 거잖아요? ㅋㅋㅋㅋㅋ
아, 제가 제 주장 철회하면 버벌팬 아니겠네요.
제가 제 주장하면 저는 버벌팬이니까 주장 자체가 무효가
되는데 님이 지금 얼마나 똑똑한 짓을 하고 계신지 아시죠?
애초에 빈지노 감정 일관되지 않습니다.
바이브도 일관되지 않습니다.
왜냐면 즐기는 동시에 불안하고 초조하니까요.
그러니까... 님이 본문에 "일관성" 강조해두셨는데
일관성 아니라니까요... 님이 몰랐다 알았다의 차원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님이 일관성을 먼저 찾았다면
그건 걍... ㅋㅋㅋㅋ
다른 사람들도 구절 하나하나 마다 의미를 캐치하고 자신만의 해석을 그려냅니다. 화지의 가사 한 줄마다 각자 다른 해석을 하고요. 딱히 복잡하고 치밀하게 구성하진 않은 루피같은 래퍼의 구절 하나를 들을 때도 자신만의 해석을 하고 화자의 의도가 무언인가 다들 즐기면서 고민해요.
님처럼 인정욕구에 목숨걸고 없어보이는 우스꽝스러움 없이도 다 하고 있어요. 혼자 쓸데없이 진지하고 긴 글 쓴다고 혼자 어나더 레벨에 있는 것도 아닌데 너무 오버는 하지 마세요.
저는 이런 퇴행적인 평론을 매우 싫어하고 태도도 불안해보이는 사람의 글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의도적인 계산하에 더콰이엇의 2007년을 까내리면서 버벌을 띄우면서 뭔가에 사로잡혀서 글을 쓴다는 티 팍팍 나시니까요. 앞으로 말 섞을 일은 없다 싶네요.
정작 필요한 반박은 하나도 못하시고 이런 이름 저런 이름이나 대시면서 왜곡하는 방구석 평론가와는 허비할 시간 하나도 없습니다. 한두 번 보던 유형도 아니니까요. ㅎㅎ 그럼 이만~
안쓰러우니까. 님이야말로 지금 인신공격 빼면
아무것도 못하고 제가 버벌진트 팬보이라는
내용만으로 공격하고 계신 거 아세요?
버벌진트 팬보이의 일반적인 속성 추출해서
저한테 적용하시는데 뭐가 더 비겁하죠?ㅋㅋㅋ
제 의도 같은 걸 님이 막 판단하고 그러지 마세요
그런 의도 아니니까 ㅋㅋㅋ
그거 빼면 지금 실질적인 비판은 딱 하나 남는데
제가 사실관계를 정확히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근데 아니에요. 저는 사실관계에 있어 누구보다 정확합니다.
누명에 시기적으로 앞서는 더콰의 그 어떤 작업물도
그런 방식의 주목을 요청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더콰가 설령 버벌진트보다 앞섰다고 하더라도
언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누가 무엇을이
아니라, 무엇이 어떻게입니다. 무엇이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하고 불연속과 단절을 발견하는 접근이 중요한데
제가 여기서 뭘 더 어떻게 설명드릴까요?
세미나라도 열어드릴까요?
음악과 별개로 소품, 아트워크, 비디오만 봐도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돕플라밍고의 changed의 가사를 보면 버벌진트와의 비교가 쉽죠. 버벌은 심경의 변화를 이야기하며 연예인의 길은 나와 어울리지 않았어-라고 고백합니다. 이제 그 짓은 그만두고 다시 허슬하겠다고 말해버리는 버벌진트와, 어 난 처음부터 나 하고싶은 대로 해도 잘해왔고 쩔어왔어-라고 말해버리는 빈지노. 둘 다 인간적인 공감을 끌어내는 가사이고 좋은 가사입니다만, 분명한 건 빈지노처럼 미끌어지지 않은 래퍼는 없었죠.
반면에 빈지노는 물이 오른 랩 감각, 훅메이킹, 명반을 냈던 프로듀서와의 제2의 명반내놓기 등등. 랩 힙합 뮤지션으로서도 미끄러지지 않았네요, '걍음악'의 측면에서도 가사와 음악에서 훨신 높은 평을 듣고있죠.
버벌진트가 고하드로 돌아와서, 돕플라밍고 changed 에서 완전히 돌아왔음을 선언했는데, 리스너로선 반가운 일이지만 다소 기간이 너무 길었어요. 인생도 음악생활도 본인이 원하는 여행이니까 잘못된 건 아니지만....평이한 사랑노래와 평이한 가사로 점철됐던 달달한 음악 시절이 전 아쉽네요.
한편으론 처음부터 사랑해누나 같은 노래를 만들던 버벌진트라... 누명이 이레귤러일지도 모릅니다. 악플들 당한 화때문에, 혹은 추측이지만 자신이 찌질하게 저지른
아이피짓 이후에, 버벌은 독하게 자기 독기를 내보여야만 했고. 사랑노래를 하고싶던 랩감각이 좋던 사람이 진지한 앨범을 한번 냈다고도 볼 수 있어요,
댓글 달기